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창조경제를 이야기하면서 창업을 많이 이야기한다. 특히 청년들의 혁신형 창업에서 일자리 창출과 신성장 동력 발굴을 기대를 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25년간 새로운 일자리의 3분의 2가 5년 미만 기업에서 창출됐다. 최근 모바일 혁신으로 160만개 일자리, 앱으로는 50만개 일자리를 만들었다고 한다. 우리 창조경제가 창업을 장려하는 이유를 알 만하다.
애플·마이크로소프트·구글·오라클·아마존·페이스북·네이버·넥슨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 혁신가들이 창업해 성공한 회사다. 이들 기업에는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소프트웨어(SW)를 핵심 엔진으로 해 성장한 회사라는 것이다. SW를 생산하거나 SW를 활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즉 SW창업회사다. 왜 성공한 창업회사 중에 SW창업의 비중이 월등히 많을까.
창업은 혁신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래야만 성공할 수 있다. SW창업이 많은 것은 SW가 혁신 도구기 때문이다. 정보시스템은 일하는 방법을 혁신하고, 내장형 SW는 제품을 똑똑하게 혁신하고, 인터넷은 소통과 상거래에 혁신을 가져온다. 새로운 많은 아이디어가 SW를 이용해 구현되고 인터넷을 통해 확산된다. 따라서 창업자는 SW능력을 갖추려고 노력하고, SW 개발자는 항상 창업을 꿈꾼다. 좋은 대학의 컴퓨터학과에는 창업의 큰 꿈을 꾸는 젊은이들이 모이고 졸업생들의 성공스토리가 끊이지 않는다. 이는 국내외가 다르지 않다. 세상을 좋게 만들려고 노력한 것이 좋은 성과를 내 돈도 벌게 됐다는 의젓한 발언을 하는 컴퓨터학과 졸업생들을 보면 대견하다.
특히 요즘은 클라우드, 공개SW, 앱스토어 등 IT 환경이 잘 조성돼 있어 SW 창업이 더 쉬워졌고 성공 여부도 더 빨리 확인할 수 있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SW를 개발할 줄만 알면, 자본이 없이도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좋은 아이디어는 인터넷을 통해 세계에서 신속히 고객을 확보하고, 큰 투자를 얻어 내고, 수익을 내게 된다. 이런 현상을 `가벼운 창업`이라고 한다. 4개월 만에 4000만명의 고객을 확보해 1조원에 팔린 인스타그램이 대표 사례다. 이래서 수많은 20대 젊은이들이 SW 창업에 뛰어드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젊은이들도 쉽게 글로벌 창업 생태계에 뛰어들 수 있도록 플랫폼을 준비해주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망할 회사는 빨리 망하게 하되 그들이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정석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면 SW능력이 창업의 필수 도구다. 설사 다루는 서비스나 상품이 SW가 아니더라도 판매나 홍보를 위해 인터넷과 SW활용 능력은 필요하다. 그런데 요즘 우리 정부에서 부는 창업 나팔을 따라 다니는 많은 젊은이들 중에는 SW 능력이 없는 사람이 많다. 서비스 구축이나 SW 개발은 남이 해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요즘 능력 있는 개발자 찾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SW 능력을 제대로 갖추지도 못하고 급히 창업에 뛰어드는 컴퓨터학과 학생들도 안쓰럽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사)앱센터는 개발자 창업대회 `슈퍼 앱 코리아`를 개최해 코딩 시험으로 참가자를 선발했다. 영국 한 회사에 부탁해 온라인 코딩시험을 실시했다. 세 문제를 두 시간 동안 자신 있는 프로그래밍 언어로 코딩해 제출하도록 했다. 창업에 관심 있다는 개발자 175명이 응시했다. 학생과 직장인이 반반 비율이었고 300점 만점에 평균 103점에 그쳤다. 동일한 문제의 세계 평균 133점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0점짜리가 57명이었다는 것이 놀랍고, 여성 응시자가 6명뿐인 것이 안타깝다.
바람직한 정부 창업 지원정책은 우리 젊은이에게 SW 개발 훈련을 강하게 시키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