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맞서는 공유경제의 현재와 미래
날짜2020.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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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와 사회적 거리두기로 위기를 맞이할 것으로 예측되던 공유경제가 오히려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공유경제의 미래를 살펴보고 공유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살펴본다.
  • 코로나19 시대, 공유경제의 현재
    •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로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기를 꺼려하면서 위기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던 공유경제는 오히려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과거 공유경제라는 개념이 등장한 2008년 역시 세계적 금융위기가 닥친 시기였는데,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는 더 나은 제품과 서비스를 저렴하게 사용하려는 수요에 부응하고 있으며,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언택트와 공유경제를 결합한 새로운 서비스도 등장하고 있는 추세이다.
    • 코로나19로 인해 새로운 기회를 맞은 대표적인 공유경제 비즈니스는 공유주방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매장이 있는 음식점은 큰 타격을 받았으나 배달 음식점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이 상황에서 다른 배달전문점과 주방을 공유하는 공유주방 서비스도 함께 성황을 이루고 있다. 공유주방 서비스란 기본 주방설비를 갖추고 배달 대행 업체를 공유하며 식재료 주문도 같이 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외식 창업자 입장에서는 고정비용을 줄이고 다른 업체들과 함께 공동구매 등으로 규모의 경제도 이룰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위쿡, 배민키친, 고스트키친, 헬로키친 등이 대표적이며, 최근에는 대기업도 공유주방에 참여하고 있는 추세이다. CJ푸드빌은 공유주방에 자사의 빕스 브랜드 배달 전문점을 열었고, 풀무원은 공유주방 업체들과 MOU를 맺고 풀무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 [그림 1] 공유주방의 ‘고스트 키친’ 입점 업체의 매출액 추이
    그림 1 공유주방의 ‘고스트 키친’ 입점 업체의 매출액 추이
    ※ 출처 : 이투데이(2020.3.5.) 고스트키친 제공
    • 사무실을 공유하는 서비스도 코로나19로 인해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출퇴근 과정에서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노출되거나 집단 감염이 일어나는 상황을 막기 위해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활성화하면서 이들 수요를 공유사무실 서비스가 흡수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사무실 공유 업체 위워크가 무리한 확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과 대조적으로 국내 대표 업체인 패스트파이브는 코로나19로 인해 신규 입점이 13% 늘어 코로나19 특수를 보여주고 있다.1 국내에서는 패스트파이브 등 15개가 넘는 공유사무실 브랜드들이 사업 중이며, 한화의 드림플러스, 롯데의 워크플렉스, LG의 서브원 등 대기업도 가세하고 있다. 사무실 공유 업체는 소기업으로는 제공하기 어려웠던 어린이집, 직원교육 등을 공동으로 제공하면서 새로운 가치도 창출해 내고 있다.
  • [그림 2] 패스트파이브(좌)와 패스트파이브가 운영하는 어린이집(우)
    그림 2 패스트파이브(좌)와 패스트파이브가 운영하는 어린이집(우)
    ※ 출처 : 패스트파이브 홈페이지
    • 국내에서만 3만 대가 넘은 공유킥보드도 코로나19의 특수를 맞이한 공유경제의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라스트 마일 모빌리티’ 혹은 ‘퍼스널 모빌리티’로 불리는 공유전동킥보드는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사람들이 대중교통을 기피하면서 올해 시장 규모가 2배 이상 성장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쏘카와 그린카 등 카셰어링 업체 역시 대중교통보다는 단독으로 이용하는 공유차량의 수요가 늘면서 전년 동기간 1.5배의 이용시간 증가를 보였다.2 쏘카는 올해 10월 600억 투자를 유치하면서 모빌리티 분야 최초의 유니콘 기업이 되었다.
    • 한편으로 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되는 공유경제 비즈니스도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숙박 공유 서비스인 에어비앤비의 경우 작년 하반기부터 상장을 추진했으나 코로나19로 숙박 수요가 끊기면서 계획과는 다르게 상장이 어려워졌다. 결국 에어비앤비는 최근 전 세계 직원 7,500여 명 가운데 1,900명을 해고하기에 이르렀다.3 차량 공유 서비스인 우버는 2019년 10조 원이라는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여기에 더해 2020년 미국과 유럽에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1분기에만 순손실이 170% 증가하여 3조 5,000억 원을 기록했고 주가도 폭락했다.4
  • 포스트 코로나 시대, 공유경제의 미래
    • 그렇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 공유경제는 어떤 미래를 맞이할 것인가? 코로나19가 종식된다 하더라도 공유경제는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경제위기로 발생한 수요는 밀레니얼 세대를 넘어 다양한 세대에서 공유경제의 이용 경험을 쌓게 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5G 인프라와 모바일 인프라가 계속해서 발전하면서 공유경제의 기술장벽은 더욱 사라질 것이다. 결국 공유경제의 충격은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고 언급한 에릭 브린욜프슨(Erik Brynjolfsson)의 예측과 같이, 공유경제는 우리 삶에 더욱 깊숙이 들어오게 될 것이다.5
    • 따라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공유경제는 더욱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로 성장할 것이다. 과거에는 높은 가격으로 쉽게 구매할 수 없는 자동차와 같은 제품,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지 않는 제품들의 공유가 활발했다면, 향후에는 일상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물건까지 공유하게 될 것이다. 이미 우리보다 공유경제가 앞서간 중국에서는 자전거, 자동차, 전동킥보드와 같은 모빌리티 대여뿐만 아니라 우산, 농구공과 같은 생활용품에서 명품 가방까지 공유하고 있다.
    • 또한 공유경제는 이제 단순한 공유활동 그 자체보다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는 공유경제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이다. 결국 공유를 가능하게 하는 플랫폼 위에서 새로운 비즈니스가 등장해 부가가치를 더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우버나 디디츄싱은 차량 공유 플랫폼이지만 최근에는 이 플랫폼을 그대로 음식배달에 활용하고 있으며, 비슷한 플랫폼인 홍콩의 고고밴은 꽃배달 서비스를 하고 있다. 공유숙박의 경우 우리나라 업체인 위홈은 한옥을 공유하거나 의료관광을 위해 병원 인근에서 숙박을 공유하면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고 있으며, 농어촌의 주인 없는 빈집을 리모델링해 공유하기도 하면서 유휴자원을 활용하고 있다. 공유경제는 이제 제품이나 서비스를 공유하는 데서 나아가 그 플랫폼 위에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하면서 성장하게 될 것이다.
    • 마지막으로 B2C(Business to Customer) 위주의 공유경제는 B2B(Business to Business)로 확장될 것이다. 공유주방과 공유사무실을 시작으로 B2B 공유경제는 공유물류, 공유공장 등 비즈니스 전반에 걸쳐 공유가 활발해질 것이다. 우리나라의 마이창고(Mychango), 영국의 스토우거(Stowga), 일본의 오픈로지(Openlogi)가 유휴 물류창고를 공유하고 있다. 아직은 시범단계이나 일부에서는 공장을 공유하는 공유공장 서비스도 등장하고 있다. 대구의 스마트웰니스 규제자유특구에서는 한 개 공장의 3D프린터 등 제조 인프라를 공유해 장비구매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6 중국에서는 스마트 공장과 친환경 제조와 함께 공유공장 생태계를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다.7
    • 하지만 공유경제가 단순히 싼 가격을 찾는 수요를 넘어 경제사회 전반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산들이 많다. 대표적인 문제가 공유경제가 현행법과 규제의 틈새를 노리거나 무시하여 성립되는 것이 많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택시기사의 경우 승객의 안전을 위해 특정 범죄 전과자의 취업을 제한하고 있으며, 호텔이나 민박업 역시 법에 따른 안전관리 규정에 따라서 시설을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공유경제 사업은 사업자 차원의 직원교육이나 정책에 의존하고 있다. 얼마 전 발생한 타다 운전기사의 승객 성희롱 사건이나, 에어비앤비의 개별 숙박시설에서 발생하는 사건·사고들이 대표적인 예시이다. 물론 공유경제 사업을 하는 기업들이 정책을 통해 이러한 문제들을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노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정책적으로 공유경제 서비스들을 법의 테두리 안에 포함시켜 소비자의 피해를 막고, 기존 산업과 공정하게 경쟁하도록 해야 하는 이유이다. 이미 정부에서도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표 1] 공유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노력
      [표 1] 공유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노력
      구분 내용
      숙박 분야 ▪ 도시 지역에서 내국인을 대상으로 빈 주택을 숙박용으로 제공하는 도시 민박업 허용
      ▪ 기존 숙박업계와 상생을 위해 불법 업소의 시장 진입금지와 플랫폼 기업의 관리책임 강화
      교통 분야 ▪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 내에서 운행하는 공유 차량의 배차·반납 장소 자율화
      ▪ 공유 차량의 개별소비세 면제를 통해 세금 부담 합리적으로 완화
      ▪ 친환경 차량(수소차) 공유 촉진을 위한 세제 지원 확대
      ▪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전세버스 탑승자 모집 허용
      공간 분야 ▪ 거주자 우선 주차장 공유 활성화
      ▪ 주거 공유 표준계약서 마련
      ※ 출처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정책위키
    • 과도한 경쟁도 공유경제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다. 공유경제가 우리보다 활발한 중국은 과도한 경쟁으로 여러 번 몸살을 앓아 왔다. 대표적으로 공유자전거 사례이다. 한때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공유자전거가 무료 이벤트나 과도한 할인 등의 경쟁으로 여러 업체들이 파산했으며, 이때 소비자들의 보증급 지급이나 폐차된 자전거의 방치가 사회적 문제가 되었다. 이 외에도 우버의 부당노동, 소비자와 수요자를 연결하는 알고리즘의 공정성 등도 공유경제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다.
  • [그림 3] 중국에서 방치된 공유자전거
    그림 3 중국에서 방치된 공유자전거
    ※ 출처 : 구글 검색
  • 맺음말
    • 앞으로 맞이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공유경제 발전을 위해 앞서 언급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정책뿐만 아니라 사업자와 사용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가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춰 낡은 규제를 손보고 있지만, 이제는 규제 개선만으로는 공유경제가 촉발할 미래에 대비하기 어렵다. 대표적으로 사업자 주체적으로 이용정책을 마련하는 것에서 나아가 공유경제의 사업모델 내에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요소를 심어두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또한 공유경제 플랫폼 위에서 코로나19에 대응하는 부가가치를 적극적으로 창출해 디지털 전환을 앞당기는 역할을 해야 한다. 실제로 공유사무실은 이제 단순히 사무실만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에서는 복지차원으로 제공하기 어려웠던 어린이집, 컨퍼런스와 세미나 등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사회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앞당기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변화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공유경제의 가치는 경제에만 국한되지 않고 정치, 사회, 문화 전반에 영향을 주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발전하고 있어 앞으로의 대응이 더욱 중요한 시점이다.
    • 1 시사저널(2020.6.29.), “차세대 유니콘⑦ 패스트파이브 위기를 기회로 바꾼 공유오피스”
    • 2 매일경제(2020.3.20.), “코로나19 무색한 쏘카, 직격탄 맞은 에어비앤비... 극과극 공유경제”
    • 3 조선비즈(2020.5.6.), “잘나가던 에어비앤비, 직원 4분의 1 해고 ... 기업가치 ‘반토막’”
    • 4 파이낸셜뉴스(2020.5.13.), “우버, 음식배달업체 그러브허브 인수추진 ... 성사되면 점유율 1위”
    • 5 “Fortunes have already been made in the sharing economy, yet the biggest impact on business and our daily lives is yet to come.” - Erik Brynjolfsson, Arun Sundarajan의 The Sharing Economy 서평에서
    • 6 연합뉴스(2019.7.24.), “대구 스마트웰니스 규제자유특구서 첫 의료기기 제조인프라 공유”
    • 7 로봇신문(2020.5.27.), “중국에 로봇 ‘공유’ 공장 첫 등장 ... 新공유 생태계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