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통계가 없다!” 사업전략을 수립하거나 산업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세부적이고 다양한 SW통계가 없다는 의미로 하는 말이다. 반절은 맞고 반절은 틀린 말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의 주제별 통계는 인구, 물가를 비롯 제반 산업의 주요 관심 대상인 65,000여 개의 다양한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이 통계항목들 중 SW를 대표 주제로 한 통계는 한 건도 없다. 하위분류로 SW를 일부 포함하는 ICT실태조사, ICT주요품목동향조사만이 눈에 뜨일 뿐이다.
SW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이 글로벌 대표기업이 되고, 전통산업이 SW와의 결합을 넘어 그 무게중심이 SW로 이동하는 SW중심사회로 변화하고 있음에도, 국가 산업의 표준분류체계에서 SW산업은 ICT나 타 산업의 하위 영역에 머물러 있거나, SW 신시장에 대한 분류들은 이름조차 정의되어 있지 않다.
통계는 분류체계를 기반으로 설계되고 작성되는데, SW산업의 분류체계가 이렇게 산재되어 있거나 미흡하니, 정부와 유관기관에서 생산해내는 다양한 통계를 SW통계 수요자들의 입맛에 맞게 가공하는 데 수많은 한계에 부딪히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SW통계가 없다!”라는 말에 ‘긍정’의 한 표를 던지는 이유이다.
지난 4월 우리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는 SW통계 수요자들의 다양한 통계 요구를 수렴하기 위해 ‘SW통계 수요조사’를 실시하였는데, 그 집계된 결과가 흥미롭다.
신규통계 개발에 대한 144건의 요구 항목 중 36%에 해당하는 51건은 면밀한 검토를 거쳐 통계개발이 필요한 항목으로 구분되었으나, 나머지 64%에 해당하는 요구들은 우리 연구소가 이미 제공하고 있거나(20%), 통계항목으로 개발이 불가한(44%) 것들이었다.
앞서 언급한 통계 생산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SPRi는 자체조사, 유관기관 통계 재가공, 외부 전문자료 구매 등을 통해 40여 가지 SW통계 항목을 작성, 홈페이지에 제공하고 있다. 기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거시적 통계(생산, 수출, 기업, 인력)와 국·내외 시장 및 산업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통계들을 포괄한다.
이렇게 SPRi를 통해 일반에게 이미 제공되고 있는 통계 항목에 대해 동일한 통계 제공을 요구하는 비중이 20%나 된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통계항목으로 개발이 불가한 44%의 주요 요구 내용은 1)추상적인 화두만 제시하고 구체적인 요구사항이 없거나(기술 개발을 위한 미래 방향성 통계, SW중심사회 로드맵) 2)정의가 모호하거나 조사범위가 방대한 경우(프로젝트 별 SW개발 단가, 공공/민간/학교 등에 도입된 SW기술 세부 현황) 3)지극히 개인적인 관심사항이나 SW통계와 관련 없는 요구(계층 간 소득분배, 한국의 정치청렴도) 등이었다.
SW통계에 대한 각계각층 다양한 요청들 중 많은 부분이, 현재 제공되고 있는 통계에 대한 인식이나 통계 작성 체계에 대한 이해 부족 등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것이 “SW통계가 없다!”라는 말에 ‘부정’의 한 표를 던지는 이유이다.
SW통계는 있다. 하지만 현재보다 더 다양하고 고도화된 통계가 필요하며, 수요자들의 SW통계에 대한 인식도 동시에 높아져야 한다.
SPRi는 이를 위해 분류체계 개선, 융합/신산업 통계 생산 체계 수립을 포함, SW통계 수요자들이 요구하는 다양하고 구체적인 SW통계를 만들어 내기 위한 연구들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이제 무조건적인 비판과 체념은 잠시 접어두고, SPRi가 만들어 나가는 SW통계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건설적으로 소통하여 SW통계 체계를 견실하게 만들어 나가보자. 이제부터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