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구글, 애플,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는 최신 기술 및 서비스 발표행사를 개최했다. 이들은 발표에서 첫째, 개인정보보호 기술을 가장 강조했고, 둘째, 규모보다는 실용성에 중점을 둔 인공지능 서비스를 공개했으며, 셋째,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의 킬러앱을 찾으려는 노력을 선보였다. IT기업들이 떠들썩한 파티를 끝내고 생태계 조성, 비즈니스 모델 발굴 등에 집중하는 상황임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 기업과 정부의 혁신 노력이 매우 절실하다.

매년 5~6월 최신기술과 서비스를 공개하는 글로벌 IT 기업

세계 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IT기업은 매년 1분기 실적 발표 직후에 출시를 눈앞에 둔 최신 기술과 서비스를 발표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애플은 1987년부터 세계개발자대회(WorldWide Developers Conference; WWDC)를 통해 맥북, 아이폰 등의 기기와 이들의 운영체제인 MacOS, iOS를 공개했고, 클라우드 서비스(iCloud), 웹브라우저(Safari), 디지털 지도(Apple Maps) 등 다양한 서비스를 소개했다. 구글은 2008년부터 I/O라는 행사를 개최하여 운영체제(Android), 웹브라우저 (Chrome), 검색(Google.com), 동영상(YouTube), SNS(Google+), 음성비서(Google Assistant) 등 주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의 새로운 기능을 선보이고 있다. 페이스북 역시 구글과 같은 해인 2008년부터 F8이라는 행사를 통해 소셜 그래프(Social Graph) 등 페이스북의 새로운 기능을 공개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경쟁 기업보다 다소 늦은 2011년부터 운영체제(Windows), 클라우드 서비스(Azure), 개발자 도구(.NET, Visual Studio) 등 새로운 기능을 설명하는 행사(Build)를 마련했다. 2018년부터 re:MARS라는 행사를 개최해 온 아마존은 CEO인 제프 베조스(Jeff Bezos)가 “괴짜들을 위한 여름캠프”라고 설명하듯, 새롭게 개발된 기술보다는 인공지능, 로봇, 우주탐사 같은 장기 메가 프로젝트를 논의한다는 점에서 다른 기업의 행사와 차이가 있다.

<표 1> 글로벌 IT기업의 2019년 신기술 및 서비스 발표 행사
기업 행사명 일정 장소 참가비
구글 I/O 5.8.~5.9. 캘리포니아 900달러
마이크로소프트 Build 5.8.~5.9. 시애틀 등 2,395달러
페이스북 F8 4.30.~5.1. 캘리포니아 595달러
아마존 re:MARS 6.4.~6.7. 라스베이거스 1,999달러
애플 WWDC 6.3.~6.7. 캘리포니아 1,599달러

※ 출처 : 각사의 행사 홍보 웹사이트, 위키피디아.

이러한 행사의 본래 취지는 최신 기술과 서비스를 공개함으로써 자신의 플랫폼을 활용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기존 사업을 개선하고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행사가 100만 원이 넘는 참가비를 받음에도 불구하고 조기 마감된다는 사실로 보아 개발자에게 신기술에 대한 신속한 정보 습득이 얼마나 중요한지 짐작할 수 있다. 이 행사는 신기술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에게 서비스를 홍보하고 사용을 유도하며 혁신기업이라는 긍정적 이미지를 각인시키기도 한다. 기술의 주도권을 잡고 디지털 생태계를 확장하며 플랫폼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 IT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매우 중요한 활동이다. 동시에 관련 산업을 육성하고 지원해야 하는 정책 입안자들에게도 미래 기술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올해도 4월 30일 페이스북을 시작으로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애플, 아마존까지 5개 기업이 한 달 남짓의 기간 동안 신기술을 공개하는 행사를 마쳤다. 이번 호에서는 IT기업이 발표한 최신 기술과 서비스를 정리하고 미래 트렌드를 조망하고자 한다.

개인정보보호(Privacy)에 방점을 찍다

예년의 신기술 발표회에서 개인정보보호가 조연이었다면 올해는 주인공으로 격상되었다. 이는 IT기업들에게 개인정보보호가 가장 골치 아픈 이슈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2018년부터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 등이 광고와 제품 판매 매출을 늘리기 위해 사용자로부터 개인정보를 수집, 분석하는 과정에서 정보 유출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왔다.

2018년 3월에는 페이스북의 사용자 정보가 외부로 불법 유출되었음에도 페이스북이 이를 은폐했다는 의혹이 언론을 통해 제기되고, 결국 4월에 미 의회에서 페이스북에 대한 청문회가 열렸다. 페이스북 문제는 이에 그치지 않고 2018년 9월에는 보안침입(Security Breach)에 의해 약 5천만 명의 사용자 정보가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1

구글의 SNS 서비스인 구글플러스는 2018년 10월 약 50만 건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구글은 2019년 10월까지 일반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종료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뒤이어 다시 보안 취약점이 드러나자 2019년 4월에 구글플러스를 앞당겨 종료했다.

또한 글로벌 IT기업이 인공지능을 이용한 얼굴 인식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정부의 감시에 활용될 가능성과 사생활 침해논란을 촉발하기도 했다. 2017년 11월에는 아마존, 2017년 12월 페이스북, 그리고 2018년 3월 마이크로소프트가 연이어 얼굴인식 기술을 공개했다.

글로벌 IT기업이 지속적으로 대규모 개인정보 침해 문제를 야기하자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규제도 강화되고 있다. 2018년 5월에는 유럽 연합이 보다 강화된 개인정보보호법(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을 발효했다. 뒤이어 2018년 6월 캘리포니아주에서 기존의 개인정보보호법을 강화한 법(California Consumer Privacy Act)이 통과되었다.

<표 2> IT기업의 최근 개인정보침해 논란
기업 내용
페이스북
  • ▪ 얼굴인식 툴을 출시하여 사생활 침해 논란 촉발(2017.12.)
  • ▪ 빅데이터 분석업체 캠브리지 어낼리티카(Cambridge Analytica)에 고객 데이터가 불법으로 넘어갔음을 인지하고도 이를 숨겼음이 밝혀짐(2018.3.)
  • ▪ 미 대선 개입, 개인정보 불법 활용, 가짜 뉴스 유통 등의 문제로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가 미 의회 청문회 참석(2018.4.)
  • ▪ 보안 침입(Security Breach)으로 5천만 명의 정보가 해킹됨(2018.9.)
아마존
  • ▪ 사람의 얼굴을 인식할 수 있는 딥 러닝 기반의 이미지 인식 서비스(Amazon Rekognitition)를 출시했고 미국시민자유연맹 등을 중심으로 정부의 감시 및 사생활 침해 논란을 촉발(2017.11.)
  • ▪ 아마존 주주들은 얼굴인식 서비스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경찰 당국에 서비스를 판매하지 말라고 요구(2018.6.)
  • ▪ 아마존 직원들은 법률 집행에 아마존 얼굴인식 서비스를 이용하지 말 것을 요구(2018.6.)
구글
  • ▪ 미 국방부와 무인드론이 사물과 사람을 정확하게 인식하도록 업그레이드하는 프로젝트(Project Maven)를 공동으로 실시하여 10명 이상의 핵심인력이 회사를 떠나고 4천 명 이상의 직원이 탄원서 제출(2018.3.)
  • ▪ 중국 정치와 민감한 검색결과 차단, 중국 내 사용자의 검색 결과와 사용자의 개인 정보를 연결하는 ‘드래곤 플라이 프로젝트’ 착수 의혹(2018.8.)
  • ▪ 구글 플러스의 보안 취약점을 통해 50만 건의 개인정보 유출(2018.10.)

※ 출처 : 언론사 보도 종합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개최된 올해의 신기술 발표회를 보면 글로벌 IT기업에게 개인정보보호는 최소한의 규제 수준을 충족시키는 항목에서 사용자를 유인하기 위해 관련기술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기술의 강점을 부각시켜야 하는 대상으로 바뀌었다.

개인정보보호와 관련하여 가장 심각한 문제를 겪고 있는 페이스북의 CEO 마크 저커버그는 F8 행사의 기조연설에서 “페이스북의 미래는 사생활보호(The Future is Private)”라며 개인정보보호를 중심으로 페이스북이 혁신을 거듭할 것임을 강조했다. 페이스북은 사용자에게 자신이 게시한 콘텐츠나 대화를 삭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잊혀질 권리를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사용자가 자신의 서비스 이용기록(Cookie)을 직접 삭제할 수 있는 ‘클리어 히스토리(Clear History)’옵션을 선보일 예정이며, 공개한 사진이나 대화 내용을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자동으로 삭제할 수 있는 기능도 개발 중이다. 데이트 상대를 찾는 새로운 서비스인 ‘페이스북 데이팅(Facebook Dating)’은 최소한의 정보(이름)만 있으면 가입이 가능하고 관심 있는 상대방이 서로 동의할 경우에만 개인정보를 교환할 수 있도록 만들 방침이다. 또한 페이스북 메신저는 완벽한 암호화(End-To-End Encryption)를 위한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마크 주커버그는 “기존의 페이스북이 개인의 사생활이 보호되지 않는 광장이었다면, 미래의 페이스북은 관심을 공유하는 그룹이 모인 안전하고 편안한 거실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2

그림 1 F8에서 페이스북의 개인정보보호 기능을 설명하는 CEO 마크 저커버그
<그림 1> F8에서 페이스북의 개인정보보호 기능을 설명하는 CEO 마크 저커버그

※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애플은 CEO인 팀 쿡이 직접 나서 “우리는 다른 기업들처럼 고객의 데이터를 팔아 수익을 거두는 것을 단호히 거부합니다”라며 개인정보보호를 강조해 왔으며 올해 WWDC에서 안전하고 편리한 개인정보보호를 강조했다. 구글의 지메일 계정을 이용해 다른 서비스에 로그인하는 것처럼 아이폰의 최신 운영체제인 iOS13부터 터치ID, 페이스ID 같은 애플의 로그인 방식을 이용하여 제3자 앱에 로그인(Sign in with Apple)할 수 있게 되었다. 사용자의 이메일 주소, 이름 등의 개인정보가 제3자 앱에 넘어가지 않고 애플 역시 사용자의 앱 내 활동을 감시하지 않기에 개인정보를 보호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애플의 계정만 있으면 바로 앱을 사용할 수 있어 앱마다 별도의 회원가입 절차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애주고 아이디나 패스워드의 분실 위험 없이 터치만으로 로그인 할 수 있어 사용자 편의성도 개선했다. 또한 맥북의 최신 운영체제인 카탈리나(Catalina)부터 모든 앱이 사용자 문서에 접근하기 전에 승인을 받아야 하며, 승인 시 사용자의 번거로움을 최소화하기 위해 애플 워치의 사이드 버튼을 눌러 간단히 승인하도록 했다. 그동안 아이폰과 아이패드에만 지원되었던 도난 시 개인정보보호 장치(Activation Lock)를 맥북에도 적용하였다. iOS13과 카탈리나에는 도난된 아이폰이나 맥북이 간헐적으로 보낸 블루투스 신호를 토대로 오프라인 상태일 경우에도 손쉽게 분실된 기기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기능(Find My)도 탑재되었다.3

그림 2 WWDC에서 애플의 개인정보보호 기능을 설명하는 부사장 크레이그 페더리기
<그림 2> WWDC에서 애플의 개인정보보호 기능을 설명하는 부사장 크레이그 페더리기

※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구글은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만 수집하겠다는 전략이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최신 버전(Android Q)부터 앱 설정에 개인정보(Privacy) 탭을 만들어, 특정 앱이 기기의 어떤 데이터에 접근하는지 파악하고 권한을 쉽게 변경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한 올해 I/O에서 발표한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인공지능 스피커인 네스트 허브 맥스(Nest Hub Max)는 카메라가 사용자의 얼굴을 인식하여 저장된 메시지 재생이나 맞춤 알림을 할 수 있는데 얼굴 이미지 데이터는 디바이스 내에 저장되도록 설계했다. 가장 인기 있는 앱인 구글 지도는 사용자들이 이동 기록이나 위치 검색 기록 등을 저장하지 않고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시크릿 모드(Incognito Mode)를 도입했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주력사업으로 키우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올해의 빌드(Build) 컨퍼런스 에서 보안을 강조했다.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애저(Azure)의 보안 강화를 위해 현재 약 3천 5백여 명의 보안 전문가를 투입 중이고 매년 10억 달러를 보안 기술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또한 새로운 웹브라우저인 엣지(Edge)는 사용자가 3단계의 보안 등급 중 하나를 선택함으로써 제3자가 활용할 수 있는 개인정보 수준을 결정할 수 있다.

<표 3> IT기업의 개인정보보호 관련 서비스 발표 내용
기업 내용
페이스북
  • ▪ 사용자가 자신의 서비스 이용기록(Cookie)을 직접 삭제할 수 있는 기능(Clear History) 제공
  • ▪ 공개한 사진이나 대화 내용을 일정 기간이 지난 이후 자동으로 삭제할 수 있는 기능 개발
  • ▪ 이름만으로 가입이 가능하고 관심이 있는 상대방이 서로 동의할 경우에만 개인정보 교환이 가능한 데이트 상대 찾기 서비스(Facebook Dating) 출시
애플
  • ▪ iOS13에서 페이스ID, 터치ID를 통해 제3자 앱에 로그인 하는 기능(Sign in with Apple) 제공
  • ▪ MacOS 카탈리나(Catalina)에서 모든 앱이 사용자 문서에 접근하기 전에 승인 절차 요구
  • ▪ 도난 시 개인정보보호 장치(Activation Lock) 및 도난된 기기의 위치를 손쉽게 추적할 수 있는 기능(Find My)을 맥북에 적용
구글
  • ▪ Android Q에서 앱 설정에 개인정보(Privacy) 탭을 만들어, 특정 앱이 기기의 어떤 데이터에 접근하는지 파악하고 권한을 쉽게 변경
  • ▪ Nest Hub Max에서 사용자의 얼굴을 인식하여 저장된 메시지 재생이나 맞춤 알림을 하기 위한 얼굴 이미지 데이터는 디바이스에 저장
  • ▪ 구글 지도 사용자들이 이동 기록이나 위치 검색 기록 등을 저장하지 않고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시크릿 모드(Incognito Mode)를 제공
마이크로소프트
  • ▪ 새로 발표한 엣지(Edge) 웹브라우저는 사용자가 3단계의 보안등급 중 하나를 선택하고 이에 따라 제3자에게 개인정보 제공 수준을 결정

 

인공지능(AI), 실용(實用)에 집중하다

글로벌 IT기업들이 올해 발표한 신기술 목록에는 쓰임새 높은 인공지능 서비스가 다수 포함되었다. 그동안 공개된 인공지능 프로젝트가 세간의 주목을 받고 기술의 주도권을 가져가기 위해 놀랄 만한 거대 기술에 집중되었다면, 이제는 모든 서비스에 인공지능을 기본 탑재하는 인공지능 플러스(AI+) 전략을 통해 고객에게 실질적인 도움과 사용 편의성을 높여 주는 전략으로 선회한 것이다.

이번에 발표된 인공지능 개인비서 서비스는 두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맥락을 이해하는 능력이 개선되어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해졌다. 그동안 개인비서에게 질문이나 요청하는 문장의 말머리에 항상 “오케이 구글!”, “시리!”, “알렉사!”등의 명칭을 붙여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는데, 이제는 연속되는 대화를 할 경우 한번만 부르거나 심지어 부르지 않아도 동작하도록 기능을 개선하고 있다. 가령 아침 알람이 울리면 “오케이 구글, 알람 멈춰”라고 할 필요 없이 “멈춰”라고만 말해도 구글 어시스턴트가 알람을 정지한다. 아마존의 알렉사에게 “알렉사 몇 도니?”라고 질문한 후에 알렉사가 응답하고 나면, “2도 낮춰줘”라고 해도 알렉사가 맥락을 이해하고 온도를 낮춘다. 둘째, 여러 사람의 목소리를 구분할 수 있도록 개선 중이다. 실제로 구글 어시스턴트가 탑재된 인공지능 스피커(Nest Hub)와 애플 시리가 탑재된 인공지능 스피커(Home Pod)는 사용자가 누구인지 인식하고 이를 토대로 수신된 메시지를 읽어주거나, 선호하는 음악을 재생하는 등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클라우드나 서버 시스템에 의존하지 않고 스마트폰 등의 기기 내부에 간단한 인공지능을 탑재함으로써 작지만 요긴한 인공지능 서비스를 신속하게 제공해주는 이른바 온-디바이스 머신러닝 (On-Device Machine Learning) 기능도 보편화되고 있다. WWDC에서 공개한 애플의 사진 앱은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기기 내에 장착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활용도가 낮거나 비슷한 사진을 자동으로 숨기고 사용자가 선호하는 사진을 강조하도록 전체 라이브러리를 큐레이션 한다. 카메라 앱 역시 인물사진을 촬영할 경우 조명과 초점을 조절하여 눈의 선명도를 높이고, 얼굴의 특징을 밝고 매끄럽게 만들어 준다. 구글의 최신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Q는 유튜브뿐만 아니라 스카이프 등의 화상 채팅, 안드로이드 기기에 저장된 영화 등 모든 동영상의 음성을 자동 탐지해 자막을 생성해주는 라이브 캡션(Live Caption) 기능을 제공한다. 또한 누군가 문자로 주소를 보내면 구글 지도에서 주소의 위치를 확인하도록 제안하는 것처럼 문자 메시지나 메신저 대화에 답장을 추천하거나 사용자에게 다음 행동을 예측하여 제안하는 스마트 리플라이(Smart Reply) 기능도 추가되었다.

작년의 구글 I/O에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최고의 히트작은 인공지능 음성을 통해 전화를 걸어 예약을 하는 듀플렉스(Duplex)였다. 인공지능의 어투나 추임새가 전화를 받는 인간보다 더욱 인간다운 모습에 듀플렉스를 시연하는 내내 관중들의 탄성과 박수가 이어졌다. 하지만 이 장면을 지켜본 많은 사람들은 인공지능이 사람을 속이는 상황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기도 했다. 인공지능이 인간과 구분이 안 될 정도로 흡사할 경우 발생하는 인간의 반감(Uncanny Valley)이나 보이스 피싱 등 부작용을 막기 위해 구글은 올해 듀플렉스 온더 웹(Duplex on the Web)을 발표했다. 음성으로 렌터카나 식당을 예약하는 것이 아니라 예약 웹페이지를 텍스트로 채워주는 기능이다.4

그림 3 구글의 인공지능 서비스를 설명하는 CEO 선다 피차이와 안드로이드 책임자 스타파니 커버슨
<그림 3> 구글의 인공지능 서비스를 설명하는 CEO 선다 피차이와 안드로이드 책임자 스타파니 커버슨

※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페이스북은 올해 F8에서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페이스북 생태계의 건전성을 개선하고 사용자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령 자연어 이해 (Natural Language Understanding) 능력을 개선하여 페이스북에서 유통되는 가짜 뉴스 등의 유해 콘텐츠를 적발하고 있다. 또한 페이스북이 피부색, 나이, 성별과 같은 사용자 특성에 대해 차별 없이 공정하고(Fair) 포용적인(Inclusive)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인공지능 개발 방식을 마련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한편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매일 올라오는 약 4억 5천만 장의 사진에서 인물과 배경을 분석하여 맥락을 해석하고 자동 태킹하는 이미지 인식 기술(Panoptic Feature Pyramid Network)도 개발하고 있다.

<표 4> IT기업의 인공지능 관련 서비스 발표 내용
기업 내용
구글
  • ▪ 구글 어시스턴트 사용 시 ‘헤이 구글’이나 ‘오케이 구글’이라고 부르지 않고도 질의 및 요청이 가능하며, 다수 사용자의 목소리를 구분
  • ▪ 디바이스 자체에 인공지능을 탑재(On-Device Machine Learning)하여 동영상의 자막을 생성(Live Caption)하거나 메신저나 문자 수신시 사용자에게 다음 행동을 제안(Smart Reply)
  • ▪ 텍스트 기반의 인공지능 예약 서비스(Duplex on the Web)
애플
  • ▪ 애플 시리를 홈팟(Home Pod), 카플레이(CarPlay)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하고 사용자의 목소리를 구분하여 개인별 서비스 제공
  • ▪ 디바이스 자체에 인공지능을 탑재(On-Device Machine Learning)하여 사진을 자동으로 큐레이션하거나 최상의 인물사진을 촬영하도록 초점과 조명을 조절
아마존
  • ▪ 알렉사 사용 시 ‘알렉사’를 한번만 부르면 뒤이어 맥락이 비슷한 질의 및 요청에도 자동으로 응답
페이스북
  • ▪ 자연어 이해 능력을 개선하여 페이스북에 유통되는 가짜 뉴스 등을 적발
  • ▪ 사진의 인물과 배경을 분석하여 맥락을 이해하는 이미지 인식 기술 개발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의 킬러앱을 찾기 위해 노력하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같은 실감미디어가 글로벌 IT기업의 향후 격전장(激戰場)이 될 것임은 분명하지만, 사용자들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하다. 기술적으로 미흡한 부분이 많다는 점도 문제지만, 사용자들에게 어필할 만한 서비스, 즉 킬러앱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이다. 올해 공개된 엄청난 규모의 신규 실감미디어 서비스는 바로 킬러앱을 찾고자 하는 IT기업들의 치열한 노력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애플은 증강현실 앱 개발 도구인 ARKit 3, Realitykit, Reality Composer 등을 공개했다. 그동안의 증강현실이 현실 장면 위에 가상의 캐릭터를 올리는 방식이었다면 애플은 올해 가상 세계 위에 움직이는 사람을 올리고 가상 세계와 사람이 상호작용하는 기술을 구현했다. 이러한 기술을 이용하면 WWDC의 키노트 행사에서 시연한 마인크래프트 어스(Minecraft Earth)와 같이 여러 사람이 상호작용하는 증강현실 게임 개발이 한층 쉬워질 전망이다.

그림 4 WWDC에서 애플이 공개한 증강현실 게임
<그림 4> WWDC에서 애플이 공개한 증강현실 게임

※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애플이 게임을 증강현실의 킬러앱으로 선택했다면, 구글은 증강현실과 검색을 결합했다. 사용자가 검색엔진에서 특정 브랜드의 운동화를 검색한 뒤 카메라로 실내를 비추면 스마트폰 화면 속 실내에 실제 크기의 운동화가 놓여 있어 자신의 옷과 매치해 본 후 구매 결정을 할 수 있다. 또한 증강현실 앱 구글 렌즈(Google Lens)의 새로운 기능도 소개했는데, 사용자가 외국의 레스토랑에 가서 스마트폰 카메라로 메뉴판을 비추면 자국어로 번역해주고 요리의 리뷰정보를 제공해주며 가장 인기 있는 메뉴를 표시해준다.

그림 5 I/O에서 구글이 공개한 증강현실 검색 서비스
<그림 5> I/O에서 구글이 공개한 증강현실 검색 서비스

※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페이스북은 주력사업인 소셜 네트워킹에 가상현실을 접목했다. 페이스북 사용시간이 길어질수록 소외감과 우울증이 심해지고 현실에서 인간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다수의 연구가 발표되는 상황에서 친밀하고 편안하며 현실과 흡사한 소통의 도구로서 가상현실 기술을 선택한 것이다. 이를 위해 이용자와 똑같은 모습의 아바타를 제작할 수 있는 개발도구(Codec Avartars)를 공개하고 이용자들이 둘러 앉아 편히 소통할 수 있는 가상의 공간(Social VR)을 구축할 계획이다. 2014년 VR 업체 오큘러스 VR(Oculus VR)를 인수한 후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페이스북은 올해 안에 VR 헤드셋(Head Mounted Display)인 오큘러스 퀘스트, 리프트S, 그리고 기업에서 직업 훈련이나 생산성 개선 등에 사용하는 오큘러스 포 비즈니스를 출시하겠다고 했다.

<표 5> IT기업의 가상현실, 증강현실 관련 서비스 발표 내용
기업 내용
구글
  • ▪ 검색엔진에서 동물, 제품 등을 검색한 후 스마트폰 카메라로 실내를 비추면 화면 속에서 실제 크기의 3D 실물을 보여주는 증강현실 검색 서비스 공개
  • ▪ 스마트폰 카메라로 표지판, 메뉴, 도서 등을 비추면 번역, 리뷰, 부가 정보 등을 제공하는 증강현실 앱(Google Lens) 공개
애플
  • ▪ 증강현실 앱 개발 도구(ARKit3, Realitykit, Reality Composer) 공개
  • ▪ 가상의 배경에서 사람들이 참여하여 상호작용과 경쟁을 하는 다양한 게임 공개
페이스북
  • ▪ 지인들과 편안하고 친밀하며 따뜻한 소통을 할 수 있는 가상의 소통 공간(Social VR)과 아바타 제작도구(Codec Avartars) 공개
  • ▪ 다양한 VR 헤드셋(오큘러스 퀘스트, 리프트S, 오큘러스 포 비즈니스) 연내 출시

 

시사점

글로벌 IT기업들의 최신 기술 및 서비스 공개 행사를 전후하여 대다수 미디어에서 관련 내용을 소개하고 기술이 경제와 사회에 미치는 파급력을 예측하는 기사가 보도된다. 2010년 이후 클라우드 컴퓨팅을 시작으로 사물인터넷, 3D 영상기술, 3D 프린팅,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새로운 디지털 혁신 기술이 매년 소개되며 미디어의 보도 건수나 긍정적인 기대 수준이 정점에 도달했지만, 2017년부터 보도 건수나 장밋빛 미래에 대한 전망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IT 산업계와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올해도 세간의 주목을 받을 만큼 놀라운 기술이 많이 공개되지는 않았다. 대신 개발자 입장에서 신기술을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개발 도구가 충실히 공개되었고, 소비자들도 신기술을 실생활에서 이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서비스가 발표되는 등 내실 있는 행사였다는 평가가 많다. 이러한 분위기를 IT 시장조사기관 가트너(Gartner)가 말하는 기술의 발전 5단계(Hype Cycle)로 설명하면 3단계인 환멸단계(Trough of Disillusionment)와 4단계인 계몽단계(Slope of Enlightenment)의 언저리에 있다고 볼 수 있다.5 겉으로 보기엔 조용하고 별다른 변화가 없지만 실상을 보면 승자와 패자를 구분 짓는 진검 승부가 치열하게 벌어지는 단계에 해당한다. 몇 년 후 계몽단계가 지나 기존 사업자가 시장을 장악하게 되면 글로벌 경쟁 체계에 편입할 수 있는 골든타임도 놓치게 된다. IT기업들이 차분한 가운데 내실 있는 변화를 추구하는 현재의 시점이 우리 기업과 정부의 입장에서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유이다.

  • 1 New York Times(2018.9.28.), 「Facebook Security Breach Exposes Accounts of 50 Million Users」
  • 2 Facebook F8 홈페이지(www.f8.com)
  • 3 애플 WWDC 홈페이지(www.developer.apple.com/wwdc19/)
  • 4 Venture Beat(2019.5.8.), 「Every New Google Assistant Feature Announced at I/O 2019」
  • 5 가트너의 하이프사이클에 따르면 기술이 성숙되어 가는 과정을 5단계로 구분하여 설명한다. 우선, 미디어와 대중의 주목을 받지만 아직 사업 가치는 증명되지 않은 상태인 기술 촉발(Technology Trigger) 단계에서 시작하여 대중의 기대가 극대화되지만 일부의 성공과 다수의 실패 사례가 혼재하는 부풀려진 기대의 정점(Peak of Inflated Expectation)을 지나 승자와 패자가 구분되고 대중들의 관심이 시들해지는 환멸단계(Trough of Disillusionment)에 도달한다. 이후 기술의 성숙도가 높아져 불확실성이 사라지고 명확한 사업 성공 사례가 늘어나며 다수의 기업이 관련 투자를 늘리는 계몽단계(Slope of Enlightenment)를 거쳐 주류 시장으로 편입되는 생산성 안정화 단계(Plate of Productivity)로 진입한다.

키워드 월간SW중심사회 2019년 7월호 글로벌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