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4th Industrial Revolution Through Software Solving Social Problems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해 우리는 과도하게 개념과 차수 논쟁에 매몰되어 있었다. 4차 혁명이 무엇인가? 과연 4차인가 3차의 연장인가라는 논의는 더 이상 무의미하다. 이제는 제4차 산업혁명의 본질이 추구하는 방향이“ 대전환(Great Transformation)”에 있다는 점에 집중하고 기술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혁신의 청사진을 그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새로운 정부는‘ 4차 산업혁명위원회’를 만들어 국가적 차원에서 제4차 산업혁명에 동력을 불어넣을 준비를 하고 있다. 거는 기대가 크다. 문제는 그 구체적인 실현방안이다. 일각에서는 정부 주도형 혁신은 끝났다고 하고 이제는 민간이 주도적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한다. 일견 맞는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정부냐 민간이냐의 양자택일이 논리가 아닌 서로의 역할 정립을 통해 상호 역량을 결집하여 국가적 위기를 넘어야 할 때다. 민관이 협력하여 제4차산업혁명에 대응하는 국가적 혁신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혁신의 촉발자로서 공공SW사업의 잠재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90년대 후반‘ 정보화는 앞서가자!’는 캐치프레이즈 아래에 추진되었던 전자정부구축 중심의 공공SW사업은 제4차 산업혁명을 목전에 둔 지금‘, 새 술을 담기 위한 새 부대’로서 다른 역할, 다른 방식의 혁신을 요구 받고 있다.

 

■ 공공SW의 새로운 목표 : 시민의 삶의 질 향상

우선, 공공 SW사업의 목표를 재정립해야 한다. 1980년대 이후 정부주도로 추진해왔던 대부분의 전자정부 사업은 공공행정업무의 효율화에 초점을 맞췄다. 공공SW시장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3조 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되어 우리 IT서비스기업들의 성장 마중물 역할을 했다. 온라인 민원서비스, 조달시스템, 조세정보시스템, 관세통관시스템, 주민등록관리시스템 등은 해외에까지 수출까지 하였고, UN이 선정하는 전자정부 순위에서 2010년 이후 3번 연속 1위를 차지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2010년 이후에는 전자정부수출의 증가세도 둔화되었으며, 대형 신규 시스템구축 사업들은 대폭 줄었고 시스템의 기능개선, 고도화, 유지보수 사업 비중이 70%가 넘고 있다. 게다가 600조 원이 넘는 국가 부채의 증가는 공공SW시장에 대한 예산 증액을 기대하기 어렵게 한다. 이렇게 되면 공공SW시장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 중소 SW기업들의 상대적 기술혁신 유인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식과 혁신의 경연장이 되어야 할 공공SW시장이 유지보수 시장을 중심으로 인건비 경쟁 시장으로 전락하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공공SW사업은 이제 행정효율화 중심의 전자정부 중심사업에서 탈피해 사회적 현안들을 직접적이고 적극적으로 해결하여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작년 OECD가 발표한 삶의 질 수준(Better Life Index)을 보면 한국은 38개국 중 34위로 최하위 수준이다. 이미 정부에서도‘ 삶의 질 향상’이 새로운 국가적 목표가 되어야 한다는 인식하에 지난 2013년 <과학기술 기반 사회문제해결 종합실천계획>을 마련한 바 있다. 작년에는 미래부하에 미래준비위원회를 조직하여‘ 이제는 삶이 질이다’라는 전략 보고서를 발간하였다. 보고서에서는 10년 후 대한민국의 쇠락이 삶의 질 향상에 달려 있음을 지적하며 국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과학기술과 ICT의 역할을 강조하였다. 저출산, 고령화, 각종 재난 재해, 미세먼지, 방사능과 같은 환경 문제는 국정 아젠다로 부상했다.

 우리 앞에 복잡하고 어려운 사회현안이 산적해 있다. 국가의 소수 엘리트 공무원과 전문가들의 힘만으로는 복잡다양해지는 현안들에 뾰족한 답을 내놓긴 사실상 불가능하다. 다양한 창의적 아이디어, 인적자본, 재정, 기술혁신 역량을 가진 민간의 참여가 필수적이다.가령, 미세먼지 분야는 먼지의 포집기술, 집진효율 기술이 중요하지만, 오염원의 지속적
모니터링과 통제는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 기술이 접목돼야 한다. 집진 시설의 구축, 운영,유지보수는 새로운 서비스 사업으로도 유망하다. 친환경 자율 주행차 역시 그 자체로 소비자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지만 택시, 버스 등 대중교통에 적용되었을 경우 대기 오염을 절감하는 주요한 수단이 된다. 이제 요소기술의 R&D, 소규모 실증사업을 넘어 보다 적극적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의 場을 공공에서 마련해 줄 필요가 있다. 공공SW사업의 새로운 역할을 통해 사회혁신은 물론 신기술이 신시장 창출로 이어지는 산업혁신도 함께 만들어 내야 한다.

 

■ 공공SW사업의 새로운 추진 방식 : 민관협력 강화

 복잡한 사회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공공SW은 보다 유연하고 적극적인 민관협력을 필요로 한다. 사업의 추진 방식, 필요 예산, 개발 기간과 서비스 제공 방식 등에서 민간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정부가 최선의 솔루션에 적극 지원하는 새로운 공공SW의 토대 구축이 시급하다. 정부가 모든 시스템을 소유해서 운영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비용효과적이면서 신기술을 적시에 활용할 수 있는 사용중심의 서비스 방식으로 전환이 기본이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서비스의 성과는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삶의 질 향상으로 측정되고 이에 대한 보상과 지원이 이뤄지는 체계로 변화가 필요하다.

 좋은 사례가 민관협력 방식으로 추진된‘ 스마트교통카드’사 업이다. 서울시가 도로망 인프라를 개선하고 민간기업에 사업권을 부여하고, 대중소기업이 출자하여 혁신적인 대중교통 환승 시스템 구축 개발, 서비스 운영까지 담당한 사례다. 이 사업은 시민들이 보다 편리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도심의 교통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마트교통카드는 뉴질랜드, 컬럼비아, 태국, 말레이시아 등에 솔루션을 수출했다. 특히, 뉴질랜드의 경우 현지에서 발생한 교통 이용 정보를 클라우드 시스템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에서 정산 서비스를 대행한다. 이러한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방식은 제4차 산업혁명이 지향하고 있는 SW가 중심 역할을 하는 경제의 단면을 잘 보여준다. IT서비스기업, HW제조사, 금융기관 등 민간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특수목적법인으로 만든 한국스마트카드는 작년 매출은 2천 4백억 원이 넘었고, 2003년 이후 누적 매출액 1조 5천억 원으로 성장하는 기업이 되었다.

 해외에서도 최근에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제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함으로써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정책과 사업들이 진행 중이다. 미국은 이미 2006년 삶의 질 기술센터를 설립해 관련 기술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미국 과학재단은 건강한 사회와 사회 혁신을 위한 STS(Science, Technology & Society) 프로그램과 사회혁신기금을 조성하고 관련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EU에서는 연구 혁신 프로그램인 Horizon2020을 통해 유럽의 경쟁력 제고, 일자리 창출, 삶의 질 향상이라는3대 목표를 설정하고 사회적 도전과제로 건강, 인구변화, 식품안전, 에너지, 교통시스템, 기후변화, 안전 문 제 등 을 대응하기 위한 연구개발 프 로그램을 추 진 중 이다. 일본도 2001년부터 사회문제해결만을 목표로 한 전문 연구기관(RISTEX)을 설치하고 시민참여 방식을 통해 관련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발표한 제5기 과학기술기본계획에서는 초스마트사회5.0개념을 소개하면서, 일본이 당면한 고령화, 지역경제침체, 자연재해 등을 주요한 사회적 과제로 인식하고 이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기 위한 정책과제를
도출하였다.

다양한 민관협력 프로젝트들도 진행 중이다. 미국 교통부는 지난해 5천만 달러의 예산을 투자하여 도시 문제 해결을 위한‘ 스마트 씨티 챌린지’대 회를 개최하였다. 전국 77개의 지역으로부터 스마트 씨티 구축 제안서를 받고 최종적으로 오하이호州 컬럼버스市를 선정하였다. 컬럼버스시는 도시 교통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전기차 인프라, 도시데이터 플랫폼, 교통 이용자 서비스 개선 등을 포함한 제안서를 작성하였다. 이 프로젝트에는 미 교통부가 5천만 달러를 지원하고 지자체가 약 2천만 달러를, 개발에 참여하는 IBM, GM, Uber, Siemens 등 민간 기업이 7천만 달러를 투자해 총 1억 4천만 달러 규모로 추진된다. 스페인의 바로셀로나시는 도로 소음 센서, 공기질 센서, 스마트 주차장, 풍력과 태양열을 이용한 친환경 스마트 가로등 설치 등 시민과 지역사회를 적극 참여시켜 친환경 스마트시티를 만들어가고 있다. 핀란드에서도 2030년까지 2만 명을 위한 신규주택을 공급하고 8천 개의 일자리 창출이 목표한 낙후지역 도시재생을 위한‘ Smart Kalasatama’ 프로젝트가 추진 중이며 민간 기업이 50억 유로, 헬싱키 시가 6억 유로 투자하여 SW신기술 기반으로 사회간접자본(SOC)을 구축한다. 한편, 세계 최대 연어 수출국인 노르웨이는 지난 6월 해양플랜트 기술과 스마트양식 시스템이 결합해 파고가 높은 외해에서 스마트양식이 가능한 설비를 만들어 청정한 바다에서 안전한 수산물을 생산하는 혁신을 이뤄내었다. 3천억원 규모의 외해 스마트양식설비에는 10여 개가 넘는 노르웨이 중소설비업체와 조선기술을 가진 중국업체가 참여해 국제공동 민관협력 방식으로 추진되었다. 이외에 프랑스 파리시에서 시작된 전기차 공유 경제서비스와 싱가폴이 도시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디지털 플랫폼으로 바꾸는‘ 버추얼 싱가폴’프 로젝트도 도시 문제로 대표되는 다양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민관협력 방식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 실체 있는 제4차 산업혁명을 위하여

 사회현안해결형 공공SW사업은 범부처 차원의 추진체계하에서 과감히 진행되어야 한다. 그동안 미래부, 행자부로 이원화 되어 추진되고 있는 공공SW사업에 대해 범부처 차원의 거버넌스가 필요하다는 논의는 오래되었다. 4차 산업혁명위원회는 그 역할을 하기에 제격이다. 국가 현안 해결에 부처가 따로 있을 수 없다. 미세먼지를 환경부, 복지부, 산자부, 미래부, 중기청이 다 따로 그리고 독자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결국 민간의 참여를 활성화시켜야 하고, 최선의 대안이 지속적 사업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범부처가 전폭적으로 협력해 주어야 한다.

 유사한 시도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공공데이터 개방, 다양한 ICT융합 사업, 신기술 실증사업들이 그 예다. 개방, 공유, 참여를 통한 융합이라는 글로벌 트렌드에 부합하는 의미 있는 시도들이였다. 공공 데이터 개방을 통해 스타트업 육성에도 기여하였고, 혁신적인 신기술들이 공공 시장을 마중물로 검증받고 적용되는 기회도 제공했다. 하지만, 검증된 기술을 활용해 대규모 사업으로 만드는 것은 민간의 몫으로 두었다. 문제는 공공사업에 참여한 중소기업들은 기술력에 비해, 인력과 사업역량이 부족해 사업화 기회를 찾는 것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기업이 애써 개발하고 공공의 재정을 투입해 검증한 기술이 활로를 찾지 못한 채 사장된다면 국가적 낭비다. 이러한 기술들을 사회적 문제들을 푸는 데 활용하고 비즈니스모델을 결합하여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삶의 질 향상을 달성하고 이 과정에서 참여 기업의 기술력, 서비스 역량을 높여 궁극적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하자는 것이 사회문제해결형 공공SW사업이 지향하는 바다.

 공공SW사업은 말 그대로 공공의 안전과 복지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 이제 정부의 행정효율화를 넘어 다양한 국가 현안, 시민의 불편, 도시 문제, 소외 계층들의 수요를 충족해 줄 수 있는 서비스 개발에 공공SW사업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그 파급효과가 큰 분야를 발굴하고 정부가 지원하되 민간의 다양한 창의와 혁신이 발현될 수 있도록 보조적 지원을 해야 한다. 필요에 따라 규제를 정비해 주고, 기업의 참여 유인을 높일 수 있도록 기존 정보화 예산외에‘ 가칭 제4차 산업혁명 기금’과 같은 별도의 예산을 마련하여 제4차 산업혁명의 마중물 역할을 할 재정 투자도 필요하다. 이를 통해 정부는 다양한 서비스의 적시 공급으로 공공의 혁신을 달성하고, 시민은 삶의 질과 직결된 분야에서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특히 우리가 처한 사회적 문제는 선진국은 물론 개도국도 맞이하게 될 보편적 문제들이다. 따라서, 사회현안해결형 공공SW의 개발은 글로벌 솔루션으로서 잠재력이 크고, 이 사업에 참여한 기업들은 관련 기술, 서비스 기획과 운영 역량의 축적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이제, 사회적‘ 문제’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위한‘ 과제’라는 인식이 절실한 시점이다. 90년대 과감한 전자정부 중심의 공공정보화를 통해 통신강국으로 발돋움 했듯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사회현안해결형 공공SW정보화 사업으로 진정한‘ 정보강국’으로 도약하자. 더 늦지 않게 시민사회, 혁신기업, 그리고 정부가 삼박자를 맞춰 혁신적 솔루션을 만들어 갈 때 제4차 산업혁명의 실체가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제4차산업혁명 월간SW중심사회2017년7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