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에서는 우리의 제4차 산업혁명 대응을 저해하는 요소로 낮은 생태계의 역동성을 지적하고 있는데, 실제로 국내 SW기업(IT서비스, 패키지SW)의 매출액 기준으로 20위 안으로는 창업한지 10년 미만인 젊은 기업이 단 한 개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우리 SW기업 생태계의 낮은 역동성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1

먼저 기업의 진입과 퇴출,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이행하는 이동성, 고성장 기업의 비중과 진입 퇴출은 기업 생태계의 역동성을 반증하는 대표적 지표이다. 이 지표 중 지난 20년간 고성장 기업의 변화 과정을 추적한 결과, IT서비스의 경우는 1995년 외부회계감사 대상 기업 중 약 71%의 기업이 고성장 기업이었으나, 그 비중이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2015년에는 9.4%로 하락했으며, 패키지 SW는 33%대에서 16%로 하락했다. 특히 새롭게 고성장을 달성한 기업의 비중에서 패키지SW는 1995년 78%에서 2015년에 단 6%로 대폭 하락했다. 2

사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우리 SW기업 생태계의 역동성은 상당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었다. IT서비스의 경우는 80년대 말부터 진행되어 왔던 대기업의 전산화 프로젝트와 국가정보화의 본격적인 시행에 대응하면서 그 역동성이 유지됐고, 패키지SW는 1990년대 말 벤처붐 시기의 정책적 지원과 외산 SW의 국산화와 같은 기회를 맞아 높은 성장성과 수익성을 유지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시장과 기업 모두 그 역동성과 활력을 되찾아야 할 시점이다.

<그림 1> IT서비스 분야 고성장 기업 개수 및 비중
<그림 2> 패키지SW분야 고성장 기업 개수 및 비중
<그림 3> IT서비스 분야 연도별 고성장 지속, 진입, 신규 비율
<그림 4> 패키지SW 분야 연도별 고성장 지속, 진입, 신규 비율

※ 출처 :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2017) 지난 20년, 국내 SW기업의 생태계 변화 연구

기업 생태계의 역동성 하락에 대한 대응은 새로운 기회요인의 탐색을 위한 과감한 투자를 진행하는 돌파 전략이거나 혹은 생존 차원에서 수익성 위주로 비즈니스 모델을 재편하는 긴축 전략이다. 국내 기업의 대응 양상은 아무래도 후자에 더 가까운 듯하다. 아래 매출과 수익성의 산포도를 살펴보면, IT서비스와 패키지SW 모두에서 1990년대와 2000년 초반의 고매출ᆞ고수익이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저매출·저수익(IT서비스) 혹은 저매출·고수익(패키지SW)으로 이동하고 있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수익성 중시의 추세는 자칫 우리 SW기업이 위험도가 높은 신기술 R&D나 신시장 진출을 위한 과감한 장기 투자를 중시하기보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수익만을 추구하고 있지는 않는가라는 우려로 연결된다.

<그림 5> IT서비스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 산포도
<그림 6> 패키지SW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 산포도

※ 주1 : 산포도에서 가로와 세로선은 각 분야별 매출액 증가율과 영업 이익률의 산술평균을 나타냄

그럼 수익 추구형과 현상유지 전략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고 과감한 투자를 통해 일자리도 창출하는 선순환의 고리, 즉, 우리 SW기업 생태계의 미래 활로는 어디서 찾아야 하는가? 과거 SW기업 생태계의 역동성을 되찾기 위해 SW기업 내부에서 답을 찾으려 했다면, 이제는 전 산업에서 진행되는 디지털 전환(기술과 시장 수요 조건의 변화)을 고려해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전략적 행동이 필요하다.

첫째, 국내 SW기업은 전통 산업의 디지털 공정혁신을 새로운 성장 기반으로 활용해야 한다. 과거 기업의 생산성 증대 방법이 비용 감소나 품질 개선을 위한 새로운 절차 도입이나 표준화 등이었다면, 이제는 이런 효과를 빅데이터, 인공지능과 같은 디지털 기술을 통해 달성하고 있다. 동대문 의류 스타트업인‘스타일난다’는 음성인식 기술을 도입해서 주문에 따른 정확한 출고 처리, 시스템 운영과 같은 복잡한 프로세스의 생산성을 30% 이상 높였으며, 오더 피킹(Order Picking)도 99.98%의 정확성을 달성해서 결국‘로레알’에게 4,000억 원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나사와 볼트 등 20만 개의 품목을 취급하는‘문고리닷컴’도 마찬가지로 인공지능 시스템으로 선별 오류를 80% 감소시켰고, 생산성은 40% 증가했다. 이 두 기업 모두 효율성이 증가하고 매출이 오르니 그에 따라 고용도 증가하고 기업의 가치도 상승한 성공 사례이다.
한편, 이들 전통 기업의 혁신을 가능하게 한 SW기술은‘아세테크’라는 우리 중소 SW업체가 제공하였다. 아세테크는 전통 기업의 디지털 혁신을 하나의 새로운 기회로 보고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전통 영역에서 진행되는 디지털 전환이라는 기회를 새로운 성장의 기반으로 활용한 것이다.

둘째, 전통 산업의 디지털 디자인 혁신에 동참해야 한다. 미국‘로컬모터스’는 기업 외부의 다양한 사람들의 아이디어를 차용해서 컴퓨터로 디자인하고, 이 디자인을 3D 프린터가 찍어내는 형태로 개인화된 다품종 차량을 생산한다. 이 과정에서 소요되는 시간은 단 40시간이다. 과거 기업은 모든 일을 내부에서 해결하거나 클러스터를 강조하며 물리적인 수직ᆞ수평적 통합을 강조했지만, 지금은 긱 이코노미(Gig Economy) 형태로 디자인까지도 외부에서 조달(크라우드 소싱)하고, 3D프린팅으로 제조한다. 전통 기업의 디지털 디자인 도입 과정에 국내 SW기업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이들 기업에게 혁신적 아이디어를 제공해야 한다.

셋째, 생태계 차원의 상생 전략이 중요하다. 카카오택시 앱을 통해 택시 기사는 손쉽게 택시 이용자를 확보하고, 카카오 역시 택시 업계로부터 별도의 비용을 받지 않지만 광고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사례는 카카오와 택시 업계가 상생해서 창출한 새로운 부가가치이며, 이용자인 시민도 새로운 부가가치를 누리게 되었다. 초연결망 사회인 인터넷 세상에서 C(콘텐츠), P(플랫폼), N(네트워크), D(단말)의 가치사슬 상의 어느 한 기업도 모든 혁신을 주도하기는 어렵지만, 인공지능 스피커의 경우, 통신망을 활용해서 콘텐츠를 연결시키고 이를 통해 다양한 서비스 거래를 일으키며 생태계 참여자 모두의 생산성과 상승효과 창출을 촉진한다. 이제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SW기업은 기업 차원의 부분 최적화보다는 생태계 차원의 상생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3

  • 1. 이 칼럼은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의 2017년 연구 보고서인 지난 20년, 국내 SW기업의 생태계 변화 연 구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데이터의 출처와 분석 방법은 보고서에 자세히 기술되어 있음
  • 2. 고성장 기업은 OECD 기업생멸통계에서 제시된 정의에 따라 10인 이상의 기업으로서 최근 3년 연평균 20% 이상의 고용 성장 또는 매출 성장이 이뤄진 기업으로 정의했으며, 분석 대상은 1995년부터 2015 년까지 외부회계감사 대상 SW기업으로 IT서비스 197개, 패키지SW기업은 562개이며, 데이터 출처는 NICE평가정보에서 제공하는 KIS Value임
  • 3. 이 부분은 디지털타임즈(2018.05.02.) 기사의 일부 내용을 참조해서 작성하였음

SW기업 미래 활로 월간SW중심사회 2018년 6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