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시대, 공연산업의 XR 활용 동향

날짜2020.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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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문영 인턴연구원, hihitto@spri.kr
    • 코로나19가 초래한 위기를 겪고 있는 공연산업은 XR(eXtended Reality)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XR을 활용하는 공연은 온라인 공연 경험에 몰입감을 제공하고 기존의 오프라인 공연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상호작용의 즐거움을 줄 수 있으며 물리적 공간의 제약을 넘어 관객 맞춤형 접근을 제공해 줄 수 있다. XR 콘텐츠 제작 지원 및 인력 양성 등 정책적 지원을 통해 XR 활용을 통한 공연산업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야 한다.
  •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시대의 도래와 공연산업의 위기
    • 코로나19 발생 이후 오프라인 주도의 공연산업은 큰 타격을 받았다. 밀집된 공간에서의 집단 관람이 감염의 위험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공연 관람객이 크게 줄어들었고 결국 국내의 많은 대극장, 중소 박물관, 미술관들이 연이어 휴관을 선택하였다. 1984년 결성 이후 36년간 전 세계를 다니며 2억 명 이상의 관객을 유치했던 캐나다의 ‘태양의 서커스(Cirque du Solei)’는 코로나19에 따른 수익 감소 문제로 파산보호신청을 했다.1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에 따르면, 2020년 1월에서 4월 사이 취소 또는 연기된 국내 행사가 전국적으로 2,500여 건, 피해 금액은 약 523억 원에 이르며,2 2020년 3월에서 6월간의 국내 공연 건수와 예매수도 2019년에 크게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1] 참조). 투자 은행사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는 공연산업에 대한 코로나19 여파를 반영하여 2020년 라이브 음악 시장 매출 예측을 288억 달러(약 34조 2,300억 원)에서 70억 달러(약 8조 3,200억 원)로 대폭 하향 조정하였다.3
    • [그림 1] 국내 공연예술공연정보 통계
      국내 공연예술공연정보 통계 공연건수 예매수
      ※ 자료 : 공연예술통합전산망 데이터 재구성. http://www.kopis.or.kr
  • 공연산업의 온택트(Ontact)화와 XR 활용
    • 코로나19 상황에 대응하여 이전에는 보조적으로 이용되었던 온라인 공연이 오프라인 공연의 대안으로 떠오르며 점차 비대면(Untact) 시대 온라인을 통해 연결(On)하는 온택트 공연의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기존 오프라인 공연을 주로 하던 방탄소년단, 슈퍼주니어, 마마무 등 K-POP 가수들부터 클래식 레이블 도이치 그라모폰(DG)까지 온라인으로 공연 무대를 옮기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 공연이 오프라인 공연을 대체하기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오프라인 콘서트에 직접 참여하여 느낄 수 있는 현장감과 몰입감, 공연자와 관객 간의 상호작용과 공감을 PC나 스마트폰의 2D 평면 화면으로는 충분히 전달하기 어렵다.
    • 이에 공연산업계는 온라인에서도 오프라인 관람의 즐거움을 유지하면서 기존에 없던 새로운 관람 경험을 주기 위해 XR(eXtended Reality)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XR은 가상현실(Virtual Reality : VR),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 AR), 혼합현실(Mixed Reality : MR) 그리고 홀로그램과 미래에 나타날 신기술을 포함하여 오감을 확장한다는 뜻으로 확장현실(eXtended Reality : XR)이라고 통칭하고 있으며 몰입경험을 제공하는 실감기술이다. 본고에서는 비대면 시대에 공연산업의 최근 XR 활용 동향과 산업·정책적 시사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 공연산업의 XR 기술 활용과 가치
    • XR 기술은 폭넓은 110°~180° 시야각 확보, 물리적 시공간의 제약을 벗어난 가상공간 구현, 아바타 등 가상객체를 통한 자유로운 상호작용 제공의 장점을 갖고 있다. 이러한 XR의 기술적 장점은 단조로워질 수 있는 온라인 공연 경험에 생생함과 몰입감을 더할 수 있고, 기존의 오프라인 공연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상호작용의 재미와 즐거움을 제공할 수 있다([표 1] 참조).
    • [표 1] XR 활용 방안
      [표 1] XR 활용 방안
      오프라인 공연 온라인 공연 XR 활용 공연
      몰입성 공연 현장에 관객이 존재하기 때문에 몰입 수준 높음 2D 화면의 제한된 정보로 공연 집중력 저하 AR 무대 구현, 폭넓은 관람 시야 제공, 3D 모델링 등으로 몰입 수준 향상
      상호 작용성 실시간 호응, 제스처 등 쌍방향 소통 가능 공연에 대한 호응, 감정표현 등이 제한되어 일방향 소통 VR 아바타 구현을 통해 수동적 관찰자에서 능동적 참여자로 행동
      접근성 관객 수용 인원, 공연장 위치, 무대 시야, 공연 시간 등 시공간적 제약 존재 시공간적 제약 완화로 관람 접근성 향상 기호에 맞춘 관람거리/공간 등 개인 수요 맞춤형 접근 가능
      ※ 자료 : SPRi Analysis
    • 1. XR 콘텐츠 제공을 통한 몰입감 향상
    • 오프라인 공연을 그대로 온라인으로 중계할 때 관객들은 오프라인 경험에 비해 제한된 관람 경험으로 몰입감이 저하될 수 있다. XR 기술을 활용한 공연 콘텐츠는 기존 오프라인 공연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시각적 재미를 제공하여 몰입감을 높일 수 있다. SM엔터테인먼트의 비욘드라이브(Beyond Live)의 경우에는 온라인 공연에 AR 합성 기술(Live Sync Camera Walking)을 활용하여 그룹 슈퍼엠(SuperM)의 호랑이를 형상화하는 안무에 호랑이 그래픽을 입혀 몰입감을 높였다4([그림 2] 참조). 해외 유명 가수 마돈나는 3D 모델로 구현한 가상의 마돈나와 합동 공연을 보여주기도 하였다.5 한류 콘서트 KCON:TACT와 대표적인 국내 합동 콘서트인 드림 콘서트 등 대형 공연들도 AR 콘텐츠를 개발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 [그림 2] 비욘드 라이브6
    팬라이트 속 SuperM 등장 AR 팬라이트와 콜로세움 무대 AR 호랑이 효과
    • VR 기술은 넓고 자유로운 관람 시각을 제공하여 오프라인 공간의 현장감과 몰입감을 가장 실제에 가깝게 느낄 수 있다. 영국의 스타트업 MelodyVR는 360° 카메라 촬영을 통해 다양한 라이브 콘서트를 볼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실제 MelodyVR을 통해 송출된 3일간의 ‘Wireless Festival 2020’은 34개국에서 13만 2천 명 관람객을 성공적으로 유치하였다.7 MelodyVR에서 개최된 콘서트 수는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약 10배 증가하며 VR 기술 활용이 늘어나고 있음을 보였고 향후 유사한 활용 사례의 등장이 예상된다.8
    • 2. 가상무대와 아바타를 이용한 상호작용 구현
    • 공연자와 관람객의 상호작용, 즉 노래를 같이 부르고 환호로 호응하는 모습이나 주변 관람객들의 모습은 공연을 관람하는 주요한 즐거움 중 하나이다. 관람객들은 XR로 구현한 가상의 공연 공간에 아바타(Avatar)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미국 에픽게임즈(Epic Games)가 만든 슈팅게임 포트나이트(Fortnite)에서 진행된 힙합 뮤지션 트래비스 스캇(Travis Scott)의 가상 콘서트는 스캇의 동작을 구현하는 아바타와 관람객들의 아바타가 함께했다. 관객으로서 유저들은 가상현실 속 무대 앞으로 다가가 점프를 하고 감정표현을 하는 등의 반응을 하며 공연자와 상호작용을 하고 노래의 테마에 따라 우주에서 수중으로 이동하고 공중으로 띄워지는 등 기존 공연에서는 가질 수 없었던 새로운 관람 경험을 누릴 수 있었다.
  • [그림 3] 가상현실 아바타 콘서트9
    VRrOOm - Jean-Michel Jarre의 공연 WaveXR - Galantis의 공연
    • 프랑스의 뮤지션 장-미셸 자르(Jean-Michel Jarre)는 VR 기술을 활용한 ‘Alone Together’라는 공연을 진행했다. 스튜디오에서 VR 헤드셋을 끼고 손에 장갑형 컨트롤러(Controller)를 장착하여 일렉트로닉 키보드를 연주했고, 연주 모습은 가상공간에서 연주자의 아바타와 그래픽으로 나타났다. VR 아바타로 참여한 관객들은 대화를 나누고 환호성을 지르며 즐겁고 신나는 감정을 이모티콘(Emoticon)을 통해 표현하였다. 비슷한 플랫폼으로 가상현실 엔터테인먼트 스타트업 웨이브 XR(WaveXR)에서도 관객들은 VR기기를 통해 관객으로 참여하고 공연자에게 손을 흔드는 상호작용이 가능하다([그림 3] 참조). 가상의 공연 공간에서 아바타를 통한 상호작용은 XR 기술 발전에 따라 더욱 실제에 가까워지고 관람자의 요구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활용될 잠재력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 3. 공연 무대에 대한 제한 없는 접근성 제공
    • XR을 활용한 공연은 110°~180° 무대 시야, 아바타 활용 등을 통해 공연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 가상공간을 활용하는 만큼 다양한 형태의 공연장 구성 등 관람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공연 현장에 실제 관객이 없으므로, 공연자의 모습을 여러 각도의 카메라로 촬영하고, 관람객이 원하는 각도와 거리에서 공연 모습을 접할 수 있다. 예로, 공연자의 바로 옆에서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을 바라볼 수 있고, 멀리서 전체적인 공연 모습을 조망하며 관람할 수도 있다. XR 공연 무대에서는 좌석과 무대의 거리에 따라 달라지는 무대 시야 차이 등이 없이 모두가 본인이 원하는 관람경험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웨이브XR(WaveXR)은 XR을 활용하여 공연 모습 촬영 각도를 다양화하고, 화려한 무대 테마 구성, 개인 기호에 맞춘 관람공간 제공 등을 통해 개인 수요 맞춤형 공연 접근이 가능하다.
  • XR 기술의 발달에 따른 공연산업의 전환 전망
    •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오프라인 공연이 수익 대부분을 차지하던 공연산업은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받았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온라인 공연이 부상했고, 이제는 XR을 활용한 차별화된 공연 경험으로 관람객들을 유치하고 있다. XR을 활용한 슈퍼주니어의 공연은 12만 3,000여 명이 관람했고 티켓 수익만 약 60억 원으로 예상되며 이전의 오프라인 공연보다 높은 수익을 올린 바 있다.10 트래비스 스콧의 포트나이트 콘서트는 1,230만명의 동시접속자 수를 기록11하며 흥행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가상 콘서트 플랫폼으로서인 웨이브XR(WaveXR)은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아 3,000만 달러(약 355억 1,400만 원)의 투자를 받았다.12 이러한 성과들은 향후 공연산업에서 XR 활용 수요가 늘어나 공연의 형태가 다양화되고 새로운 산업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 공연업체들은 물리적 공연공간 대여, 관계자 이동 및 숙박비를 포함한 공연 준비 비용을 아끼면서 더욱 많은 관람객을 가상공간으로 유치할 수 있고 관객들은 오프라인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공연을 집에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현재 오프라인으로 준비된 다양한 한류 콘텐츠들은 XR 기술과 접목하여 다양한 볼거리를 만들고 시공간에 제한 없는 공연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통신사들은 AR 스튜디오를 구축하는 등 자체적으로 XR 콘텐츠를 제작 및 보급하고 있다. 또한, 최근 국내 대형 엔터테인먼트 기획사들은 온라인 전용 콘서트 브랜드를 만들고 XR 등 기술과 콘텐츠를 접목하는 시도를 확대할 계획이다.13
    • 새로운 장르로써 XR을 활용한 공연이 지속적인 발전을 하기 위해서 더욱 적극적인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 우선 현재 XR 콘텐츠 제작 비용을 부담할 여력이 부족한 중소 공연업체나 공연자들을 위한 시스템 구축 차원의 지원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들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XR 콘텐츠 제작 지원 시설 확충, 전문 촬영 장비를 비롯한 XR 특화 공연 콘텐츠 제작 비용 지원, 관련 공연인력·기술인력 양성 등 지원 방안 도입이 필요하다. 아직 XR 기기의 활용이 제한적인 면을 고려하여 스마트폰/태블릿 등 스마트기기로 접근 가능한 AR 등 XR 구현방식의 단계적 도입 및 지원 시나리오를 세울 필요가 있다. 또한, 정책 지원의 구체적 근거 마련을 위해 연 단위로 국내 공연시설 및 단체의 운영 현황과 실적을 조사하는 「공연예술실태조사」에 온택트 공연 현황, XR 등 신기술 활용 현황, 관람자 수 등 성과지표를 포함하는 안도 고려해야 한다.
    • XR은 물리적·경제적 이유로 공연에 가기 어려운 장애인, 저소득층, 장노년층에게 공연 관람의 즐거움, 삶의 행복을 돌려줄 수 있고,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우울감 해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비대면 시대에 새로운 주류로 떠오르고 있는 XR 공연을 위한 정책적 지원과 제도의 뒷받침이 이루어진다면 향후 새로운 경제적 가치 창출과 우리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1 조선비즈(2020.6.30.), “공연 역사상 최대 흥행작 ‘태양의 서커스’, 파산 보호 신청. 배우 4,500명 무급 휴직”
    • 2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2020.3.), “「코로나19」 사태가 예술계에 미치는 영향과 과제”
    • 3 Medium(2020.5.21.), “The Goldman Sachs’ Music In The Air 2020 Report - An Executive Summary”
    • 4 SM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2020.5.1.), “안방에서 미래의 콘서트를 보다”
    • 5 RollingStone(2019.5.1.), “Billboard Music Awards 2019: Madonna, Maluma Perform Hologram-Enhanced ‘Medellin’”
    • 6 https://www.youtube.com/watch?v=BDfpFKRf8cU, https://www.youtube.com/watch?v=oxHDwfbf5vI
    • 7 Pollstar(2020.7.8.), “MelodyVR: Wireless Connect Success & Live Streams From Brixton Academy”
    • 8 RollingStone(2020.7.1.), “The New Reality for Concerts in COVID: Virtual Reality?”
    • 9 https://www.youtube.com/watch?v=I6kZQ5nW9zw, https://www.youtube.com/watch?v=o_t4TKQwHB4
    • 10 스타뉴스(2020.6.16.), “슈주 40억·NCT 34억..'비욘드 라이브' 오프라인 공연 그 이상③”
    • 11 Techcrunch(2020.4.24.), “Fortnite hosted a psychedelic Travis Scott concert and 12.3M people watched”
    • 12 Varierty(2020.6.10.), “Avatar-Concert Startup Wave’s $30 Million Round Draws Scooter Braun, Alex Rodriguez Among Investors”
    • 13 문화일보(2020.8.5.), “SM·JYP, 온라인 콘서트 전문 회사 ‘비욘드 라이브 코퍼레이션’ 설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