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Ri가 만난 사람 – 박기석 시공미디어 회장
날짜2015.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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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기석 시공미디어 회장
  • “콘텐츠와 소프트웨어를 융합한 플랫폼이 핵심 경쟁력”
    “국가 수준은 정확히 교육 수준에 비례, 사람만이 자산인 우리나라의 미래는 오직 교육에 달려있어”
    • 구글이 ‘세상을 변화시킬 5가지 아이디어’ 중 하나로 선정한 교육 사이트 ‘칸 아카데미’의 탄생은 2006년 유튜브에 올라온 한 수학 교습 동영상에서 출발했다. 2012년 미국에서 시작한 온라인 대중 공개 수업(MOOC)은 세계적인 미래학자 돈 탭스콧 박사가 주목한 디지털 교육 혁명이다. 그는 올해 3대 트렌드 중 하나로 디지털 교육 혁명을 꼽으면서 “인터넷 영상을 통해 가르치는 방식은 매우 강력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 이러한 디지털 교육 시대를 일찌감치 예견하고 15년 전부터 사업을 준비해온 한국인이 있다. 박기석 시공미디어 회장은 시공테크를 경영하면서 교육 관련 자회사인 시공미디어를 설립하여 많은 양의 디지털 교육 콘텐츠 자료를 구축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2008년에 출시한 세계 최초의 디지털 교과서 ‘아이스크림(i-Scream)’은 전국 초등학교의 99%가 사용하는 온라인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그가 바라보고 있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 ■ 2010년 국제 e러닝 콘퍼런스 최우수상의 영광을 안은 ‘아이스크림’이 있기까지의 노력
    • 1998년 우리나라에 인터넷이 활성화되기 시작한 이후 2000년도에 들어서면서 디지털 교육을 구상했다. 대부분의 사람은 ‘디지털 교육’이라 하면 인프라 또는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쪽으로 접근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러나 우리는 콘텐츠 쪽으로 접근했다. 교육은 결국 콘텐츠를 갖고 공부하는 것이다. 이건 굉장히 힘들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다. 그 당시 사업을 시작했을 때도 ‘10년간은 돈을 벌지 않는다, 준비만 한다.’고 생각했고 직원들에게도 그렇게 말했다. 콘텐츠는 질적, 양적으로 많지 않으면 비즈니스 파워가 생기지 않는다. 10년 적자를 각오했는데 예상보다 3년 길어졌다. 그리하여 지난 14년간의 노력끝에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양의 유아 및 초등 교육 콘텐츠를 확보하였다.
    • 이미지, 동영상, 컴퓨터그래픽 등의 자료를 수집하고 개발하여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무한대로 쓸 수 있게 하였다. 모든 콘텐츠에는 설명문이 첨부되어 있어 학생들이 효과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 전문가의 설명을 곁들인 사진이 300만 장 있고, 동영상·컴퓨터그래픽도 30만 건 이상 보유하고 있다. 동영상 같은 경우 최대 3분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호랑나비의 한살이’, ‘전자석의 원리’, ‘맷돌로 곡식 갈기’, ‘한옥의 구조’ 등 말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학생들에게 보여주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였다.
    • 이렇게 축적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출시한 온라인 플랫폼이 아이스크림(i-Scream)이다. 디지털 교과서 안의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접하고 환호성을 지른다는 의미에서 지은 이름이다. 전 교과서의 자료가 있을 뿐만 아니라 예술, 문화, 독서 등에 관한 콘텐츠도 즐길 수 있다. 교사를 대상으로 한 평가 자료와 커뮤니티, 개개인을 위한 연구실도 있다. 현재 대한민국 어느 초등학교에 가든 사용하고 있는 아이스크림은 오는 9월부터는 교사가 직접 콘텐츠를 편집할 수 있게 한 ‘참여형 소프트웨어’로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검색어를 통해 관련 자료를 유튜브 등 다른 곳에서 끌어올 수 있다.
    • 아이스크림의 성공에 세계인의 관심은 대단했다. 2010년 미국에서 열린 e러닝 콘퍼런스 ‘IMS 러닝 임팩트 2010’에서 최우수상인 ‘플래티넘상’을 수상한 이후 50여 개국의 사람들이 우리 회사를 찾아왔다. 콜롬비아로 수출이 시작되었고, 외교부에서 운영하는 전 세계 1,800개 한글학교에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 ■ 융합 상품으로 일자리 창출과 수출, 두 마리 토끼 모두 잡아
    • 학교에 아이스크림이 있다면 집에는 가정학습용 프로그램인 ‘홈런(Home-Learn)’이 있다. 현장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정방문학습의 문제점이 개발의 배경이었다. 집집마다 방문하여 학생들을 가르치는 게 힘들다 보니 담당교사가 자주 바뀌었다. 그래서 관련 사교육 기업에서는 교사들을 채용하는 게 일이 되어버렸다. 그런데다가 가르친 이후에는 학생과 교사의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지 않고, 보통 한 과목당 3~4만 원 가격이다 보니 4과목만 해도 아이들 교육이 부담스러워지는 게 사실이다.
    • 시공미디어가 개발한 초등학생 전용 컴퓨터 ‘홈런’을 이용하면 1학년에서부터 6학년까지 전 과목의 예복습, 시험대비, 숙제해결, 심화특별학습, 인성/글로벌 리더십, 사전 콘텐츠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학생들이 스스로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또한, 이 컴퓨터는 자동으로 유해사이트를 차단하도록 설정되어 있고, 학생들의 이용 흔적이 남기 때문에 어떤 콘텐츠를 관심 있게 이용하였는지에 관한 개인별 특성을 부모의 모바일로 전송해준다.
    • 홈런은 일자리도 창출하고 있다. 500명이 넘는 교사들이 재택근무를 하는 가정주부라서 학생들과 24시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2013년에 ‘제8회 대한민국 인터넷 대상’ 인터넷 비즈니스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는데 정부가 사교육 프로그램에 상을 준 건 우리가 처음일 것이다.
    • 한편 유아교육 사업인 ‘누리과정’에서는 온라인 어린이 체험공간, 오프라인 교구,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한다. 이를 갖고선 현재 중국에서 사용료를 받는 유치원 프렌차이즈가 시작되었다. 북경 조양 공원내 소인국 건축물을 개조하여 체험시설까지 갖춘 고급 유치원을 설립하고 있다.
    • 소프트웨어만 판매하려고 하면 어려움이 많다. 대부분의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교육 콘텐츠를 개발할 때 공급자 중심으로 개발하는데, 우리는 콘텐츠를 같이 제작하면서 실험을 거듭하다 보니 상당히 사용자 중심의 상품이 나오더라. 플랫폼을 설치하게 되면 그 안에 자연스럽게 각종 소프트웨어와 콘텐츠가 따라 들어가게 되고, 매년 사용료를 받는 라이센스 비즈니스가 된다. 융합적인 개발과 마케팅으로 너무나 쉽게 소프트웨어를 수출할 수 있는 셈이다. 물론 이는 콘텐츠가 매력적일 때 가능하다.
    • ■ 소프트웨어 정책 조언
    • 거의 모든 R&D 정책이 지원 분야를 미리 정해놓은 후 지원한다. 그러면 해당 카테고리에 들어가지 않는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은 어떻게 하나. 국가에서 제도화된 범주를 벗어나는 아이디어, 그거야말로 새로운 아이디어 아닌가. 그걸 찾아서 지원해줄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 콘텐츠란 주로 게임, 영화 등의 문화 콘텐츠에 그치고 있다. 그에 반해 디지털 교육 콘텐츠 분야는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시장이 열리고 있지만,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제도나 부처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실정이다. 이러한 사각지대가 점차 없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 한번은 카자흐스탄에 디지털 교육 사업을 제안했더니 돈만 엄청나게 쓰고 실패했다면서 고개를 젓더라. 이유인즉슨 인프라와 하드웨어만 설치했기 때문이었다. 콘텐츠가 없어 실패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보유한 콘텐츠를 보여주니까 그제야 여러 사업 이야기가 오가기 시작했다. ‘어떻게 교육 시장에 스마트 기기를 팔 것인가?’만 고민하고 콘텐츠에는 관심 없는 경우가 많은데, 결국 교육은 콘텐츠로 승부를 겨뤄야 한다. 현재 우리는 자체적인 콘텐츠의 힘으로 해결해나가고 있다.
    • 내가 대학을 졸업하고 종합상사에 취직하여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느꼈던 건, 잘 사는 나라와 못 사는 나라와의 차이가 크다는 점이었다. 지금도 그렇다. 잘 사는 나라, 즉 선진국은 예외 없이 교육도 선진 교육이다. 교육이 선진 교육인데 못 사는 나라는 없었다. 그걸 목격하면서 결국 교육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특히 우리나라는 자원이 없는 나라이다. 사람만이 자산인 나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교육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미래는 오직 교육에 달려있다. 디지털 교육 분야에서만큼은 전 세계에서 뒤처지지 않는 회사가 되어서 나름대로 이 분야에 이바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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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이 가지 않는 길을 가기 때문에 항상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 박기석 회장에게 시대의 흐름을 읽는 방법을 물었다. 그는 특별한 비결보다는 꾸준한 공부를 통한 확신을 이야기했다. “25년 전부터 세계 미래학회(World Future Society) 회원으로서 전 세계 160권의 잡지를 구독하고 있다. ‘더 퓨처리스트(The Futurist)’를 비롯한 과학 잡지, 교육 잡지, 심지어 물놀이에 관한 잡지까지 종류는 다양하다.” 고 말하는 그는 잡지에서 다루는 먼 훗날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현실화되어 가는 걸 본다고 했다.
    • 미래의 흐름을 읽어내기 위한 박기석 대표의 끊임없는 공부와 엄청난 독서량, 확신이 선 사업은 10년 적자를 각오하고 끝내 이뤄내는 담대함과 인내심. 이것이 초등학교 99%가 선택한 아이스크림의 실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인터뷰: 안경은 객원기자, 공영일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