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폐 없는 사회와 기축통화 패권을 둘러싼 주요 국가의 디지털 전환 전략

날짜2021.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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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병권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교수 bgchoy@snu.ac.kr
  • 디지털 전환에 따른 화폐금융시장 재편
    • 시장 중에서 화폐금융시장은 실물시장보다 보수적이다. 실물시장은 성장을, 화폐금융시장(이하 “자본시장” 포함)은 안정성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역사상 기술진보도 실물시장에서 먼저 진행된 후에, 기술의 안전성이 확인되면 화폐금융시장이 이를 수용하면서 전개되었다. 그런데 최근 세계 각국의 화폐금융시장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화폐금융시장이 클라우드, 사이버보안,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에 이어서 블록체인과 분산원장기술(Distributed Ledger Technology)을 수용하면서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폐금융시장에서 디지털 전환은 새로운 예금과 대출 상품, 새로운 시스템을 넘어서고 있다. 기존 글로벌 금융자산 시장질서와 패권을 재편하고 있는 것이다.
    • 화폐금융자산의 거래는 중앙집권적 중앙은행과 결제 기구, 감독기구 아래서 시장참여자들이 상품거래에 수반하여 송금, 결제 및 청산을 진행한다. 거래적 기능에 추가하여 가치저장을 하는 투자적 기능도 수행한다. 그러나 최근에 화폐금융시장은 2가지 관점에서 종전의 화폐금융의 역할을 뛰어넘고 있다. 첫째는 세계 각국이 코로나19에 따른 대응 과정에서 종이화폐를 남발하여 지폐의 가치가 크게 하락하였다. 종이화폐를 디지털 자산 등으로 대체하려는 시장참여자들의 욕구가 커지면서 ‘지폐 없는 사회(Cashless Society)’로 다가가고 있다. 다른 하나는 세계 기축통화 패권을 장악하기 위한 미·중과 그 연합국 간의 싸움이 격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 본고에서는 미국, 독일, 일본과 중국 등 소프트 기술을 포함한 디지털 전환에 따른 주요국의 전략을, 새로운 세계 기축통화 패권과 지폐 없는 사회로의 이행의 관점에서 실물시장과 화폐금융시장으로 나누어서 살펴보고자 한다.
  • 미국제조2014, 새로운 미국을 향하여
    • 미국은 지금까지 세계 어떤 나라도 추격할 수 없을 정도로 디지털 전환에서 큰 발전을 이룩하고 있다. 미국제조2014(Manufacturing USA www.manufacturing.gov 2014)에서 미국은 디지털 전환의 국가전략적 방향을 제시하였다. 코로나19 이전에 미국은 “자유 경쟁시장은 아름답다”라는 문구처럼 시장을 신뢰하고 정부가 디지털 전환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다. 정부는 시장이 잘 작동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하는 역할을 하였을 뿐이다.
    • 국가제조혁신네트워크(National Network of Manufacturing Innovation Institute, NNMI)를 구축하여 각 분야별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유도(Smart America Challenge)하였다. 디지털 전환의 핵심인 인공지능과 관련해서는 브레인이니셔티브 정책(BRAIN Initiative: Brain Research through Advancing Innovative Neurotechnologies Initiative 2013), AI이니셔티브 정책(2019)을 통해 인간의 뇌(Brain)를 중심으로 체계적인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원천기술을 확보 및 계획, 발표(The White House, 2013) 하였다.
    • 그러나 코로나19라는 비상사태에서 정부는 재정, 금융, 기술과 산업정책에서 적극적으로 시장에 개입하였다. 슘페터(Schumpeterian)적으로 기술의 창조적 파괴와 동학적 과정을 시장에 요구하였다. 바이든 정부는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정책과 자율주행 자동차,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 바이오, 반도체, 배터리 시장에 적극 개입하고 있다. 미국은 인프라 투자 계획(American Jobs Plan)으로 미국 전역에 500여 개의 대형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국가의 전통 기반시설과 디지털 전환을 결합한 융복합으로 새로운 미국을 만들겠다는 발전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 새로운 미국 건설을 위한 법과 재원 조달 정책도 마련하였다. 미국 혁신 및 경쟁법(United States Innovation and Competition Act of 2021)이 발효되었다. 재원은 ‘Made in America Tax Plan’에 따라 법인세를 인상하고 부자증세를 통해 주로 조달할 예정이다. ‘파리기후변화협정(Paris Climate Agreement)’ 탈탄 소사회로의 그린 전환에 복귀하면서 국제사회의 신뢰를 다시 회복시키고 있다. 최종적으로 시장-국가-국제 사회에서 디지털 전환의 최후의 승자는 인적자본에 의해서 결정되기 때문에 트리플 트랜스포메이션(그린 전환, 디지털 전환, 휴먼 전환)의 성공을 위해 디지털 전환을 강조하는 새로운 디지털 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 화폐금융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중앙은행의 디지털 전환이다. 각국 중앙은행은 기존 국내외적 금융 질서하에서 자국의 우위를 선점할 수 있는 디지털 화폐(CBDC) 발행에 관해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미 연준도 디지털 달러 발행을 공식화하였다. 중국은 더 적극적으로 디지털 위안화 발행을 가시화하고 있다. 2022년 2월에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디지털 위환화의 전면적 사용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미래 시대에 세계 기축통화를 위한 패권 경 쟁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또 하나는 지폐를 대체하여 지폐 없는 사회(Cashless Society)가 곧 도래할 것을 의미한다. 이런 의미에서 디지털 전환은 디지털 혁명이라고 부를 수 있고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 미국 화폐금융시장에서 디지털 전환이 촉진된 것은 핀테크 등장이다. 미국은 2019년에 핀테크 관련 법률 Fintech Regulation in the USA를 제정하였다. 그러나 미국은 1995년에 이미 핀테크 인터넷 전문은행인 SECURITY FIRST NETWORKS가 SECURITY FIRST NETWORKS BANK를 설립하였다. 2000년도에는 40여개가 설립되었다. 2021년 현재에는 ALLY BANK, DISCOVER BANK가 대형은행으로 발전하고 있다.
    • 2017년 특별목적국법은행 인가기준을 개정하여 Trust Bank, Cash Management Bank, Credit Card Bank가 특별목적국법은행으로 탄생하였다. 미국은 한편으로 금산분리원칙을 유지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최근 디지털 전환기술의 발전을 수용하고 촉진시키면서 금융산업의 역량을 확장하고 있다. 실물과 화폐금융시장을 균형 있게 발전시키면서 결과론적으로 균형발전 디지털 전환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 자본시장도 크라우드펀딩 JOBS법(Jump- Strat Up Our Business Startup Acts)을 제정하여 신생기업의 기업공시 촉진, 크라우드펀딩 등 자금조달을 다양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핀테크를 기초상품으로 ETF가 등장하여 거래되고 있다. FINX(Global X FinTech ETF) ETF가 대표적이다. 이 펀드는 선진국 시장 핀테크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만들어졌다.
    • 미국은 가상통화 발전전략에서도 가장 앞서가고 있다. 가상화폐는 SEC가 2018년 연방증권법상 증권의 정의를 충족하는 디지털 자산의 플랫폼에 대해서 증권거래소 규정을 적용하겠다고 선언하였다. 이에 따라 가상화폐는 증권의 한 형태로 인정받고 디지털 자산으로 거래할 수 있게 되었다. 상품거래위원회CFTC도 가상통화를 상품거래법상 상품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이 결정에 따라 가상통화를 상품 선물거래 등에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비록 암호화폐 거래소나 대출 플랫폼에서 투자자 보호에 대한 감독을 여전히 강화하고 있는 추세지만, 통화감독청(OCC, Office of the Comptroller of the Currency)도 스테이블 코인의 사용을 허락하였다.
    • 최근 가장 뜨거운 주제는 SEC가 주식시장에서 가상화폐를 기초상품으로 하는 ETF를 승인하느냐이다. 만약 SEC가 승인한다면 마침내 가상화폐가 제도권 자본시장에 진입하는 역사적인 순간을 보게 될 것이다. 향후 가상화폐의 폭발적 발전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캐나다에서만 암호화폐 ETF가 승인되어 거래되고 있다.
    • 아마존이 비트코인 결제를 승인하였고, 구글 리브라 등 스테이블 코인이 국가 간 지급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에 대비해 국제결제은행(BIS) 등 국제기구가 감독체계 강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주요 7개국(G7)을 중심으로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법적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모으면서 국제금융질서의 개편이 시작되고 있다.
    • 미국의 최근 화폐금융시장 발전정책을 보면 첫째, 암호화폐 기반 ETF 출시 여부이다. 둘째, 가상자산 사업자(Cryptocurrency Company)의 미 연준 결제시스템(Federal Reserve Payment System) 접근성에 대한 정책적 논의이다. 끝으로, 미 연준이 디지털법정통화(CBDC 3.0)를 언제 발행할지에 대한 것이다. CBDC는 국가 간 결제를 효율화하고 주식과 채권 등 금융상품 거래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곧 공식화될 예정이다. 무엇보다 중국이 디지털 위안화를 조만간 발행할 것이기 때문에 미국도 일정을 앞당길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 달러와 디지털 위안화로 세계 기축통화 패권 경쟁이 시작되면서 디지털 자산과 화폐는 빠르게 지폐를 대체하게 될 것이고, 지폐 없는 사회로의 전환을 앞당길것이다.
  • 세계제조업 선도국가를 꿈꾸는 독일
    • 코로나19 이전에 독일은 첨단기술전략(2010), 인더스트리 4.0(2011), 플랫폼 인더스트리 4.0 등을 발표하면서 선진 주요국 중 처음으로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는 국가발전 전략을 수립하였다. 인더스트리 4.0에 추가하여 디지털 전환에 중소기업의 참여와 지원을 위한 중소기업(Mittelstand) 4.0–Digital Production and Work Processes(2016)을 실시해 오고 있다. 추가적으로 기술혁신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권익을 지키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확보하기 위한 노동(Arbeiten) 4.0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독일은 제조업 외에 의료 등 다른 분야에서도 디지털 전략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디지털 전략 2025(2016)를 수립하였다. 독일은 제조업과 의료분야 등에서 세계선도국가가 되기 위해 디지털 전환을 국가발전전략의 핵심 정책으로 삼고 있다.
    •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이후 독일 정부는 보다 적극적으로 시장에 개입하고 있다. 미래차, 산업용 로봇, 바이오&헬스케어, 인공지능 등 제조업 선도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불균형 발전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독일 연방정부는 2020년 자동차정상회담(Autogipfel)에서 ‘2022년 자율주행 자동차 상용화’를 결정하고 미래차 세계 선도국가전략을 진행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 4단계를 위한 법적 프레임의 토대를 마련하였고, 도로 등 교통시스템을 정비하여 자율주행차4.0이 2022년부터 세계 최초로 운행될 예정이다.
    • 독일 등 EU 국가들은 화폐금융정책에 대한 권한이 유럽중앙은행에 있기 때문에 CBDC도 유럽중앙은행이 준비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2020년 10월 ‘디지털 유로(Digital Euro)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2021년 내로 디지털 유로화 추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독일은 유럽중앙은행의 추진 일정에 따라 디지털 유로 생태계(Ecosystem)에서 새로운 역할과 지위를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 독일에서 금융산업은 가장 보수적인 산업 중 하나이다. 금융혁신도 뒤처지고, 핀테크 산업의 발전도 매우 더딘 편이다. 핀테크도 인더스트리 4.0 등을 추진하면서 부수적으로 나타난 결제서비스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핀테크 산업이 약진하면서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하였다. 2020년 투자를 가장 많이 받은 독일 스타트업 TOP 10 중 N26 등 4개 기업이 핀테크 분야의 회사였다. 여기에 추가해서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 기업은 2013년만 해도 거의 전무했다. 그러니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금융 거래가 확대됨에 따라 높은 성장을 하고있다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 일본재흥전략, 소사이어티(Society) 5.0
    • 일본은 일본재흥전략(New Growth Strategy in Japan, 2013)에 근거하여 일본판 4차 산업혁명 국가정책인 소사이어티 5.0(2016)을 발표하였다. 잃어버린 30여 년을 극복하고 다시 일어나기 위한 전략이면서 4차 산업혁명을 성공하기 위한 국가 로드맵인 것이다. 로봇신전략(Robot New Strategy, 2015)은 세계 최고 수준의 산업용 로봇 기술을 토대로 새로운 산업혁명을 일으켜 세계를 선도하려는 전략이다. 신산업 구조비전(New Industrial Structure Vision, 2016)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세계를 선도할 일본의 신산업을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한 선도전략이다.
    • 일본은 2021년 2020도쿄올림픽을 통해 일본재흥전략을 완성하고, 헌법을 개정하여 군사적 재무장을 하고, 미일동맹, 영일동맹, 독일동맹을 강화하여 다시 세계 최강국으로 도약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한국, 중국 등 주변국은 약진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은 도쿄올림픽이 연기되고 방역 실패에 따른 경제적, 정치적 혼돈으로 시련을 겪고 있다.
    • 코로나19 와중에도 일본은 하이브리드 전기차, 배터리, 로봇 등에서 발전전략을 수립하였다. 디지털 전환장치를 반영한 자율주행 전기차에서 세계 선도국가가 되기 위한 전략으로 2020년 도로운송차량법 및 도로교통법을 개정해 자율주행의 안전기준을 개정하였다. 일본 국토교통성이 혼다의 자율주행 ‘레벨3’이 적용된 ‘레전드’를 최초로 인가하였다. 그러나 2021년 7월 EU 집행위는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1990년 수준 대비 55% 감축하기 위한 입법안 패키지 ‘Fit for 55’를 발표하면서, 하이브리드 자동차 중심의 일본의 미래차 전략은 큰 도전을 받게 되었다.
    • 일본은 디지털 엔화(CBDC)에 대한 논의도 매우 더디게 진행하고 있다. 일본의 화폐금융시장도 독일만큼 보수적이기 때문이다. 일본은행은 2020년 10월 디지털 엔화 구축을 위한 로드맵과 정책을 발표하고 2021년 4월 시범운영을 실시하였다.
    • 일본 정부는 ‘미래투자전략 2017’, 소사이어티 5.0 실천 전략 5분야 중 하나로 핀테크를 선정하였다. 2016년 핀테크 진흥을 위한 은행법(Banking Act) 개정하면서「자금결제법」,「금융상품거래법」개정을 통해 금융 회사의 자회사 범위를 확대하였다. 은행들은 금융청 인가를 받아 핀테크 기업 등 IT 관련 업체 지분을 15% 넘게 보유할 수 있게 되었다. 한편, 암호자산 및 파생상품 관련「금융상품거래법」을 적용하고 규제를 강화하였다.
    • 그러나 일본의 Payment Japan Association의 “Cashless Roadmap 2020”에 의하면 비현금 결제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한국(97.7%)이다. 캐나다(62.1%), 영국(56.1%), 싱가포르(53.3%), 미국(45.5%)의 순으로 이어지고 있다. 독일, 일본은 21.4%로 저조한 편이다. 이 지표에서처럼 일본은 핀테크, 가상화폐 등 디지털 전환에 따른 화폐금융시장의 변화가 매우 저조한 상황이다.
    • 일본은 비트코인 가상자산을 ‘암호자산’이라고 정의하였다. 개정된 자금결제법에서 가상통화를 암호자산으로 정의하고 화폐로서 기능과 역할을 부여하지 않았다. 또한 가상화폐 거래소에는 이용자의 자금을 신탁회사에 신탁하도록 강제했다. 따라서 일본에서는 가상화폐의 중요 특징인 익명 거래는 할 수 없다. 더구나 금융상품거래법에서 가상화폐를 금융상품으로 규정하여 금융상품에 준하는 규제를 가하고 있다.
    • 결론적으로 일본은 1860년대 메이지유신 이래 탈아입구(脫亞入歐)의 전략이 지금도 유효하게 작동하고있다. 이때 입구(入歐)는 독일이다. 실물이나 화폐금융시장에 관한 발전전략도 독일과 유사하다. 일본의 소사이어티 5.0은 독일의 인더스트리 4.0을 기본으로 한 것이다. 일본은 독일처럼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을 통한 선도국가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독일처럼 일본도 화폐금융시장에서 디지털 전환이 더디게 진행되기 때문에 지폐 없는 사회로의 전환도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진다.
  • 중국제조2025, 쌍순환전략과 디지털 위안화의 세계화
    • 중국의 디지털 전략의 핵심은 China Manufacturing 2025(중국제조 2025)이다. 이에 근거하여 중국의 과학기술발전계획(2006~2020)이수립되고 필요한 해외 인재를 천인계획(2008)으로, 국내인재는 만인계획(2012)으로 유치하고자 하였다. 대중창업만중창신(2015), 과기창신(2030), 14차 5개년 발전계획(2017)에서 5G, 클라우드 컴퓨팅,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중심 개발전략을 제시하였고, 인공지능 비전을 선언(2017.10.)하였다. 이와 함께 ‘SW and ICT Service Industry Development Plan’에 따라 연평균 13% 성장목표(2020년)를 설정하였다.
    • 중국은 미국과 함께 디지털 화폐 도입 선진국이다. 중국인민은행(PBOC, People’s Bank of China)은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디지털 위안화(CBDC3.0)를 전면 도입 및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2021년 4월 디지털 위안화 시범운영 지역을 11개 도시로 확대하기도 했다. 중국은 디지털 위안화에 집중하여 조기에 성공시킴으로써 글로벌 화폐금융시장의 패권국가 되겠다는 계획이다.
    • 코로나19 이전에 중국의 초기 핀테크 산업은 알리바바, 텐센트 등 기업의 제3자 결제 시스템을 기반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현금→신용카드→모바일 결제로 결제 시스템이 발전했던 나라들과는 다르게 중국은 현금 결제에서 모바일 결제로 건너뛰었다. 이는 중국 디지털 산업의 발전에 따른 것이다.
    • 중국 정부는 핀테크 산업 육성을 통한 국가발전전략을 채택하면서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포용적 금융(普惠金融)’ 실현을 목표로 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가 금융시장의 진입장벽을 완화하면서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등이 성장하였다. 이들은 중국 핀테크 산업의 발전을 주도하였다. 핀테크 발전계획(金融科技 (FinTech)发展规划, 2019년~2021년)은 국가 차원에서 처음으로 핀테크 발전에 대한 전반적인 계획을 제시한 것이었다. 중국 핀테크 사업의 지도 사상, 기본 원칙, 개발 목표, 중점 임무와 보장 조치를 명확하게 제시한 것으로 의미가 있었다.
    • 그러나 최근 공동부유정책에 따라 2020년 11월 알리바바 금융부문 앤트그룹의 기업공개가 무산되었다. 중국 국무원은 그 근거로 반독점법에 관한 지침(2021. 2. 7.)을 발표하였다. 이 지침은 모든 기업을 대상으로, 모든 시장 주체의 평등한 참여와 공정한 경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중국이 기업과 산업의 발전 등의 이유로 개입하지 않았던 플랫폼 경제, 디지털 경제에 공동부유의 반독점법에 근거해 개입하는 것으로 정책을 전환하고 있다.
    • 다른 한편 중국은 비트코인(BTC)과 모든 가상화폐를 금지하였다. 비트코인을 불법화했을 뿐만 아니라 테더(USDT)와 같은 스테이블 코인도 불법화했다. 이런 조치는 디지털 위안화 성공을 위해 국가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 결론적으로 중국은 미국에 이어 실물과 금융에 있어 디지털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국가발전전략을 추진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베이징동계올림픽 때에는 디지털 위안화가 전면 상용화되면서 지폐 없는 사회를 구현해 갈 것으로 추측된다.
  • 한국경제에 던지는 시사점
    • 중국은 CBDC3.0인 디지털위안화 전면 실행으로 디지털 법정통화운행에서 세계 선도국가가 되겠지만 세계 기축통화로 발전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단적인 지표 하나를 보자. 2021년 IMF가 발표한 경제 규모를 보면 중국은 미국의 약 70%에 불과하다. 1인당 GDP는 미국의 약 23%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 수준에서 보면 위안화는 달러와 경쟁할 수 없다. 먼저 유로화, 엔화와의 기축통화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디지털위안화의 목표는 중국 금융제도의 혁신에 두어야 할 것이다.
    • 나라마다 편차는 있지만 점진적으로 디지털화폐는 지폐를 대체하면서 멀지 않은 미래에 지폐 없는 사회가 도래할 것으로 본다. 여기에 선두에 서 있는 나라가 한국이다. 일본과 독일은 후진적일 것이다. 향후 글로벌 경제는 디지털법정화폐와 디지털민간자산이 공존하는 경제로 이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 한국은 독일, 일본과 디지털 발전전략이 유사하다. 한국은 이로부터 벗어나는 것부터 출발한다. 한국의 가상화폐, 디지털자산, 인터넷 뱅킹의 발전전략은 미국만큼 개방적이고 혁신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목표는 글로벌 제조강국과 함께 아시아 금융선도국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