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코로나가 펼치는 교육의 디지털 전환 (다운로드 : 1888회)

박수정 라이브데이터 대표 sjpark@laivdata.com

“코로나는 언제 끝나?”, “안 끝나 같이 사는 거래."

유치원생 사이에도 이러한 환경 변화에 관한 대화가 오간다. 코로나19로 인한 환경의 변화가 행동의 변화를 빠르게 만들어 냈다. 환경 변화는 3년에서 5년 정도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 비대면 교육으로의 전환을 앞당겼다. 우리가 할 일은 이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변화된 세상의 장단점을 파악해서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인강, 싸강, 녹강, 실강 등 다양한 비대면 교육의 형태 중에서 집에서 수업을 들어야 하는 학생들은 녹강(녹화된 강의)의 선호도가 높다. 강의 청취 속도를 조절할 수 있고 시간을 선택해서 수강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집중력을 유지하면서 효율적으로 학습하기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육부의 설문조사와 모의고사 점수 분포에 따르면 비대면 수업의 몇몇 장점에도 불구하고 상하위권 격차는 벌어지고 중위권 학생들의 학습능력은 전체적으로 많이 저하되었다. 교사와 친구들의 격려에 자극받아 학업성취도를 높여온 중위권 학생들이 높은 집중력과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요하는 원격수업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비대면 실시간 강의를 진행하는 교사들은 강의 중간에 돌발퀴즈를 넣어서 학생들의 집중력을 붙들어 보려고 노력 하지만 수업에 참여한 모든 학생들의 상태를 매순간 살펴 학습 효율성을 높이는 일은 쉽지 않다. 현재는 이런 상황이 전국에서 벌어지고 있지만 예측했던 비대면 교육의 미래가 모두 현실이 된 것은 아니다.

같은 연도에 태어난 학생들을 같은 시간과 장소에 모아 두고 같은 내용의 수업을 듣게 하는 시대는 종결을 고했다. 새로운 시대에는 다른 연도에 태어난 학생이 다른 장소와 다른 시간을 선택해서 학생의 지식 상태에 맞는 수업을 듣게 된다. 학생에게 최적화, 개인화된 교육은 효율성이 수배에서 10배까지도 향상될 전망이다. 교육의 시간과 장소와 내용을 선택하는 주도권이 교수자에서 학습자로 넘어가게 된 것이다. 이러한 주도권의 이동을 이른바 혁명이라고 부른다.

1. AI와 코로나가 촉발하는 교육 혁명

2020년 이전에도 교육에 AI를 도입하려는 노력은 계속되어 왔다. 칸아카데미, 뉴튼 같은 교육 기업들과 ITS(intelligent tutoring system)와 같은 학회들은 교육에 AI를 도입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었다. 그러나 교육 참여자가 받아들이는 변화는 느렸다. 학생들 손에 디지털 장비를 쥐여 주기를 꺼려하는 학부모도 많았고 디지털 문해력(Digital literacy)이 부족한 교사도 많았다.

교육기업은 디지털 문해력이 있는 고객과 없는 고객을 나누어야 했다. 점차 늘어가는 디지털 문해력이 있는 고객을 위해서는 선제적으로 투자하여 디지털 제품을 만들어야 했다. 동시에 전통적 교육 제품의 매출감소를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디지털 문해력을 가진 학부모의 수가 늘어남에 따라 디지털 장비를 이용하고 통계 분석과 머신러닝을 활용하는 온라인 수업이 서서히 도입되는 모습이 사교육에서부터 보이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VIP KIDS’라는 업체는 태블릿PC를 통해 학생의 반응을 살펴서 ‘우리 아이가 수업 중에 몇 번 말했어요’, ‘우리 아이가 수업 중에 몇 번 웃었어요’ 하는 ‘관찰’ 내용을 학부모에게 전달한다. ‘시대인재N’ 에서는 문제 풀이와 소요시간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서 ‘너무 빨리 문제를 풀어서 틀리는 경우가 많으니 시간을 들여서 천천히 문제를 풀라’는 ‘처방’ 내용을 학부모에게 전달한다. 이러한 노력과 시도로 서서히 AI와 ML은 교육에 스며들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Bang!’ 코로나 대유행이 발발했다. 전 세계적으로 이동이 제한을 받으면서 나이와 학습하고자 하는 내용을 떠나 모든 사람이 비대면 학습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되었다. 비대면 학습의 참여자는 모두 디지털 장비를 사용해야 한다. 이로써 AI/ML이 가장 잘 활용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 모든 학습자가 디지털 장비를 통해 비대면 학습을 해야 하는 온라인 교육환경은 AI/ML의 역량을 최대한 보여줄 수 있는 무대이다.

디지털 장비는 사람과의 접점에서 시각적, 청각적, 촉각적 센서를 통해서 학습자의 상태를 초유의 초고해상도로 파악하여 데이터를 확보한다. 디지털 장비에서 파악된 모든 상태 데이터는 초고속으로 인터넷으로 송신된다. 클라우드에 존재하는 AI/ML을 담당하는 서버는 엄청난 양의 상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여 학습자의 상태를 진단하고 필요한 처방 데이터를 만든다. 처방 데이터는 다시 초고속으로 해당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교육 참여자들의 디지털 장비로 송수신된다. 모든 교육 참여자가 같은 시간과 장소에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디지털 장비와 인터넷 대역과 데이터 처리 속도가 준비되어 있다. 이것이 AI/ML이 가장 잘 활용될 수 있는 환경이다.

삼사 년 더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던 일이 불과 삼사 개월 만에 일어났다. 빠른 변화에는 저항감이 있기 마련인데 이미 사람들은 알파고가 보여준 AI의 역량에 설득되어 있다. 바둑이 아닌 교육에 적용된 AI가 보여주는 성과가 가시화 된다면 교육은 다시는 코로나 이전의 과거로는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코로나가 종식되고 학생들이 다시 학교로 돌아가게 되더라도 디지털 교육 플랫폼과 대면 수업의 장점 모두를 얻게 된다.

2. 지식맵, 딥러닝과 지식추적

2015년에 NIPS에서 발표된 논문 “딥러닝을 이용한 지식추적(Deep Knowledge Tracing)”을 포함해서 2019년에 ODSC India 컨퍼런스에서 발표된 “교육분야의 인공지능 : 개인화 적응형 학습을 활용한 교육 전환”, “AI in Education : transforming education using personalized adaptive learning”에 이르기까지 AI를 교육 분야에 활용하려는 혁신적인 연구가 이어져 왔다.

이러한 연구에서는 학습을 가장 작은 단위인 지식요소(Knowledge Component, 이하 KC)로 분해하고 학습자가 KC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는지를 4단계나 블룸 교수의 학습위계 6단계로 구분한다. 블룸 교수의 6단계는 안다는 것을 지식, 이해, 적용, 분석, 종합, 평가의 6가지로 나누는 것이다. 학습자의 이해정도는 관찰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므로 은닉상태(hidden state)로 두고 관찰할 수 있는 수강 현황이나 문제풀이의 정오답으로 이를 유추해야 한다. 이렇게 학습의 가장 작은 단위인 KC를 학습자가 이해하고 있는지 아닌지,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을 지식추적(Knowledge Tracing)이라고 한다. 지식추적의 영역에서 최신 AI 기술인 딥러닝(Deep learning)이 적용되면서 정확도(accuracy)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 정확도가 높아질수록 실생활에서 제대로 활용 가능하다.

지식요소들 간의 다양한 관계(relationship)를 밝혀내서 지식그래프(Knowledge graph) 형태로 저장하는 지식맵(Knowledge Map)의 활용도 발전하고 있다. 지식그래프를 활용하면 현재 학습이 미래의 학습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거나(impact analysis) 현재 학습 상태가 불충분할 때 과거에 배운 연관 관계가 있는 어떤 KC에 대한 학습이 불충분한지 파악하는 근원적인 분석이(root cause analysis) 가능해진다. 이러한 AI 기술이 혁신적으로 기존 교육의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간주되어 각광받고 있다.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지적하는 기존 교육의 문제점은 학습의 낮은 효율성이 첫 번째다. 산업혁명 시대에 설계된 현재의 교육은 같은 해에 태어난 학습자에게 획일적인 교과과정을 규정하고 있다. 개인의 수준을 고려하지 못하고 규정을 따라 학습을 하게 되면 불필요하게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 다른 학습자와 함께 수업을 들어야 하기 때문에 알고 있는 내용을 무의미하게 반복하게 되거나 학습자의 수준에 비해 너무 어려워서 수업을 들어도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한다. 개인의 수준을 고려해서 수업이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알고 있는 정도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 안다는 것을 여러 단계로 나눈다면 높은 난이도의 내용을 심화학습 하는 것은 의미가 있을 수 있으나 낮은 난이도의 내용을 반복학습 하는 것은 시간을 허비하는 일이 될 수 있다

두 번째 기존 교육의 문제점은 효과성이다.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배움, 지적 호기심을 채우기 위한 배움, 둘 다 분업화 전문화가 심화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는 그 양과 종류가 너무나 많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이나 얻고자 하는 지식 이전에 기초가 되는 것은 어떤 것일까? 사전 지식은 무엇일까? 기존 교육의 교과과정은 그 내용을 충분히 담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존 교육의 평가는 측정할 수 있는 범위가 비교적 좁다. 평가를 위해서 수집하는 데이터가 한정되어 일부의 정보만을 담고 있거나 낮은 해상도의 정보로 함축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기존 교육에서 ‘암기력’을 평가하기 위한 데이터는 충분히 수집할 수 있겠으나 더 중요한 역량으로 부상하고 있는 ‘창의력’을 평가하기 위한 데이터는 비교적 희소하다고 할 수 있다. ‘공정한 평가를 위해서’라고 하면서 특정 학습자가 잘할 수 있는 것만을 평가 기준으로 삼는 시험도 문제다.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 획일화된 교육을 더 많이 받을수록 어린 학생들의 창의력이 떨어진다는 켄 로빈슨 경의(Sir Ken Robinson) 의견도 있다.

이러한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 지지를 얻고 있지만 어떻게 바꾸면 되는지 교육기관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 제시는 부족하다. 이러한 가운데 AI 기술이 열쇠가 되지 않을까, AI 기술에 거는 기대와 전망은 지대하다.

최근 내한한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는 2030년까지 가장 큰 인터넷 기업은 교육 기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공지능(AI) 교육에 의해 현재보다 2배에서 6배 어쩌면 10배까지 학습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는 것이 그 이유다.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 하듯이 중국, 인도, 일본의 에듀테크(EdTech) 기업들의 발표에도 같은 내용이 담겨 있다.

AI를 adaptive learning에 도입했다는 일본의 Atama Plus는 10개월가량 서비스를 한 결과 2주 강습을 수강한 후에 시행한 모의고사 점수가 기존 대비 50% 올랐다고 한다. Compass를 서비스하는 큐비나(Qubena)는 학생들의 학습속도가 7배 빨라지고 학생 80%의 성적이 향상되었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스쿼럴(Squirrel)에 관해서는 78명의 중학생이 4일간 학습한 성적 평균이 기존 수업방식의 학생들과 대비하여 보다 상향되었으며, 확실히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다는 참여자들의 의견을 포함한 기사가 보도되었다.

학습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전통적인 학습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이미 잘 알고 있어서 반복학습이 필요하지 않은 부분을 건너뛸 수 있도록 하고 너무 어려워서 지금 학습하기 어려운 것을 적당한 시기에 학습할 수 있도록 연기하는 것을 AI가 처리하도록 하면 학습 속도가 빨라진다. AI가 학습자의 상태를 진단하고 학습 순서를 처방하는 것이다. 학습 속도의 증가는 학습 효율성의 증가와 같다. 학습 속도가 빨라진다는 것을 다른 표현으로 바꾼다면 학습 효율을 높인다는 것으로 표현할 수 있다. 같은 내용을 학습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줄일수록 학습 효율은 높아진다.

효과성은 학습의 목표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진다. 시험을 대비하기 위한 학습(TestPrep)에서 목적(Goal)을 최소 합격 점수 이상을 맞는 것으로 정한다면, 학습 효과성은 같은 시간을 학습할 때 테스트 점수를 더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에 달려 있다. 학습해야 하는 여러분야 중 가장 적은 시간을 투입해서 점수를 올릴 수 있는 분야부터 순서대로 학습한다면 학습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학습의 효율과 효과를 모두 확보하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학습이 초중고의 학습에 도입되고 있다. 대학의 교육 내용과 업무수행을 위한 지식의 격차를 빠르게 메우는데 기여할 수 있다. 성인을 위한 교육과 기업의 구성원을 위한 다양한 학습에도 확대되어 적용되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알아야 하는 기술을 빠르게 습득하는 데 AI 학습이 최적의 학습 경로를 제공할 수 있다. 앞에서 거론한 여러 국가의 교육기술 기업들(EdTech)은 이 가능성을 현실화하기 위해서 도전하고 있다. 이러한 도전을 다루는 몇 가지 기사들의 제목은 다음과 같다. 세상을 바꾸고 있다는 뜻이다.

“China has started a grand experiment in AI education. It could reshape how the world learns” - MIT technology review

“AIが変える学習のカタチ”(AI가 변화시키는 학습의 형태) - FNN, Fuji News Network

“The startups Transforming Education” - Rex Woodbury, newsletter publisher

이런 교육 기술 기업들은 한결같이 개인화, 최적화된 AI기반의 교육을 주장하고 있다. 모두 동일한 화면을 보면서 수업을 듣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지식 수준, 이해 수준, 최적의 학습 형태에 맞추어서 각기 다른 내용을, 다른 속도로 학습을 할 수 있도록 교육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리하여 개인화, 최적화 학습을 통해 학습 효율성과 효과성을 최대한 높이는 것이다.

3. 새로운 미래 교육의 지평과 전망

학습자가 모두 자신의 공간에서 원격 수업에 참여한다고 하더라도 가까운 미래에는 모두 다 최상의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최상의 교육을 만들기 위해 교육의 주체에서 기존 교수자의 역할을 사람과 AI가 나누어 분담하고 협업하게 된다. AI가 잘할 수 있는 것과 사람이 잘할 수 있는 것이 나뉘어지면 최고의 교육을 만들기 위한 최상의 협업이 가능해진다.

기존 교수자의 일을 나누어 받은 AI의 일은 학습자의 상태를 면밀히 살펴보고 판단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먼저 학습자가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는지, 졸고 있는지, 연속으로 정답을 맞혀 칭찬을 해주어야 할지, 부주의한 실수로 맞힐 수 있는 문제를 틀렸는지, 고도로 발전된 센서인 카메라, 마이크, 키보드, 마우스의 움직임을 모두 데이터로 수집해서 분석한 결과로 학습자의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한다. 진단 내용을 코치역할을 맡은 사람에게 실시간으로 알려주면서 AI가 추천하는 ‘처방’을 함께 알려준다. 사람으로서 교수자는 동시에 다수를 관찰할 수 없었으나 AI의 ‘진단’과 ‘처방’을 추천받게 되면 어떤 학생도 소외되지 않게 한다. 적시에 적합한 내용으로 학습자와의 대화를 통해 데이터에 기반한 ‘처방’을 전달한다. 사람의 휴먼터치와 공감능력은 절대적이다. 학습자에게 관심을 갖고 학습자가 좋아하는 교사에게 배울 때 학습이 더 용이하다. AI와의 협업을 통한다면 이 관심의 효과가 극대화된다. AI와 교사의 협업을 통해서 모든 학습자가 안방 1열에서 모든 교사로부터 관심을 독차지하게 된다. ‘진단’과 ‘처방’의 데이터가 누적되고 모범 사례와 불량 사례가 구별된다. 베스트 프랙티스가 생성되면 코치를 맡은 교사의 역량도 향상된다. 많은 경우에 최선의 ‘처방’이 훈련되어 체득된다.

다음 단계에서 AI의 활약은 교육의 효율성, 효과성을 높이는 것이다. AI는 지금 이 순간에 배워야 할 내용을 선정하고 콘텐츠의 난이도를 판단한다. 가장 작은 단위의 학습 내용에 대한 학습자의 학습 결과가 도출되면 학습 경로상에서 다음 콘텐츠로 넘어갈지 이해가 부족한 콘텐츠로 돌아가야 할지 판단한다. 판단이 이루어지는 매순간 학습 경로상에 부족한 부분들이 추가되거나 불필요한 학습이 삭제 된다. 이런 과정도 또한 교사에게 실시간으로 전달된다. 현재 학습하고 있는 내용의 중요성을 인지시키거나 사전에 충분한 학습이 되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부분에 대한 ‘진단’과 ‘처방’에서는 AI가 미처 훈련되지 않았을 수 있다. 교사는 이 경우에 발생할 수 있는 예외상황에 개입해야 한다. AI는 윤리적인 부분을 고려할 수 없고, 인간적인 괴로움을 판단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AI가 수집한 모든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람인 교사가 어려움의 종류와 이유를 제대로 파악하여 학습자가 대처할 수 있도록 코칭한다.

디지털 콘텐츠를 제공하는 인터넷 서비스로써 기존의 장점들은 그대로 적용된다. 다채롭고 풍요로운 교육 콘텐츠 중에서 최적의 콘텐츠를 선별할 수 있게 되었다. 구리선에 흐르는 전자의 흐름과 같이 어려운 개념을 과거 교실에서 물리적인 교구와 학생들의 상상력으로 배워야 했다면 이제는 애니메이션 동영상뿐 아니라 VR, AR과 같이 시각화된 교육 콘텐츠로 이해를 도울 수 있다. 여기에 더해서 AI가 적용된다면 디지털 콘텐츠를 더 작은 단위로 분해해서 체계적으로 구성한 후에 한 단위씩 학습을 진행할 수 있다. 한 시간 길이의 녹화 강의를 수강하는 내내 집중력을 유지하기란 어려운 일이지만 AI를 통해서 학습이 진행된다면, 쉽게 소화할 수 있도록 더 작은 단위의 수업으로 나누어진다. 집중력을 고려하면 18분이 적당하다(TED Chris Anderson 2019). 비디오의 길이는 6분이 최적이다(EdX 2020.9.30.). 인터넷만 연결된다면 지역과 시간의 한계를 극복해 교육 격차를 해소할 수 있다. 산골에서 독학하는 학생도 학원 중심가에서 배우는 학생과 동일한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된다.

4. 마무리 : 교육이 살길

“다음 유니콘은 에듀테크다.” 이런 표현에 걸맞게 여러 나라에서 에듀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인구가 많고 교육열이 높은 나라의 교육 기업이 높은 가치를 인정받아 더 많은 투자를 받고 있다.

[일본] 일본의 Atama Plus는 2019년 5월에 15억 엔(약 160억 원)을 투자받고 Adaptive learning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 1,900개 교실에 AI를 활용한 학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 바이두에서 분리한 온라인 교육앱 쭤예방은 9천억 원을 조달했다. AI 기반으로 개인화 학습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Squirrel AI learning은 160억 원(US$14mil)을 투자 받았다.

[인도] 인도의 Byju’s는 2.5조 원($2.1B)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8월에 computer programming 학습 회사인 white hat jr를 $300M에 인수했다는 뉴스가 있었고 현재까지 총 6건의 인수가 있었다.

이렇게 투자를 유치한 에듀테크 기업들은 사용자를 늘리고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 데이터를 더 많이 모으면 정확도를 더 높일 수 있다. 인공지능의 연료는 데이터다. 딥러닝으로 표현되는 최신 인공지능 기술을 제대로 도입하려면 인공지능을 훈련시키기 위한 데이터가 필요하다. 인공지능을 도입하려는 목적에 부합하는 데이터가 많을수록 좋다. 그렇기에 투자를 더 많이 하고, 데이터를 더 많이 수집하고, 교육에 적용하려는 인공지능의 품질을 더 높여야 한다.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리 사회에는 교육에 관련된 방대한 콘텐츠가 암묵지로 누적되어 있다. 일부 디지털로 전환되어 있는 콘텐츠도 존재하지만 인공지능이 활용 가능한 형태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데이터는 다른 데이터와의 관계(relationship)라는 데이터로 연결되어야 정보로 가공된다. 정보는 또 다시 다른 정보와의 관계로 연결되어야 지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 암묵지로 존재하거나 아날로그 형태로 존재하는 정보는 디지털의 핵심 역량인 ‘무한복제’가 불가능하다. 인공지능이 활용 가능한 형태가 되려면 우선 디지털 장비로 전송 가능한 형태의 디지털화(digitization)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다양한 형태의 분석을 통해서 데이터 간의 관계(relationship)를 밝혀 연결되도록 해야 한다.

교육 콘텐츠는 예로부터 고부가 가치 콘텐츠였다. 고부가가치 교육 콘텐츠는 일타강사를 부자로 만들었고 교육 회사를 거대하게 만들었다. 그 성장의 핵심이 교육 콘텐츠인 만큼 저작물 관리가 철저하다. 철저한 관리는 콘텐츠 유통을 어렵게 만든다. 복잡한 권리관계를 모두 풀어내야 다른 서비스 제공자가 콘텐츠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현대의 디지털 콘텐츠 소비자는 짧게 짧게 끊어서 동영상을 소비하거나 1.5배속으로 콘텐츠를 즐긴다. 서비스 제공자가 현재 소비자의 필요에 맞추어 간단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권리관계를 풀어내야 한다.

교육 콘텐츠가 원활하게 흘러 다녀서 필요로 하는 고객이 쉽게 콘텐츠를 찾고 소비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이 필요하다. 교육용 디지털 콘텐츠 유통 플랫폼이 필요하다. 동영상이 유통되는 유튜브를 생각해 보자. 앱이 유통되는 앱스토어를 생각해 보자. 유튜브와 앱스토어가 존재하기 이전의 동영상 유통과 소프트웨어의 유통을 생각해 보라. 좋은 교육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선별되는 시장의 힘을 가진 플랫폼이 당연히 필요하다.

산업이 고도화되면서 업무는 분업화, 전문화되고 있다. 분업화, 전문화된 업무가 다른 업무와 통합되기도 하면서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다양한 직업이 생겨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8년간(2012~2019) 직업 종류는 5,236개 늘어서 총 1만 6,891개가 되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이나 디지털화 같은 과학기술 발전에 따른 직업들로 빅데이터 전문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인공지능 엔지니어 등이 눈에 뜨인다. 새롭게 생긴 직업을 목표를 정하고 나면 어떤 교육을, 어떻게 받아야 할까? 새로 생긴 직업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전문성이 부족한 교사가 이끌어 주기는 어렵다. 구글링으로 인터넷에서 조각난 지식을 습득하여 스스로 발전할 수도 있겠지만 자기주도학습으로 목표를 이루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다.

페이스북이나 인터넷 동호회 카페 등의 SNS에서 어렵게 얻은 자신의 지식을 나누고자 하는 사람을 많이 접할 수 있다. 먼저 학습한 사람, 먼저 한 분야에서 성취를 이룬 사람의 경험, 시행착오, 학습 경로가 나중에 공부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앞서 가면서 길을 내고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선구자가 사회에 나누어주는 지식들이 디지털로 모이고 통합되고 분석되어 그 뒤를 따르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플랫폼 서비스가 반드시 등장할 것이다. 사회적 에너지가 모이는 곳이 생기는 것이다.

박수정 대표

필자는 학생창업으로 시작하여 13번째 창업으로 에듀테크 기업인 ‘라이브데이터’를 설립하였다. 이전 직장인 현대카드에서 디지털사업본부장으로 디지털전환을 주도하였으며 현재는 대교의 디지털전환을 돕고 있다. 라이브데이터는 인공지능을 교육에 도입하여 혁신적인 학습경험 플랫폼을 개발중이다.

키워드 AI 코로나19 월간SW중심사회 2020년 1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