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ftware(SW) doesn’t matter!?


  철도와 전기는 초기 보급 당시 그 혁신성으로 인해 산업 활성화의 기틀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기업이 얼마나 이를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경쟁우위(Competitive Advantage)가 결정되었다. 하지만 결국보급의 확산으로경제활동의 기반을 형성하는 기간시설(Infrastruscture)화 되고, 누구나 이를 사용할 수 있는 범용요소로 변화했다.


  이러한 현상을 예로 들며, 니콜라스 카(Nicholas G. Carr)는 2003년 미국 최고의 경영학 월간지로 손꼽히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arvard Business Review)에서 “IT는 중요하지 않다(IT doesn’t matter).” 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실었다. IT는 결국 범용화됨에 따라 더 이상 기업에 차별화된 경쟁우위 요소가 아니라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당시 인텔의 CEO인 크레이그 베럿(Craig Barrett)과 딜로이트 센터 포 더 엣지(Deloitte Center for the Edge)의 공동회장인 존 헤이글(John Hagel)에 의해 곧바로 반박되었다. 특히, 존 헤이글은 철도나 전기와 같은 기술과는 달리 아직도 지속적으로 성과 향상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IT는 중요하다(IT does matter).’라고 주장하였다.


  이들의 논쟁은 IT를 정의하는 관점의 차이에 따라, 둘 다 틀릴 수도 맞을 수도 있다. 유사한 논쟁은 현재에도 계속되고 있다.


  제4차산업혁명은 우리나라의, 국민의 경쟁우위가 될 수 있는 기회일까? 아니면, 많은 사람들의 필요에 의해 주장되었다 사라지는‘ 유비쿼터스’나‘ 스마트’ 같은 선전을 위한 또 다른 용어일까? 우리는 현재 변화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신문, 방송, 선거, 학교 어느 곳에서나 제4차 산업혁명을 외치고 있다. 일자리가 없어지고, 생겨나고, 변화한다고 한다. 혹자는 이에 더해 이제 인공지능의 윤리를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4차 산업혁명이 정보화로 인한 3차 산업혁명이 다를 바 없이 벌써 보급화 되어있고 특별할 것이 없는 유행어라고 일축한다. 14년전의 니콜라스 카와 크레이그 베럿, 존 헤이글의 논쟁처럼, 제4차 산업혁명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그 답은 달라질 것이다.


  IT란 정보기술(Information Technology), 즉 정보의 수집, 저장, 분석 등 정보와 관련된 모든 기술을 의미한다. 컴퓨터, 통신, 반도체, 소프트웨어, 전자상거래 등 다양한 기술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우리나라는 명실공히 IT강국이다.세계 정보통신기술 발전지수(ICT Development Index, IDI)에서도 2016년에 1위를 당당히 차지하였다. 우리나라는 IT 세계 1위에 걸맞게 평창올림픽 5G 시범 서비스를 통한 세계 최초 상용화 달성 및 세계 최초 지상파 UHD본 방송 실시를 추진해나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은 유감스럽게도 IT세계 1위인 한국에서 IT세계 1위 기업이 탄생하지 않는되는 주요 원인이 되었을 지도 모른다.


  우리는 IT를 니콜라스 카처럼 바라보는 치명적인 오류를 범하고 있다. 더 이상 통신은 기술범용화 단계에 이르러 더 이상 기업의 경쟁우위를 결정하지 못한다.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등 새로운 혁신을 겪으며 데이터망 구축, 고속통신망 확충과 같은 하드웨어적 발전에만 몰두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봐야 한다.


  더 이상 하드웨어적 우월성은 경쟁우위를 의미하지 않는다. 바둑계를 평정한 인공지능 기술, IoT를 통한 데이터 수집기술, 빅데이터를 통한 데이터 활용기술, 데이터 안정성을 확보하는 클라우드 보안 기술 등 소프트웨어적 기술이 경쟁우위를 이끌어 낼 것이다.


  10년전만해도 세계 최고의 기업가치 순위가제너럴 일렉트릭, 토요타와 같이 하드웨어 중심의 기업들의 우위가 뚜렸했던 반면, 이제는 구글, 텐센트와 같은 소프트웨어 중심의 기업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과거의 영광에 사로잡혀 하드웨어 기술발전 중심 정책을 고수한다면, 우리나라는 최고의 인터넷 망을 갖추어 인프라는 훌륭하지만, 그 인터넷 망을 활용할 만한 소프트웨어는 없는 속빈 강정과 같은 처지가 될지도 모른다.


  크레이그 베럿과 존 헤이글이 주장했듯이, IT의 발전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얼마 전, 두바이에서 개최된 IoT와 빅데이터 관련 학회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다. 학회에서의 주요 내용은 IoT나 빅데이터 분석을 위한 기기 개발, 네크워크 인프라 구축과 같은 하드웨어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 않았다. 데이터 분석 솔루션 개발, IoT에서 수집된 데이터들의 활용을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 IoT 도입에 따른 보완 소프트웨어 운영 방안 등 소프트웨어에 초점을 맞춘 내용이 활발히 논의 되었다. 또한, 두바이는 2030년까지 25%의 자동차운행을 자동화하겠다는 목표로 약 200여대의 테슬라 차량을 구입하여 무인택시체계 구축계획을 시작하였다. 두바이 정부는‘ 스마트 두바이’를 슬로건으로 총 545개의 소프트웨어 기반 대국민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우리는 어떠한가? 통신 인프라세계 1위를 차지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각종 규제로 테슬라의 도입이 얼마 전에 이루어졌다. 더욱이 고속도로 주행 시 차량과 차선을 인식해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고 자동으로 조향할 수 있는 2단계의 자율 주행만 허가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그리고 아직도 차세대 통신망 구축 등 하드웨어 중심의 발전 방향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제4차산업혁명을 ‘유비쿼터스’나 ‘스마트’ 같은 단기간의 선전 문구로 끝나지 않고, 진정하게 우리나라를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려면, 소프트웨어 분야의 집중 육성이 시급하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가 제조 기술의 효율화로 선진국의 대열에 도입하는데 성공하였듯이, 소프트웨어 분야의 집중을 통해 제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여야 한다.


  아랍에미리트연방 석유 매장량의 95%는 아부다비에 집중되어 있지만, 자원적 열세를 이기고 빠르게 변화하는 트랜드를 읽고 그에 대응하는 정책을 펼친 두바이는 지금 아랍에미리트 연방을 구성하는 7개의 토후국 중 최대의 경제규모를 자랑한다. 무역, 관광, 부동산 개발로 이루었던 발전을 소프트웨어 기반의 ‘스마트 두바이’로 이어나가고 있다. 두바이는 인터넷 통신 인프라 부분에서 우리나라의 약 70%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무인 택시를 기획하고 실현해 나가고 있다.


  확실한 것은 모든 기술은 그 효과가 영원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언제 소프트웨어가 철도, 전기처럼 범용화될지 모른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빠르고 강렬하게 소프트웨어 활성화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소프트웨어 월간SW중심사회2017년6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