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의 통큰 SW교육 투자를 바라보며...

날짜2016.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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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 대통령
    • 미국 시각으로 지난 30일,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라디오 연설에서 컴퓨터과학교육(이하 SW교육)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고 했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미국의 모든 학생들이 컴퓨터과학을 배울 수 있도록 “모두를 위한 컴퓨터과학(Computer Science for All)” 프로젝트를 시작하겠다는 선언을 하였다. 이 프로젝트는 앞으로 다가올 디지털 시대에 우리 아이들이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하자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 백악관 공식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와 관련한 예산 규모는 40억 달러 이상이다. 우리 돈으로는 약 4조 원이 훨씬 넘는 엄청난 액수다. 각 주와 지역 학군에서 컴퓨터기기/네트워크 등 인프라를 확충하고 SW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사용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 외에도 당장 올해부터 미국 국립과학재단(National Science Foundation)과 국가지역사회봉사단(Corporation for National and Community Service)을 통해 컴퓨터과학교사 연수를 위해 1억3,700만 달러가 쓰일 예정이라 한다.
    • 이러한 SW교육에 관한 미국정부의 강력한 의지 표명 뒤에는 미국 SW교육 현황에 따른 걱정이 담겨있다. 미국 교육은 주 단위로 이루어진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전부터 모든 학생들은 코딩을 배워야한다고 이야기해왔고, 본인이 직접 자바스크립트 코딩을 하기도 하였다. 그렇지만, 연방정부에서 직접 나서 SW교육을 독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Code.org의 미국 SW교육 관련 통계에 따르면, 미국 초·중·고등학교의 25% 정도만이 컴퓨터과학 교육을 수행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 22개주에서는 고등학교 졸업과정에 컴퓨터과학은 포함되지 않고 있다. 세계 SW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미국이지만, 10년 전보다 컴퓨터과학 관련학과 졸업생의 수는 감소 중이다. 특히 여학생의 경우 2003년에 비하면 거의 절반수준이다. 미국 오하이오주의 경우, 2만1천개의 컴퓨팅 관련 일자리에 대한 인력이 필요하지만, 매년 배출되는 컴퓨터과학과 졸업생은 1천 명에 불과하고, 주 내 고등학교 중 67개 교에서만 컴퓨터교육이 졸업과정에 포함되고 있다. STEM 분야에서 발생하는 새 일자리의 71%는 컴퓨팅과 관련된 일이나, STEM 관련학과 졸업생의 8%만이 컴퓨터과학 전공생이다. 미국 노동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2024년에는 지금 배출되는 인력보다 100만개의 컴퓨팅 관련 일자리가 더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 현재 SW기업들을 기반으로 세계 경제를 선도해나가고 있는 미국으로서 이러한 작금의 현상들은 미래에 대한 빨간 위험신호가 아닐 수 없다. “최근 경제에서 컴퓨터과학은 선택이 아니라 기본 기술”이며, “이는 우리 아이들이 미래 직업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라고 선언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모습 역시 이러한 절실함을 담고 있다.
    • 지난 1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 포럼)는 미래에 대한 준비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님을 명확히 보여준다. 다보스 포럼의 미래 일자리보고서에서는 로봇과 인공지능 (AI) 활용이 확산되면서 앞으로 5년간 전 세계에서 일자리 700만개가 사라지고, 로봇,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유비쿼터스, 모바일, 3D프린터 등 최신 기술들을 기반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을 통해 210만여개의 일자리가 새롭게 생겨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결과적으로 나타나는 일자리 500만개의 감소는 개인들의 구직에 대한 어려움은 더 높아질 것이다. 그러나, 위에 언급한 SW기술과 연계된 새로운 산업분야의 창출에 대한 가능성 역시 크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 아이들에게 SW교육을 통하여 미래시대를 준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할 의무가 있다.
    • 많은 선진국들이 초중등 SW교육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영국은 만 5세부터 주당 50분 이상, 인도는 초2부터 주당 1시간 이상, 중국은 초3부터 연 70시간 이상, 일본은 중학교 연 55시간 이상 SW수업을 필수과목으로 진행하고 있다.
    • 지금 우리 정부도 미래 시대에서의 SW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SW교육에 대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2018년부터는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필수교육으로 수행될 예정이다. 작년 160개였던 SW교육 선도학교도 올해는 900개로 확대 실시하여 SW교육이 학교 현장에 성공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 그러나, 현재 개선된 교육과정에서조차도 SW교육은 초등과정에서는 실과과목 내 한 단원으로 17시간, 중학교과정 중 34시간에 불과하며, 고등학교에서는 필수과목도 아니다. 우리나라 중·고등학교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2000년 22.3%였던 정보교과군 이수율은 2006년 38.1%까지 올랐지만 2012년에는 6.9%까지 떨어져 있는 상태이다. 지금 SW교육개선노력은 이전 ICT 활용 위주의 교육에서 컴퓨팅 사고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내용으로 나침반의 방향을 옮겼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로서, 시작을 준비하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 부족한 수업시수, 이에 따른 전문교사 부족, 교육콘텐츠와 인프라 부족, 입시에 포함되지 않으면 공부하기 힘든 우리나라 교육 현실 등은 이제 시작이라는 희망의 불씨보다 주위에 내려앉은 어둠의 무게를 더 많이 느끼게 한다.
    • SW교육은 단순히 그 자체만의 문제가 아니다. 아이들의 미래, 나라의 미래가 달린 문제이다. 이번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을 보며 느껴지는 부러움과 아쉬움은 한동안 계속될 듯 하다.
    • 1) 우리나라에서는 SW교육 대신 “SW교육”이란 말로 더 많이 쓰이고 있다.
    • 2) 2017년부터 적용될 교육과정 개정안에 따르면, 정보과목은 고등학교 과정의 일반선택과목으로서, 학교 선택에 따라 시행이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