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에 대응한 인공지능 활용 동향: 돌봄 서비스를 중심으로

  • 한상열가상융합연구실 책임연구원
날짜2019.12.19
조회수3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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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외적으로 고령인구 돌봄 서비스에 인공지능을 활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인공지능은 건강위험 예측, 만성질환 관리, 개인 맞춤형 서비스 제공, 대화를 통한 심리적 안정감 제공 등 고령자의 일상생활 불편과 신체적·정서적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고령자 돌봄 서비스와 인공지능 연계 관심 증가
    • 인구고령화에 따른 노인 인구 증가는 심각한 사회문제이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속도를 보이고 있는 한국은 65세 이상 인구 구성비가 2019년 14.9%에서 2067년 46.5%로 증가할 전망이다.1 저출산 기조와 맞물려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면서 부양 부담은 크게 늘어 15~64세 생산가능인구 1백명당 부양할 노인 인구는 2017년 18.8명에서 2067년 102.4까지 5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2 노인 인구가 늘어나면 만성질환자 증가, 독거노인 증가, 일상생활 제약 등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에 대응한 노인 돌봄 서비스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 그림 1 세계와 한국의 고령인구 구성비 및 국내 부양비 추이
      그림 1 세계와 한국의 고령인구 구성비 및 국내 부양비 추이
      ※ 자료 : 통계청, 세계와 한국의 인구현황 및 전망(2019.9.), 장래인구특별추계 : 2017~2067년(2019.3.)
    • 증가하는 고령인구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이들의 독립성을 지원하기 위한 맞춤형 돌봄에 대한 필요가 강조되면서 돌봄 서비스에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을 접목하는 방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국내·외적으로 AI를 접목한 돌봄 업무 자동화, 개인 수요 맞춤형 서비스 제공 등을 통해 돌봄 서비스의 효율성과 품질을 개선하려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질병관리, 낙상예방, 자택요양지원, 고독감 해소 등 고령자 돌봄 수요에 대응하여 어떻게 AI를 활용하고 있는지 주요 사례를 소개하고 국내 산업 발전방향에 대한 시사점을 제공하고자 한다.
  • 생활 데이터 분석을 통한 건강문제 예측
    • 노인의 건강문제를 예방하는 것은 국가 차원에서도 국민의 삶의 질 향상 및 진료비 증가를 억제할 수 있는 중요한 방안이다. 미국 케어프리딕트(CarePredict)는 AI를 이용해 고령층의 일상생활 패턴을 찾고 건강악화를 예측할 수 있는 이상치를 탐지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손에 차는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해 노약자의 수면, 식사, 배변, 걷기, 앉기 등 일상생활 데이터를 수집한다. AI는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하여 개인의 고유한 생활방식을 파악하고, 평소 생활방식과 다른 이상 데이터가 발생하면 가족 등 돌보는 사람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낸다. 또한, 화장실 사용시간, 좌식 활동 시간 등을 토대로 건강이상이나 우울증을 예측할 수 있다. 그 결과, 병원 진단일보다 노약자의 요로감염증은 3.7일, 우울증은 2주 일찍 예측하는 성과를 거두었다.3
    • 그림 2 케어프리딕트 행동감지 웨어러블 기기 및 서비스 시나리오
      그림 2 케어프리딕트 행동감지 웨어러블 기기 및 서비스 시나리오
      ※ 자료 : 케어프리딕트 홈페이지, https://www.carepredict.com, 2019.11.19. 접속
  • 움직임 감지를 통한 낙상위험 예측
    • 고령자에게 낙상은 매우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다. 미국 65세 이상 노인 중 3분의 1 이상은 연간 1회 이상 낙상을 경험한다. 우리나라도 65세 이상 노인 중 21%가 낙상을 경험한 바 있으며 이로 인한 사망/부상의 위험이 크다.4
    • 미국 퀘벤투스(Qventus)는 AI를 활용해 낙상위험이 높은 환자를 식별하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솔루션은 전자의료기록에서 얻은 실시간 데이터, 간호사 호출, 병상알람, 투약 및 생체신호 기록 등을 분석하여 향후 12시간 동안 낙상 위험이 높은 특정 환자를 선별하여 간호센터에 경보를 보낸다. 캘리포니아 엘 카미노(El Camino) 병원은 서비스 도입 후에 낙상 비율이 29% 감소했다.5
    • 국내에서는 토마토헬스케어가 남서울대학교 산업보안학과, 서울 요타코퍼레이션(주)와 협업하여 AI를 이용한 낙상방지솔루션을 개발했다.6 이 솔루션은 카메라를 통해 실시간으로 환자의 얼굴과 관절상태를 확인한다. AI 알고리즘이 환자의 움직임을 확인하고 침대에서 벗어나 낙상의 위험이 있다고 판단이 되면 요양보호사나 가족에게 호출신호와 영상자료를 전송한다. 이 솔루션은 일부 기초자치단체 요양시설과 신설 공립 치매전문 요양병원에 도입 예정이다.
  • 약물복용 관리를 통해 만성병 환자 치료 지원
    • 미국 카탈리아 헬스(Catalia Health)가 출시한 마부(Mabu)는 가정용 AI 로봇으로 만성병 환자가 집에서 자신의 질병치료를 관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환자와 대화를 통해 약물 복용시점을 상기시키고 질병관리에 필요한 정보를 알려준다. 약 복용 후 환자의 기분이 안 좋은 경우에는 원인을 파악하고 대처방안 정보를 제공한다. 동시에 의사, 간호사, 약사 등에게 관련 데이터를 송부한다.7 이를 통해 헬스케어 회사와 제약회사들은 환자 치료효과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환자의 투약경험을 더욱 자세히 이해할 수 있다. 2019년 9월부터 제약회사인 화이자(Pfizer)와 1년 동안 AI와 환자와의 상호작용을 평가하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시작하였다.8
    • 에이아이큐어(AiCure)는 AI 플랫폼을 이용해 환자의 복용 순응도를 관리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처방받은 약의 복용시간을 알려주고 카메라를 이용해 환자가 약을 복용하는 모습을 촬영한다. AI는 촬영된 이미지 속 사람과 약이 정확한지 확인하고 관련 데이터를 의료기관에 송부한다. 의료기관은 환자의 복용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임상실험처럼 환자의 투약 여부 확인이 중요한 문제에도 유용하다.
  • 개인 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통한 자택요양 지원
    • 미국은 비용문제 등으로 인해 요양시설보다 자택요양을 선호하는 층이 많아서 자택에 머물면서 필요한 간병, 가사, 이동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디맨드(On-Demand) 서비스가 활발해지고 있다. 그중에서 어너(Honor)는 AI를 이용해 요양보호사(Caregiver) 중개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운영관리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 과거에도 요양보호사를 제공하는 서비스는 많이 있었지만 3시간 단위의 최소 이용시간, 서비스 품질관리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이용에 불편이 많았다.9 기존 서비스의 문제점을 인식한 어너는 AI를 활용해 서비스 데이터를 분석하여 서비스 제공 방식을 효율화하고 고객 맞춤형의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어너는 알고리즘을 이용해 간병인의 위치·이동거리 등을 고려한 서비스 배정으로 최소 이용시간을 1시간으로 줄이고, 언어, 관심사, 숙련도 등 고객요구에 맞춘 간병인을 선별하여 연결하고 있다. 또한, 데이터 분석으로 고객의 특정 간병인 선호도, 간병인의 서비스 제공 수락률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밝혀내어 운영 효율을 높이고 있다.10 어너는 지속적으로 서비스 지역 및 파트너사를 추가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115백만 달러(약 1,340억 원)의 벤처캐피털을 성공적으로 유치하였다.
  • 대화를 통한 외로움 완화 등 심리적 안정감 제공
    • 국내 독거노인은 2018년 140만 명에서 2035년 300만 명으로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11 독거노인의 주요 애로사항인 심리적 불안감과 외로움은 치매에 걸릴 가능성을 높이는 심각한 문제이다.12 AI 돌봄로봇과 AI 스피커는 대화기능과 노래, 방송 등 다양한 정보 제공을 통해 노인의 외로움 완화 및 안전관리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고령자의 심리안정을 돕기 위한 AI 돌봄로봇의 대표적 사례로는 소프트뱅크(Softbank)의 페퍼(Pepper), 후지소프트(Fujisoft)의 팔로(Palro) 등이 있다. 페퍼는 이미 일본 요양원 약 500곳에 도입 되었으며, 간단한 대화와 일상운동, 게임 등 레크레이션 활동을 수행할 수 있다13. 이러한 활동은 고령층의 인지기능을 자극하여 치매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 국내에서도 독거노인을 위한 AI 돌봄로봇 사례가 늘고 있다. ㈜스튜디오 크로스컬쳐는 고령자의 복약/식사 알람 등 생활관리와 치매/우울증 예방의 정서·안전관리를 위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솔루션은 스마트토이봇, 보호자용 어플리케이션, 기관용 웹 기반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다. 스마트토이봇 ‘효돌’은 인형 형태로 손주 같은 외관과 목소리로 익숙함, 친근감을 제공하며, 사용자가 인형 머리를 쓰다듬거나 손을 만지면 피드백도 가능하다. 보호자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복약/식사 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며 일정 시간 움직임이 없으면 보호자에게 알림을 보낼 수 있다. 2017년부터 지자체와 협업해 ‘효돌’을 독거노인들에게 보급하고 있으며, 2019년에는 광양시와 함께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의 ‘로봇활용 사회적약자 편익지원 사업’에 참여하여 광양시 독거노인 300가구에 보급할 계획이다.14
    • 국내 원더풀플랫폼의 AI 돌봄로봇 ‘다솜이’도 독거노인 등 노약자의 외로움을 덜어주기 위해 개발 되었다. ‘다솜이’는 음성명령으로 가족과 통화가 가능하며, 노약자에게 먼저 말을 걸 수 있고, ‘다솜이’를 쓰는 이용자 중에 성격이나 환경이 비슷한 이용자를 찾아 원격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약 복용, 식사, 수면시간 등 생활패턴 데이터도 수집하여 잘못된 생활습관 개선을 먼저 제안할 수 있다. 2019년 3월 ‘다솜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사회현안 해결 지능정보화 사업 과제에 선정되어 경기도 김포시에서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다.15
    • 한국과학기술연구원(Korea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 KIST)에서 개발한 ‘마이봄 (MyBom)’은 일반 가정에서 경증 치매환자의 일상생활을 돕기 위한 AI 돌봄로봇이다. 무단외출 알림, 약·식사 복용 알림, 환자 성격을 반영한 대화, 인지증진 훈련, 칭찬, 특정 장소 안내를 통해 환자의 일상생활 보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2019년 하반기 요양원 실증을 거쳐 2020년 상반기에 상용화할 계획이다.16
    • 그림 3 국내 AI 돌봄로봇 사례
      그림 3 국내 AI 돌봄로봇 사례
      ※ 자료 : 효돌·다솜이 소개자료, KIST 홈페이지, https://kist.re.kr/rmi/user/research/research02, 2019.11.21. 접속
    • 국내 대기업인 SKT, LG유플러스, SK하이닉스는 AI 스피커를 활용한 노인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AI 스피커는 음성 대화와 노래를 제공하고, 조명, TV, 문열림 제어 등 스마트홈 서비스와도 연계가 가능하다. SKT는 2019년 상반기에 국내 8개 지자체와 AI 돌봄 서비스를 진행한 바 있으며 최근 LH공사와 협업하여 독거노인 및 장애인 등 500세대를 대상으로도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17 LG유플러스는 2019년 보건복지부와 업무협약을 통해 노인 및 장애인의 자립적인 일상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AI 스피커를 포함한 스마트홈 서비스를 지원할 계획이다.18 SK하이닉스는 2018년부터 독거노인 대상으로 AI 스피커를 무상으로 지원하는 ‘실버프랜드(Silver Friend)’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2019년에는 전국 홀몸 노인 2,000가구를 지원할 계획이다.19
  • 시사점
    • 고령화 심화에 따라 노인인구가 늘어나면서 돌봄 서비스 수요는 증가하고 있는 반면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요양보호사 등 돌봄인력은 부족하여 노인들의 일상생활까지 돌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AI는 데이터 기반의 위험 ‘예측’과 수요 ‘맞춤’을 통해 돌봄업무 부담을 경감하고, 홀로 생활하는 노인들의 건강관리와 사회적 고립감 완화를 위해 활용되고 있다.
    • 국내도 AI스피커, 돌봄로봇 등 돌봄 서비스에 AI를 접목하려는 노력들이 가시화되고 있다. 고령인구의 생활 데이터가 꾸준히 축적되고 AI 돌봄 서비스가 대중화되면 이를 플랫폼으로 삼아 다양한 맞춤 서비스 등장이 예상된다. 향후 지속적인 확산을 위해서는 돌봄업무의 효율성 향상, 이용자 건강개선, 만족도 향상 등 AI를 활용한 돌봄 서비스 효과의 실증적 연구와 프라이버시 보호 및 데이터 활용에 대한 준비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공공 시범사업이나 사회공헌 차원의 무상지원 모델을 넘어서 서비스 재투자 및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자체적인 수익모델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사용자의 감정 상태에 따라 맞춤형 소통을 할 수 있는 감정인식 기술 등 AI 돌봄 서비스 사용자 경험 향상을 위한 다양한 신기술 도입도 필요하다. 다만, 최종 이용자인 고령자 및 돌봄인력의 사용 편의성·유용성 검토와 해당 기술의 효과 검증을 위한 체계적 임상실험이 함께 이루어져야 원활한 현장적용이 가능하다.20 향후 AI를 활용한 돌봄 서비스가 고령층의 정보격차 감소와 편안한 노후를 지원하는 사회안전망으로서 정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1 통계청(2019.9.), “세계와 한국의 인구현황 및 전망”
    • 2 통계청(2019.3.), “장래인구특별추계 : 2017~2067년”
    • 3 Venturebeat(2019.1.2.), “CarePredict raises $9.5 million for AI wearable that monitors seniors’ health”
    • 4 질병관리본부 건강정보포털, 건강/질병 정보
    • 5 Dell Technologies(2018.8.27.), How AI Is Preventing Fatal and Expensive Hospital Falls
    • 6 서울경제(2019.10.28.), “토마토헬스케어, AI 기술융합 낙상방지 솔류션 개발 ‘국내 최초’”
    • 7MIT News(2019.10.10.), “Robots help patients manage chronic illness at home”
    • 8 Venturebeat(2019.9.12.), “Pfizer launches pilot with home robot Mabu to study patient responses to AI”
    • 9조지프 F. 코글린(2019), “노인을 위한 시장은 없다”, 부·키
    • 10Home Health Care News(2018.6.28.), “Honor Uses Machine Learning to Refine Home Care Operations”
    • 11보건복지부(2018.4.), “제2차 독거노인 종합지원대책(2018~2022)”
    • 12 중알일보(2017.10.30.), “혼자 살거나 외로움 많이 느끼면 치매 확률 훨씬 높아”
    • 13 시사IN(2019.10.15.), “고령화 시대 로봇에서 답을 찾다”
    • 14매일경제(2019.4.12.), “스튜디오 크로스컬쳐, 전남 광양시 300가구에 ‘부모사랑 효돌’ 보급
    • 15 IT조선(2019.5.15.), ““흩어진 가족 연결하는 따뜻한 플랫폼 만들겠다”…구승엽 원더풀플랫폼 대표”
    • 16전자신문(2019.5.7.), “KIST, AI 치매케어로봇 일본에 앞서 상용화”
    • 17TECHWORLD(2019.10.1.), “SKT, AI 스피커 통한 ‘돌봄’ 서비스 확대에 주력”
    • 18ZDNET Korea(2019.5.30.), “LGU+, 복지부와 손잡고 노인·장애인 위한 ‘스마트홈’ 보급”
    • 19 SK하이닉스(2019.9.15.), “SK하이닉스, 독거노인에 AI스피커 지원… 착한 기술로 세상을 따뜻하게”
    • 20김영선(2019), “치매돌봄기술의 현재와 향후 발전방향”, 보건복지포럼, 276호, 한국보건사회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