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산업혁명에서 혁신은 소프트웨어, 그리고 데이터의 흐름이 기반이 된다. 오죽하면 근래 들어 데이터를 원유나 통화(금전)에 비교할까. 데이터를 활용한 산업 육성은 성장을 위한 정부의 가장 큰 의제 중 하나가 되어야 함은, 누구나 공감하고 있는 전략이다.

특히, 이제는 화두가 된 지 오래인 빅데이터는, IDC에서 정의한 바에 따르면 기존 데이터 베이스 관리도구로 처리하기 어려운 대량의 정형 또는 비정형의 데이터와, 이 데이터로부터 가치를 추출하고 결과를 분석하는 기술까지를 포함하여 일컫는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불확실성이 높은 대규모의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하는‘기술’이다.

빅데이터를 분석한다는 것은 결국 데이터에 숨어 있는 중복성을 파악하고, 의미 있는 정보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다. 사실 우리는 빅데이터 그 자체보다는, 데이터에서 창출할 수 있는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 시장과 조직의 혁신은 빅데이터가 아니라 정제된 정보에서 일어난다. 빅데이터의‘시스템 도입’자체를 늘린다는 관점을 벗어나 실질적으로 다양한 산업에서‘활용하기 위한’정제된 스마트 데이터에 주목해야 하는 것이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보자. 한국 정부는 2014년 데이터 기반 경제·사회 혁신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데이터는 혁신 및 사회 현안 해결을 위한 핵심수단으로, 경제사회 발전의 원동력이라는 것이다. 美 BSA의 연구에 의하면 세계 데이터 활용률을 1% 제고하면 2030년까지 15조 달러를 창출할 수 있다고 한다. 프랑스의 경우 혁신을 위한 하나의 원칙과 일곱 가지 목표를 2013년에 발표했는데, 그중 하나가 빅데이터 활용이며, 미국 역시 데이터 기반 혁신 전략을 동일 년도에 발표했고, 일본은‘신산업 구조 비전 : 제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7대 전략’을 2016년에 발표하고 데이터 활용 촉진을 그중 하나의 전략으로 내세웠다.

4년이 지난 지금 국내 관련 현황은 어떤가? 한국 무역협회가 2018년 4월 9일 발표한 ‘빅데이터 거래의 한중 비교 : 기업 활용을 중심으로’라는 보고서를 보면, 빅데이터 시장 성장과 더불어 전 세계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반면, 우리 기업들은 빅데이터를 보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활용이 저조한 편이라고 지적했다. 2016년 기준으로, 국내 IT 관련 기업의 빅데이터 시스템 도입률은 5.8%에 그쳤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이, 시장과 조직의 혁신은 정제된 데이터에서 일어나므로, 빅데이터를 보유하지 않았다는 우리 기업들도 데이터로부터 의미 있는 정보를 추출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정부가 해 줄 수 있는 일은 없을까 생각해보면, 공공데이터, 예산, 제도와 같은 정책적 도구 중에서도 무엇보다 공공데이터의 산업적 활용도를 높이는 데에 주목해야 한다.

정부가 개방한 공공데이터는 현재 활용도가 높지 않은데, 이는 그동안 공급자 관점에서 산재된 채 개방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행정적인 결재 문서를 파일 형식으로 그대로 제공하거나 결합, 연계하여 활용되기 어려운 각 부처와 기관의 독립적인 형식으로, 또는 까다로운 API로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2018년 2월 26일 제3기 공공데이터전략위원회가 공식 출범하면서 공공 데이터 혁신전략을 공개했다. 공공데이터전략위원회는‘공공데이터의 제공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제5조에 따른 공공데이터에 관한 정부의 주요 정책과 계획을 심의·조정하고 추진사항을 점검·평가하는 공공데이터의 민·관 협력 관제탑의 역할을 수행한다. 그리고 ‘공공데이터 혁신전략’은‘국민이 주인인 정부’,‘혁신성장’지원을 위한 4대 추진전략과 15개 과제로 구성됐다.

먼저, 국민 삶과 밀접한 공공데이터를 전면 개방하기로 했다.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 약 690여 개 기관이 보유한 공공데이터의 정확한 소재 및 현황 파악을 위해 3월부터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국가안보나 개인정보 등을 제외한 데이터를 원칙적으로 국민에게 전면 개방한다는 것이다. 개방된 데이터의 활용이 용이하도록‘공공 데이터 품질관리 수준평가제도’를 올해 중앙행정기관을 시작으로 2019년에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2020년부터 공공기관에 단계별로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또한, 국민의 데이터 접근권을 제고한다는 취지에서 정부가 보유한 데이터 현황을 보여주는‘국가데이터맵’을 구축해 올해 12월 국민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2017년 8월부터 시범운영 중인 공공데이터 포털 내‘데이터 1번가’를 통해 국민이 필요로 하는 데이터에 대한 요구사항을 수렴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그리고, 제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데이터 기반 혁신성장을 지원할 계획이다. 인공지능, 자율주행 자동차 그리고 스마트시티 등 신산업 육성에 필요한 공공데이터를 개방함으로써 혁신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또, 아이디어 발굴에서부터 자금지원, 해외진출 등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창업을 종합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한편, 제4차 산업혁명과 더불어 개인정보 보호와 빅데이터 활용이 균형 있게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정비하고, 사회적 합의를 도출한다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마지막으로,‘2018년도 국가중점데이터 개방계획’에 따르면 제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혁신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신산업 분야 핵심 데이터와 일자리 창출·사회적 가치 확산을 위한 데이터 등 총 29개 분야 국가중점데이터를 개방한다.

이러한 정부의 다양한 정책과 더불어, 필자는 무엇보다 데이터를 제공하기 위한 범부처적인 관리 프레임워크를 정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부 부처 간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각 부처와 기관의 독립적인 형식으로 제공되어 결합, 연계되기 어려운 공공데이터는 활용도가 낮을 수 밖에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부처나 기관 간 칸막이를 없애고 체계적인 방식으로 소통해야 한다.

또한,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서 운영하는 SW정책 오픈커뮤니티에 올라온 의견 가운데 공공데이터의 활용성 제고를 위한 해결 방안으로 데이터에 대한 메타정보를 기록한 공공데이터 사전(Glossary)을 만들고, 이후 데이터의 생명주기, 활용성 측면에서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는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 데이터맵 사업과 궤를 같이 하지만, 메타정보의 범위와 수준, 관리 프레임워크와 프로세스, 범부처 간 협조 정도에 따라 공공데이터 사전의‘관리’와‘운영’의 결과는 현격히 달라질 것이다.

그리고 API의 활용도를 개선하기 위하여 정의된 오픈 데이터 프로토콜(Open Data Protocol, OData)과 같은 표준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OData는 HTTP와 Atom/XML, JSON 형식을 사용하여 한 데이터에서 다른 연결된 데이터로 접근하는 REST 기반의 프로토콜로, 이를 도입하면 개발자가 다양한 플랫폼에서 데이터 질의 프로토콜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

정부가 이미 확보하고 있는 다양한 공공데이터를 공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범부처적인 관리 프레임워크를 정립하여 활용도를 높이는 것은 우리가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잘 대응하는 중요한 방안이 될 것이다. 아무쪼록 체계적인 공공데이터 관리 인프라를 형성하여 새로운 성장을 위한 사회적 기반을 마련해야한다.

데이터 산업 육성 공공데이터 관리 프레임워크 월간SW중심사회 2018년 1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