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Comparison of Open Source Software Policies and Communities - Korean Collective Intellectual Culture and Causes of Inactivation of Open Source Software in Korea
유호석, 안성원, 강송희, 김종우, 김동성, 최철, 송상효, 엄용국 외
공개SW 정책과 커뮤니티의 글로벌 비교 연구
- 한국인의 집단지성 문화와 국내 공개SW의 비활성화 원인
1. 연구목적과 범위
이 연구를 통해 글로벌 공개SW 커뮤니티 대비 국내SW 커뮤니티가 왜 활성화 되지 않는지 그 본질적이며 근본적인 이유를 밝히고자 한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정부와 기업이 공개SW 개발자 및 커뮤니티를 어떠한 방식으로 지원 또는 협업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에 대한 기초적인 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 연구의 범위는 해외의 공개SW정책 사례를 수집하여 국내 공개SW 정책과 비교하고, 글로벌과 국내 공개SW 커뮤니티의 특성차이를 분석하는 것이다. 다양한 국가의 공개SW정책과 글로벌 커뮤니티 현황을 종합하여 공개SW에 기반한 국가SW역량 강화의 시사점을 도출한다.
[그림] 연구 수행 범위 (원문 참조)
2. 국내‧외 공개SW정책 현황 비교
미국과 EU를 포함한 10개 국의 정책을 비교한 결과 국내 공개SW 정책이 타 국가의 정책을 대부분 포함하여 가장 넓은 정책범위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정책 강도를 살펴보면 상대적으로 국내 공개SW 정책의 강도는 중위 수준임을 알 수 있었다. 선도국가들은 대부분 공개SW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었고, 중앙정부, 각 부처나 지방정부 등에서 개별적으로 정책을 수립하여 집행하고 있었으며, 산업 육성이나 교육 등은 자율에 맡기는 모습을 보여줬다. 오히려 중 순위 및 기타 그룹에서 명시적으로 촉진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중국의 경우에는 국가 안보 차원에서 공개SW를 접근하고 법적으로 우대하는 등 상당히 강도 높은 정책을 집행하고 있었다.
[그림] 국내외 공개SW 정책 비교 종합 (원문 참조)
현재 공개SW 생태계의 현실과 공개SW 정책에 미스매치가 있다는 일각의 비판이 있다. 이 연구에서는 정부정책이 기술적, 대내외적 환경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태생적으로 어렵다는 한계를 가진다고 보았다.
공개SW 정책이 태생적으로 어려운 이유는 정부 또는 기업의 개입이 공개SW 참여자의 동기를 저하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공개SW 커뮤니티를 특정 기관이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질 경우에는 오히려 사용자의 참여가 급격히 감소할 수 있다. 기관이 커뮤니티의 일원으로서 인정받고 혁신에 동참하면서도 결과물을 사적인 이익 취득보다는 공동의 혁신에 기여하는 쪽으로 사용하겠다는 의지와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면 참여자들이 쉽게 커뮤니티의 일원으로 인정하려 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공개SW 관련 정부 정책의 기존 연구에서 정부의 역할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크게 구매자로서의 역할과 시장 규칙의 선도자로서의 역할로 제한되어 있었으며, 조달 정책을 집행하는 데 있어서도 중국을 제외하고는 독점SW와 공개 SW간 중립적인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음을 파악할 수 있었다.
3. 연구의 틀
1) 사용자 혁신, 사회적 지식생산 모델의 한계
공개SW현상을 설명하는 이론으로서 사용자 혁신(Von Hippel)과 사회적 지식생산 모델(Nonaka, Benkler)이 있다. 이에 따르면, 공개SW를 설명하는 데에는 경제․경영적 현상을 넘어서는 사회․문화적 현상으로 보는 연구의 틀이 유용하다.
그러나 서구의 사용자 혁신과 사회적 지식생산 모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우리상황에 맞는 정부정책과 국내기업의 전략을 도출하는데 실패하기 십상이다. 우리의 문화적 환경에 맞지 않는 정책과 전략을 구사했다가는, 자발적인 동기를 가진 참여자의 진입동기를 차단하는 역효과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집단지성 활동 측면에서 한국의 특수성을 고려함으로서 그동안의 정책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국내 오픈소스 활동이 미미한 원인을 밝히려는 연구목적에 보다 본질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2) 선행연구 : 한국인의 온라인 집단지성 활동 특성
박성희(2004)와 Kim&Sohn&Choi(2011)는 한국의 SNS 이용자들은 오프라인 친교의 강화를 목적으로 활동하고 친구의 범위가 좁은 반면, 서구인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인간관계는 별도로 관리하며 친구의 범위도 한국학생에 비해 5배 정도 크다고 분석했다. Hong(2017)과 이원태&차미영(2011) 은 각기 Facebook과 트위터에서 한국인을 비롯한 아시아인이 독립적인 의사소통 보다는 상호의존적인 의사소통의 비중이 높음을 밝혔다.
SNS 뿐 아니라 위키피디아와 같은 집단지성 활동에서도 한국인의 행태는 독특하다. 황성주 외(2009)는 한국의 인터넷에서는 네이버 지식iN 서비스, 다음의 아고라와 같은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는 활발했던 것에 반해, 위키피디아(Wikipedia) 같은 협업적 집단지성 모델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실증했다. 김상배(2010)는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 서구의 백과사전은 공동집필하면서 새로운 지식을 생성했지만, 중국과 한국의 백과사전에 해당하는 유서(類書)는 새로운 지식의 생성이 아닌 고문헌의 보존을 목적으로 기존 자료를 분류하고 나열하는 역사적 전통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한 위계적 편찬․편집 문화로 스승이 단독저자가 되고 제자는 공저자로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전통과 지적재산권 제도가 뒤늦게 발달하고 있는 것을 또 다른 이유로 제시했다.
이상의 선행연구를 요약하면 한국의 인터넷 사용자들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댓글을 달거나 토론방에 참여하기는 열심히 하는데, 온라인 백과사전의 편집과 같은 지적 협업에는 상대적으로 무관심하다는 것이다.
3) 연구문제의 설정과 연구방법
‘한국에서 공개SW 커뮤니티가 활성화 되지 않는 원인’을 연구문제로 삼고 선행연구를 토대로 아래의 가설을 검증한다.
- 명제1 : 한국인은 공개SW 활동에 있어서, 협업적 생산이 아닌 독자적인 지식생산을 선호한다.
- 명제2 : 독자적인 지식생산을 하는 공개SW 커뮤니티는 활성화 되지 못하다.
- 명제3 : (연구명제 종합) 한국인의 공개SW 커뮤니티는 독자적인 지식생산을 선호하기 때문에 활성화 되지 못한다.
이상의 명제를 검증할 연구모델은 다음과 같다.
[그림] 연구모델 (원문 참조)
글로벌 공개SW저장소인 Github의 사용자 행동 데이터를 수집하여 활용한다. Github에서 수집할 이벤트를 협업적 활동과 독자적 활동을 구분하고 성과를 측정할 이벤트를 선정하여 분석한다. 아울러 커뮤니티 수준의 변수로는 커뮤니티 소유자가 개인인지 기관(기업)소속인지, 국내인지 해외인지, 어떤 종류의 SW인지, 언제 만들어 졌는지, 최근까지 활동하고 있는지 여부를 알 수 있는 데이터를 수집한다.
Github 외부에서는 아파치 재단과 리눅스 재단 등 여러 공개SW 재단이 후원하는 커뮤니티 목록을 수집한다. 이는 기업이 후원하는 커뮤니티, 재단이 후원하는 커뮤니티, 기업·재단 어느 쪽의 후원도 없는 커뮤니티를 비교하여 성과를 측정하는 데 활용한다.
4. 국내외 공개SW 커뮤니티 실태 비교 분석
국내 커뮤니티에서는 개발(Push)활동 비율이 높고, 토론(Comment) 활동의 비율이 낮은 것으로 나와서 한국인은 협업적 생산이 아닌 독자적인 지식생산을 선호한다는 가설1을 검증하였다.
그런데, 국내 개발자가 국내 커뮤니티에서는 독자적인 방식으로 공개SW활동을 하다가도, 글로벌 커뮤니티에서는 행동방식을 바꾸어 협력적인 방식으로 공개SW에서 활동하는 현상을 발견했다. 이는 예상과 다른 흥미로운 결과로서 주의 깊은 해석을 통해 시사점 도출이 필요하다.
[그림] 국내 커뮤니티의 높은 독자적 활동 비중과 낮은 협업적 활동 비중 (원문 참조)
또한 개발(독자적)활동이 활발하고, 토론(협력적) 활동이 낮은 커뮤니티는 활성화 되지 못한다는 가설2도 검증하였다.
[그림] 공개SW 커뮤니티 성과의 영향요소 (원문 참조)
이에 따라 ‘한국인의 공개SW 커뮤니티는 독자적인 지식생산을 선호하기 때문에 활성화 되지 못한다’라는 가설을 종합적으로 검증하여 채택하였다.
네트워크 구조 분석 결과, 글로벌 대비 국내 커뮤니티는 네트워크 밀도가 낮아서 상호교류 정도가 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림] 글로벌과 국내 공개SW 커뮤니티의 네트워크 밀도 비교 (상위 10명) (원문 참조)
또한, 우수한 국내 개발자는 국내 커뮤니티가 아닌 글로벌 커뮤니티에서 주로 활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국내 참여자의 글로벌 커뮤니티 활동 현황 (원문 참조)
마지막으로 기업, 재단, 커뮤니티의 협력유형을 구분한 결과, 재단을 통해 후원을 받는 공개SW 커뮤니티가 가장 성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단독으로 참여하는 경우는 두 번째 이며, 초기의 예상과 달리 기업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경우는 성과가 가장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5. 결론
1) 연구결과
국내 공개SW 커뮤니티가 활성화 되지 않는 이유는 단기적 인센티브의 문제라기보다는 한국인이 역사적으로 경험해 온 사회제도와 지식생성 문화에 공개SW방식이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공개SW 참여자가 국내 커뮤니티에서는 독자적인 방식으로 공개SW를 생산하다가도, 글로벌 커뮤니티에서는 행동방식을 바꾸어 협력적인 방식으로 공개SW를 생산한다는 점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다.
선행연구에서도 한국인들도 미국인과 마찬가지로 집단지성을 위한 토론, 협업에 대한 중요성과 가치를 충분히 인정하고는 있지만 문화적․제도적 환경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이를 지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SW생산과 관련된 한국의 문화적․제도적 환경을 공개SW에 친화적으로 바꾸는 것에서 그 해법을 찾을 수 있다.
2) 시사점과 향후과제
이러한 문화적인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공개SW로 대표되는 협업적 지식생산의 이점을 어려서부터 경험하기 위해 초중등과 대학교육에서 공개SW의 집단지성적 특성을 활용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공개SW 라이센스 전략과 제도를 보완해야 공개SW 라이센스 공유활동을 지속하게 하는 매커니즘이 지속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또 정부SW R&D 결과물을 공개SW화 하는 것을 검토하고, 재단의 지원을 받은 커뮤니티가 그렇지 않은 커뮤니티 보다 성과가 더 좋았다는 점에서 기업과 정부가 재단을 통해 커뮤니티를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한국인의 온라인 활동 문화가 깃허브 같은 서구의 협업모델이 어색한 것을 감안하여 한국인의 온라인 커뮤니티 문화에 적합한 공개SW저장소(Repository)를 육성할 수 있다. 이곳에서 공개SW활동을 하면 그 과정 및 결과가 깃허브에서 자동적으로 연동되는 저장소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자칫 잘못하면 국내용 저장소만 만들고 아무도 활용하지 않는 정책실패가 우려되므로, 정부 SW R&D 결과물을 공개하는 창구로서 국내 공개SW저장소를 활용하는 등 공개SW 콘텐츠를 확보하는 정책과 함께 구사해야 할 것이다.
[그림] 정책 시사점 요약 (원문 참조)
이 연구는 연구범위의 한계로, 공개SW가 활성화 되지 못하는 또 다른 예상원인인 ‘여가시간 부족’과 위에서 도출한 시사점이 적합한지 검증하기 위한 공개SW 참여자 설문을 실시하지 못했다. 향후 파급력이 있는 정책수립을 위해서는 이러한 연구가 지속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