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위한 이슈와 쟁점 (다운로드 : 295회)

김준연 책임연구원 catchup@spri.krskjsky@gmail.com

디지털 경제 활성화라는 목표하에 최근 발표된 데이터 댐 개념은 데이터 재화의 근본적 특성, 즉 집합적 가치(연결성), 활용의 상대적 가치, 무상거래성과 공익성의 특성이 잘 구현되도록 법, 제도적 인프라가 필요할 것이다. 이 글은 결합적 지식이라는 차원에서 데이터 추가 이용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재산권 부여의 필요성을 강조했으며, 특히 정보주체와 보수집자에 대한 불균형적인 보호가 정보주체의 소극적 정보공개와 수집자의 무임승차를 강화시켜서 시장실패 가능성을 높이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결론으로 디지털 뉴딜과 데이터 경제 성화를 위한 정책과제로 데이터이동권, 수익권 그리고 유통플랫폼 확대를 제안했다.

1. 디지털 뉴딜과 데이터 댐

코로나19로 인해 최악의 경기침체와 일자리 충격 등 위기가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최근 디지털 뉴딜과 데이터 댐을 발표했다.

디지털 뉴딜은 2020년 4월 22일 대통령이 주재하는 5차 비상경제회의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혁신성장을 위한 대규모 국가 프로젝트로서 처음 언급되었으며, 5월 7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주재 ‘제2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와 7월 14일 개최된 제7차 비상경제회의 겸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를 통해 세부 추진계획이 발표됐다. 한국판 뉴딜의 추진체계는 아래와 같다.

[그림 1] 한국판 뉴딜의 추진체계 그림 1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대통령 주재) 한국판 뉴딜 당정 추진본부 본부장 : 경제부총리, 당 정책위의장 한국판 뉴딜 관계장관회의(경제부총리) 디지털 뉴딜(과기부장관) 그린 뉴딜(환경부·산업부장관) 안전망 강화(고용부장관) 당 K-뉴딜위 총괄본부(정책위의장) 디지털 뉴딜 분과위 그린 뉴딜 분과위 안전망 강화 분과위

※ 출처 :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기획재정부, 2020.7.14.)

한국판 뉴딜(New Deal)은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중 디지털 뉴딜(Digital New Deal)1에는 디지털 시대의 핵심 기술이라 할 수 있는 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 등 이른바 DNA(Data·Network·AI)를 육성하는 계획이 10대 대표과제로 공개됐으며, 이 중에 1번 과제가 바로 ‘데이터 댐(Data Dam)’이다.

댐은 하천이나 강 등을 막아 물을 모아두는 역할을 하는 구조물이다. 이를 데이터에 접목해 보면 데이터를 모아두는 구조물이라는 의미가 된다. 여기에서 구조물은 대규모 데이터 저장공간인 서버(데이터 센터)를 생각해 볼 수 있겠다. 데이터를 한 곳에 모아 축적하고 이를 활용하도록 개방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개념으로 기획재정부는 데이터를 수집·가공·거래·활용 기반을 강화해 데이터 경제를 가속화하고, 5세대 이동통신 전국망을 통한 전 산업의 통신(5G)·인공지능 융합을 확산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된 데이터 댐은 2025년까지 58조 2,000억 원을 투입해, 모든 산업을 데이터 댐에 쌓여 있는 데이터와 묶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데이터 수집 → 표준화 → 가공 → 결합 고도화 등 데이터 생태계의 전 분야에 걸친, 데이터 경제를 촉진하겠다는 목표이다.

데이터 댐의 산업적인 측면을 고려해보면, 먼저 정부가 가지고 있던 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데이터 댐에 대해서 정부는 5가지의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있다.2

첫째, 정부는 정부의 빅데이터 플랫폼을 확대하고, 14만 2,000여 개의 공공데이터를 신속히 개방할 예정이다. 인공지능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 1,300여 종 구축도 진행된다. 금융, 환경, 문화, 교통, 헬스케어, 유통소비, 통신, 중소기업, 지역경제 및 산림에 대한 기존 10개의 정부 플랫폼을 향후 3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둘째, 5G망 조기 구축을 위해 투자 세액공제 등 민간투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5G망 조기 구축을 위한 등록면허세 감면, 투자세액공제 등 세제지원이 구체적으로 추진될 계획이다.

셋째, VR·AR 등 실감기술을 적용한 교육·관광·문화 등 디지털 콘텐츠 및 자율차 주행기술 등 5G 융합서비스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넷째, 스마트공장 1만 2,000개와 미세먼지 실내정화 등 AI 홈서비스 17종 보급과 함께 신종감염병 예후·예측, 의료영상 판독·진료, 범죄 예방·대응, 해안경비·지뢰탐지, 불법복제품 판독, 지역특화산업 품질 관리, 산업단지 에너지 효율화 등 생활밀접 분야의 ‘AI+X 7대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조만간 범국가적 데이터 정책 수립과 공공·민간 데이터 통합관리·연계·활용 활성화, 데이터 산업 지원 등을 위한 민관 합동 컨트롤타워를 마련할 방침이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집현전’으로 분산되어 있는 도서관DB, 교육 콘텐츠, 박물관, 미술관 실감 콘텐츠 등을 연계하여 통합검색, 활용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2. 데이터 경제 활성화의 조건

2-1. 데이터 재와 데이터 산업

경제적 재화라는 관점에서 본 데이터는 수집된 데이터(collected data)이다. 「개인정보보호법」에서 개인정보는 이름·주민등록번호·생체정보 등이나 신체·라이프 특징 등이 포함돼 바로 누구의 정보인지 식별이 가능한 상태의 것을 말한다. 즉, “살아 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로서 성명, 주민등록번호 및 영상 등을 통하여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3 이다. 그리고 가명정보는 말 그대로 가명을 사용한 형태이다. 이름을 ‘홍길동’이라고 하거나 ‘1번’이라고 한 것 등이다. 이전의 ‘비식별정보’처럼 다른 정보와 결합되면 다시 식별이 가능한 상태가 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익명정보는 통계나 분석 형태의 정보이다. 예를 들면, 고객 가운데 제주도에 살고 있는 사람 비중이나 40대 비중 등이 여기에 포함될 수 있다. 사실상 개인정보로서의 의미가 없다. 개인정보의 법적 개념 체계를 개인정보(personal information), 가명정보(pseudonym information), 익명정보(anonymous information)로 구분하고, 익명정보는 개인정보보호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한편 박국흠(2019)의 연구에서는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개인정보를 제외한 수집된 데이터”라고 정의하고 있다. 따라서 제공된 정보 = 개인정보 + 수집된 정보이다(박국흠, 2019). 수집된 정보와 유사한 개념으로 ‘가명정보’4와 ‘익명정보’5가 있는데, 대부분 인터넷 회원가입을 통한 ‘제공정보’의 형태로 수집되고 이를 비식별화 조치한 것이 가명·익명정보이다. 가명·익명정보 개념의 탄생 자체가 원자료의 가공에서 출발하였다. 따라서, 가명정보 및 익명정보를 데이터 재화(Data goods)로 정의하기에는 가공된 정보라는 제약과 정보 활용의 주체가 정보서비스 사업자에 한정된다.

데이터 산업은 데이터의 생산·수집·처리·관리·유통·분석·활용 등을 지원하거나 이와 관련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이다(한국데이터진흥원, 2015). 즉, 데이터 산업은 데이터를 축적하고 정보화하는 데 초점을 둔 기존의 데이터베이스 산업에서 벗어나 데이터를 분석하여 의미를 찾아내고 이를 실행하는 산업이다. 이는 크게 데이터솔루션, 데이터 서비스, 데이터 구축, 데이터 컨설팅 분야로 구성된다. 데이터 솔루션은 데이터베이스 관리 시스템(DBMS)을 비롯한 데이터베이스 관련 품질·성능·저장 등 관련 솔루션 시장 영역이고, 데이터 서비스는 데이터베이스 및 주제별 정보를 제공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서비스 시장 영역이다. 데이터 구축은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을 구축하고, 데이터베이스 설계·이행·처리를 수행하는 시장 영역이며 데이터 컨설팅은 데이터베이스 시스템 설계·품질·성능·거버넌스 등 데이터베이스 관련 컨설팅 시장 영역을 의미한다. 다만 최근의 추세는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의 발전 및 클라우드, 사물인터넷 등과 같이 새로운 분야의 등장으로 전통적인 데이터베이스 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신기술 및 신시장은 현재 독자적인 시장으로 정의되어 있지만, 사실상 데이터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이들 분야와 기존 데이터베이스 산업 간의 경계는 더욱 모호해지고 있는 것이다.

2-2. 데이터 재의 특성과 데이터 경제

데이터 경제는 데이터가 자유롭게 거래되는 시장이 형성되고 시장의 왜곡이 없는 진정한 데이터 경제를 의미하는데, 실물경제가 실물시장, 자본주의가 자본시장에 기반 하듯이 데이터 경제는 데이터 특성에 부합하도록 작동해야 할 것이다. 다음은 재화로서의 데이터와 데이터 경제의 특성을 집어보고, 현재의 법제도 및 시장의 상황이 이에 부합하도록 작동될 것이니, 혹은 원만하고 효율적인 작동을 위해 해결해야 할 이슈는 무엇인지 살펴볼 것이다.

재화로서의 데이터 특성

데이터 재는 집합재적 특성과 연결성에 의한 가치증폭의 특성을 가지는데, 정보주체와 수집자 간에 다대일의 거래관행 그리고 낮은 지적재산권보호호 데이터재의 가격형성은 미흡한 상황이며, 이는 무임승차와 저생산 트랩에 빠질 위협이 된다. 한편 비식별화와 연결성은 데이터 재화의 보편성 차원에서 공익성을 가질 수 있게 한다. 비식별 처리를 통한 익명가공정보로서 다른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어야 보편적 서비스로서의 공익성을 가질 수 있게 되며, 연결성도 보편적 서비스의 공익성 향상에 기여한다. 이를 정리하면 아래의 표와 같다.6

[표 1] 데이터재의 특성
구분 특성 비고
집합적 가치와 연결성 특정 목적의 분석이 가능할 만큼 모여야 경제적 가치를 가지게 되고 부분은 가치 산정이 어렵게 된다. 또한 데이터들이 단순히 병합되는 것보다는 관계성을 유지한 채 연결되는 것이 두 데이터의 활용성을 높여준다.7 전체 집합적 가치와 부분의 가치는 비례관계 없음
가치의 상대성 데이터의 활용에 대하여 사용자마다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가치를 인식하므로 그 가치를 상대적으로 다르게 인식한다. 수요함수를 도출하기 어렵고 가격에 대하여 비탄력적이다. 같은 데이터라도 가치가 다를 수 있음
데이터 재화의 무상거래 관행 실물경제에서 개인정보의 제출이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개인정보 속에 포함된 수집된 정보를 무상으로 제출한다. 그리고 이러한 관행은 데이터 거래의 비중이 큰 경우에도 적용되어 데이터의 수집에 화폐가치 지불하지 않음 데이터 재의 가격
多:1 혹은 多:多 방송 등 콘텐츠의 생산자와 소비자와의 관계는 [1:多]인데 반해, 데이터의 생산자와 소비자의 관계는 주로 다대일 혹은 다대다의 관계이다. 데이터의 정보주체는 수익창출이 어렵다
데이터는 공공재적 성격이 강함 데이터 재도 공공재적 성격을 가지므로 지적재산권보호가 없는 경우 무임승차 및 저생산의 문제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정보주체의 소극적 생산(저생산), 무임승차

※ 출처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정책위키

데이터 경제의 특성

첫째, 한계비용제로 경제이다. 경제학에서 다루는 생산이란 토지, 자본, 노동의 핵심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디지털 경제의 세상에서는 이러한 핵심 요소의 내용과 역할이 다르다. 즉, 토지를 기반으로 하는 공장의 개념도 이제 인터넷상에서 이뤄질 수 있으며, 실제로 온라인상에서 창업은 물리적 토지에 얽매이지 않는다. 또한 온라인상에서는 각자의 비즈니스 목적에 부합하는 다양한 도구들이 공개되어 무료로 사용 가능하다. 구글의 경우도 무료 플랫폼이나 오픈 소스 프로그램 등을 공개하고 있기에 창업에 소요되는 자본은 이미 획기적으로 낮추어졌다. 플랫폼이 작동하는 세상에서 노동력은 과거의 노동력이 이미 아니다. 플랫폼 참여자들 간에는 정보, 즉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생성, 수집, 저장, 처리, 분배, 전달될 뿐만 아니라, 일단 이용자가 그 플랫폼에 모여들면 그들의 활동조차도 자동으로 데이터의 라이프 싸이클에 포획된다. 이러한 변화를 일찍이 리프킨(2014)은 한계비용 제로 사회로 개념화했으며, Goldfarb and Tucker(2017) 역시 디지털 경제하에서 탐색 비용(search cost), 복제비용(replication cost), 운송비용(transportation cost), 추적비용(tracking cost), 확인비용(verification cost)에 급격한 하락이 생긴다고 예측했다.

둘째, 플랫폼과 양면시장이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하는 것을 가능하게 했는데, 대표적인 예로 공유경제(Sharing Economy)와 디지털 플랫폼이 있다. 거래되는 재화나 용역의 종류, 거래 방식, 수익창출 방법 등의 차이는 있지만 디지털 플랫폼은 양면시장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양면시장의 첫 번째 특징은 네트워크 효과의 존재로 인해 수확체증(increasing returns to scale)의 속성을 보이며, 대규모 플랫폼에 참여하는 경우 더 강한 네트워크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에, 플랫폼 간의 경쟁은 소수의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시장지배자가 존재하는 형태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다. 둘째, 플랫폼 기업이 한쪽 사용자에게 매기는 가격이 다른 쪽 사용자로부터 얻을 수 있는 이윤에도 영향을 준다. 양면시장 플랫폼은 한 그룹의 사용자에게 아주 낮은 가격을 제시하거나 심지어 보조금을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이베이 서비스는 구매자는 무료이고, 판매자는 수수료를 내고 있다.

셋째, 사회적 자본이다. 데이터 경제에서 자본은 곧 데이터이며, 기존 경제에서 금융 자본의 역할은 이제 데이터 자본이 대신할 것이다. 기존의 토지가 온라인 플랫폼으로 교체되고, 노동은 플랫폼의 자동화가 대신하며, 금융 자본은 이제 데이터 자본의 축적을 위한 지렛대(leverage) 정도의 역할을 할 것이다.8 여기서 데이터의 생산이 플랫폼에 참여하는 소비자와 시민의 노동의 산물이라는 점에 주목해야한다. 거대한 플랫폼 기업들은 거의 무상으로 이 사회적 노동의 산물이 창출하는 자본을 축적한다. 사회적으로 생산한 데이터가 기업에 주요 자본으로 투입되어 고용 없이도 이윤을 창출하고 우리의 고용불안정성을 높이는 결과로 되돌아오는 순환 시스템이 작동할 가능성이 높다. 데이터의 생산을 위해 투입되는 사회적 노동에 대해서 수집하는 기업 사이에 공정한 거래가 필요한 이유이다.

3.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위한 이슈와 쟁점

지적재산권 보호와 무임승차

데이터의 제공자에 대해서는 저작권 보호가 없으며 개인정보 활용 동의권밖에 없는 반면, 정보 수집자의 데이터베이스에 대해서는 투자비용 등을 고려하여 저작권을 인정하고 있다. 이러한 정보주체와 정보수집자에 대한 불균형적인 보호는 정보주체의 소극적 정보공개와 수집자의 독점적 지위를 강화시켜서 결국 시장실패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데이터는 제공된 형태로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재가공되거나 연결성을 통하여 활용가치가 확대될 수 있으며 데이터의 일부를 추출하여 재판매할 경우 등 다양한 경제적 활용에 대하여 자유롭고 공정한 경제 활동이 가능하도록 재산권을 부여하여야 한다(박국흠, 2019).

그러나 개개인의 정보제공 동의가 데이터 재의 가치가 얼마나 될지 모르는 상태에서 서비스를 이용할 목적으로 동의를 진행하게 되고, 전체 가치를 모르므로 협상의 여지가 없이 주로 이용자 수가 가장 많은 서비스에 가입해서 결과적으로 데이터 재의 집합적 가치에 대한 ‘정보수집자의 무임승차’가 발생한다. 따라서, 정보주체의 개인정보보호 이외에 제공한 정보에 대한 재산권 보호가 없을 경우, 데이터 수집자의 무임승차에 대응할 수단이 거의 없게 된다. 이에 대해 시민사회단체들은 사업자가 개인정보를 가명 처리만 하면 목적 외로 폭넓게 활용하면서 경제적 이득을 독점하는 반면, 정작 정보를 제공한 정보주체의 권리를 전면 배제당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디지털 경제의 확대라는 차원에서 개인정보의 추가적 활용과 정보주체의 권리인정 간의 균형에 대해서는 심도 있는 논의와 합의가 필요하다.9

정보보호와 데이터의 추가적 이용

2019년 ‘데이터 3법’이라 일컫는 「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이 개정되어 유사 중복규정이 개인정보보호법으로 통합되었으며, 분산되어 있던 개인정보보호 관련 조직도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 일원화되었다.10 또한 빅데이터 분석과 이용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되었으며 기업들의 책임성이 강화되었다는 점에서 데이터 경제의 3법이 우선 데이터 활용 관점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개인정보의 개념 명확화, 가명 처리한 정보의 동의 없는 활용, 수집목적과 합리적으로 관련된 범위 내에서 동의 없는 활용, 가명정보 등의 전문기관을 통합 결합, 신용정보주체가 SNS에 공개한 정보의 동의 없는 이용 등이 그 사례이다. 다만 개인정보를 추가적으로 이용 혹은 제공할 수 있는 기준(compatible use)에 대해서 개정된 개인정보보호법은 몇 가지 추가적 개선사항이 있어 보인다.

먼저 결합전문기관(29조의 2)의 법적인 위상에서 가명정보의 결합으로 개인정보침해의 문제가 발생하면, 결합정보기관이 책임을 질 것인지 아니면 결합정보의 반출을 검증한 단체가 책임질 것인지가 불분명하다. 둘째, AI 시대에서는 목표 설정(biz objective) → 해결방안 설계(design) → 모델 생성(creation) → 모델 평가(evaluation) → 솔루션 실행(deployment) → 지속적 개선(continuous improvement) 과정(iteration processing)이 반복되는데, 결합전문기관이 이러한 수준의 컴퓨팅 파워를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마지막으로 반출된 데이터의 관리 측면에서, 2019년 네이처지의 문헌은 15개 정보만 있으면 미국인의 99.98%를 식별 가능하다고 한다. 완벽한 가명 조치는 불가능하다는 의미이다. 결국 가명 정보와 가명정보를 결합해서 더 큰 가명정보 혹은 개인식별정보가 되는 상황에서 어떻게 개인정보를 잘 보호하면서 잘 활용할 것인가는 여전히 모호한 측면이 있다. 향후 다양한 이종 데이터 간의 결합과 인공지능을 활용한 풍부한 분석을 통해 보다 정교하게 개인별로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 동의 기반의 개인정보보호법은 이번 개선을 통해 추가이용과 제공(compatible use)의 내용이 상당 부분 들어오게 되어서 앞으로 동의 없는 활용 혹은 동의 외에 적법 처리 근거 확보 등에 대한 논의를 통해 데이터의 추가이용과 제공의 공간이 보다 넓어지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4.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위한 방안

데이터 중개서비스와 유통 플랫폼 확대

경제의 기본 생산요소가 자본, 노동이라면 데이터 경제 시대에는 데이터를 추가해야 한다. 자본의 시장실패와 정보비대칭을 막기 위해 증권거래소를 만들었고,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단체교섭권과 임금협상권을 주었다면 데이터 재는 다수의 정보주체가 독점적 지위를 가진 사업자에 대하여 약자의 위치에 있다는 점에서 시장실패가 발생할 수 있는 노동 시장과 유사하다. 이러한 시장실패에 대해서 정보주체인 개인에게 재산권을 부여하는 것은 약자적 입장에서 행사하기 어렵기 때문에 공정한 협상력을 부여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논의는 자연스럽게 정보주체의 소외 없이 데이터 재의 경제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거래소의 필요성으로 연결되었으며, 이런 배경하에서 KDX한국데이터거래소(2019.12.)와 금융위원회가 주도한 금융데이터거래소(2020.5.)가 출범했다. 이러한 거래소는 개인정보를 유출하지 않는 신뢰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춘 조직과 시스템이어야 하고 법적으로도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이어야 한다. 향후 사업자는 실시간으로 다수 기관의 데이터를 추출하여 정보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기에 응용 가능성과 확장성은 매우 커질 수 있다고 전망된다. 농업특화데이터거래소를 농협은행이 추진하는 사례처럼 1차, 2차 및 서비스 산업의 곳곳에 산업별 특화된 데이터 거래소가 활성화될 필요가 있으며, 또한 이들 간의 횡적 연결을 서비스하는 데이터 중개서비스도 필요하다고 본다.

한편 2019년 과기정통부는 국내 데이터 활용률을 높이고 유통 생태계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빅데이터 플랫폼 및 센터 구축사업’을 추진했는데, 해당 사업은 공공과 민간이 협업해 전 산업군에서 활용 가치가 높은 데이터를 선별하고 이를 공유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함을 목적으로 3년간 약 1,500억 원의 예산으로 분야별 10개의 빅데이터 플랫폼 과제와 100개의 센터를 구축함으로써 양질의 데이터를 생산·유통하고 이를 바탕으로 혁신적인 데이터 기반 서비스들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시범 사업적 성격이 강한 이번 계획은 이제 사회적 수요가 높은 의료, 공공, 산업계의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 추진이 필요하며, 이러한 데이터 경제가 경제 사회 곳곳에 침투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품질 확보 및 표준화 등 양질의 데이터 재생산체계, 데이터 생산·구축·수집·분석·유통·활용 등을 위한 인프라, 데이터 활용을 위한 기술 지원, 데이터 관련 창업지원 등의 체계도 보완될 필요가 있다.

산업별 데이터의 이동권 확대(전송요구권)

이터 재의 특성에 부합하는 데이터 거래를 원활히 할 수 있는 제도를 어떻게 만들어 내느냐에 데이터 경제의 미래가 달려 있다. 현재 데이터 재의 공공재적 성격인 비경합성, 비배제성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생산의 특성 등을 보완할 수 있는 제도로써 다양한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데, 지적재산권을 부여하는 방안, 소유권을 부여하는 방안, 데이터권을 신설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의 GDPR 제20조의 개인정보이동권(Right to Data Portability, RDP)에서는 정보사업자에 대하여 정보주체가 정보의 이동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이다. 이와 유사한 것으로 호주 재무성은 2019년 소비자데이터권리(Consumer Data Right, CDR)를 제정하였는데, 소비자가 정보사업자가 보유한 정보주체의 데이터를 본인이나 본인이 지정한 제3자에게 안전하게 정보를 제공하게 하는 등, 정보에 대한 정보주체의 통제권을 강화하려는 목적이다. 유럽과 호주의 정보이동권은 정보사업자에 갇혀 있는 데이터를 정보주체가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점에서 보호 위주의 개인정보정책과 근본적 차이점이 있다. 2020년 8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 개정돼 개인신용정보 전송요구권이 도입됐는데, 이제 개인정보 보호법도 명칭도 ‘개인데이터 보호 및 활용에 관한 법률’로 변경하고 데이터 이동권 조항을 추가할 필요가 있으며, 의료법 등에도 데이터 이동권 조항을 추가해야 할 것이다.

데이터 이용수익권과 단체교섭권

2013년 제정된 「공공데이터의 제공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공공데이터들이 민간에 개방되었고 2020년 8월 데이터3법(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을 개정하여 불필요한 중복규제를 완화하여 데이터 활용의 제한을 해소하고자 했다. 현재 정부는 데이터 경제를 활성화하고자 마이데이터와 마이페이먼트를 추진하고 있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여러 기관에 흩어져 있는 개인정보를 정보주체가 능동적으로 관리·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개인이 정보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데이터 권리를 보장하는 개념으로 신용정보법 개정을 통하여 도입되었다. 이러한 법 개정 취지는 개인정보 보호에 묶여 있는 데이터를 익명화하여 활용하자는 것이고, 또한 수집된 데이터를 추가비용 없이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효용이 증대된다는 논리이다. 그러나 이는 정보사업자의 입장만 생각한 것이며 데이터를 제공한 정보주체와 다른 참여자의 입장을 배제한 것이다. 데이터 경제는 데이터의 가치가 보장되는 경제를 말하는데 데이터베이스 소유자 이외의 실제 데이터를 생성하는 참여자의 데이터 제공 노력은 어디에서도 보상받을 수 없다. 정보수집자의 무임승차를 누리고 있는 데이터베이스 소유자에게 가명정보 무료 이용권을 준다는 것은 당장은 생태계 조성에 기여할 것이나 궁극적으로 데이터 경제의 발전을 가로막을 것이다. 마치 SW를 무료로 복사해서 사용하면 사회 전체의 이익이 증대된다는 논리와 같다. 데이터 재는 데이터의 집합적 가치에 다수가 기여했다는 특징이 있다. 즉, 데이터 재의 부분적 가치를 산정하고 집합적 가치에 투영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에서 데이터 경제가 출발해야 한다.11

자본의 시장실패를 막기 위하여 정보비대칭을 없애고 증권거래소를 만들었고 노동시장의 실패를 막기 위하여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단체교섭권과 임금협상권을 주었다. 데이터 재가 주된 생산요소로 작용하는 산업 분야에서 데이터 재의 시장실패는 다수의 정보주체가 독점적 지위를 가진 사업자에 대하여 약자의 위치에 있다는 점에서 노동 시장과 유사한데, 이러한 시장실패를 방지하고자 데이터에 재산권을 부여하는 것은 개인이 약자적 입장에서 이를 행사하기 어렵다. 따라서 데이터 경제에서 시장실패를 방지하려면 데이터재의 활용에 대한 결정을 신속히 대표할 조직권과 이들 대표들의 교섭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지적(박국흠, 2019)은 타당해 보인다. 따라서 조직권은 대표선출 혹은 위원회 구성을 포함하고 교섭권은 정보 활용 동의, 비식별화 조치나 개인정보보호 및 정보보안, 정보주체들의 기여도 평가 및 이에 대한 보상, 정보의 판매에 관한 사항 등의 의사결정에 참여하여 사업자와 교섭하는 권한 등 구체적인 추진 방식에 대해서 논의를 시작해야 할 것이다.

5. 요약과 시사

디지털 경제 활성화라는 목표하에 최근 발표된 데이터 댐의 개념은 데이터 재화의 근본적 특성, 즉 집합적 가치(연결성), 활용의 상대적 가치, 무상거래성과 공익성의 특성이 잘 구현되도록 법, 제도적 인프라가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 글은 첫째, 개인정보보호법이 개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보호하는 도구으로 사전동의(OPT-IN)가 데이터의 처리과정과 흐름을 정보주체가 잘 알고 있다는 전제를 두고 있는 한계를 가지고 있으며, 또한 여전히 정보결합기관의 법적 위상이 모호하고, 데이터의 추가적 이용과 제공 간의 균형과 정보주체 나아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함을 지적했다. 둘째, 정보주체와 정보수집자에 대한 불균형적인 보호가 정보주체의 소극적 정보공개와 수집자의 무임승차를 강화시켜며 시장실패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음을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데이터 거래소 출범 이후 데이터의 가격산정, 이종 데이터 간 결합과 활용을 위한 정보주체의 동의갱신, 수익공유 등을 위한 데이터 거버넌스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데이터에 대한 적정한 대가와 지급방법에 대해서는 지식재산권과 라이선스 계약에서 사용하는 이니셜 페이와 러닝로얄티 등을 고려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 데이터 재는 정보처리자와 정보주체의 관점 말고도, 그 자체가 축적되고 응용되면, 사회적 문제해결의 원천으로 기능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러한 측면에서 데이터의 사회적 공유자원으로서 가치에 대해서는 이 글에서 심도 있게 다루지 못한 한계가 있다. 결론적으로 이 글은 최근 논의되는 데이터 댐과 데이터 경제 활성화라는 주제로 데이터라는 기술지식의 경제적 특성을 기준으로 이슈를 도출하고 몇 가지 데이터 경제의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참고문헌

▪ Tapscott, Don(1996), “The digital economy: Promise and peril in the age of networked intelligence” Vol. 1. New York: McGraw-Hill

▪ Goldfarb, A., & Tucker, C(2019), “Digital economics” Journal of Economic Literature, 57(1), 3-43

▪ 박국흠(2019), “데이터 경제의 시장실패 요인에 관한 고찰” 학술대회 발표논문집, 131-145

▪ 전병진, 김희웅(2017), “공공 빅데이터 개방 및 활용 활성화 방안에 대한 연구” 정보화정책저널 제24권 제3호 , 27~41

▪ 강정한(2017), “데이터 경제 시대의 사회혁신” 한국사회학회 심포지엄 논문집, 65-82

▪ 입법·정책보고서(Vol. 제2호) 빅데이터 정책 추진 현황과 활용도 제고방안

▪ IT동아(2020.8.1.),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데이터 댐 구축”

▪ 기획재정부(2020.7.14.),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

▪ 제7차 비상경제회의(2020.7.14.),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

▪ 한국데이터진흥원(2015), “데이터 산업의 분류체계

▪ https://www.data.gov (검색일 : 2020.11.7.)

  • 1 강형석, IT동아(2020.8.1.),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데이터 댐 구축”
  • 2 제7차 비상경제회의(2020.7.14.),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
  • 3 해당 정보만으로는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더라도 다른 정보와 쉽게 결합하여 알아볼 수 있는 것을 포함한다
  • 4 추가정보의 사용 없이는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게 조치한 정보
  • 5 다른 정보를 사용하여도 더 이상 개인을 알아볼 수 없게 조치된 정보
  • 6 박국흠(2019), “데이터 경제의 시장실패 요인에 관한 고찰” 학술대회 발표논문집, 131-145
  • 7 전병진, 김희웅(2017), 정보화정책저널 제24권 제3호 , 27~41
  • 8 강정한(2017), “데이터 경제 시대의 사회혁신” 한국사회학회 심포지엄 논문집, 65-82
  • 9 유럽연합의 GDPR(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은 가명화(Pseudonymization)를 보호 목적(security purpose)으로 도입하고 있으나, 우리는 활용을 전제로 하다보니 사업자의 입장에서 보면, 보호를 위해 가명화 처리를 한 정보(29조의5)를 추가로 보호하기 위한 조치(제30조)를 법으로 규정하는 것이 과연 데이터 경제 활성화라는 비전에 바람직한 것인가라는 이슈가 있다.
  • 10 2011년 9월 30일 대통령 소속 행정위원회로 발족하였으며, 2020년 8월 5일 국무총리 소속으로 변경되었고 2020년 8월 11일 정부조직법이 개정되면서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국무총리 소속 중앙행정기관으로 격상되었다.
  • 11 플랫폼 기업들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익을 창출하지만 일반적인 경우 사용자들에게 따로 보상은 안 한다. 그래서 양질의 데이터를 생산한 사람에게 많은 대가를 지급해 데이터 공급을 늘리고, 이 과정을 통해 데이터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주장도 있는데, 실제로 ‘시티즌미’, ‘데이터쿱’처럼 사용자가 생산한 데이터에 보상을 하는 앱도 등장했다. 데이터 이용을 통한 수익의 분배에 있어서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기업은 이미 막대한 자본이 투입한 만큼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 자체가 데이터를 대가 없이 제공하는데 사실상 합의한 것이란 관점도 있다. 한편 개별 데이터보다는 데이터의 총합에서 큰 가치가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고 이용자 개인이 시장 거래를 통해 보상을 받기란 어렵다. 따라서 정부가 데이터 이용자에게 과세한 뒤 기본소득 형태로 재분배하는 것이 옳다는 주장도 있다.

키워드 데이터 경제 월간SW중심사회 2020년 1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