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교육부에서 문과 이과 통합을 위한 교과과정 개정안을 만들고 있습니다. 고등학교부터 학생들을 문과와 이과로 나누어서 교육하는 것이 미래의 인재를 양성하는데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새로운 통합교과과정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런데 새로운 통합 교과과정에 국가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가장 필수적인 정보과학 교과과정이 배재되어 있어 매우 걱정스럽습니다.
지금은 모든 산업에 소프트웨어 기술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요즘 자동차 엔진에는 현재 엔진의 온도와 산소공급량 등에 대한 센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여 최적의 연료량을 결정함으로써 연료를 적게 쓰고도 힘을 최대화 시킬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고의 자동차 엔진을 만들기 위해서는 최고의 소프트웨어 기술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생명과학의 새 시대를 열게 된 인간제놈 프로젝트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간의 DNA 구조를 규명해낼 수 있게 된 것도 방대한 양의 유전자 조각을 규칙에 맞추어 연결해내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미래에는 이러한 현상이 더욱 더 심화되어 사회 전체가 디지털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영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수한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을 갖춘 인재들을 많이 양성하여야 합니다.
미국, 영국, 이스라엘, 인도, 중국, 일본 등 많은 국가들이 미래 국가 경쟁력을 위해 이미 정보과학 교과목을 초중등 학교에서부터 가르치고 있습니다. 특히 영국은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되찾기 위해서 올해부터 정보과학을 읽기/쓰기, 수학과목처럼 필수교과목으로 지정하여 5살짜리 어린 아이들부터 정규 교육으로 실시하게 되었습니다.
대한민국도 정보과학을 정규 교과 과정으로 채택하여 조기 교육을 실시해야 합니다.
정보과학은 수학이나 언어와 같이 어려서부터 배워야 교육 효과가 높아집니다. 정보과학은 문제해결을 위한 알고리즘을 찾아내는 기초과학으로 어려서부터 논리적 사고 방식을 훈련함으로서 다양한 문제에 대한 최적의 알고리즘을 찾아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합니다. 초.중.고등학교 시절동안 정보과학 교과과정을 체계적으로 교육시킨다면 대학이전에 모든 학생들은 기본적인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을 갖추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학생들이 대학에 들어가서 다양한 학문들, 예를 들어 경영학, 회계학, 기계공학, 생물학, 의학, 음악, 미술 등을 전공하면서 전공지식을 소프트웨어 지식과 융합하여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융합이 바로 창조경제의 핵심입니다.
이러한 창조경제의 역군들은 결코 소프트웨어 전문가가 아닙니다. 다만 소프트웨어의 기본이 되는 정보과학의 기본 소양을 갖춘 다양한 분야의 보통 사람들입니다. 미래 사회에서는 각 개인들이 어떤 일에 종사하던지 소프트웨어, 즉 정보과학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능력을 갖추지 못하면 경쟁력을 잃게 됩니다. 미래에는 정보 지식의 양극화 문제가 매우 심각해질 것입니다. 정보과학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있는 시민과 그렇지 못한 시민들 사이에 극복하기 어려운 경쟁력 차이가 생기게 됩니다. 즉 정보과학의 기본지식이 부족한 시민들은 매우 불리한 상황에서 경쟁을 해야만 합니다. 정보의 양극화 현상은 지금도 심각한 문제이지만, 미래에는 빈부격차 문제보다도 훨씬 더 심각한 사회 및 복지 문제로 대두될 것입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창조경제를 통해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자 합니다. 창조경제의 성공적인 실현을 위해서는 정보과학 교과목이 반드시 초중고 교육과정에서 정규교육으로 채택되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지금 교육부에서 만들고 있는 고등학교의 문과이과 통합 교과 과정 개정안에 정보과학이 반드시 독립교과목으로 채택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