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솔 게임 산업의 굴곡진 역사

오늘날 비디오 게임은 대표적인 유희거리로 정착되고 있다. 그 저변에는 컴퓨터의 대중화와 고성능 CPU와 GPU 등 같은 하드웨어적인 발전이 있었다. 더불어 강력한 지식재산권(IP) 기반의 게임 출시, 다양한 장르의 확산 등 콘텐츠 자체의 발전은 게임 시장이 지금까지 성장해온 자양분이 됐다.

콘솔 게임은 대표적인 비디오 게임의 한 분야로 소위 ‘게임기’라는 전용 하드웨어를 활용해서 게임을 즐기는 방식이다. 사용자는 게임기를 소유한 상태에서 게임 콘텐츠가 담긴 저장매체(미디어)로 게임을 실행한다. 게임기와 게임 미디어가 상호 호환이 가능해야 게임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콘솔 게임시장은 플랫폼 경쟁으로 발전해왔다. 더 혁신적인 하드웨어와 콘텐츠가 자사의 플랫폼으로 유입되도록 독려하고, 타 플랫폼과의 차별성을 확보하기 위한 새로운 게임 장르를 개척하는 식으로 매우 역동적인 산업 생태계가 조성되어 왔다. 콘솔 게임 시장은 19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확산되어 왔으며 [표 1]과 같이 8세대에 걸쳐 변천해 왔다.

<표 1> 콘솔 게임기의 세대별 주요 게임기
세대 주요 게임기(플랫폼)
1세대 마그나북스 오디세이, 아타리 퐁
2세대 마그나북스 오디세이2, 아타리 2600, 인텔리비전, 카세트비전
3세대 패밀리 컴퓨터, 아타리 7800, 세가 마크Ⅲ, 슈퍼카세트비전, 재믹스
4세대 슈퍼 패미컴, 메가 드라이브, CD-i, 네오지오, PC엔진
5세대 닌텐도64, 세가 새턴, 플레이스테이션, 아타리 재규어, PC-FX, 3DO
6세대 게임큐브, 드림캐스트, 플레이스테이션2, 엑스박스
7세대 Wii, 플레이스테이션3, 엑스박스360
8세대 Wii U, 플레이스테이션4, 엑스박스 원, 닌텐도 스위치

※ 출처 : History of Video Games, Wikipedia에서 정리

콘솔 게임의 본격적인 성장은 1980년대 3세대 콘솔 게임기로부터 출발한다. 이 시기에는 일본의 닌텐도가 8비트 기반의 패밀리 컴퓨터 게임기와 대표적인 킬러 콘텐츠인 슈퍼마리오 브라더스를 출시했다. 슈퍼마리오 브라더스는 2018년까지 총 4,024만 개를 판매1하여 역대 콘솔 게임 판매량에서 2위를 차지했다. 슈퍼마리오는 이후 닌텐도의 강력한 IP로 자리 잡아 아직까지도 닌텐도가 생산하는 콘솔 게임기의 독점 작품으로 출시되고 있다. 초기의 콘솔 게임 시장은 기술력을 앞세운 미국의 독무대였으나, 1980년대 이후에는 일본이 강자로 등극하여 지금까지 콘솔 게임 시장을 견인하는 핵심 주체로 자리매김했다.

그림 2 게임개발자대회에서 공개된 구글 스타디아
<그림 1> 콘솔 게임기의 판매 추이(2008~2017)

※ 출처 : 2019 Video Game Industry Statistics, Trends & Data, WePC

1980년대 이후 콘솔 게임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자 게임 미디어의 무단 복제가 성행하게 됐다. 그렇게 된 계기는 SW 불법복제가 만연했던 것처럼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낮았으며, 게임 타이틀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편이었기 때문이었다. 또한 PC 성능이 강화되어 콘솔 게임기를 가상화하여 PC에서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마치 해킹의 공격 수비와 같이 콘솔 게임 개발 업체들은 여전히 복제품에 대한 대응을 이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콘솔 게임기가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게 되자 지속적인 펌웨어 업데이트로 취약점을 극복해 나가고 있다.

1990년대에는 고속 인터넷망의 본격적인 보급으로 온라인 PC게임의 역습을 받게 된다. 일본은 콘솔 게임이 일종의 문화가 되어 온라인 게임이 뻗어나갈 틈이 크지 않았으나, 우리나라 경우에는 PC방과 스타크래프트의 열풍으로 콘솔 게임은 매니아 수준의 유희 문화가 되었다. 그 이유는 대부분의 콘솔 게임 타이틀이 일본어로 제작되고 한글화가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언어 장벽도 큰 몫을 했다. 또한 전국에 보급된 인터넷 망 덕분에 우리나라 게임이 PC와 온라인 게임을 위주로 성장했다는 점 역시 국내 콘솔 게임 시장이 확산되지 못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 세계적으로 볼 때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후반까지는 콘솔 게임의 황금기였다. 특히 일본 기업이 성공가도를 달렸다.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을 통해 글로벌 게임계의 최강자로 입지를 굳혔으며, 닌텐도는 휴대용 게임기와 포켓몬스터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이러한 시장 상황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2001년 고성능으로 무장한 6세대 게임기 엑스박스를 출시하여 경쟁대열에 성공적으로 합류했다. 2006년에는 7세대 게임기로 발매된 닌텐도 Wii가 몸동작으로 게임을 조작하는 창의적 혁신을 이룩함으로써 콘솔 게임 산업에 커다란 족적을 남겼다. 특히 Wii Sport는 2018년까지 8,265만 장을 판매하여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콘솔 게임 타이틀로 등극했다.2

현재 콘솔 게임기는 8세대에 접어들었고, 소니와 닌텐도의 양강구도 아래 마이크로소프트가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닌텐도는 2017년 휴대용과 거치용을 혼합한 스위치(Switch)를 공개하여 콘솔 게임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콘솔 게임기별 글로벌 판매 현황은 [그림 1]과 같다. 콘솔 게임기 판매는 2008년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것은 현대 게임의 트렌드가 모바일로 옮겨간 것이 주요한 원인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환경 변화는 콘솔 게임 업계가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시도를 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강력한 앱스토어에 기반한 모바일 게임이 출시되어 게임 시장의 전체적인 판도를 변화시켰다. 콘솔 게임 시장 역시 큰 타격을 받았다. [그림 1]과 같이 모바일 기기가 본격적으로 보급된 2010년 이후부터 급격한 하향세가 지속되고 있다. 게임기별로 특화된 종래의 콘솔 게임 플랫폼이 안드로이드와 iOS라는 OS 플랫폼에 밀리게 됐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모바일 게임은 가격 측면에서 진입장벽이 낮다. 콘솔 게임 타이틀은 보통 7만 원 정도에 판매되므로 모바일 게임과 대비해 가격 경쟁력이 낮기 때문이다.

변화의 바람

모바일이 비디오 게임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게 되면서 콘솔 게임 시장은 이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과거 콘솔 게임의 황금기는 이제 그 색채가 옅어져 모바일 게임에 패권을 넘겨주고 있다. 비디오 게임 시장의 글로벌 점유율을 살펴보면 2019년에 모바일 게임이 34%, 콘솔 게임이 26% 순으로 예측되어 콘솔 게임의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3 이러한 콘솔 게임 시장에 구글은 지난 2019년 3월 게임 개발자 대회를 통해 새로운 도전장을 냈다. 바로 콘솔 게임을 비롯한 비디오 게임을 구독(Subscription)하는 서비스인 스타디아(Stadia)를 출시한 것이다.

그림 2 게임개발자대회에서 공개된 구글 스타디아
<그림 2> 게임개발자대회에서 공개된 구글 스타디아

※ 출처 : Google’s Stadia game-streaming platform kills downloads and lets you play anywhere, techcrunch (2019.3.19.)

콘솔 게임의 패러다임 변화 : 소유 → 구독

그간 콘솔 게임은 소유욕을 공략하는 마케팅 전략을 펼쳤다. 게임 신작이 출시될 때마다 ‘한정판’ 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방식이다. 또한 소유라는 문화가 정착되었다보니 중고 거래시장 역시 매우 활발해졌다. 인기 있는 IP 기반 게임의 한정판은 자연스레 프리미엄이 붙는 구조가 됐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하나의 게임기가 하나의 플랫폼이기 때문에 콘솔 게임 업체들은 게임기의 판매에도 열을 올렸다. 더 많은 사용자를 플랫폼으로 유입시키기 위한 원동력은 바로 강력한 IP에 있다는 점에서 게임 업체들은 게임기를 구매해야 즐길 수 있는 이른바 독점작에 심혈을 기울였다. 강력한 IP 기반의 게임 타이틀은 그것보다 3~4배 비싼 게임기를 판매함으로써 커다란 수익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의 닌텐도는 슈퍼마리오, 포켓몬스터, 젤다의 전설 등 다양한 독점 IP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슈퍼마리오와 포켓몬스터는 동서양을 막론한 두터운 매니아 층을 확보하여 대표적인 글로벌 IP 게임으로 정착됐다.

이러한 콘솔 게임 시장은 모바일 게임의 역습으로 인해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구글이 발표한 스타디아는 콘솔 게임을 소유에서 구독으로 변화시키는 전략을 택했다. 과연 이 접근이 소유의 관성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구글 스타디아는 인터넷이 연결되는 스크린이 있다면 언제 어디서나 비디오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이다. 스타디아는 클라우드 기반의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로 게임을 출력하는 기기가 고성능일 필요가 없다. 또한 사용자의 편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게임을 다운받고 설치할 필요가 없게 만들었다. 스타디아 독점 게임이라면 불법복제 역시 원천 차단할 수 있고, 유튜브 등과 연계한 게임 방송도 원활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 모든 것은 일단 원활한 인터넷 환경을 전제로 한다. 게임 특성상 조작 지연이 게임을 즐기는데 미치는 악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또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용자의 유입이다. 스타디아만의 독점작 유치가 없다면 성공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콘솔 게임의 대부인 일본 시장을 움직일 만한 게임 타이틀이 없다면 현존하는 콘솔 게임 시장과의 경쟁에서도 밀릴 가능성이 크다. 가격 경쟁력 역시 중요한 고려대상 중 하나다. 콘솔 게임 타이틀은 모바일 게임과는 달리 출시 당시에 가치가 정해지기 때문에, 가격 장벽을 얼마나 해소하느냐에 따라 성공여부가 달려 있다.

또한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자사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출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은 PS Now를 통해 클라우드 스트리밍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으나, 즐길 수 있는 게임의 수가 적고 가격 경쟁력이 낮아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엑스박스의 경우 Project xCloud를 통해 클라우드 스트리밍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으며 2019년 말부터 본격화된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구글 스타디아는 기기 없이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막대한 규모의 구글 데이터 센터를 상기해보면, 구글도 콘솔 게임 산업에 새 강자로 등극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콘솔 게임 시장은 소유 문화가 지배적인 곳이다. 그리고 여전히 콘솔 게임 시장은 소유욕을 자극하는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 출사표를 던진 구글 스타디아는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스타디아는 기기가 없는 스트리밍 서비스이기 때문에 원활한 접속과 조작이 선결돼야 한다. 이후 많은 사용자를 유치할 수 있는 독점작의 유치가 성패를 결정하는 요소가 될 것이다. 콘솔 게이머들이 새로운 게임기를 지속적으로 소비하는 이유 자체가 강력한 독점작에 있기 때문이다.

구글 스타디아를 계기로 콘솔 게임 시장의 변혁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이미 플레이스테이션의 소니와 엑스박스의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 기반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이것은 결국 어떤 게임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플랫폼 경쟁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접근이 성공할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판단되나 결국 클라우드 기반의 스트리밍 서비스가 강화될 것이라고 보인다. 이제 콘솔 게임기는 역사 속으로 사라질 때가 온 것인지도 모른다.

  • 1 2019 Video Game Industry Statistics, Trends & Data, WePC https://www.wepc.com/news/video-game-statistics/#console-gaming
  • 2 2019 Video Game Industry Statistics, Trends & Data, WePC https://www.wepc.com/news/video-game-statistics/#console-gaming
  • 3 2019 Video Game Industry Statistics, Trends & Data, WePC https://www.wepc.com/news/video-game-statistics/#video-gaming-industry-overview

키워드 월간SW중심사회 2019년 7월호 콘솔게임 콘솔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