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중심사회’와 기업 생존법
날짜2015.07.21
조회수7701
글자크기
    • 기업적 측면에서 SW중심사회는 SW경쟁력이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사회라고 할 수 있다. SW가 중요한 시대라고는 하지만 SW가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점에는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인식이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과는 달리 SW의 영향력은 글로벌 시장에서 기업의 질서와 경쟁방식에 이미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왔으며, 이러한 추세는 더욱 분명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 세 가지 관점에서 이러한 변화를 살펴보자. 먼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SW기업의 위상은 어떠한가? 2015년 3월 시가총액 기준 글로벌 상위 5대 기업은 애플(7,248억 달러), 엑손모바일(3,730억 달러), 구글(3,566억 달러), 워렌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3,480억 달러), 마이크로소프트(3,335억 달러) 순이다. 시가총액기준 세계 5대 기업 중 3개 기업이 SW(관련)기업인 셈이다. 또한, 매년 글로벌 기업들의 브랜드 순위를 발표하는 인터브랜드(Interbrand)에 따르면 2014년 글로벌 브랜드(Best Global Brands) 순위는 애플, 구글, 코카콜라, IBM, 마이크로소프트 순으로 나타났다. 세계 5대 브랜드에 SW(관련)기업이 4개를 차지할 만큼 SW기업의 영향력이 확대된 것이다. 참고로 2005년 이 순위는 코카콜라, 마이크로소프트, IBM, GE, 인텔 순이었다.
    • 둘째, SW경쟁력을 갖춘 제조기업이 시장을 주도하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애플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애플은 제조업체이지만 SW와 앱 생태계 부문에서 높은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작년 4분기 애플이 글로벌 스마트폰 업계의 영업이익 93%를 차지하는 현상도 애플의 SW경쟁력 없이는 설명되기 어렵다. 또한, 지난 4월 애플이 출시한 애플워치의 경우, 출시 2개월 만에 700만대가 판매되었다는 보도가 나와 기존 시계 제조업체를 긴장시키고 있다. 언론에 따르면 애플은 전기차를 통해 SW경쟁력을 자동차 산업에 접목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 셋째, SW기업이 기존 산업의 주도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다음의 질문에 대한 답을 한번 생각해 보자. 세계에서 가장 큰 택시회사는 어디일까? 세계에서 가장 큰 미디어 소유 회사는? 세계에서 가장 큰 숙박업소는? 세계에서 가장 큰 소매업체는? 허핑턴포스트 칼럼리스트 아프샤르(Afshar)의 표현을 빌자면, 세계에서 가장 큰 택시회사는 우버지만 정작 우버는 보유차량이 없다. 세계에서 가장 큰 미디어 소유회사는 페이스북이지만 페이스북은 제작 콘텐츠가 없다. 세계에서 가장 큰 숙박업소는 에어비엔비이지만 이 회사는 보유 부동산이 없다. 세계에서 가장 큰 소매상은 알리바바이지만 이 회사 역시 보유하고 있는 제품이 없다. 이처럼 기존 산업의 경쟁기반을 전혀 가지지 않은 SW기업들이 기존 산업영역에 진입하여 경쟁구도를 흔들고 있는 것이 작금의 상황이다. 우리는 투자재원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세계에서 가장 큰 투자회사, 킥스타터(Kickstarter)를 보게 될 수 있으며, 자동차를 제작하지 않지만 세계에서 가장 큰 자동차 회사, 구글을 보게 될 수도 있다.
    • 이러한 변화는 기존 기업들에게는 생존을 위협할 수 있는 매우 중대한 위기로 작용할 수 있음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올해 초 세계적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2015년 10대 기술 트렌드 중 하나로 “이제 모든 기업이 소프트웨어 기업이다”를 제시했다. 이는 어떠한 기업들도 이제 SW로 인한 환경변화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으며, 모든 기업이 SW역량을 키워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 우리는 이제 SW를 통한 고객의 문제해결 역량이 모든 기업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 본 칼럼은 디지털타임스 6월 23일자 [디지털산책]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