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록체인, 가상화폐를 넘어 사회 신뢰 구축 도구로
- 20여 년이 지나서 분산처리의 끝판으로 블록체인(Blockchain)이 등장했다. 블록체인은 인터넷에서 유통할 수 있는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구현하는 기반 기술로서, 2009년 10월에 사토시 나카모도(가짜 이름, 호주 사람이라는 추리도 있음)가 작성한 한 논문에서 소개되었다. 이듬해 1월엔 비트코인을 구현한 소프트웨어가 공개되었다.
- 화폐를 거래하려면 책임 있는 (중앙)기관이 거래 원장을 유지하면서 사용자 사이의 거래 내용을 기록 관리하고, 위조 화폐 유통도 방지한다. 마치 대한민국 화폐 유통을 위해서 한국은행이 책임 있는 기관인 것과 같다. 그런데 비트코인은 모든 사용자가 거래 기록을 유지하고 위조 화폐 유통을 방지하는 인터넷상에서 구축된 가상화폐 시스템이다. 이런 완전 분산처리 모형 위에 가상화폐 유통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것은 사용자, 정확하게는 사용자가 소유한 개인 컴퓨터의 성능이 충분히 향상되었고, 인터넷망도 가상화폐를 유통할 수 있는 만큼 널리 깔리고 또 빠르게 응답하기 때문이다.
- 앞서 다시 실은 글에서 언급한 중앙집권처리 형식, 고객-서버 모형의 분산처리 형식에 이어서 이제 블록체인으로 완전한 분산처리가 구현되었다고 본다. 이를 과일 모양을 빗대어 보면, 중앙집권 처리는 독립된 한 개의 컴퓨터에서 모든 것을 계산하고 그 결과를 얻어 활용하는 모습이 ‘사과’와 같고, 블록체인 기술로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들의 집합 모습은 ‘ 포도송이’와 같다. 포도송이에 달린 포도는 큰 것도 있고 작은 것도 있는 모습은 인터넷에 연결된 PC, 노트북 컴퓨터, 모바일 기기들의 모습으로 연상한다. 완전 분산처리로 가는 중간 단계인 고객-서버 형식은 귤 모양이라 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