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가천대학교 경영대학 전성민 교수님의 기고를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1. 정부 인공지능 준비지수 (Government AI Readiness Index)

영국 옥스퍼드 인사이트(Oxford Insights)에서 올해 발표한 ’20 정부 AI 준비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정부의 인공지능 준비지수에서 7위를 차지했다. 작년 순위 26위에 비하면 순위가 크게 상승했다. 아시아에서는 6위를 차지한 싱가포르에 이어 한국은 두 번째였고, 미국, 영국, 핀란드, 독일, 스웨덴이 1~5 위를 차지했다.

영국 런던에 있는 AI 자문그룹인 옥스퍼드 인사이트는 국제개발연구센터 지원을 받아 국가 정부가 AI의 운영과 공공 서비스 제공에 있어서 이를 얼마나 잘 활용하고 지에 대하여 전 세계 194개국 정부를 평가했다. 2019년까지는 관리, 인프라 및 데이터, 기술과 교육, 정부 및 공공 서비스 등 4개 차원의 11개의 지표로 평가를 하였으며, AI 전략 수립여부, 크런치베이스에 기록된 AI 스타트업 수, 정부 효율성 및 AI 구매, UN 전자정부 개발지수 등 다양한 외부 지표도 활용하였다.

올해 들어 정부 AI 준비의 역할을 진단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가설이 추가되었다. 첫째, 정부는 AI를 채택하고 이를 적용하고 혁신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정부는 기술 부문에서 적절한 AI 툴을 공급한다. 셋째, AI 툴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축되고 적절한 교육과 인프라가 제공되어야 한다. 이런 진단은 AI와 같은 신기술 분야에서 고소득 국가들이 중하위 소득 국가들보다 빠르게 투자하여 AI 준비 단계에서 불균형이 나타나는 정도를 측정할 수 있다는 데에 장점이 있다.

2. 우리나라의 정부 인공지능 준비지수

우리나라 정부의 인공지능 준비지수는 데이터 및 인프라, 기술 영역, 정부 등 3개 영역으로 구분하여 볼 수 있다. 첫째, 데이터 및 인프라는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한국은 스마트폰과 인터넷 보급률이 높고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가 비교적 적다. 5G 네트워크가 적용되는 도시의 수도 가장 많으며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지원 정책으로 통신비 지원이 이뤄지기도 했다. 한국은 Open Data Barometer 2017 Leaders’ Edition에서 전 세계 4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 정부는 개방형 데이터 포털을 보유하고 있으며 개방형 데이터 전략위원회는 정부 부처의 개방형 데이터 제공을 촉진 중이다.

둘째, 기술영역 분야에서 한국은 경쟁력 있는 기술 산업을 보유하고 있다. 반도체, 자동차 및 전자 분야는 물론 산업용 로봇 기술에 대한 전문 지식을 확보하고 있다. 유니콘 스타트업들이 있으나 스타트업은 삼성과 같은 거대 대기업에 비해 자금 및 인재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대기업들은 AI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해외 인재 유치 및 유지에 투자하고 있다. 한국은 GDP 대비 R & D 지출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우리나라 정부는 2018AI R & D 전담 전략을 발표하여 2022년까지 2.2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했다. 투자금 일부는 AI 대학원 프로그램 6 개와 AI R & D 기관 5개를 만드는 데 사용될 것이다.

셋째, 정부 차원에서 한국은 ’1910AI 국가 전략을 시작했으며 팬데믹 시대에 대응책으로서 정부는 AI5G에 중점을 둔 경제 지원 정책과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디지털 뉴딜'을 발표함으로써 AI 분야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의료 분야에서 AI를 사용하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대표적인 사례로 노인 간호에 사용되는 챗봇인 '다솜이'를 들 수 있다.

4 차 산업 혁명위원회는 정부 전반에 걸쳐 AI 및 신기술 관련 정책에 대해 자문을 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 도입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 시민 사회 및 민간 부문의 이해 관계자들이 모여 규제 및 제도 개혁 해커톤을 진행 중이다. 정부는 AI 규제, 윤리 및 거버넌스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서울 PACT(Principles of Artificial Intelligence Ethics and its Application)를 기반으로 지능형 사회를 위한 윤리 지침을 발표하기도 했다.

3. 평가 및 시사점

’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팬데믹 상황에서도 우리나라 정부는 AI 준비지수를 크게 상승시킬 정도로 AI에 대한 준비가 개선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AI를 얼마나 책임 있게 사용하는지를 측정하는 하위 지표인 Responsible AI index로는 우리나라가 여전히 21위 수준이고 아시아에서는 일본과 싱가포르보다 뒤처져 있다. 또한 AI 분야의 선진국들과 개별 영역별로 비교해보면 더 개선할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구체적으로는 AI 거버넌스 및 윤리, 데이터 보호 및 개인 정보 보호법, 디지털 수용력, 적응성 및 인적 자본 확충과 관련한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 AI 거버넌스 및 윤리와 관련해서는 AI를 구현할 때 신뢰와 합법성을 확보하는 올바른 규정과 윤리적 프레임 워크를 구비해야 한다. 데이터 보호 및 개인 정보 보호법, 사이버 보안, 국가 윤리 프레임 워크,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법적 프레임 워크에 대한 국가 전략 차원에서의 재정비가 필요하다.

둘째, 디지털 수용력과 관련해서는 정부의 AI 수용 노력을 개선할 필요가 있는데 AI와 같은 첨단 기술의 정부 조달의 확대, ICT 사용 및 정부 효율성, 정부의 온라인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 특히, 정부는 민간 분야의 AI 스타트업과 공조할 방안을 검토하여 AI 행정 서비스를 기획하고 AI 제품을 구매하여 스타트업 생태계를 강화하는 것이 좋은 방안이다.

셋째, 적응성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AI 도입을 위해 효과적으로 변화, 적응 및 혁신 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의 효과성 측정 지표나 변화에 대한 정부 대응이 개선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정부가 기술 변화, 인구 통계 동향 및 안보, 경제적 과제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는가가 주요한 측정 지표가 되므로 이런 변화에 대한 정부의 책임 있는 대응이 요구된다.

넷째, AI 기술을 지원할 인적 자원이 확보되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전공 졸업생 수를 늘리고 공학 및 기술 고등 교육의 질을 높이며, 디지털 기술 인력 및 지식 집약적 고용이 강화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듯이 이공계 기술 인력에 대한 대우가 개선되고 사회적인 인식이 바뀌어야 AI 과제를 이끌어갈 인재들을 확보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AI 분야 석·박사 채용되는 인원 대부분은 신입이다. AI 분야 실무를 이끌어갈 관리급 인력이 거의 없다. 따라서 기존 재직자에 대한 AI 교육을 중장기적 비전을 가지고 추진하는 지원 정책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