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 업계의 도전과 인공지능의 기회

글로벌 자산 운용 업계는 다양한 산업 이슈에 직면하면서 많은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자본수익률의 변동성 확대로 인하여 지속적으로 알파(Alpha)1를 창출하는 매니저의 숫자가 줄고 있다. 또한, 높은 수수료를 부과하는 액티브(Active) 매니저들의 알파 창출력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지면서 자금유출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ETF 및 인덱스 펀드 중심의 패시브(Passive) 매니저들의 지속적인 비중 확대2와 더불어 수수료 인하 경쟁, MiFID II3 도입 등 규제 강화를 통한 수익구조 투명화, 기술 개발 등 경쟁 심화로 인한 마진 압박이 심한 상황이다. 더욱이, 자산 운용 업계에서 전통적으로 차별화 요인으로 언급된 것들은 점점 상품화(Commoditized)되어 그 효과를 잃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산운영 업계에서는 인공지능이 비용 감축과 운영 효율화를 넘어 전략 차별화 관점에서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산 운용 분야에서 인공지능의 활용을 통해 어떤 새로운 기회가 창출되고 있는지 살펴보고, 앞으로 이 분야에서 어떤 방식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지 제언하고자 한다.

글로벌 자산운용 업계의 인공지능 기법 활용과 현주소

현재 글로벌 자산운용 업계에서는 인공지능 및 대체 데이터의 활용가능성에 높은 기대감과 더불어 현실적인 고민과 혼란이 공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알파 소스를 찾는 것은 언제나 자산 운용사들이 자신을 차별화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끊임없이 새로운 데이터 소스가 확대되고, 컴퓨팅 기술의 비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인공지능 기술이 도입되는 상황은 업계의 판도를 근본적으로 변화 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인공지능 활용을 위한 자산운용 업계의 노력은 첫째, 인공지능 및 기계 학습 등 새로운 기법을 모델 수립 과정에 활용하려는 노력, 둘째, 데이터 프로세싱 개선 등을 통한 업무의 효율화, 셋째, 새로운 대체 데이터 소스를 발굴하려는 노력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현재 단계에서는 새로운 것을 자연스럽게 추구하거나, 고객들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구매할 것인지에 대한 마케팅 적인 접근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글로벌 자산운용 업계에서의 인공지능 모델의 활용의 현주소는 아직은 초기 단계이며, 특히 알파 창출의 관점에서는 운영 효율성 개선, 비용 감축에 비해 확신이 높지 않다. 일부 작은 운용사들이 인공지능 및 기계학습 기반의 독립적인 운용 전략을 출시하고 있기는 하나, 업계 차원에서 독자적으로 완성된 인공지능 모델이 있다고 언급하기에는 시기 상조다. 기존 투자 프로세스에서 부분적으로 개선점을 찾아 가는 노력에 인공지능이 비교적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알파 창출의 관점에서, 많은 회사들이 공통적으로 가능성을 인지하고 인공지능을 적용하려고 활발히 노력하는 주제는 자연어 처리 기법을 활용한 텍스트 마이닝(Text Mining), 트레이딩 알고리즘을 통한 마켓 타이밍(Market Timing)과 거래규모 관점에서 거래 실행(Trade Execution) 전략 개선, 특징 추출(Feature Extraction)을 통한 데이터 분석 등이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 업계의 인공지능 활용 방안

① 알파 창출/정보 해석 및 아이디어 도출 : 기업분석을 하는 펀더멘탈 애널리스트들은 소화해야 할 정보량, 업무량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간의 제약을 받게 된다. 그러므로 통상 자신들이 커버하는 일부 기업에 대해서만 실적 자료를 분석하거나 컨퍼런스콜에 참여한다. 실적시즌이 본격화되는 경우에는 100여 개가 넘는 기업들이 같은 날에 실적을 발표하고 컨퍼런스콜을 진행하는 일이 다반사이다. 텍스트 마이닝을 기반으로 하는 인공지능 기법을 활용하는 경우, 인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모든 가용정보에 대한 분석을 마친 후 필요로 하는 정보를 단기간에 추출하고 요약하고 분석할 수 있다.

② 알파 창출/투자 모델의 개선 : 기본적으로 투자 모델은 적은 수의 설명 변수로 모델이 구축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개선 및 향상이 가능해야 한다. 또한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유기적으로 변화/ 진화할 수 있는 적응성을 갖추어야 하며, 과학적으로 보편성과 인과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즉, 어떤 현상이 특정 조건하에서 반복적으로 관측 가능해야 하고, 어떤 현상의 상세한 원인과 결과사이의 역동적인 관계가 수학적으로 표현이 가능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인공지능 기반 투자는 전통적인 모델을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③ 운영 효율성 개선 : 새로운 규제의 도입, 수수료 인하 압력, 저비용 패시브 상품으로의 투자흐름 전환 등 다양한 어려움에 맞서서 운영비용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자산 운용사의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전략이 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아웃소싱이나 프로세스 자동화를 통하여 전체적인 운영 비용을 효율화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표준화되거나 상품화된 데이터 프로세싱 과정의 일부를 아웃소싱하거나 자동화하려는 모습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④ 상품 배급/마켓팅 체계 개선 : 인공지능은 전통적인 배급모델이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던 시장이나 고객군에 대한 접근을 가능하게 해준다. 또한 고객별로 차별화된 정보와 분석기법을 제공하여 기업들의 고객접근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신규 사업을 발굴할 수도 있다.

⑤ 리스크 관리 모델의 개선 : 보통 리스크 관리 관점에서는 쉽게 이해하거나 설명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는 꺼리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전통적인 리스크 팩터 모델이 오직 시장 시스템 위험의 일부분만 설명할 수 있기 때문에, 인공지능은 기존의 리스크 모델의 한계를 극복하고 개선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인공지능 활용의 한계와 극복 방법

하지만 인공지능을 자산운용분야에서 활용하는 데 있어 여러 한계점도 존재한다. 첫째, 머신러닝의 모수적 접근법(Parametric Approach)이 선형모델(Linear Model) 대비 상대적으로 유연하므로 창의적인 사고가 가능하지만 이 점은 오히려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머신러닝은 통상 샘플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모델을 구성하는 내부 인과관계에 대한 분석이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아이디어의 경제적인 근거(Economic Rationale)가 더욱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둘째, 비용, 데이터의 질 측면에서 유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경우도 있다. 인공위성 이미지나 각종 필드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은 어떤 특정 주제를 얘기할 때는 좋은 접근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데이터들은 가격이 굉장히 비쌀 뿐만 아니라, 데이터의 질도 활용하기에 좋지 않은 경우가 많이 있다. 데이터의 가용성을 높이기 위해 투입되어야 할 비용이 막대할 수도 있고, 실제 데이터가 유효하다 하더라도 소수 종목의 투자 근거를 위해 막대한 비용과 노력을 지불하는 것은 비용대비 효과 혹은 포트폴리오 운용 관점에서는 효과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인공지능 기반의 투자방식은 지속가능하고 반복 가능하고, 비용 효율적이며 효과적인 투자 전략을 창출할 수 있지만 해당 산업 분야별 도메인 지식없이 단순히 데이터만을 가지고 모델을 훈련시키게 되면 잘못된 학습이 될 위험성이 크다. 이러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경험과 가치판단 능력이 필수적이라고 볼 수 있다.

우수 인재 확보 및 산학 연계 시너지 확보의 중요성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관련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은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우수한 인재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이다. 인공지능 관련 분야가 각광을 받기 시작하면서 해당 인재에 대한 채용 수요가 기하 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해 금융 업계가 산업의 경계를 넘어 실리콘 밸리 IT 기업 및 미디어 산업과도 경쟁을 펼쳐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다.

자산 운용 업계에서 인공지능과 관련된 인재에게 필요한 것은 컴퓨팅, 계산 능력과 더불어 더욱 중요한 것은 데이터 탐색 능력이다. 따라서 데이터를 분석, 판단할 수 있는 인력확보가 기술력을 빠르게 선점하는 것보다 오히려 중요할 수가 있다. 컴퓨팅 파워의 발전으로 인공지능, 기계학습 기법이 급부상하였지만, 여러 기법의 장단점을 파악하여 데이터에 따라 특화된 알고리즘을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의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 확보를 위해서는 산학 연계가 강조되고 있다. 영국의 MAN Group은 Oxford University와 미국의 SSGA는 Harvard University와 산학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새로운 아이디어 발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학계 역시 실제 시장에서 실시간 성과를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오직 시뮬레이션에만 의존했던 기존의 연구 방식에서 탈피 가능하고 이에 따라 향후 연구 주제가 다각화되는 서로 간의 시너지가 높아지는 상황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인간과 기술의 협업의 중요성

글로벌 자산 운용 업계는 알파창출 능력 다각화, 운영 효율성 개선, 상품 배급 체계 개선, 리스크 관리 모델의 개선을 위해 신규 대체 데이터소스를 발굴하고 활용하려는 노력, 신규 인공지능 기법을 도입하여 기존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신규 전략을 개발하려는 노력을 더하고 있다. 향후 인공지능은 금융 분야에 있어서 막대한 데이터를 이해하고 새로운 알파 투자 기회를 창출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산업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지 않는다면 어떤 산업이든 업계에서 뒤쳐질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인공지능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Marvin Minsky교수는 저서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But there’s a big difference between “impossible” and “hard to imagine.” The first is about it; the second is about you!” “Some of the most crucial steps in mental growth are based not simply on acquiring new skills, but on acquiring new administrative ways to use what one already knows.”

시간이 흐를수록 인간이 확보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은 증가할 것이며, 기술은 발전할 것이고, 기존의 가치판단의 관점에서의 불가능의 영역은 점점 줄어들 것이다. 데이터의 양이 증가하고, 분석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투자를 넘어 대부분의 가치판단이 명확하게 비교 우위가 있기 보다는 다양한 선택지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기술의 빠른 발전 속에서도 인간의 역할이 강조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 같다. 인간은 전체적인 프로세스를 만들어 나가는 능력이 있고, 높은 가치 단계에서 종합적인 사고가 가능하다. 또한 기술은 인간 특유의 편견(Bias)을 제어하여 지속, 반복 가능한 프로세스를 창출하기에 인간과 기술의 발전은 상호 보완적이라고 볼 수 있다. 새로운 기법을 도입하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전체적인 프로세스 관점에서 높은 수준의 가치판단을 할 수 있는 인력을 갖추고 나아가 지속적이고 견고한 시스템(Robust System)을 갖추고 운용하는 것일 것이라고 생각된다.

  • 1 알파(Alpha) : 액티브 투자의 성과. 시장수익률 혹은 벤치마크(기준) 수익률대비 상대적인 초과 수익률을 의미. 투자전략의 운용능력을 측정. 이에 비해 베타(Beta)는 시장수익률 혹은 벤치마크 수익률을 의미. 최종수익률에서 베타를 제외한 것이 알파.
  • 2 The shift from Active to Passive Investing(2018, FRB Working Paper)
  • 3 MiFID II(the Markets in Financial Instruments Directive II)는 유럽연합의 금융규제법안으로 2018년 1월부터 시행되었으며, 유럽연합내 금융시장의 투명성, 안정성, 효율성 제고를 통해 경쟁력을 제고시키는 것이 목적

키워드 월간SW중심사회 2019년 7월호 4차산업혁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