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가 경쟁의 법칙을 바꾸고 기존 시장 질서를 파괴하며 혁명을 이끌고 있다. 올해 SW시장 규모는 1.1조 달러로 휴대폰의 거의 3배에 이르고 일자리를 의미하는 고용유발계수 역시 제조업의 3배에 달한다. 개인·기업·사회의 혁신을 견인하는 필수적 도구인 셈이다. 정부와 연구기관 대학들 역시 SW R&D에 엄청난 비용과 노력을 쏟고 있다. 그럼에도 R&D 체계의 경직성과 기술 고도화 외면이라는 방향성, 전략적 연구조직 부재가 큰 문제점이 되고 있다. 시장의 요구라는 근본적 수요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없는 치명적 약점이 노출 된다. 실제 사업과 연계되지 못한 채, 연구개발 자체에 그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대안으로서의 SW R&D 체계 재정립과 신규 연구소 조직은 국내외 현황을 살펴봐도 그 당위성을 당장 알 수 있다. 국내 GDP 대비 R&D 투자비중은 세계 1위로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 그러나 지식사업화율 순위는 47위에 불과하다. 기업과 시장 나아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사다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실이다. 해외 선진 연구기관의 경우, 한시적 연구단 운영, 적극적 창업 및 스핀오프, 혁신적이고 실용적인 연구주제로 미래를 창출하고 있다. 연구소와 사업화의 구분을 두지 않고, 최고의 SW 제품을 만들어 내는 구글과 페이스북이 좋은 예이다. SW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기존 R&D 체계에 대한 획기적 접근이 이루어져야 한다. SW의 특성과 차별성을 철저히 고려하는 것에서 출발하고 이를 앞장 서 이끌 연구 조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연구개발의 창업과 고도화에 집중하는 목표지향적 R&D와 SW 순수기초기술을 확보하는 가치지향형 R&D 전략이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 이를 가시적 성과물로 엮어낼 개방과 융합에 기초한 신개념의 연구소 구성은 시급히 해결해야할 과제이다. 이 같은 투트랙 전략은 SW R&D는 물론 국내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