미래 스마트 모틸리티 동향
  • 송지환SW기반정책·인재연구실 책임연구원
날짜2020.03.13
조회수11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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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존 모빌리티 기업들은 새로운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가전, 통신, 인터넷 기업들은 각자의 장점을 살려 스마트 모빌리티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있다. 스마트 모빌리티 분야의 발전을 저해하는 제도에 대해서는 개선이 필요하며 기존 이해관계자들 간의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 얼마 전 개최된 CES 2020은 미래 스마트 모빌리티의 발전 방향을 어느 정도 가늠케 해준 전시회였다. 기존 모빌리티 회사들은 사업 영역 확장을 통해 레드오션이 되어 버린 시장을 바꾸려 노력하였으며, 가전이나 인터넷 기업은 각자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모빌리티 시장에 발을 들여놓으려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글에서는 지난 1월 CES에 공개된 내용을 바탕으로 스마트 모빌리티의 발전 동향을 정리하였다.
  • 기존 모빌리티 기업의 변신 시도
    • 현대자동차는 기존 사업 영역을 확장한 새로운 모빌리티의 미래를 제시하였다. 먼저 UAM(Urban Air Mobility) 개념의 개인용 비행 이동체를 소개했다. PAV(Personal Air Vehicle)라 블리는 UAM은 4개의 로터로 구성되어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여 도심 운행이 용이하다. 이러한 비행이동체가 쉽게 뜨고 내릴 수 있도록 모빌리티 환승 거점도 제안하였다. 환승 거점과 도심 목적지 간 이동을 쉽게 하기 위해 무인 버스 형태인 PBV(Purpose Built Vehicle)도 선보였다. 이로써 현대자동차는 지상 이동체 사업에서 ‘지상 위’ 토털 솔루션 사업으로 영역 확장 의지를 야심 차게 보여주었다.
    • [그림 1] 현대자동차의 미래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개념도
      그림 1 현대자동차의 미래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개념도
      ※ 자료 : 현대자동차그룹 홈페이지
    • 벤츠는 영화 아바타 제작진과 협업을 통해 ‘비전 AVTR’을 탄생시켰다. 단지 운송 수단이었던 자동차에 영화적인 감성을 덧붙였다. 영화 ‘아바타’에서처럼 사람과 자연, 그리고 기술을 하나의 생명체로 연결하려는 시도를 보여줬다. 차량 내부는 복잡한 대시보드 대신 손바닥을 맞대면(마치 인간과 차가 연결되는 모습), 차가 스스로 사람의 심박을 확인하고 출발한다. 또한 배터리 제작 시 유기셀 화학 기술을 적용하여 재활용이 가능한 자연 친화적인 소재를 사용하였다. 아직은 콘셉트이지만 미래 스마트 모빌리티에 대한 벤츠의 ‘비전’을 엿볼 수 있다.
    • [그림 2] 벤츠의 비전 AVTR 컨셉카
      그림 2 벤츠의 비전 AVTR 컨셉카
      ※ 자료 : Mercedes-Benz 홈페이지
    • 아우디는 ‘AI:ME 쇼카’를 공개하면서 운전자 및 탑승자의 습관을 학습하는 지능형 기능을 제시하였다. 차량은 탑승자가 선호하는 개인 설정(실내 온도, 시트 위치, 멀티미디어 재생 등)을 기억하고 학습하여 탑승자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더불어 탑승자에게 휴식을 제공하기 위한 가상현실 기능을 선보여 자동차가 집 이외 제2의 휴식처라는 컨셉을 제시했다. 차량의 VR 고글을 착용하면 차의 움직임과 동기화된 가상 비행 체험을 할 수 있어 차량의 흔들림을 자연스럽게 휴식에 활용하는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자율주행차 시대를 맞이하여 차량을 휴식 공간으로 활용하려는 사례라 볼 수 있다.
    • [그림 3] 아우디의 AI:ME 쇼카
      그림 3 아우디의 AI:ME 쇼카
    • 도요타는 스마트 모빌리티를 다각도에서 검증하기 위한 ‘우븐 시티(Woven City)’ 계획을 소개했다. 우븐 시티는 자율주행차, 수소연료전지 등 미래 스마트 모빌리티가 도시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고 확인하기 위한 실험장이다. 우븐 시티는 2021년에 일본 시즈오카현(옛 도요타 공장 부지)에 70만㎡ 규모로 조성되고 도요타 임직원과 가족 등 2,000여 명이 실제로 거주할 예정이다. 이는 스마트 모빌리티가 실현되기 위한 도시의 조건 등을 미리 확인하는 스마트 모빌리티 신기술의 실증 계획이라 볼 수 있다.
  • 가전기업, 스마트 모빌리티 시장 진출
    • 소니는 ‘비전-S’라는 완성차 모습을 가진 전기 콘셉트카를 공개했다. 소니의 이미징 및 센싱 기술의 강점을 살려 비전-S에 총 33개의 센서를 탑재하였다. 이러한 센서 덕분에 예기치 못한 주행 상황을 좀 더 잘 대처할 수 있다. 또한, 기존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강점을 활용하여 탑승자의 편의성을 높였다. 3차원 거리 측정 기술인 ToF(Time-of-Flight) 센싱 솔루션으로 차량 내부 사람과 사물을 감지·인식하고, 이를 토대로 제스처 콘트롤과 같은 직관적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구현한다. 또한, 파노라마식 스크린과 360도 스피커를 통해 주행정보는 물론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하였다. 소니는 기존 사업을 통해 얻은 노하우를 최대한 활용하여 안전하면서도 즐길 수 있는 자동차를 제시하였다.
    • [그림 4] 소니의 비전-S 컨셉카
      그림 4 소니의 비전-S 컨셉카
      ※ 자료 : 소니 홈페이지
    • 삼성전자는 디지털화된 자동차 조종석인 ‘디지털 콕핏 2020’을 공개했다. 디지털 콕핏 2020은 삼성의 자동차용 프로세서인 ‘엑시노스 오토 V9’ 칩셋을 탑재했다. 새로운 차량용 프로세서는 차량의 8개 카메라와 8개 디스플레이를 효율적으로 구동시켜 안전 운행과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제공한다. 마이크로 LED를 적용한 후방 화면은 브레이크등 역할뿐 아니라 운전자의 상황을 알리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5G 기반의 ‘TCU(차량용 통신 장비)’를 전시해 탑승자가 주행 중에도 초고속 통신을 사용할 수 있다. 삼성은 비메모리칩셋 및 다양한 디스플레이 기술과 5G를 접목하여 미래 자동차의 기술 방향을 제시하였다.
    • [그림 5] 삼성의 디지털 콕핏 2020
      그림 5 삼성의 디지털 콕핏 2020
      ※ 자료 : 삼성전자 홈페이지
    • LG전자는 애디언트사와 협력하여 커넥티드카를 선보였다. 차량은 마치 집 안의 휴식 공간과 같은 느낌을 제공한다. 4인이 서로 마주 앉아 회의를 할 수 있고 차량 시트 뒤로 커다란 화면을 설치하여 영화 감상, 화상 회의 등을 할 수 있다. 집에서 시청하던 TV를 연결하여 시청하거나 회사 업무를 끊김 없이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세계적인 가전기업답게 의류관리기를 설치하여 구김없이 옷을 보관할 수 있고 냉장고에서 시원한 음료수를 꺼내 마실 수 있다. LG전자의 버추얼 퍼스널 어시스턴트(VPA, Virtual Personal Assistant) 기술은 탑승자 4인의 명령을 각각 수행하고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 [그림 6] LG전자의 커넥티드카
      그림 6 LG전자의 커넥티드카
  • 인터넷 및 통신 기업의 스마트 모빌리티 시장 가세
    • 아마존은 음성인식 서비스인 알렉사 플랫폼을 차량으로 확대한 다양한 모빌리티 솔루션을 공개하였다. 아마존은 자동차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알렉사를 통합하거나 주변장치를 통해 활용하는 솔루션을 선보였다. 알렉사는 아우디, 포드, 렉서스 등에서 생산하는 일부 모델에 이미 탑재되어 판매되고 있으며, 차후 더 많은 자동차 업체와 제휴할 예정이다. 아마존은 스마트홈에서 사용하던 알렉사를 자동차 영역으로까지 확대하여 스마트 모빌리티 영역으로 플랫폼을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 퀄컴은 자율주행차에서 사용하는 ‘스냅드래곤 라이드 플랫폼’을 공개했다. 해당 플랫폼은 일반적인 작업을 수행하는 멀티코어 프로세서와 카메라를 통해 들어오는 정보에서 사물을 인식하는 AI 기반 컴퓨터비전 엔진으로 구성된다. 자율주행차가 필요한 기능을 갖춘 칩셋 기반의 자율주행차 플랫폼이라 생각하면 된다. 또한, 모바일 칩셋의 강자답게 저전력으로 이러한 처리를 할 수 있어 별도의 냉각 장치 없이 칩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힐 수 있다. 더불어 ‘카 투 클라우드(Car-to-Cloud)’ 플랫폼도 같이 선보였는데, 이를 통해 차량 내 엔터테인먼트 기능의 업데이트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기능 업데이트까지 무선통신(OTA, Over-The-Air)으로 가능케 했다. 퀄컴은 기존 모바일 칩셋 제조회사에서 SW기업으로 체질 변화하기 위해 스마트 모빌리티 분야를 잘 이용하고 있다.
  • 시사점
    • 도시가 급격히 성장함에 따라 발생하는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율주행차, 승차 공유와 같은 스마트 모빌리티 분야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러한 스마트 모빌리티 분야는 기존 모빌리티 업계가 주도했다면, 이번 CES 전시회를 통해 알 수 있듯이 가전, 인터넷, 통신 기업들이 각자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시장에 뛰어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스마트 모빌리티 분야가 첨단 기술을 융합하여 선보이는 장이 되었다.
    • 기존 자동차 업계는 지상뿐만 아니라 하늘까지 모빌리티의 영역을 확대하였으며 이러한 모빌리티가 실현될 수 있도록 스마트 도시 환경을 제시하였다. 즉, 이미 포화된 시장을 새롭게 변화시켜 더 큰 시장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보인다. 가전, 인터넷, 통신 업계는 전기·전자·통신 기술을 십분 활용하여 모빌리티의 전장 분야에서 특히 강점을 보였다. 이동체를 통해 공유와 소통, 연결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기존 홈·오피스 플랫폼을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확장했다. 이는 이동 중에도 끊김 없는 서비스를 제공하여 삶을 더 풍요롭고 편하게 만들 것이다.
    • 실제 스마트 모빌리티의 확산을 위해서는 스마트 모빌리티 기술 발전과 함께 정책 및 제도가 빠르게 뒷받침되어야 한다. 자율주행차나 승차공유 서비스가 현재의 정책이나 제도와 충돌하여 서비스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 또한, 이해 관계자와의 갈등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방안이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