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헌 MDS테크놀로지 대표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를 접목한 스마트 팩토리 시장에 주목> 국방 및 항공분야의 SW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의 역할 필요
찰스 다윈은 “가장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환경에 잘 적응하고 대처하는 자가 살아남는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상헌 대표와 그가 이끄는 임베디드 솔루션 전문기업인 MDS테크놀로지는 찰스 다윈이 강조했던 후자의 정석같은 존재이다. 2001년 SW업계에 첫발을 내디디면서 ‘임베디드’가 무엇인지도 몰랐던 이상헌 대표는 목욕탕에 들어갈 때도 손에서 전자공학 서적을 놓지 않을 만큼 무섭게 공부하여 ‘경영 진도’를 따라잡았다. 그가 합류할 당시 임직원이 10명도 채 안되던 MDS테크놀로지는 회사 설립 20주년이던 작년에 ‘매출액 1,000억 원 달성과 영업이익 100억 원 돌파’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그에게 사업 비결을 들어보기로 하였다.

‘호라이즌(Horizon) 1ㆍ2ㆍ3’ 전략

나는 흔히 경영자를 ‘골목대장’에 비유한다. 그 골목(분야)에서 최고가 되면 된다. 환경적 요인과 어느 정도의 운이 따라 주어야겠지만, 수많은 임베디드 솔루션 회사 중에서 MDS테크놀로지가 괄목할만한 성장을 일궈낸 요인으로 ‘전략’과 ‘사람’을 꼽고 싶다. 타당한 성장 전략을 만들어서 실행했고, SW기업에 적합한 인재를 다단계 채용 절차를 통해 선발하였다. MDS테크놀로지의 성장 전략인 ‘호라이즌 1·2·3’은 매킨지가 소개했던 이론을 연구하여 2003년 실제 경영에 도입한 것이다. 호라이즌 1단계는 현재의 수익 사업을 가리킨다. 2단계는 이제 막 수익을 창출해내려고 하는 사업, 3단계는 향후 실행 가능한 사업을 가리킨다. 중요한 건, 회사 규모가 아무리 작아도 이 3가지 사업을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100년 가는 사업이란 없다. 1단계 핵심 사업에만 주력하면 회사는 망한다. 그래서 대개 2단계 사업까지는 하나, 3단계 사업은 실행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 전략을 회사 차원에서 수행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각 사업부와 팀 단위 규모까지 수행하도록 하였다. 일례로 현재 우리의 주력 사업 중 하나인 자동차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는 어느 날 갑자기 수익을 내기 시작한 게 아니라 2003년 호라이즌 3단계로 선정하여 준비해왔던 사업이다. 반면에 2000년대 중반까지 호라이즌 1단계 사업이었던 피처폰 SW부분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모바일 분야에서 자동차 분야로 넘어올 당시에 이미 여러 보고서를 통해 자동차가 전자화될 것이라는 흐름을 인지할 수 있었다. 다만 그 시기가 언제가 될 것인가의 문제였다. 언젠가 때가 온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준비했다. 요즘 사물인터넷(IoT) 분야에서 수익을 올리는 회사가 없지만, 다들 그 분야에 주목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지금부터 준비해야 시장이 열릴 때 돈을 벌 수 있다. 국방, 항공 분야도 전형적인 임베디드 시스템 사업이었지만 시장이 형성되어 있지 않았던 곳이다. 그러나 지금은 무기를 수입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개발함에 따라 시장이 만들어졌다. 원자력 등의 에너지 분야도 마찬가지이다.

사물인터넷은 임베디드 시스템의 가장 진화된 형태

나는 다양한 산업 분야를 책임지는 임베디드 솔루션 분야에 종사하는 게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임베디드 산업은 IT융합을 넘어 ICBM(IoT, Cloud, Big data, Mobile) 트렌드와 결합하여 더욱 확장되는 추세이다. 이 분야는 엄청나게 많은 것들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1년만 공부하지 않으면 낙오될 만큼 변화의 속도가 빠르다. 그러나 부지런한 사람에게는 기회도 많고 ‘머리로 할 수 있는 사업’이라 굉장히 매력적이다. 임베디드 시스템이란 쉽게 말해 이런 것이다. 이 세상에 컴퓨터가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테블릿이나 데스크톱과 같은 개인용 컴퓨터(PC)이고, 또 하나는 임베디드 컴퓨터이다. 개인용 컴퓨터가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는 컴퓨터라면, 임베디드 시스템 컴퓨터란 주어진 특정 기능만 수행하는 컴퓨터를 말한다. 전 세계에 컴퓨터가 100대 있다고 가정했을 때 PC는 10대이면 임베디드 시스템 컴퓨터는 90대가 존재할 것이다. 하드웨어로 보이는 자동차만 뜯어보더라도 그 안에는 수십 개의 임베디드 시스템 컴퓨터가 들어가 있다. 작년 초 TF팀을 구성하여 회의한 결과, 사물인터넷(IoT)이 미래 성장동력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나는 IoT를 임베디드 시스템의 가장 진화된 형태라고 본다. IoT는 기존 기기 내에 고립되어 있던 임베디드 시스템들이 서로 연결되면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서비스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모든 것을 알아서 자동으로 해주기를 바라는 욕구가 강하다. 따라서 우리는 IoT와 빅데이터를 접목한 산업용 IoT(Industrial IoT), 좁은 의미의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에 주목했고 작년 10월 스플렁크(Splunk) 사업권을 확보하여 빅데이터 시장에 진출하였다. 스플렁크는 데이터를 수집, 가공, 분석, 시각화까지 포괄하는 데이터 분석 플랫폼인데, 우리는 이 기반의 응용 SW 개발을 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정책에 대한 조언

우리나라는 매년 방위산업에 많은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 특히 매년 고가의 무기를 수입하고 있으며, 이러한 무기에 들어가는 SW의 국산화율은 5%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방 및 항공분야의 SW산업은 민간사업자 측면에서 보았을 때 분명 매력적이지 않은 시장이다. 예를 들어 무기 하나를 개발하기 위한 R&D에 기본적으로 5~10년이 걸릴뿐더러 검증도 받아야 한다. 또한 고객이 정부나 한두 곳의 업체에 지나지 않을 만큼 지극히 제한적이다. 이렇듯 정부의 영향력이 큰 산업으로서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과 SW분야 육성이 필요한 산업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또한, 해당 분야에서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가 발생한다. 민간 사업자가 무기 개발에 지원하면 실적을 가져오라고 한다. 그러나 실적은 정부 사업을 수주해야 생긴다. 정부 입장에서는 실적이 없는 업체를 채택하려면 리스크를 떠안아야 하는 문제가 있다. 지난 몇 년간의 정책 건의를 통해서 다행히도 올해부터는 국산 SW를 탑재할 경우 가점을 주는 제도가 생겼지만, 아직도 걸음마 단계라 할 수 있다. SW 전문인력 문제와 관련해서는 2가지를 이야기하고 싶다. 첫째로, 인문계출신 대학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SW교육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인문계출신 학생들이 취업을 못 하고 있는 이유는 기업에서 채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권조차도 ICT 융합이 일어나면서 이공계 출신을 선호하고 있다. 우리 회사도 최근 3년간 입사자들의 전공을 조사해보니 이공계와 인문계 출신 비율이 8:2 수준이었다. 둘째로, 민간 SW교육기관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그동안 대학은 현장 실무형 개발자를 양산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강의내용이 실무와 동떨어져 있거나 실습 환경이 열악한 탓이다. 임베디드 SW교육을 위한 수강생 좌석 하나당 배치되는 실습 장비의 가격이 최소 1,500만 원이고 자동차 SW교육은 장비 1대당 4,500만원을 훌쩍 넘는다. 사실상 대학은 이런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

지난 11년간 MDS테크놀로지에서 근무한 한 직원은 “한 회사에서 계속 근무한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사업이 다각화되었다.”고 말한다. 물 위를 미끄러져 가는 듯한 백조가 수면 아래에서 쉼 없이 발길질을 하듯이, 62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가는 MDS테크놀로지는 부단한 노력으로 사업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최근에는 자동차와 IT기술이 결합한 커넥티드카의 해킹 위협이 커지고 사물과 사물이 인터넷으로 복잡하게 연결되는 추세에 따라 그만큼 보안 위협도 커지고 있어 정보보안 솔루션 사업이 이상헌 대표의 ‘호라이즌 3단계’로 떠올랐다고 한다. 이런 흐름 속에서도 MDS아카데미를 설립하여 매년 15,000명의 전문 인력을 배출하고, 자동차 SW개발자 컨퍼런스를 개최하여 매년 선진 기술을 소개하는 조직의 역량과 부지런함에 놀라울 따름이다.

인터뷰 : 안경은 객원기자, 공영일 선임연구원

키워드 월간SW중심사회 2015년 9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