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팅적 사고력을 가르치는 대학 구축"

서정연 서강대학교 교수

대학 교육의 혁신이 시작되었다. 작년 10월, 미래창조과학부는 고급 융합 SW인재 육성을 위한 방안으로 'SW중심대학' 지원 정책을 발표하였다. SW중심대학으로 1차 선정된 8곳의 대학은 앞으로 학과 단위를 넘어선 대학 차원의 새로운 SW교육의 틀을 짜게 된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는 대학 교육의 혁신을 주도하는 SW중심대학 교수들을 차례대로 만나 각 대학의 추진과정과 비전을 집중적으로 조명하고자 한다. 그 첫 번째 순서로, 서정연 서강대학교 교수를 만나 후일담을 나눴다.

Q. 서강대학교의 SW인재양성 노력이 남다르다. A. 융합 전공 개설 및 미국 내 서강실리콘밸리 혁신센터 개소

서강대학교는 SW중심대학 선정 이전부터 체계적으로 SW인재양성에 힘써왔다. ‘SW, 인문학, 예술을 융합 인재를 키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Art & Technology 융합전공과 융합 SW연계전공을 개설하였고, 이와 관련하여 4년 전에 이미 첫 졸업생을 배출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2015년에는 국제적 산학협력을 위해 KOTRA 미국 무역관에 ‘서강실리콘밸리혁신센터’를 개소하였다. 컴퓨터공학 전공 학생들의 국제적 감각을 키우는 것이 목적이다. 이 혁신센터를 활용한다면 비자 문제 등 해외 인턴십과 창업 교육에 있어 어려운 점을 해소하고, SW중심대학 사업의 체계적 추진에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거라 본다.

Q. 때마침 정부에서 SW중심대학지원사업을 추진하였다. A. 체계적인 교육시스템 구축과 SW교육의 지역 거점 역할을 해낼 것

나는 SW중심대학 지원사업 소식을 접하고 서강대학교의 미래와 국내 SW인력 강화를 위한 중요한 기회라고 판단했다. 이유는 크게 3가지이다. 첫째로는 체계적인 SW전문 인력 양성이고, 둘째로는 SW융합 인재 양성, 마지막으로 대학뿐 아니라 초·중·고 SW교육 활성화를 위한 지역 거점 역할을 소화하는 데에 있어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서강대학교는 매년 100명 이상의 컴퓨터공학과 신입생을 선발하고, 전공에 상관없이 전교생을 대상으로 SW관련 강의를 6학점까지 이수하도록 할 예정이다. 우선 인문사회과학부, 이학부, 공학부 3개의 부문으로 나눠 50명 단위로 실습실을 운영하고, 그 안에 조교 1명과 멘토 2명을 투입해서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동안 SW교육은 전공자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라서 인문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교재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컴퓨터공학과 전임교수들이 직접 교재를 만들고 다양한 형식의 교육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무엇보다 강의가 어렵지 않고 재미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Q. SW중심대학 선정 전후로 어려운 점은 없었나? A. 사명감 없이는 어려운 사업

컴퓨터공학과 교수 입장에서는 사명감 없이는 못 하는 사업이다. 이번 사업은 우리 학과의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도 아니고, 개인 연구 지원을 받는 것도 없다. 대단히 많은 시간을 들여 봉사해야 하는 이 사업에 흔쾌히 참여해준 컴퓨터공학과 교수님들에게 감사해 하고 있다. 컴퓨터공학과는 컴퓨터를 다루는 학문 특성상 항상 빠른 속도로 끊임없이 변하는 시대에 발 맞추어 왔기에 교육 개혁에 익숙하고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면도 없지 않다.

반면 모두가 사업의 취지에 공감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다른 학과 교수님들은 교육 목적의 사업이므로 간접비가 없는 점, SW교육이 필요 없는 학과생까지 수업을 들어야 하는 점 등에 있어 사업 추진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교수님들이 디지털 시대에 SW역량의 필요성을 모두가 느끼고 있었기에, 비교적 순탄하게 일이 진행되었다.

Q. 현재 SW중심대학협의회 회장직도 맡고 있다고 들었다. A. SW중심대학 간 정보 교류 차원에서 만든 조직

SW중심대학으로 선정된 대학들은 중점 추진방안, 지역적 특성, 학생 수준 모두 다를 것이다. 이러한 각 대학이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구축하여 정보와 교육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SW중심대학협의회’를 조직하였다. SW중심대학은 상호경쟁하는 사업이 아닌 SW교육을 강화하는 목적의 사업이기 때문에, 참여 대학 간의 상호보완적인 역할로서 협의회가 중요하다고 할수 있다.

SW중심대학 선정 발표 후 지금까지의 일정이 숨 가쁘게 진행되었다. 협의회 활동은 각 대학의 사업 추진 조직이 어느 정도 구성된 후 3월 정도에 본격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협의회를 통해 참여대학들이 기대하는 점이나 생각지 못한 문제점 등을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해결방안을 함께 모색할 예정이다.

Q. 기존 SW교육의 한계는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A. 컴퓨팅적 사고력을 가르치지 못하는 대학

현재 가장 큰 문제는 학생들이 프로그래밍을 처음으로 배우기 시작하는 때가 대학에 입학한 이후부터라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대학에서는 머신러닝 등 협업에 필요한 SW교육에 손도 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점은 우리나라에서 SW고급인력이 나오지 못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공학도를 양성하기 위해 대학에서 곱셈, 나눗셈을 가르친다고 생각해보라. 학생이 얼마나 심도 있는 응용 공학까지 배울 수 있겠나. 지금 이게 우리나라 SW교육의 현실이다

외국처럼 초·중·고 때부터 충분히 프로그래밍을 배워서 SW기본역량을 갖춘 학생이 컴퓨터공학과에 입학해야지만, 지금의 대학원에서 가르치는 현업에 사용할 수 있는 SW교육을 학부에서 진행할 수 있다. 또한 SW중심대학에서 전공여부와 상관없이 전 대학생에게 가르쳐야 할 핵심교육은 코딩하는 법이 아닌 문제 해결 능력, 즉 컴퓨팅적 사고력(Computational Thinking)이다.

다행스럽게도 정부에서는 2018년부터 초·중·고 SW교육을 필수 교육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또한, 한국정보과학회, 컴퓨터교육학회, 정보교육학회가 협력하여 정보과학교육연합회를 만들었고, 연합회와 SW기업을 중심으로 초·중·고 SW교육 활성화 노력을 이어나가고있다.

Q. 끝으로 하고 싶은 말 A. SW능력은 디지털 시대의 ‘읽기’, ‘쓰기’ 능력

마이크로소프트를 만든 빌 게이츠, 페이스북을 만든 마크 주커버그, 구글을 만든 래리 페이지는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세계 최고의 부자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어려서부터 SW를 배웠다는 점이다. 이들은 대학에 입학했을 때 이미 당대 최고의 개발자였다.

어릴 때부터 배운다는 게 매우 중요하다. 디지털 시대에 SW역량은 ‘읽기’, ‘쓰기’ 능력과 동일한 필수 역량이다. 다시 말해, 글자를 읽을 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처럼 SW역량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으로 나뉘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 교육 체계가 디지털 시대에 맞도록 변화해가야 할 것이다.

인터뷰 : 이호 선임연구원, 안경은 객원기자

키워드 월간SW중심사회 2016년 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