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프리랜서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
  • SPRi
날짜2018.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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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프리랜서 유니온의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미국 노동자 53백만명이 프리랜서라는 통계가 있습니다. 이는 미국 근로자의 35%에 달합니다. 이들이 창출하는 경제적 가치는 715십억달러에 이른다고 합니다.

특히, 최근 디지털 전환과 공유 경제가 확산되면서 플랫폼 노동자 또는 긱(Gig) 종사자도 함께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SW개발자들도 이러한 추세에 맞춰 프리랜서의 비중이 늘고 있습니다. 더욱이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에 관심이 늘어나면서 역량있는 개발자들이 보다 유연하게 근무하면서 소득을 올리는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경향이 높아졌습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개발한 온라인노동지수(Online Labor Index)에 따르면 2016년 대비 2017년(7월 기준) 온라인노동지수는 26% 성장하였으며, SW/IT개발 부문의 프리랜서 활동은 30% 수준으로 타 분야에 비해 높았습니다. 실제로 Upwork, Freelance.com 등 글로벌 온라인 프리랜서 중개 플랫폼을 비롯하여 국내의 이랜서, 위시켓, 크몽, 등의 플랫폼에는 SW개발 업무를 중심으로 업체와 개발자간의 중개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규모가 얼마인지 실제로 SW 프리랜서들이 이상적으로 바라는 대로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고소득을 올리고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오히려 국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우선, 비정규직으로서 고용 불안정성, 4대 보험등의 복지 사각 지대, 잦은 야근으로 인한 건강권 침해, 사업장에서 차별적 문화, 인력중개 및 파견 업체에 부당한 처우 등이 문제로 제기 되고 있습니다.

제4차 산업혁명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야 할 SW개발자들이 실제 현장에서는 그에 맞는 처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SW개발자, 특히 비정규 프리랜서들이 보다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하면서 우리의 산업 현장 곳곳에서 디지털 혁신의 주도자로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기 위해서 정책적 노력이 더욱 절실한 시점입니다.

우선, SW프리랜서들에 대한 구체적 실태 파악이 필요해 보입니다. SPRi에서 올해 기초적인 조사를 시작했지만, 프리랜서의 정확한 규모와 실태 조사를 위해서는 조사 연구의 지속적인 고도화가 필요하며 조사의 정례화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SW프리랜서 중개 서비스의 투명화가 필요합니다. 기본적으로 일감과 중개서비스, 그리고 프리랜서간의 투명한 계약 관행이 정착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표준 계약서의 보급과 계약 정보의 공개, 중개 업체의 수수료 공시 등 거래 단계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정책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셋째, 불법적 인력 파견업에 대한 관리 감독의 강화가 필요합니다. 프리랜서들을 불법적으로 파견하거나 수수료만 편취하고 중간업체로서 중재나 업무 관리 의무를 소홀히 하는 업체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끝으로, 프리랜서들의 복지적 측면에서 정책적 고려가 필요합니다. 정규직 근로자 신분이 아니기에 기본적인 4대 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SW개발자들은 상당수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단기간 근로자로서 종사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하고 이에 맞는 복지 수단을 제공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비정규직이기 때문에 차별받는 금융서비스 등에 있어서 보완 장치를 마련하여 주택 자금, 생활 자금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야근이 잦고, 수시 업무 대응으로 건강이 위협 받고 있는 프리랜서들을 위해 최소한의 건강권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에 대한 검토가 요청됩니다.

프리랜서를 선택하는 동기는 다양합니다. 자아실현과 워라밸을 추구하기도 하지만 낮은 임금의 정규직 일자리 대신 일한만큼 더 벌수 있어서 선택하기도 하고, 기존 회사의 경영상으로 이유로 또는 취업의 어려움으로 비자발적으로 프리랜서를 선택하기도 합니다. 안타깝게도 국내 SW 프리랜서 개발자의 현실은 후자에 가까워 보입니다.

프리랜서 개발자를 위해 제도적 지원을 고려하자는 이야기가 이들에 대한 특혜를 주자는 의미는 아닙니다. 다만, 정규직 개발자들이 자의적 타의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하나의 고용형태로서 프리랜서의 비중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들을 위한 최소한의 사회적 안정망은 마련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