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산업에서 오픈소스가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시대가 되었다. 그 배경에는 오픈소스를 활용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있다. 이 기업들은 이미 오픈소스를 활용하여 상용SW를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수익을 얻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스타트업 생태계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효과적인 오픈소스 활용은 IT 기업의 중요한 역량이 되고 있다.
다양한 산업에서 오픈소스 활용 확산
과거 무료로 인식되었던 자유 소프트웨어(Free Software, 오픈소스의 초기 형태)와 달리 오픈소스(Open Source)는 상용화를 위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들이 등장하였다. 오픈소스를 활용하여 수익창출이 가능한 방안들이 등장하면서 오픈소스 확산이 가속화되고 이를 활용하는 기업들이 증가하였다. 가트너는 2018년 새로운 응용 프로그램의 70%가 이미 오픈소스 스택 환경에서 동작하고 있고 오픈소스 서비스 시장은 2022년까지 3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1
오픈소스 수익화의 확산으로 기업 활동에서 오픈소스 활용이 지속적으로 중요해지고 있다. IT 기업 순위 1위부터 7위에 속하는 MS, 아마존, 애플, 구글, 페이스북, 알리바바, 텐센트 등은 이미 다양한 오픈소스 개발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2 8위부터 10위에 위치한 삼성전자, 시스코, 인텔도 IoT 분야 오픈소스 활동인 OCF(Open Connectivity Foundation)의 이사회 회원3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와 같은 오픈소스 활용은 Expedia(여행), BBC(방송), Home Depot(유통), ING(금융), Nike(스포츠), Verizon(통신), Capital One(금융) 등 비IT 기업들에도 확산되고 있다.4 2019년 Synopsis가 발간한 오픈소스 보고서5에 의하면 [그림 1]처럼 많은 산업군의 SW들의 90% 이상이 오픈소스 코드를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그림 1 산업별 오픈소스 활용 현황
※ 자료 : Synopsis, 2019 Open Source Security and Risk Analysis(2019.4.)
기업의 오픈소스 기반 수익화 구조
2000년대 후반 안드로이드의 모바일 생태계 주도권 경쟁에서 오픈소스 기반 협력이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이후 많은 글로벌 기업들은 오픈소스의 상업적 가치를 인식하게 되었다. 특히 아마존, MS 등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회사들은 오픈소스 협력 방식을 활용하여 클라우드 기술 혁신을 선도하고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을 확대시켰다. 그리고 클라우드 서비스 회사들이 전 세계 시가 총액 기준 1위(MS), 2위(아마존)를 차지하는 성공을 이룩했다.
결국 구글, MS, 아마존 같은 기업들의 오픈소스 활동은 기업의 수익 창출 활동의 한부분이 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이 오픈소스 기반 수익 창출에 성공함으로써 더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빅데이터, 심층학습(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여러 미래 SW기술 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오픈소스 개발 과정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기업들의 오픈소스 기반 수익화 구조를 분석하면 [그림 2]처럼 ① 오픈소스 개발, ② 오픈소스 상용화, ③ 수익 창출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기업들은 상업화할 오픈소스 개발 과정에 소속 SW개발자들을 투입하거나 해당 오픈소스 활성화를 위한 홍보 및 지원 활동을 한다. 개발된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상용 솔루션, 서비스, 플랫폼을 개발하는 상용화 단계에 추가 개발자들을 투입한다. 결국 개발된 상용 솔루션, 서비스, 플랫폼들은 다양한 오픈소스 비즈니스 모델들에 의해 수익 창출 수단이 된다.
그림 2 오픈소스 기반 수익화 구조
이러한 오픈소스 수익화 구조의 대표 사례가 구글의 안드로이드이다. 구글은 오픈소스 안드로이드(https://source.android.com/)의 소스 코드를 공개하고 여러 기업들(스마트 기기 제조사, 응용 서비스 제공사 등) 및 개발자들이 참여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오픈소스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구글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상용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구축하였고 안드로이드 플랫폼은 구글에게 광고 수익, 응용 프로그램 판매 수수료 등의 수익을 제공한다.6
오픈소스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확대
오픈소스 기반 수익화 구조는 기업의 가치 사슬7 관점에서 지원 활동(Supporting Activities)으로 정의된 기업 인프라(Firm Infrastructure), 기술 개발(Technology Development), 조달(Procurement) 활동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결국 기업의 오픈소스 개발 및 지원 활동은 기업의 인프라 확보, 기술 개발, 조달 활동을 위한 오픈소스 투자 활동으로 정의할 수 있다.
오픈소스 투자 활동은 글로벌 대기업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생태계에도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스타트업들의 자금 유치 정보를 제공하는 Crunchbase8에 따르면 오픈소스 기업(Open Source Companies)으로 분류된 스타트업의 수는 총 1,221개이고 이들 스타트업들의 총 자금 유치 횟수는 980회, 총 유치 자금은 102억 달러이다.9 오픈소스 스타트업들은 글로벌 대기업과 직접 경쟁은 피하고 협력할 수 있는 분야의 기술 우위를 확보함으로써 이미 오픈소스 생태계에서 성장하고 있다. [표 1]은 오픈소스 스타트업들이 오픈소스 기반 전략으로 자금 유치에 성공한 사례들이다.
표 1 최근 오픈소스 스타트업의 자금 유치 사례
<표 1> 최근 오픈소스 스타트업의 자금 유치 사례
기업명
설립년
최근 단계
총 유치 금액
(백만 달러)
사업 영역
투자 유치일
단계 구분
유치 금액
(백만 달러)
GitLab
2014
2018-10-10
Venture Round
$20
$168.2
오픈소스 개발 관리 도구
Neo4j
2007
2018-11-01
Series E
$80
$160.1
그래프 DB
HashiCorp
2012
2019-01-01
Venture Round
-
$174.2
클라우드 관리 도구
Confluent
2014
2019-01-23
Series D
$125
$206
실시간 데이터 처리
Redis Labs
2011
2019-02-19
Series E
$60
$146.6
NoSQL DB 관리
Cockroash Labs
2015
2019-08-06
Series C
$55
$108.5
분산 데이터 관리
Lucidworks
2007
2019-08-12
Series F
$100
$209
검색 플랫폼
기업의 오픈소스 투자 성공을 위한 필요 역량
기업이 오픈소스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오픈소스의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의 장점, 즉 상호운용성(폭 넓은 협력), 빠른 혁신(기술 진화 속도), 효율성(비용 절감 및 아웃소싱), 유연성 등을10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 오픈소스의 장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그림 3] 같은 기업의 오픈소스 역량 강화를 위한 활동들이 중요하다.11 이 활동들은 전략 (Strategy), 웹사이트(Portals), 정책과 절차(Policy & Process), 개발(Development), 조직(Team), 교육(Education), 도구(Tools), 주도(Initiatives)와 같이 8개로 구분할 수 있다.
그림 3 오픈소스 활용을 위한 기업의 활동
※ 자료 : 리눅스 재단, Enterprise Open Source : A Practical Introduction(2018.8.)
시사점
오픈소스의 초기 형태인 자유소프트웨어는 상용SW의 대체재로써 주목을 받으면서 SW산업에서 성장하였다. 그러나 자유소프트웨어에서 진화된 최근 오픈소스는 상용SW와의 경계를 허물고 상용 SW와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SW산업과 기술을 혁신시키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현재 글로벌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으며 더 이상 오픈소스는 상용SW의 대체재가 아닌 상용SW의 원천기술화가 되고 있다.
오픈소스의 수익화에 성공한 기업의 가치가 급성장함에 따라 다른 기업들도 이러한 변화에 동참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 LG전자, 네이버, 다음, SKT 등의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이런 변화에 동참하려는 노력들이 있다. 심지어 자동차 산업에서도 오픈소스의 영향력이 커져감에 따라 현대자동차도 리눅스 재단의 AGL(Automotive Grade Linux)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중소SW 기업이나 비SW 기업들의 오픈소스 역량은 해외와 비교해서 부족한 현실이다. 실제로 오픈소스를 포함한 SW 경쟁력 지표라고 할 수 있는 국내 SW산업의 규모는 전세계 16위로 국가 GDP 순위인 12위에 비해 다소 열세에 있다.
오픈소스의 수익화 및 원천기술화라는 글로벌 동향을 고려해 보면 국내 SW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오픈소스 역량 강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오픈소스 역량 강화로 국내 SW 기술과 산업을 혁신하고 성장시켜야 제4차 산업혁명의 파고를 성공적으로 넘을 수 있다. 이를 위해 오픈소스 역량이 취약한 다수의 중소SW기업 및 비SW기업들을 위한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1 Open source is fast becoming the new normal in the enterprise software realm, Open Source For U, 2018.7.24.
2 공개 소프트웨어 산업의 이해 - 해외 기업들의 공개소프트웨어 활용,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2018.10.17.
3 Board of Directors of Open Connectivity Foundation, 2019.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