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프로그램에 관한 특허법 개정안에 대한 소고
  • 이현승산업정책연구팀 책임연구원
날짜2015.04.20
조회수5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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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현승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
    • 우리는 특허가 기술적 측면에서 새롭고 발전된 아이디어에 토대하여 산업상 이용 가능한 ‘방법’과 ‘물건’의 발명에 부여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 그렇다면 ‘새롭고 보다 발전된 아이디어가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는컴퓨터 프로그램 또는 소프트웨어에 담기게 된다면 소프트웨어에 특허를 부여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이 제기될 것이다. 이에 관해서 오랫동안 논쟁이 있어 왔는데, 이제는 대부분의 나라들이 기술적 아이디어를 프로그램으로 구현한 것에 특허를 부여하되 각국의 특허법과 특허심사기준에 따른 세부적인 차이 정도가 존재하는 상황이다.
    • 참고로 우리나라에서는 새로 개발된 프로그램에 대해 특허를 청구할 때, ① 기술적 아이디어라는 방법의 발명 ② 프로그램이 실행되는 처리장치라는 물건의 발명 ③ 프로그램이 저장되어 있고 컴퓨터가 읽어 들이는 기록매체라는 물건의 발명. 이렇게 세 가지 방법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 그런데 특허를 받은 프로그램과 유사한 프로그램을 허락 없이 만들어 인터넷으로 배포한다면, 프로그램 특허권자는 어떠한 행동을 취할 수 있을까?
    • 특허가 방법의 발명일 경우, 해당 방법을 허락 없이 사용하는 행위를 금지할 수 있는데, 이미 만들어진 유사 프로그램을 전기통신회선으로 이루어진 인터넷 등 온라인으로 배포하는 것을 허락 없이 ‘사용하는 행위’로 보아 금지할 수 있을까? 개인적인 견해로는 법 해석만으로 가능하다고 보는 입장이지만 아직까지 이에 관한 학술적 논의는 충분히 성숙하지 않는 상태이고 판례가 없는 상황이다.
    • 한편, 특허가 물건의 발명일 경우, 허락 없이 동일한 물건을 생산·사용·양도·대여하는 것을 금지할 수있는데, 온라인 배포는 양도·대여에 해당하는가? 양도·대여는 유체물(有體物) 점유의 이전이므로 무체물(無體物)인 프로그램은 양도·대여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이다.
    • 미국과 유럽의 경우 특허법에는 발명의 종류를 구분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위와 같은 문제가 제기되지 않는다. 일본도 우리와 같이 물건과 방법으로 발명을 구분하지만, 컴퓨터 프로그램을 물건으로 취급하며 프로그램의 양도·대여에 전기통신회선을 통한 제공을 포함한다고 명시하고 있어 위의 문제를해결한 상황이다.
    • 지난해 12월 23일 발의된 특허법 개정안은 우리나라도 특허법을 일본처럼 개정하여 특허 침해 프로그램의 인터넷 배포를 금지하자는 내용이다. 최근 컴퓨터 처리장치의 발명으로 특허를 받은 경우, 유사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인터넷으로 배포한 것은 특허를 침해한 행위가 아니라는 판결(서울고등법원2014. 4. 10. 선고 2013나5363 판결 참조)이 나와서 개정 필요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또한 이렇게 특허법이 개정되면 부수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청구항을 특허출원 시 직접 사용할 수 있게 된다.
    • 이에 대한 반대 측의 논리는 프로그램의 바탕인 기술적 아이디어는 결국 알고리즘이고 미국에서 추상적인 아이디어나 알고리즘은 특허를 받을 수 없다는 연방대법원 판결이 나오는 등 프로그램에 대한특허보호가 다시금 약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프로그램 특허를 강화하는 것은 시대의 추세에 역행한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프로그램의 소스코드와 구조·순서·조직에 대한 저작권 보호로 충분하고, 유사프로그램 간의 경쟁이 오히려 소프트웨어 산업의 발전을 촉진할 것이라는 입장, 특허보호가 강화될수록 특허조사비용이 증가하고 공개소프트웨어 진영이 위축되므로 소프트웨어 산업의 발전이 저해될 것이라는 입장도 있다.
    • 이러한 반대 측의 논리도 타당하지만, 이미 전 세계가 프로그램에 특허를 부여하고 있는 상황에서 특허법 개정을 계속 반대한다면 결국 우리나라에서는 특허침해 프로그램의 인터넷 배포를 막을 수 있을지 여부는 장차 나오게 될 법원 판결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 그러므로 이번 특허법 개정안에 대해서 소프트웨어 산업계 종사자들이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야 할 것이고, 정부와 국회는 특허법 개정안 논의 시 이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