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제협력의 필요성

남북경제협력(남북경협)에 관한 논의는 민족경제공동체 확립 및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목표 아래 30년 동안 추진과 중단을 반복해 왔다. 남북경제협력에 대한 남한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북한의 핵실험, 국제정세의 변화 등 다양한 외부 요인으로 인해 사업 진행에 큰 굴곡이 있었고, 이는 국내 기업들의 남북경협에 대한 불신과 우려의 원인이 되었다.

남북경협의 시작은 198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노태우 대통령이 7.7선언을 발표하고, 이듬해 1월엔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방북, 김일성 북한 주석과 ‘금강산남북공동개발 의정서’를 체결한 일이 남북경협의 시초로 볼 수 있다. 이후 1990년 남북교류협력법 제정을 통해 남북경협의 근거가 마련되었고 정책적 차원에서 여러 경협사업이 추진되었다. 그러나 남북경협은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잠수함 침투사건, 핵실험 강행 등으로 인해 중단과 재개를 반복해 오다 2010년 5월 24일 천안함 폭침사건에 따른 5.24조치로 크게 위축되었고, 2016년 2월 10일 북한 핵실험 강행에 따른 개성공단 폐쇄 이후에는 중단되었다.

<표 1> 남북경협 주요 일지
일시 주요 내용
1988.7.7. 노태우 대통령, ‘민족자존과 통일번영을 위한 특별선언’(7.7선언) 발표
1989.1.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첫 방북, 김일성 당시 북한 주석과 ‘금강산 남북공동개발 의정서’ 체결
1999.8.1.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남북협력기금에 관한 법률’ 제정
1993. 북한 핵문제가 고조됨에 따라 남북 간 경제교류 소강상태
1994.11. 대북경협 활성화 조치 발표
1996.9. 북한의 잠수함 침투사건으로 남한의 대북 지원 및 투자 동결
1996.12. 잠수함 사건에 대한 북한의 사과 성명 발표로 경협 동결 상황 해소
1997.12. 외환위기로 남북교역 크게 위축
1998.6.16. 정주영 명예회장 판문점 통해 소떼몰이 1차 방북 / 금강산 관광 등 남북경협 합의
2000.8.22. 현대-北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개성공단 6612만㎡ 개발합의서 체결
2005. 연간 남북교역 규모 처음으로 10억 달러 돌파
2006.11.21. 개성공단 북한 근로자 1만 명 고용 돌파
2008.7. 금강산 관광객 총격 피살로 금강산 관광사업 중단
2010.5.24. 정부, 천안함 관련 조치로 개성공단 제외한 남북교역·교류 중단 발표
2013.4. 북한, 개성공단 북한 근로자 전원 철수, 가동 중단
2013.8. ‘개성공단 발전적 정상화를 위한 합의서’ 채택, 남북공동위원회 구성
2013.9. 개성공단 재가동
2015.5. 정부, 민간·지자체 남북교류 활성화 방안 발표
2016.2.10. 북한 4차 핵실험에 따른 개성공단 폐쇄

※ 출처 : 좌승희·조봉현·이태규(KDI, 2015), “북한 경제발전의 새 패러다임 : 대동강 기적의 점화”.

그러나 남북경협의 중단에도 불구하고, 경협의 필요성에 대한 주장은 계속 이어져 왔다. 북한 내 부족한 인프라 확충을 위한 SOC사업 기회, 저렴한 인건비를 바탕으로 한 인력 활용, 중국·러시아 육로 연결을 통한 물류 확대 등 북한 시장 진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효과는 상당할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 존재한다. 한 예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47년까지 30년간 남북경협이 지속될 경우 경제성장 효과는 남한이 약 169조, 북한 249조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1 또한 남북경협은 남한뿐만 아니라 북한에도 큰 경제성장 효과를 가져와 남북한 경제격차 완화에도 높은 기여를 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2

남북경협의 필요성은 경제적인 측면에 그치지 않는다. 남북경협을 통해 남북한 인적·물적 교류가 활성화되고 이를 통해 얻어지는 남북관계 정상화, 한반도 평화 증진, 문화적 이질감 해소와 같은 사회적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이점에 대한 기대로 인해 남북경협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일반 국민들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2017년 6월 남북경협에 관해 일반 국민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49.4%가 대북제재 완화 시 개성공단 등 경협 재개에 찬성한다고 응답하였고, 39.9%가 이에 반대하였다. 그러나 2019년 2월에 수행한 동일한 내용의 여론조사에선 찬성여론이 68.9%에 이르렀고, 반대는 26.5%에 그쳤다.3

왜 SW 남북경제협력인가

남북경협 대상 산업에 관하여 기존 개성공단에서 큰 성공을 이룬 경공업은 물론, 관광, 에너지, 광업 등 여러 분야에서 남북경협의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핵심 성장동력으로 일컬어지는 ICT분야 역시 남북경협의 대상으로 논의되고 있고 ICT경협에선 북한의 우수 ICT인력 활용이 주요한 항목 중 하나로 다루어지고 있다.4 다만 현재 북한에선 남한과 동등한 수준의 통신망이 구축되어 있지 않아 평양 등 주요 도시를 제외하고는 통신 인프라 구축이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하고, 하드웨어(HW)와 같이 북한의 기술이 열악한 부분도 있어 실제 북한 인력을 업무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북한 인력의 실력 검증도 필요하다.

그러나 ICT 중에서 상대적으로 인프라 구축비용이 낮고 북한 인력들의 기술 수준도 높다고 알려진 분야가 있는데 바로 SW분야다. SW산업은 HW나 네트워크 등에 비해 초기 투입 자본이 비교적 적게 들고 우수한 인력을 통해 고부가가치를 창출 수 있어 ICT분야의 남북경협 초기에 사업을 추진하기 적합하다는 장점이 있다.

북한도 실제 SW산업을 강화하기 위해 인도와 같은 IT 성공사례를 북한 내 언론을 통해 강조하며 산업인력 육성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북한은 1985년 4년제 컴퓨터 인력양성 전문기관으로 ‘조선계산기단과대학’을 설립하였고, 김일성종합대학, 김책공업대학에 각각 1999년, 2001년에 IT단과대학을 설립하였다. 이외에도 다양한 교육기관을 설립하여 매년 1만 명 정도의 IT인력을 배출하고 있다.5 뿐만 아니라 남한의 초등학교에 해당하는 소학교에서도 3학년부터 컴퓨터 수업을 듣게 하여 북한 주민의 전반적인 컴퓨터 능력 향상에 힘을 쓰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SW분야에 있어선 북한 인력의 수준이 세계적인 수준에 달한다는 의견도 있다.6 따라서 SW분야의 경협이 구체화된다면 업무에 활용 가능한 북한의 우수한 SW인력을 충분히 공급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덧붙여 SW분야의 경협을 진행할 경우 남북한 사이의 지리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장점도 존재한다. 실제 개성공단의 경우 평양과 거리가 멀어 평양에 거주하는 우수 인력들을 유치하는 것이 쉽지 않으나, SW분야에 있어선 보안 문제만 해결된다면 원격지에서 개발·유지보수 작업 등 업무를 할 수 있어 우수 인력 확보에 유리하고, 별도의 통신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가 없으며 나아가 평양에 있는 우수 인력을 남한에 있는 국내기업에서 직접 활용하는 시나리오도 예상해 볼 수 있다.

지속 가능한 SW 남북경협을 위하여

북한의 인재 상황이나 환경이 남북경협이 가능한 수준으로 갖춰져 있다고 하여도 실제 남북경협 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다양한 장애물들이 남아 있다. 대표적으로 국내 기업들의 수요와 북한의 인력 제공 여부, 노동 및 산업보안 이슈 그리고 대북제재 문제 등이다.

남북경협이 이루어지기 위해선 민간 기업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정부가 일부 예산이나 행정적 지원을 할 순 있어도 투자를 하고 인력을 채용하고 수익사업을 이끌어 나가는 것은 결국 민간 기업의 몫이다. 민간 SW기업이 남북경협사업에 대한 투자의사나 북한 인력 활용계획이 없다면 SW분야의 남북경협은 이루어질 수 없기에, 민간 기업들의 수요 및 정부지원 방향에 대한 사전 조사가 필요하다.

특히 위와 같이 얻어진 수요 정보는 남북경협사업 추진과정에서 북한 측과의 사전협의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과거 개성공단에서 기업의 인력 채용은 채용공고 방식이 아닌 북한의 노력알선기업에 인력을 신청하여 해당 기업이 알선한 근로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려 하였다.7 그러나 실제 노력알선기업은 설립되지 못하였고 인력 알선업무를 북한의 개성공단 관리기관인 ‘중앙공업지구지도기관(총국)’이 담당하였다. 결국 개성공단의 경우 북한 정부의 통제 하에 인력이 공급되었는데8 이러한 전례를 고려할 때 사전에 남북 간에 인력 공급에 관한 충분한 합의와 정보 제공이 없다면 남한 기업 입장에선 적절한 인재를 확보하지 못할 우려가 발생하게 된다.

북한 인력 활용에 있어선 수요와 공급의 문제 외에도 노동법규와 산업보안에 관한 문제도 존재한다. 남한과 북한은 노동기준은 물론 근로 환경이나 문화에서도 이질적인 부분들이 존재하여 개성공단에서도 북한 근로자와 남한 기업 사이에서 크고 작은 노사갈등 문제가 발생했었다. 그리고 북한 인력을 활용하는 기술 기업의 경우 영업비밀, 연구 중인 기술지식 등 지식재산권의 보안 문제나 개인정보, 기업정보 유출 문제도 주요한 고민거리가 된다. 이러한 문제들은 결국 남한 기업들이 남북경협에 참여하는 데 제약사항으로 작용할 것이므로 남북경협을 추진하는 정부에서 충분한 지침과 지원을 마련해 줄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지속 가능한 남북경협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할 부분은 대북 제재다. 대북제재는 UN안보리 결의를 바탕으로 한 개별 국가들의 국내법을 통해 제재가 이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고 이러한 구조 속에서 대북제재에 적극적이고 강력한 집행력을 가지고 있는 미국이 국제사회를 주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남한도 대북제재에 대한 주변국과의 공조 아래 한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에 남한만이 독자적으로 이를 무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국제정세의 변화에 따라 대북제재의 수위가 변하고 이는 남북경협에도 영향을 미치기에 사업의 안정성 측면에서는 위험이 남게 된다. 또한 대북제재가 해제된 경우에도 남북관계의 변화에 따라 개성공단 운영이 영향을 받았던 적도 있다. 2013년 4월 북한 측의 일방적인 근로자 철수와 같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러므로 안정적인 사업 진행에 대한 북한으로부터의 보증 확보와 같은 북한 측의 책임감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리고 우리나라 정부도 경협 참여 기업에 대한 보험 및 대북 전문가 지원 등 참여 기업을 위한 안전장치를 충분히 마련해 주어야 한다.

특히 SW의 경우 기술적 가치가 높고 SW 중 일부 품목의 경우 현재 바세나르 체제(Wassenaar Agreement)9하에서 북한으로 이전이 통제되는 이중용도(Dual-Use) 품목10 중 하나다. 따라서 남북경협사업 추진이 어렵게 될 경우 바세나르 협약을 고려해서라도 우리 기업이 제공한 SW기술이나 제품·시설을 회수할 수 있는 외교적·법적 안전장치를 반드시 마련해 두어야 한다.

그리고 대북제재 변화에 대한 대비와 별도로 대북제재로부터 어느 정도 자유로운 남북 SW교류 프로그램, 예컨대 제3국에서의 북한 인력 SW교육과 같은 프로그램11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남북한의 SW인력 교류를 확대시켜 나가고 이를 밑거름으로 남북한 SW협력을 이끌어 가는 방법도 모색하여야 한다.

  • 1 대외경제정책연구원(2017.12.27.), “남북한 경제통합 분석모형 구축과 성장효과 분석”. 해당 보고서에선 기존에 추진되었거나 논의되었던 7대 경협사업을 기준으로 경제성장 효과를 분석하였다.
  • 2 그 외, 연합뉴스(2019.2.14.), “新남북경협, 20년간 64조 들여 남북 성장률 1.6%p↑”. 뉴시스(2019.2.5.), “현대경제硏 “2019년 남북경협 재개 기대””.
  • 3 매일경제(2019.2.28.), “개성공단 재가동 찬성여론 70%…20개월 前보다 20%p 수직상승[리얼미터]”.
  • 4 미래정책 FOCUS(2018. 가을호), 미래 Zoom In, “북한의 과학기술인력 현황과 협력방안”, 경제인문사회연구회.
  • 5 정세진(2017), “시장과 네트워크로 읽는 북한의 변화 - 스마트폰을 든 붉은 모자들”.
  • 6 전자신문(2018.10.23.), “박찬모 “南 HW 北 SW 합치면 국제 경쟁력 확보”…과학기술 협력도 제안”.
  • 7 문무기(2018.9.28.), “분단국가의 사회문화법제 연구 북한 경제특구 관련 노동법제”, 한국법제연구원.
  • 8 임강택·이강우(2017), “개성공단 운영실태와 발전방안 : 개성공단 운영 11년(2005~2015)의 교훈”, 통일연구원.
  • 9 테러지원국이나 테러단체 등으로 재래식 무기와 이중용도 물품·기술이 이전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해당 물품·기술 이전에 관한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국제 협약. 이중용도 품목을 협약비가입국으로 이전하려는 협약가입국은 해당 품목의 최종사용자 등을 확인하고 필요 시 품목을 환수할 수 있음을 내용으로 한 서약서 등을 받도록 하고 있다.
  • 10 이중용도(Dual-Use) 품목이란 대량파괴무기의 제조에 사용될 수 있는, 즉 군사적 용도로 사용될 수 있거나 또는 상업적 용도로 사용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재화, 용역, 그리고 기술을 의미함. 이응현(2003.8.11.), “바세나르체제와 남북경제 교류협력”, 한국전략문제연구소.
  • 11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주최하는 ‘캐나다-북한 지식교류 협력프로그램’의 경우 대북제재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10년째 북한 학자들과의 교류프로그램을 운영해 오고 있다. 매일경제(2019.3.7.), “정세가 어려울수록 北과의 지식교류로 이해 넓혀야”.

키워드 남북경제협력 SW 남북경협 월간SW중심사회 2019년 4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