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이제 실행의 시대
  • 공영일디지털통계센터 책임연구원
날짜2020.01.28
조회수4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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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은 두 가지 시대적 변화를 맞이했다. 세상은 발견의 시대(age of discovery)에서 실행의 시대(age of implementation)로, 전문지식의 시대(age of expertise)에서 데이터의 시대(age of data)로 바뀌었다.” - 리카이푸
    •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에서 AI기술 개발과 사업을 이끌었던 리카이푸1라는 책에서 현재의 시기를 AI ‘발견의 시대’를 지난, ‘실행의 시대’로 규정하였다. 한 시대를 엄밀히 구분하는 것은 어렵지만, 이 구분은 AI기술 발전과 글로벌 시장의 큰 흐름의 변화를 직관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다.
    • AI 발견의 시대가 주로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의 학술적 성과에 기반을 두고 있는 반면, 실행의 시대는 다양한 분야에 딥러닝 기술의 실질적인 응용을 통해 산업과 사회를 변화시키는 시대를 의미한다. 딥러닝을 비롯한 AI 주요 이론들이 정립되고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진 이후, AI는 이제 도구(Tool)로서의 성격이 강해지게 되었다.
    • AI 실행의 시대로의 전환은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와 위협을 주고 있다. 인공지능 기초기술 분야에서 미국, 중국 등 주요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우리나라에게 실행의 시대는 기회의 시대가 될 수 있다. 산업과 사회에 인공지능 융합을 성공적으로 이뤄낸다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경제와 사회시스템을 구축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지금 이 실행의 시기에 과거 산업화 시대의 틀과 사고에 얽매여 새로운 변화를 빠르게 수용하지 못하면 우리는 AI 경제시대의 주변국가로 전락할 수 있다.
    • AI 실행의 시대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정책과제는 무엇일까? 이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우선순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필자는 데이터 확보를 위한 환경조성, AI 융합 선도인재 양성을 강조하고 싶다.
    • 첫째, 데이터이다. AI 실행의 시대에서는 그간 확립된 방법론과 이론을 다양한 분야에 실제 적용하기 위한 데이터가 알고리즘, 그리고 결론적으로 경제적 성과를 좌우한다. 리카이푸가 에서 인공지능 실행의 시대에 중국이 미국을 넘어설 것이라고 주장하는 근거도 중국이 확보한 다양한 분야의 방대한 데이터에 기반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개인정보보호 규제 강도 측면에서 최상위권 국가로 분류된다. 이는 국내에서 사람과 관련된 데이터를 확보하기 매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의 <신산업 규제트리와 산업별 규제사례> 보고서에 따르면 4대 신산업(AI, 드론, 바이오헬스, 핀테크) 19개 세부분야의 63%에 달하는 12개 분야가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에 의해 막혀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2 이와 같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개인을 식별할 수 없도록 처리된 ‘가명 정보’를 데이터로 활용하고, 분산된 개인정보보호 체계를 일원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데이터 3법의 개정안이 지난 1월 9일 국회 본회의에서 마침내 통과됐다.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는 관련법의 시행령, 시행규칙 개정 등 후속조치 마련에 전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AI 기초기반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데이터 확보는 다른 나라보다 몇 배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데이터 확보를 위한 환경조성은 우리나라가 AI 실행의 시대로 진입하기 위한 첫 번째 관문이며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보다 2배는 더 빨리 뛰어야 할 상황에 있다는 냉엄한 현실 인식과 행동이 필요하다.
    • 둘째, AI 융합 인재양성이다. AI 실행의 시대에서는 산업과 사회 각 분야에 AI 기술을 잘 적용하여 얼마나 빠르게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가, 또는 기존 제품과 서비스의 가치를 얼마나 높일 수 있는가가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 도구로서의 AI를 잘 이해하고 자신의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엔지니어의 육성을 확대 추진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AI융합 선도인재 20만 명양성사업(가칭)’과 같은 대규모 국가 프로젝트를 고려해 볼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 사업체 종사자 수는 2,223만 명으로 파악된다.3 사업체 종사자의 약 1%에 해당하는 20만 명을 5년 정도에 걸쳐 AI융합 선도 핵심인력으로 양성하는 것이다. 참고로 일본의 경우, 2019년 3월에 발표한 AI전략에 따르면 AI 융합인재를 ‘연간’ 25만 명을 양성할 계획이다. 이 계획의 현실성과 실현 여부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도 일부 있지만 일본 정부의 AI 융합인재 양성에 대한 엄중한 인식과 강한 정책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 정부가 작년 12월 발표한 <인공지능 국가전략>에 제시된 ‘AI를 가장 잘 활용하는 나라’의 비전은 이에 부합하는 각별한 인재육성 정책의지와 실행프로그램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달성이 어렵다는 점에 이견이 없을 것이다.
    • 2020년 경자년(庚子年)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쥐(子)의 해이다. 십이지 동물의 특성을 기업 경영에 접목하여 풀이한 손욱의 <십이지 경영학>에 따르면 쥐가 시사하는 것은 자기의 현 위치, 현 상황을 재빨리 파악하고 생존차원의 위기의식을 공유하여 위기를 돌파해 가야 한다는 것이다. 2020년 경자년(庚子年)이 AI 국가전략과 세부과제의 과감하고 신속한 실행을 통해 AI 강국으로 도약하는 원년이 될수 있기를 기원한다.
    • 1 대만 태생으로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컴퓨터과학 학사, 카네기멜론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8년 음성인식 시스템 개발을 시작으로 인공지능 연구, 개발 및 투자 분야에서 30년 이상 종사해왔다. 2009년 벤처캐피탈 시노베이션벤쳐스를 창업하기 전까지 애플, SGI,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에서 일했고 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 아시아 창립이사, 구글 차이나 사장을 지낸 바 있다(AI 슈퍼파워, 2019).
    • 2 http://www.korcham.net/nCham/Service/Economy/appl/KcciReportDetail.asp?SEQ_NO_C010=20120932452&CHAM_CD=B001
    • 3 http://kosis.kr/statHtml/statHtml.do?orgId=101&tblId=DT_1K52C03&conn_path=I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