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 시대 인재 확보가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

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됨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디지털 인재 확보 전쟁이 과열되고 있다. 이는 디지털 전환이 전 산업 분야로 확산되고 산업과 기업의 경쟁구도가 재편되고 있는 디지털 경제 시대에 디지털 인재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으나 디지털 분야 전문지식을 보유한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들이 기술 혁신과 디지털 전환으로 인한 새로운 디지털 스킬 요구를 충족해 줄 디지털 인재의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디지털 인재 부족 현상은 급속한 기술 변화로 인해 기존 직무와 새로운 직무 간의 디지털 스킬 격차가 커졌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생산가능인구가 점차 감소하고 디지털 기술에 친화적인 청년층의 고용 감소로 디지털 인재 공급이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현상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디지털 인력 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하여 세계 노동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의 경제적 잠재력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늘고 있다. McKinsey Global Institute의 보고서(2015)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성평등이 진전되면 2025년까지 세계 GDP가 약 12조 달러가 증가될 수 있다. PwC(2019)는 OECD 국가들이 여성의 경제 참여율을 세계 최고 수준인 스웨덴의 수준으로 높이면 OECD 전체의 GDP가 6조 달러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하였다. 또한 글로벌 기업들도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고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하여 남성 지배적인 기술 부문에 여성 인력의 비중을 높이기 위한 채용 전략을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인식의 전환과 기업들의 지속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앞으로 상당한 진전이 필요한 상황이다.

디지털 분야의 성별 격차 현황

최근 여성의 경제 참여율 증대로 많은 산업에서 여성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지만, 소프트웨어 산업은 여전히 여성의 비중이 낮은 상황이다. BCG 보고서(2018)에 따르면, 전체 대학 졸업자 중 여성의 비중이 56%인데 비해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nd Mathematics) 분야의 여성 대학 졸업자의 비중은 36% 정도에 불과하다. 그리고 실제 취업 시장으로 들어가면 여성의 비중은 더 낮아지는데 STEM 관련 직업에 종사하는 여성의 비중은 25% 수준이다. 기업 내 고위직으로 올라갈수록 여성의 비중은 더 낮아지는데 관리자급은 14%, 임원급은 9%에 불과하다(BCG, 2018).

최근 글로벌 기업들도 기업 내 성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여성 인력의 현황을 보면 아직 갈 길이 멀다. 구글은 회사 직원 중 여성이 31%이고, 애플(32%), 페이스북(33%), 마이크로소프트(27%), 트위터(35%)도 비슷한 수준이다. 기업 내 기술 부문에서의 여성의 비중은 이보다 훨씬 낮아 구글이 19%, 애플은 23%, 페이스북은 17%, 마이크로소프트는 17%, 트위터는 16% 수준이다.

그림 1 STEM 분야 여성의 비율
<그림 1> STEM 분야 여성의 비율

※ 출처 : UNESCO Institute for Statistics; World Bank; ILO; Credit Suisse; Catalyst; Deloitte Global; 2017 Harvey Nash/KPMG Global survey; BCG analysis.

STEM 분야의 여성 인력의 비중이 낮은 것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2018년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이하 WEF)에서 발표한 세계 성별 격차 보고서(“Global Gender Gap Report”)에 따르면, 한국의 성평등 수준은 전체 149개국 중 115위에 그쳤다. 이 보고서는 경제 참여·기회, 교육 성과, 보건, 정치 권한 등 4개 부문에서 국가별 성별 격차 순위를 매년 발표하고 있는데, 한국은 특히 경제 참여·기회 부문에서 세계 평균을 한참 밑돌고 있다. 2016년 기준 한국의 여성 경제활동 참여율은 58.4%로 OECD 평균인 63.6%를 밑도는 수준이다. 한국은 소프트웨어 관련 전공 졸업자 중 여성은 24.3%에 불과하다. 소프트웨어 산업에 종사하는 인력 중 기술 부문에 종사하는 여성 인력의 비중은 18.3% 수준이다(SPRi, 2018).

노동세계에서의 그와 같은 성별 격차는 인공지능 분야에서도 여전히 존재한다. 최근 디지털 전환의 확산과 더불어 인공지능은 노동시장 변화를 야기하는 주된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점점 더 많은 산업에서 인공지능 인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인공지능의 사회적, 경제적 파급력을 고려할 때, 이 분야의 성별 격차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2018년 세계경제포럼(WEF)의 연구에 따르면 인공지능 전문가 중 여성은 22% 정도이다. 타 산업보다 인공지능 분야의 성별 격차가 3배 더 크다.

인공지능 분야에 존재하는 성별 격차는 남성과 여성의 직업과 직무유형에도 영향을 미친다. 글로벌 인맥서비스(Professional Network) 기업인 Linkedin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WEF(2018)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인공지능 스킬 분야 중 전체적으로 인력의 비중이 높은 분야는 기계학습과 데이터 구조 분야로 남성과 여성이 비슷한 경향을 보인다. 인공지능 스킬 분야에서 남성이 더 많은 분야는 딥러닝(66%), 인공신경망(66%), 컴퓨터 비전(67%), Neural Networks(70%), Apache Spark(74%), 머신러닝(85%), 패턴 인식(98%) 등이다. 한편 여성이 남성보다 많은 분야는 텍스트 분석, 텍스트 마이닝, 음성 인식, 자연어 처리 분야이다. 이러한 인공지능 분야에서의 성별 스킬 격차는 여성들이 상대적으로 낮은 직급의 저임금 직무에 집중되어 고임금의 수요가 높은 직업에서 경력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 힘들어지고, 더 나아가 성별 임금격차로 고착화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미래 사회에 미치는 광범위한 영향을 고려할 때, 인공지능 분야에 여성 인력의 참여를 증대시키는 것은 인공지능 인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경제적인 필요뿐 아니라 성평등의 문제를 진일보시키는 일이기도 하다.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하는 채용시스템을 개발한 아마존의 사례를 보면 이러한 우려는 현실이 되고 만다. 아마존은 2015년부터 지원자들의 이력서를 검토하고 채용 적합도를 판단하는 인공지능 기반 채용시스템을 개발하였으나, 최근 이 시스템의 성차별적인 특성을 발견하고 폐기하였다. 인공지능 기반 채용시스템은 여성보다 남성 지원자를 선호하는 패턴을 보여주거나, 소프트웨어 개발자 직무 및 기타 직종 후보 선정에 있어 성 중립적 방식으로 평가되지 않은 점을 발견하였다. 아마존의 인공지능을 통한 채용시스템은 지난 10년 동안 회사에 제출된 이력서 패턴을 관찰하여 구직자를 조사하도록 훈련되었는데 제출된 서류의 대부분이 남성의 이력서이다 보니 과거 기술 산업 전반에 미친 남성 지배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예에서 보여 주듯이 인공지능 시대의 성별 다양성 부족은 경제적인 측면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오늘날의 성차별적인 현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다분히 있으므로 디지털 분야의 여성 참여 확대는 바람직한 미래 사회를 설계하고 준비하기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다.

AI 인력 풀에서 AI 기술별 성별 점유율 및 직업별 성별 비율

※ Source : LinkedIn.
※ 주) 성별 격차는 Y축 ( )에 표시, 성별 격차의 범위는 0(여성이 없음), 1(남녀 균등)
AI = 인공지능, NLP = 자연어 처리, ANN = 인공신경망, TA = 교직원, CEO = 최고경영자

해외의 여성 인력 양성 정책

미국, 영국 등 주요 국가 정부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기업은 오래 전부터 여성 인력의 중요성을 깨닫고 여성 인재 양성과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호주 정부는 STEM 분야에 여성의 진출을 증대시키기 위하여 2016/17년부터 5년간 1,300만 호주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국가혁신과학 이니셔티브를 통해 보다 많은 여성들이 STEM 관련 학과를 전공하고, STEM 관련 직업을 갖거나 창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미국은 2009년부터 STEM 분야의 교사 수를 늘리고, 여성이 STEM 분야를 전공하고 관련 경력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오고 있다. 글로벌 기업도 기업 내 여성의 참여를 증대시켜 조직문화 및 기업 혁신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노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IBM은 고등학교와 전문대학의 교육과정을 통합한 직업교육 혁신모델인 ‘P-Tech’ 프로그램을 통해 사이버 보안, 데이터 사이언스, 인공지능 분야와 같은 ‘뉴컬러’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여성을 디지털 고급 인력으로 양성하기 위한 정책적 제언

전통적으로 남성이 주류를 이루는 소프트웨어 산업에서 여성의 진출을 독려하기에는 많은 장애물이 있다. 비교적 타 업종보다 여성의 임금 수준이 높은 소프트웨어 및 인공지능 분야의 직업에서도 여성들의 비중이 낮은 데에는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를 꺼리는 장애물이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STEM 관련 전공을 선택하는 여성의 비중이 낮고, STEM 전공 여성들이 관련 직종으로 진출하고 경력을 지속적으로 개발하여 성공하는 롤모델이 많지 않으며, 남성 중심적인 개발자 문화와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 수준 등이 여성들의 소프트웨어 산업 참여를 어렵게 만든다.

이러한 장애를 극복하고 소프트웨어 관련 직업을 선택하는 여성의 비중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업과 정부의 인식과 정책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소프트웨어 및 STEM 분야를 전공하고, 보다 많은 여성들이 관련 직업에서 성공한 롤모델이 많아져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기관과 기업의 노력뿐 아니라 기술 부문의 여성채용할당제와 같은 보다 적극적인 정책도 필요하다.

키워드 여성 인력 디지털 인재 월간SW중심사회 2019년 4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