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와 소프트웨어

  • 김진형 제1대 소장 (2013.12. ~ 2016.07.)
날짜2015.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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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는 중화학 공업과 ICT 제조산업에 힘입어 국민소득 2만불 시대를 넘어서 3만불 시대로 들어가고 있다. 즉 제조업을 중심으로 산업사회에서 상당한 성공을 우리나라는 중화학 공업과 ICT 제조산업에 힘입어 국민소득 2만불 시대를 넘어서 3만불 시대로 들어가고 있다. 즉 제조업을 중심으로 산업사회에서 상당한 성공을 거두어서 후진국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 내부를 들여다보면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즉 사실상의 실업자가 500만에 육박하고 있으며 중산층의 55%가 적자 가계를 꾸리고 있다. 선진국의 절반 수준인 우리의 낮은 노동생산성은 저출산, 고령화와 맞물려 우리경제의 장기적 하락 추세를 예고하고 있다.
    • 세상은 아나로그에서 디지털로, 또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의사결정 체제는 직관적 의사결정 체제에서 데이터 기반의 과학적 의사 결정 체제로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정부는 과연 그 변화에 준비되어 있는가? 우리는 산업사회에서의 작은 성공과 근거 없는 IT강국의 구호에 취하여 실기한 것이 아닌가 걱정된다. 이제 우리 사회는 산업사회의 파라다임에서 벗어나 지식창조사회로 진입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 이러한 시대적 사명에 부응하여 박근혜 정부는 창조경제를 새로운 경제 파라다임으로 제시하고 있다. 창의성과 과학·기술을 이용하여 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만들어가겠다는 것이다. 창조경제의 핵심은 과학기술과 정보통신을 활용하여 여러 산업에 생기를 불어넣자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소프트웨어와 콘텐트 산업을 성장동력화하고, 개방과 공유를 통하여 일 잘하는 창조정부를 지향하고 있다.
    • 창조경제는 왜 소프트웨어를 찾는가?
    •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를 추구하면서 왜 소프트웨어 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워나가겠다고 공약했을까? 이는 소프트웨어가 새로운 가치 창출과 효율성을 제고하는 혁신의 도구이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가 장착되면 제품이 똑똑하게 된다. 또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면 더욱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고 따라서 노동생산성을 높인다. 또 인터넷과 연계하면 소통방식을 혁신한다. 이런 혁신을 통하여 새로운 가치가 창출되고 상품과 서비스의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자연스럽게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된다. 나아가 소프트웨어는 투명하고 깨끗한 사회, 소통하는 신뢰 사회, 풍요롭고 따뜻한 복지사회를 이루는 도구로서 경제적 가치 그 이상을 우리 사회에 제공한다.
    • 소프트웨어 산업은 그 자체로서도 커다란 시장이다. 세계 소프트웨어시장 규모는 2012년 1조3천불로서 반도체 시장의 3.5배, 휴대폰 시장의 4.5배에 해당하는 큰 시장이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산업의 더 큰 가치는 다양한 산업에 응용되어 고부가가치를 이루는 도구산업이라는데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 가면 “저희에게 1불을 투자하시면 8불을 돌려 드립니다”라고 쓰여 있다. 이는 1불의 소프트웨어 투자가 8불의 경제 활성화 효과가 있다는 뜻이다.
    • 소프트웨어 혁명은 진행 중
    • 모바일 폰 시장에 컴퓨터 회사인 애플이 2007년 후반기에 진출한다. 그 4년 후인 2011년에는 세계 시장에서 발생한 모든 이익의 75%를 애플이 차지했다. 오랫동안 이 시장을 석권했던 노키아와 모토롤라는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소프트웨어 회사에 매각되었다. 어떻게 통신기기 시장에서 컴퓨터 회사인 애플이 시장을 석권할 수 있었을까? 그 이유는 애플이 모바일 폰을 컴퓨터로 보고, 여러 정책을 스마트 폰 시장에 도입했기 때문이다. 고객들이 애플의 아이폰을 구매하는 이유는 애플의 소프트웨어가 많고, 좋아서다.
    • 소프트웨어 능력으로 경쟁의 법칙을 바꾸고, 기존의 시장 질서를 파괴하며 시장을 석권해가는 이런 현상을 소프트웨어 혁명이라고 부른다. 소프트웨어 기술을 갖춘 회사가 전혀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여 경쟁력 있는 상품과 서비스로 시장을 석권하는 현상을 미 언론에서는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먹어 치우고 있다'라는 표현을 썼다. 이런 현상이 모든 산업에서 일어나고 있다.
    • 인터넷 검색회사인 구글은 스스로 움직이는 자동차, 즉 무인자동차를 상용화 수준으로 개발했다. 이미 일반 도로 상에서 50만 마일의 무사고 운전 기록을 갖고 있다. 일반 도로 상에서 무인운전 할 수 있을 정도라면 운전자가 실수했다 하더라도 사고를 미리 막아줄 수 있을 것이다. 미래의 자동차 내부는 거실과 같을 것이다. 편안히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누는 동안에 무인 자동차는 목적지에 도착할 것이다. 전기자동차 기술과 무인운전 기술이 결합되면서 이제 자동차 산업은 기계산업에서 벗어나고 있다. 현대자동차에서도 “전기전자+화학+IT+신소재=자동차”라는 광고 카피를 사용할 정도가 되었다.
    • 우리나라에서는 반값 등록금이 화두인데 세계에서는 이미 대부분 대학의 강의가 무료로 온라인으로 공개되고 있다. 비디오 강의 시청은 물론 숙제도 내 주고, 이를 또 자동으로 채점해서 성적 평가까지 한다. 수강 증서도 발급하고 수강생의 취업도 알선한다. 모든 것이 무료다. 전세계 16만명이 동시에 “인공지능” 과목을 수강했다고 한다. 양질의 교육이 값싸게 이루어 짐으로서 대학의 역할에 일대 변혁이 오고 있다. 우리 대학들은 이 변화에 준비하고 있는가 물어보고 싶다.
    • 독감에 걸리면 ‘발열’이라던가 ‘콧물’ 등의 특정 검색어로 인터넷을 검색하게 된다. 특정 검색어의 빈도를 분석하면 해당 지역에 독감 창궐 여부를 알 수 있다. 이러한 분석 기법으로 질병관리센터에서 파악하는 것보다 3-4주 빠르게 독감의 창궐을 예측한다. 구글은 이 기술로 전 세계의 실시간 독감지도를 서비스 하고 있다.
    • 3D프린터는 컴퓨터 상의 3차원 설계도로부터 물체를 만들어내는 기계다. 3D 프린터는 거의 모든 것의 제조 방법을 혁명적으로 바꾸어 제조업의 혁명을 가져온다. 제조한 물건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 장소에서 찍어내기 때문에 물류, 저장, 통관이 필요 없다. 이미 공구, 신발, 과자 등은 소비자가 제작하여 찍어내기 시작했다. 3D프린터로 드레스를 찍어내어 패션 쇼를 했으며, 금속으로 권총을 만들어 발사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 알려져 총기 규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3D프린팅 기술의 핵심은 개인화와 맞춤형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에 있다. 맞춤형 신발과 자전거를 제조 판매하고 있다. 이 기술이 3D 스캐너와 결합되면서 자연물의 복제도 가능해진다. 일본의 한 회사는 고객의 얼굴과 똑 같은 가면을 제조 판매하기도 한다. 앱스토어에서 앱을 거래하듯이 이는 디지털 파일 형태로 인터넷 상에서 거래된다. 3D프린터 응용영역은 한계가 없다. 무한한 상상력을 場이 펼쳐지는 것이다.
    • 소프트웨어 혁명의 사례는 끝이 없다. 이러한 소프트웨어 혁명을 통하여 기존의 질서가 파괴되며 새로운 가치가 창조된다. 이러한 상황인데도 우리 기업과 정부가 소프트웨어 기술과 소프트웨어 산업에 무심할 수가 있을까?
    • 소프트웨어 활용 촉진이 바람직한 정책 방향
    • 소프트웨어 산업 육성도 중요하지만 우선 소프트웨어 활용을 강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우리의 SW활용도가 선진국에 비하면 3분지1 수준이다. 더욱 적극적으로 SW을 활용하여 모든 산업에서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SW활용촉진에 대한 정책지표가 필요하다. 정권 차원에서 구체적 지표를 설정하고 이를 산업별, 부처별로 목표를 할당하고 달성하도록 독려했으면 한다. 모든 영역에서 소프트웨어를 잘 활용한다면 소프트웨어 산업은 자연스럽게 발전하게 될 것이다.
    • 공공의 SW시장을 만들어 주고 제값을 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SW산업 육성책이다. 또 이 것이 확실한 일자리 정책이기도 하다. 정부가 해야 할 공공 SW사업은 많이 있다. 년100조원이 투입되는 복지예산을 잘 쓰기 위하여는 지능형 맞춤 복지전달체제를 구축하여야 한다. 2조원이 투자되는 스마트교육은 교육콘텐츠 시장을 살릴 수 있다. 세종시와의 원격회의시스템과 정부3.0 사업은 중소SW 개발기업들에게 단비가 될 수 있다.
    • 소프트웨어 친화적으로 규제·법·제도·관행의 개혁
    • 법·제도·관행 등을 지식산업과 소프트웨어 친화적으로 바꿔야 한다. 무형재산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며 소프트웨어의 가치를 인정하고 지적재산권을 적극적으로 보호해 주는 사회문화를 조성하여야 한다. 남의 아이디어를 도용하는 것을 사회가 용납하여서는 안 된다. 또한 대·중소기업간 공정경쟁이 가능하도록 부적절한 법, 제도, 관행을 개선하여야 한다. 소프트웨어는 불공정거래에 가장 취약한 산업이다.
    • 정부가 소프트웨어 계약에서 모범을 보임으로서 민간기업을 선도함이 필요하다. 우선 간단하게 시행할 수 있는 것으로 공공사업에서는 발주 전에 정보시스템 기획사업(Information System Planning, 즉 ISP)을 의무화할 것을 제안한다. ISP룰 통해서 사업의 범위와 기능을 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예산을 확보하고 발주 시에는 품질로만 결정하게 하여야 한다. 기 개발된 패키지 소프트웨어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도록 하는 것도 ISP사업을 통하여 구체화할 수 있다.
    • 소프트웨어 산업의 성장을 가로 막는 규제 혁파도 필요하다. 위치정보 서비스 앱을 만들기 위하여는 신고를 하여야 한다거나, 공인인증서 사용을 강제하는 것은 기술 발전을 저해하고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고립되게 만든다. 의료정보나, 게임 등에 드리운 강한 규제는 글로벌 수준으로 맞추어 져야 한다. 산업사회에 만들어져서 지식창조사회에 맞지 않는 규제를 혁파하여야 한다.
    • 결론
    • 소프트웨어는 모든 산업에 있어서의 경쟁력 제고의 도구다. 소프트웨어는 지식을 산업화하고 또 산업을 지식화한다. 철강이 산업사회에서 쌀이었다면 소프트웨어는 지식창조사회의 피(血)다. 철강산업이 다양한 제조산업을 이끌었듯이 소프트웨어 산업아 새로운 창조산업을 견인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소프트웨어는 우리 미래의 경쟁력이다.
    • 우리나라는 지난 60년간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성취했다. 전쟁의 폐허에서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을 극복하고 고도성장과 동시에 민주화도 성취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과거의 성공이 미래의 성공을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 어쩌면 작은 성공이 큰 실패를 불러 올 수도 있다. 이제 우리 사회는 산업사회에서 지식창조사회로 넘어가는 문턱에 놓여 있다. 우리가 신속히 소프트웨어 능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 국가 차원에서 소프트웨어를 적극 활용함으로써 소프트웨어 산업을 육성하고, 이를 통하여 신성장 산업을 발굴하고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