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를 넘어 인공지능 사회로 가는 길

※ 이 글은 한국SWICT 총연합회, 전문위원 양창준대표이사의 기고를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전 세계 대유행, 이른바 팬데믹 사태를 겪으면서 동시에 최악의 경제 위기를 맞고 있다. 근 20년 동안 우리 사회는 두 번의 커다란 위기에 봉착했고 그때마다 우리 인류의 뛰어난 위험 극복 DNA로 현명하게 극복하여 왔다. 1998년 아시아를 중심으로 하는 외환위기, 2008년도에 글로벌 금융위기 등, 두 번의 글로벌 위기는 지역적으로 발생하였고, 시차를 두고 위기를 겪었기 때문에 비교적 잘 극복할 수 있었다. 1998년 외환위기는 태국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의 급격한 자본 유출과 외화 유동성 부족으로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친 반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선진국 자산(부동산) 버블의 붕괴, 증권화 금융상품의 손실 확대와 확산이 전세계 금융 위기로 전이된 사건으로, 우리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2020년 코로나 19 팬데믹 사태는 우리가 맞이한 세 번째 인류 위기이다. 코로나 19는 아주 짧은 시간에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생산활동, 경제활동 등 우리의 모두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로나 19는 2002년 발생한 사스(SARS), 2012년 발생한 메르스(MARES) 등과 비교하였을 때 치사율은 낮지만 전파 속도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사스, 메르스도 아직 치료제와 백신이 없는 상태이고 보면, 코로나 19의 치료제와 백신 개발이 신속하게 되리라는 보장도 없다고 볼 수 있다. 나아가, 팬데믹 선언으로 인한 각국의 방역 노력에 따라 글로벌 공급망과 실물 경제에 영향을 주는 수요‧공급 충격으로 글로벌 경제 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언급한 두 번의 큰 위기는 수요 또는 공급 등 한쪽에 문제가 많았다면, 코로나19는 수요‧공급 모두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로나 19 감염자로 인해 공장이 폐쇄되고, 생산이 중단되어, 공급이 영향을 미치고, 소비자들은 경기 하방으로 인한 불안감으로 수요를 위축시키고 있다.

돌이켜보면, 1998년에는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수많은 정부 정책을 진행해 왔다. 20년이 지난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ICT 인프라가 잘 되어 있고, 현금이 필요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고, 집에서 필요한 대부분의 관공서 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이러한 우리나라 ICT 인프라를 보고 불룸버그 통신에서는 매년 한국을 가장 혁신적인 국가로 평가하고 있고, 세계통신연합(ITU)에서도 두 번째로 인프라가 잘 되어있는 국가로 평가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에 초고속국가정보통신망을 개통했고(2000. 7월), 정보 격차 해소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기도 했으며(2001.1월), 디지털TV, 위성방송이 시작하는 등 다양한 정책들이 쏟아졌다. 기억에 남는 사업 중 하나는 ‘중소기업 IT화 사업(200억 원, 2004)’으로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 3만 개를 지원한다는 사업이 있었다. 일명 ‘중소기업 ERP’로 당시 미용실, 식당, 소매점 등 정보화에 소외된 사업장에 정보화를 시켜주는 사업이었으며, 당시에는 ICT 시장이 큰 파장을 일으켰다. ICT 산업의 외연을 확장하고, ICT에 소외된 사업장에 정보화 지원을 통해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이루어보겠다는 정책이다. 당시만 해도, 소상공인들에게는 POS 시스템(매장관리 시스템)이 없이 수기로 매출장부를 작성하거나 작성할 수도 없는 환경에서 주먹구구식으로 사업을 영위하던 때이다. 지금도 어떤 사업장에는 아직도 그 당시 지원한 사업의 ICT서비스를 사용하는 매장도 있다. 그러나 그 뒤로 정부가 지원하는 대규모 사업은 없었고, 부분적인 공급자 중심의 사업만 이루어졌다. 15년이 지난 지금,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 중소상인들에게 그들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부족한 자원 및 역량을 보완해주기 위해 정보화를 넘어 인공지능(AI)이라는 옷을 입혀주는 정책이 필요하다.

코로나 19로 인해 가장 큰 피해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계층이 ICT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사업장이라고들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비대면(Untact)이라는 것은 ICT 네트워크가 갖춰져야 하고, ICT 환경에 익숙해져야 가능하다.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에게는 디지털에 접근이 어렵고, ICT 환경에 익숙하지도 않은 그룹 중의 하나이다. 실질적인 사례를 통해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환경을 소개하고자 한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해 있는 “종로광장시장”은 전국의 수많은 전통시장 중에 하나이며, 1960년대 개설되어, 99% 이상이 한복, 직물 원단, 의류 부자재 등을 취급하며, 2,000여 점포 수가 영업을 하는 대표적인 재래시장이다. 이 시장은 비접촉 영업은 상상할 수도 없는 면대면으로만 장사를 하는 시장이다. 전국에서 가장 앞서있고 잘되어 있는 전통시장이라고 해도 그렇다. 하지만,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하면 비접촉 영업이 가능하다. 우리나라 90% 이상이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으로 이름도, 모델도 모르는 의류 또는 원단을 카메라도 검색하면, 이 원단의 생산자 연락처, 가격, 유사 제품의 제품과 가격을 검색할 수 있고, 자동으로 견적도 받을 수 있다. 인공지능을 탑재하면, 학습을 통해, 쓰면 쓸수록 똑똑해지며, 고객의 필요한 사항을 자동으로 알려주기도 한다. 단골이나 고객들을 분류하여 언제, 어떤 고객들이 많이 찾는지를 분석하여, 적절한 재고관리를 통해 사전에 제품을 준비할 수 있다. 그야말로 똑똑한 비서를 곁에 두는 꼴이 되는 셈이다.

두 번째 케이스는 신세대 취향을 저격하는 퓨전 피자전문점을 운영하는 경우이다. 여기 사장님은 20년 동안 최고의 피자만을 고민해 왔지만, 아직도 고객관리는 스마트폰 SNS로 관리하고 있다. 스마트폰에는 4,000명의 고객 정보가 들어있고, 신상품 홍보나, 고객과 소통은 할 수가 없는 수동적인 주문만을 활용하고 있다. 이 피자 매장은 인공지능 매장관리 시스템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우선 AI를 통해 24시간 소통할 수 있는 챗봇을 활용하고, 일 년 중에 가장 주문배달이 몰리는 어린이날에 판매 수요를 전망에서 식자재를 준비하고, 챗봇을 통해, 계절별, 이벤트 일자별 신상품 홍보, 주문 결제, 배송자 연락, 배송상태 확인, 배송 완료 및 소비자들의 리뷰 등록(Feedback)까지 자동으로 하니, 매장 주인은 고품질의 피자를 만드는 것에 집중하면 된다. 또한 지금까지 주먹구구식으로 고객을 관리하고 매출을 관리하는 대신, 과학적이고 데이터에 근거한 경영을 실현할 수가 있다. 이러한 것이 AI의 파급효과이다.

또 다른 사례가 있다. 전국에 자동차 정비업(일명 카센터)체는 36,000여 개가 있다. 이중 프랜차이즈로 정비업을 하는 조합으로 공동브랜드로 사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직원 없이 사장이 혼자 카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고객의 정비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전통적인 카센터에 AI를 접목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카센터의 고객 정비기록, 자동차 전자제어 장치(ECU, 일명 자동차의 블랙박스) 그리고 고객정보 데이터를 분석하면, 다양한 서비스가 창출될 수 있다. 계절별 수요 예측, 고객의 운전습관, 자동차의 소모품 수명 자동 알림 등 아주 편리한 서비스가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갑자기 자동차가 고장 현상을 느낄 때, 24시간 챗봇을 통해 자동으로 고장 여부, 고장의 정도, 비상조치 방안까지 챗봇을 통해 서비스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카센터 사장은 매출 전망까지 가능하다.

마지막 사례이다. 30여 년 동안 서울의 한 전통 철강 단지에 판금, 금형, 용접 등을 하는 사장님의 사례이다. 고객의 주문을 하거나, 견적을 내고자 할 때, PC에는 수만 개의 견적서, 사양, 설계도가 저장되어 있지만, 원하는 것을 찾기란 쉽지가 않고, 매번 애를 먹고 있다. 데이터 관리가 안 되어 있는 경우이다. 이러한 업체에 AI를 탑재하면 업무의 효율이 아주 높아질 수 있다. 모든 사양서, 제안서, 설계도 등 자료를 라벨링(이름표 지정)하고, AI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데이터를 관리하면 자료들을 언제든지 시각화 할 수 있고 원하는 정보를 손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업무의 효율이 높아진다.

최근에는 정부에서 이러한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위해 인공지능 매장으로 탈바꿈해주는 사업들이 꽤 많아졌다. 하지만,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이러한 과제를 수주하고 AI 서비스를 도입하기까지는 장벽이 아주 높다. 첫째, 정부 과제 사업을 철저하게 관리하겠다는 취지는 이해하더라도, 소상공인들에게는 “중소기업 확인서”, “지방세, 국세 납부 확인서”. “제조 생산물 확인서” 등 각종 서류를 준비해야 한다. 소상공인들에게는 PC가 없는 곳도 태반이고, 세무서에 가보지 못한 분들도 많다. 또한 과제를 수행하는 기관의 조건이 너무 엄격하다. 예를 들어 상시 종사자가 2명 이상이고, 이들이 석박사 이상이어야 하며, 정부 과제를 수행해 본 경험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조건은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참여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 또한 법 제도도 개선해서 고객이 동의하는 절차를 간소화하고 최소화하여 빅데이터, AI를 잘 쓸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우리는 유래 없는 어려운 난국에 처해 있다. 1998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때의 경험을 잘 살려서, 이번 코로나 19 사태도 슬기롭게 극복해야 한다. 이번 코로나 19 극복의 핵심 성공 요인에는 의료진의 피땀 어린 노력과 함께 하는 K-방역뿐 아니라, 비대면 사회로 전환되면서 늘어난 물동량을 소화해주는 물류 시스템과 같이 큰 틀의 사회적 시스템을 작동하게 하는 인공지능을 비롯한 보이지 않는 디지털 기술이 자리하고 있다.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살리는 것은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에서 내수 시장을 살리는 데 관건이 된다. 이들에게 인공지능을 비롯한 디지털 기술 발전의 과실을 나눌 수 있도록 제2의 중소기업 IT화 사업과 같은 정책적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이와 같은 노력을 통해, 더 단단하고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이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