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치영 지란지교 대표
날짜2015.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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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치영 지란지교 대표
    • 좋은 파트너를 찾아 제품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게 일본 시장 진출 성공 비결
    • 직원들의 꿈을 이루는 ‘드림 플랫폼 기업’을 향해
    • “창의적인 어른은 살아남은 어린이다.”라는 말이 있다. 순수한 꿈과 열정을 잃지 않고 어른이 되기란 쉽지 않다는 말이다. 오치영 대표는 1994년 국내 최초 윈도 통신 프로그램, ‘잠들지않는시간’으로 창업한 이래 지금까지 ‘지란지교’를 이끌어왔다. ‘100억 매출’을 기록하는 회사를 만들겠다던 그의 꿈은 이미 2007년에 달성되어 매출액 300억 원을 훌쩍 넘긴 회사가 되었고, 올해 7월 1일 SW전문기업 지란지교소프트를 분사시켜 현재는 계열사가 5개에 이르는 기업으로 성장하였다. 소프트웨어 기업 10곳 중 7곳이 10년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다고 하는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올해로 ‘21살’이 된 꿈 많은 회사는 그 자체로 후배들의 또 다른 꿈이 되어가고 있었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 희망을 잃지 않되 현실을 직시했다
    • 대학교 4학년 졸업을 앞둔 시점이었다. 당시 내가 가장 하고 싶고 또 잘할 수 있는 건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이었는데, 그걸 하기 위해서는 창업밖에 다른 방도가 없었다. 그래서 시작했다. 한편으로는 사업을 잘 몰랐기에 겁 없이 뛰어들 수 있었던 것 같다. 체력과 열정 면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좋은 편이어서 이를 바탕으로 열심히 달려왔지만, 돌이켜보니 내 능력으로 노력해서 된 것이 30%도 안 되더라.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는 말처럼, 시장의 때를 잘 만났고 사람을 잘 만나서 된 거라 더욱 겸손해지더라. 물론 그런 기회가 아무에게나 찾아오는 건 아니고 성실하고 진정성 있는 사람에게 찾아온다고 생각한다. 2002년 회사 구조조정이 있기 전까지는 그저 모든 것에 긍정적이었던 이상주의자였다. 회사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채 2002년 말이 되니 직원들에게 줄 급여가 없더라. 현실을 직시하여 사옥도 팔고 급여도 줄여가면서 하나씩 문제를 풀어나갔다. 그렇게 1년이면 회사가 회복될 줄 알았는데 그 여파가 3~4년을 갔다. 실제로 그만큼의 혹독한 기간이 이어질 거로 생각했다면 못 버텼을 것 같다. 이를 겪어본 분들은 알겠지만, 회사가 어려워지면 기존의 문제뿐만 아니라 주변 여건까지 불안정해져서 2배 이상의 시련이 찾아온다. 이를 계기로 내 나름의 시스템을 만들기 시작했다. 사람과 자금에 관련된 시스템이었다. 직원을 적절한 위치에 배치하며 채용할 때부터 관리하는 시스템과 현금 흐름을 정확히 예측하는 자금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개인적으로는 운동을 통해 몸과 마음을 단련했다. 나는 그래서 예비 창업가들에게 항상 “미래에 대한 꿈을 잃지 안되 현실을 직시하라.”고 강조한다. 사업에는 창업가 본인이 생각한 것보다 3배 이상의 돈과 시간, 그리고 인내가 따른다.
    • 일본 진출 성공 첫 단추, ‘좋은 파트너 찾기’
    • 글로벌 진출 사업 방식에는 3가지 단계가 있다. 처음에는 파트너를 이용한다. 두 번째로는 재판매업자를 이용하고, 마지막으로는 직접 진출하는 방식이 있다. 우리 회사는 현재 파트너를 이용하는 단계까지 성공하였고, 판매망을 구축하는 데에서는 좋은 방향으로 성장 중이며, 직접 진출은 초기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일본 시장에 진출한 지는 10년이 되었다. 매출이 발생한 지는 7년이 되었다. 처음에는 적은 액수였지만 매출액이 생기기 시작하니까 매년 거의 두 배씩 증가하였다. 해외 사업을 할 때 중요한 건 좋은 파트너를 찾는 것이다. 파트너사를 물색할 때에는 그 회사의 규모에 신경쓰기 보다는 우리 회사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인지를 보았다. 우리와 파트너사 간의 인연은 굉장히 오래되었기에 서로에 대한 신뢰부터 쌓았던 사이이기도 하다. 그 후 우리는 파트너사가 자발적으로 유통할 수 있도록 제품의 모든 걸 다 맡겼다. 어떻게 하면 우리에게 더 이익이 될지를 따지지 않았다. 예를 들어 제품에 대한 요구사항을 반영하여 개선한다든지 가격 결정에 대한 자율권을 주는 등 많은 권한을 위임하였다. 어떻게 보면 자기 제품이라고 생각할 만큼 권한을 위임하는 게 리스크가 크고, 잘 될 경우에도 이익이 적을 수 있지만, 현지 시장에 확실하게 뿌리를 내리는 데에서는 성공적으로 작용했다. 이후 두 번째, 세 번째 제품도 파트너사와 함께 운영하고 있다. 첫 번째 제품의 경우 가격결정권까지 위임했다면, 두 번째 제품부터는 우리가 가격 결정을 한 후 몇몇 파트너사에 제품을 맡기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대개 제품에 관해 문제가 없고, 완벽한 제품이 만들어졌다고 하더라도 시장 궤도에 어느 정도 오르기까지는 2~3년의 세월이 걸린다. 그걸 혼자의 힘으로 다하려는 것보다는 파트너사와 친한 현지 기업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해외 사업은 어렵다. 국내보다 일본 시장이 3배 어렵다. 하지만 5배 이상 크다. 똑같이 미국 시장도 일본 시장보다 3배 어렵지만 5배 이상 크다. 전 세계 소프트웨어 산업 시장에서 미국 다음으로 큰 규모를 가진 시장이 우리나라 옆에 가까이 있다는 건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제품의 첨단 기능을 선보일 수 있는 장이다. 예전에는 일본 시장에 소프트웨어를 판매한 후 유지보수를 해주는 형태였다면 앞으로는 클라우드 형태로 바뀔 것이다. 이제 새로운 성공 사례를 만들려면 단순 판매를 떠나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 기업만큼 기술을 선도하는 건 어렵겠지만, 우리는 미국 기업보다 일본 현지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일본 기업의 경우 워낙 서비스 품질을 중요시하여 첨단 기능 쪽으로는 제품 출시 속도가 느린 편이다. 따라서 우리가 일본 기업 제품만큼의 품질을 갖고 일본 시장에 현지화된 서비스를 내놓는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 CDO(Chief Dream Officer)
    • 처음에 내가 만든 서비스를 많은 사람이 써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서비스를 만들었다. 용역이 아닌 소프트웨어를 제공한 대가로 회사 통장에 만 원이 입금되었을 때의 기쁨이 기억난다. 마찬가지로 훗날 해외에 진출하여 1억 원을 벌었을 때의 느낌도 그때와 비슷했다. 2007년에 매출액 100억을 달성한 후 100년 기업을 바라보며 세운 목표가 일명 ‘일십백천만’이다. “일, 유니크한 기업이 되자. 십, 큰 꿈 10개를 만들자. 백, 세계 100대 소프트웨어 기업을 만들자. 천, 1개의 꿈이 천억 가치를 가지는 회사가 되자. 만, 1조 이상의 가치를 가진 회사를 만들자.”는 목표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회사를 직원과 파트너들이 자기 꿈을 이뤄갈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내가 지란지교를 통해 많은 꿈을 이뤘던 것처럼, 지란지교가 직원 개개인의 다양한 꿈을 이룰 수 있는 ‘드림 플랫폼’이 되었으면 한다. 나는 꿈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꿈이란 게 꼭 거창할 필요는 없다. 새로운 외국어 습득, 자전거 전국여행 등 상식적인 수준 내에서 꿈을 꾸고 그걸 이룰 수 있다면 좋은 것이다. 직원들의 꿈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는 회사를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 그래서 직원들에게는 우리 회사가 꿈을 이루는 곳이 되고, 남들에게는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표본이 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그런 회사의 CDO(Chief Dream Officer)가 되었으면 한다.
    • 소프트웨어 정책 조언
    • 길게 보고 시장의 힘을 믿었으면 좋겠다. 예전에 온라인상에서 스팸 메일 이슈가 불거졌던 적이 있었다. 그때 정부는 외주 용역으로 만든 스팸 메일 차단 소프트웨어를 배포하려고 했다. 정부가 직접 나서서 만드는 건 가장 쉬운 문제 해결 방법이다. 그러나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 제품을 만들지는 못한다. 소프트웨어는 모든 제품의 인프라와 같은 것이라서 전 산업의 중심이다. 이 산업에서 글로벌 성공 사례가 나와야 산업 생태계가 탄탄해지는 것은 물론 국가 경쟁력이 올라간다. 한편, 요즘 네트워크의 경계가 없어지고 프로그램이 고도화, 첨단화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자주(자주) 보안을 하는 나라는 미국, 이스라엘, 그리고 우리나라인데 융합 트렌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위험해질 수도 있겠다는 위기감이 든다. 자주 보안과 관련하여 관심을 두었으면 좋겠다.
    • 지란지교의 핵심 가치는 ‘신뢰’, ‘도전’, ‘순기능’이라고 한다. 벗 사이의 높고 맑은 사귐을 이르는 말인 ‘지란지교(芝蘭之交)’로 회사명을 지었으니 우선 ‘신뢰’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늘 새로운 도전을 거듭해온 벤처기업이다 보니 '도전'도 이해가 간다. 그러면 ‘순기능’은 무얼 뜻하는 걸까. 창업 당시 오치영 대표 주변에는 항상 인터넷과 소프트웨어의 역기능을 통해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는 유혹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사회에 해가 되는 거로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순기능에 집중하겠다.’는 생각으로 흔들림 없이 걸어왔다. 그렇게 21년 동안 부끄럽지 않고도 성공한 회사를 만들었다. 참고로 스팸 메일을 차단하려면 누구보다 많은 스팸 메일을 수집해야 하고 보낼 줄도 알아야 하기에 역설적으로 지란지교는 가장 많은 스팸 자료를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인터뷰 내내 오치영 대표와 세상과의 향기로운 사귐에 동화되었던 시간이었다.
    • 인터뷰 : 안경은 객원기자, 공영일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