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승우교수

자율주행자동차의 시대가 온다

‘스누버’의 아버지 서승우 교수를 만나다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열린다. 세계경제포럼의 창립자이자 회장인 클라우스 슈밥은 제4차 산업혁명을 이전 시기의 산업 패러다임과 엄격하게 구분 짓는 요인으로 다음 세 가지를 꼽았다. 속도, 범위와 깊이, 시스템 충격.

엄청난 속도로 발달한 과학기술과 과학기술 상호간의 융합이 종래의 삶의 방식을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라는 뜻이다. 비약적인 기술혁명은 벌써부터 우리 삶 곳곳에 스며들어 의료, 자동차,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변화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는 이와 같은 대전환의 시기를 앞두고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을 만나 첨단 기술의 현주소와 국내외 산업 실태 및 대비 현황에 대해 듣고, 생생한 목소리를 전달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Q 지능형자동차IT연구센터는 국내 자동차 기술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센터의 역할과 취지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A 먼저 자율주행자동차에 대해서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 자율주행자동차 개념의 확산은 미국에서 2004년 개최된 ‘DARPA(미국방위고등연구계획국) 그랜드 챌린지(1)’라는 일종의 경주 이벤트로부터 비롯되었다. 이 이벤트를 계기로 무인자동차 기술개발의 활성화가 국방 분야에서 민간 분야로 이양되는 계기가 마련됐다. 미국에서는 이미 그 시기에 무인자동차가 대대적으로 관심을 받았고, 국내는 조금 늦은 셈이다.

지능형자동차IT연구센터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2009년 개소했다. 지능형자동차 관련으로는 최초의 국가지원연구센터로 본격적인 자율주행자동차 연구를 계속적으로 진행 중이다. 센터 설립 당시만 해도 통신과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 Advanced Drive Assistance System)을 접목시킨 지능형자동차 연구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2년이 채 지나지 않아 자율주행자동차 개발로 목표를 전환하게 됐다. 이후 센터가 국내 자율주행자동차 개발에 중심허브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Q 그 결과물이 스누버가 아닐까? 지난해 언론을 통해 스누버가 자율주행으로 운행하는 영상들이 공개됐다. 스누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

A 셔틀버스가 밤늦은 시간에는 교내에 다니지 않는데 학생들이 공학관에서 교문까지 걸어가려면 20~30 분을 걸어가야 된다. 그럴 때 학생들이 차를 불러서 교문까지 타고 가면 좋겠다 싶어 콜택시 서비스로 개발을 시작한 것이 스누버다.

스누버는 교내에서 대략 4,000km를 주행했는데, 그동안 한 차례도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다. 교내라고는 해도 실제 일반도로와 환경이 유사하다. 학생들을 비롯한 보행자들이 도로를 횡단하고, 교차로에서 진입하는 차량을 살펴야하는가 하면, 눈이 내려 시계 확보가 수월치 않은 상황에서 주행을 한 경우도 있었다.

Q 국내에 기술기반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실정에서 개발과정에 뒤따르는 어려움들이 많았을 것이다. 어떤 부분들이 가장 어려웠나?

A 소프트웨어 아키텍처를 설계하는 것부터 난해했다. 자동차에 탑재되는 굉장히 많은 컴포넌트들이 존재 하는데 기술적으로 하나하나가 다 중요한 복수의 컴포넌트들을 통합해서 돌아가게끔 해야 하고, 그 소프트웨어를 유지보수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기술들이 필요하다.

우리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소프트웨어 개발을 하다보니까 무수한 시행착오들이 있었다. 개발하고 없애고 개발하는 수많은 시행착오들을 3~4년에 걸쳐 해왔기 때문에 지금의 결과물이 존재하는 것이다.

노하우가 전혀 없는 하드웨어적 쪽의 어려움도 많았다. 센터에서 스누버는 3세대 버전이다. 태양광무인차용으로 개발한 차가 1세대고, 싼타페를 이용한 무인자동차가 2세대 차다. 세대마다 대략 2~3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스누버라는 결과물이 나오기까지 7년 정도가 걸린 셈이다.

Q 올해 스누버2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알고 있다. 스누버와 스누버2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A 인공지능 기술의 활용이 가장 큰 차이다. 현재 스누버는 하드코딩 방식에 가까운 자율주행자동차였다면, 금년 하반기에 공개할 스누버2는 기계학습과 같은 인공지능 기술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다양한 상황에 보다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발 중이다. 자체적으로 스누버 이외의 차량들까지 동원해서 몇 년 전부터 꾸준히 데이터 수집을 해왔다.

개인적으로는 소프트웨어적인 관점에서 볼 때 스누버에 비해 혁신적인 변화가 있다고 본다. 인간 운전자보다 더 안전한 운전이 가능한 스타팅 버전으로서 스누버2가 완성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스누버2 역시 아직까지는 교내 시연만이 예정되어 있지만 법령이 개정되면 시내 주행도 할 계획이다.

Q 구글의 경우 2020년이면 자율주행자동차의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뉴스가 보도되고 있다. 시범주행 결과도 긍정적인 반응이다. 외국의 경우와 비교하면 우리의 자율주행자동차 기술단계는 어느 정도의 수준인가.

A 자율주행 기술은 보통 4단계로 나눈다. 레벨1은 소위 말하는 ADAS가 적용된 상태다. 즉, 차선도 따라가고, 차선 넘어가면 경고등도 켜지고, 앞차 거리 조절도 해나가는 스마트크루즈컨트롤 같은 것. 이런 건 이미 상용화가 돼 있다. 레벨2는 두 가지 이상의 ADAS 기술이 적용된 경우를 말한다.

레벨3로 넘어가면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고속도로 같은 특정한 조건에서 자율주행이 가능 하다. 레벨4는 ‘Door to Door'다. 도로 조건을 가리지 않고 완전히 자율주행을 하는 단계를 말한다. 레벨4의 단계에서는 수없이 다양하고 복잡한 시나리오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레벨2나 3수준의 기술과는 현격한 차이가 있다. 레벨4로 넘어가려면 인공지능 기술은 필수다. 구글은 레벨4에 근접해 있다고 보면 된다. 우리로 말하자면 현재 레벨2 수준에 있다고 볼 수 있다. 2단계 정도 뒤쳐져 있는 꼴이다.

 서승우 교수

Q 자동차 산업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자율주행자동차는 미래 자동차 산업의 핵심이 될 텐데, 연구개발 현장에서 볼 때 정부는 어떤 방향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보는가.

A 정부의 주된 역할은 민간에서 하기 힘든 5년 이상의 시간을 들여야 하는 선행연구들에 지원을 해주는 것이다. 더 나아가 핵심연구들이 대학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대학을 지원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외국에서는 이미 자율주행자동차 기술개발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고, 국내 여건이 정부 이외에는 나설 플레이어가 부족한 상황이라면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지 않겠나. 그러려면 정부 부처의 역할 분담을 분명히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자율주행자동차와 관련된 법규나 제도의 문제는 국토부 소관이다. 최근 국토부에서 여러 비전들을 제시했다. 일반도로도 연말이나 내년 초까지 자율주행을 허가하겠다고 했고, 네가티브 방식을 자율주행자동차에 적용해 다양한 테스트가 가능하도록 해보겠다고 발표했다. 제도 개혁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우리는 더 좋은 발전 방향이 나올 수 있도록 피드백을 주면 된다. 사실 자율주행자동차 연구가 활성화되려면 법제도도 제도지만 공공재라든지, 도로인프라라든지 갖춰야 될 게 많다. 앞서 언급했지만 단기적 정책을 뛰어넘어 선행연구 개발에 좀 더 적극적인 정부의 지원이 뒤따르면 좋겠다. 산자부가 2~3년 내에 단기적으로 상용화 가능한 기술 지원을 담당하고, 5~6년 이상의 중장기적인 미래 핵심기술개발은 미래부가 담당하는 식의 역할 분담이 필요하고 본다.

Q 자율주행자동차는 상시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보안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해킹에 대한 우려가 있는데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가.

A 보안사고 대처법에는 프로액티브(Proactive)한 방법과 리액티브(Reactive)한 방법 두 가지가 있다. 가장 효율적이고 좋은 결과는 예상할 수 있는 보안사고를 미리 막는 것이다. 그러나 미래에 어떤 공격 형태가 나올지에 대해서는 예측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대부분은 리액티브한 대처, 그러니까 사고가 일어나고 뒷수습을 하는 대처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인명에 직결되어 있는 자동차 같은 경우는 뒷수습만을 해서는 불충분하지 않은가. 애초에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설계에서부터 보안기술을 잘 적용해서 해킹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강구해야 한다. 프로액티브하게 접근을 해야 인명손상을 최소한으로 예방할 수 있다. 앞으로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Q 자율주행자동차가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오기 까지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 있는 것 같다. 끝으로 오랫동안 관련 분야에 몸담아 오면서 느낀 소회를 듣고 싶다.

A 센터가 기술축적을 하는 데 꽤 많은 인력과 연구비가 투입이 됐다. 많은 노력 끝에 이만한 결과가 나온 것이다. 그러나 이제 겨우 시작이다. 아직 발을 담근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노력이 여러 그룹들에서 이루어져서 센터와 같은 수준의 결과물들이 많이 나와야한다. 스누버만이 아니라 다른 종류의 자율주행차가 다양하게 나와야 하지 않겠는가. 현재 결과만을 놓고 보면 우리 연구의 저변이 다소 얕다는 생각이 든다.

미래 자동차 산업은 우리 삶의 패러다임을 확실히 바꿔놓을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국가의 주요 미래 먹거리 산업이 될 자율주행자동차 연구개발에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서승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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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국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에서 주최한 무인자동차 경주 대회로 2004년 ‘다르파 그랜드 챌린지’라는 이름으로 개최되었다. 이후 2005년, 2007년에도 대회를 이어갔다. 2007년 개최된 대회는 ‘다르파 어반 챌린지’로 사막 주행이었던 지난 대회들과는 달리 도심에서 경주가 펼쳐졌다.
 

키워드 월간SW중심사회 2016년 7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