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타인에게 혹은 다른 단체에게 수많은 서비스를 받으며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대가로 화폐나 다른 가치를 지불하고 있는 것이 인류의 사회이자 경제시스템입니다. 경제시스템의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기업의 이윤을 위해 제공됩니다.
그러나, 우리가 받는 서비스 중 이윤과 무관하게 받는 서비스가 있는데, 이 땅의 국민으로서 적정한 수준의 세금을 내면서 받는 국가의 공공 서비스입니다.

공공서비스들의 특징은 국민으로서의 기본적인 삶을 보장하는 것으로 삶의 취약한 부분을 채워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편으로는 국가 발전을 위해 특정 그룹에 제공되는 서비스도 있는데, 모두 국가 곧 공동의 이익을 위해 제공되는 목적은 동일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공공 서비스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민간의 기업들과 충돌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공공서비스는 공익을 위한 것이고, 민간 서비스는 민간의 이익을 추구하는 서비스이므로 민간 서비스 대신 공공 서비스로 대치하는 것이 옳은 걸까요?

공공의 역할은 어디까지 인가? 대한민국은 자본주의의 시장경제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시장경제의 효율성을 믿기 때문이고,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와의 대결에서는 자본주의의 기본 이념이 경험적으로 승리해왔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본주의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은 여전히 존재하며 이 때문에 국가와 공공기관의 역할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어, 어디까지가 공공의 역할인가? 하는 문제가 남습니다.

- 취약계층에 대한 혜택
공공의 역할은 국민으로서 누릴 수 있는 삶의 기본적인 수준을 보장하기 위함이어야 합니다.
그러나 자본주의 시장에서는 필연적으로 부의 불평등이 발생해서 때로는 삶의 기본적인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이윤을 낼 수 없는 이런 소비자들에게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공공의 역할은 이런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필요로 합니다.

- 필요하지만 높은 위험과 비용이 들어 민간이 제공하지 못하는 것
민간의 서비스가 이루어지기 힘든 분야는, 민간이 해당 서비스를 할 정도의 여력이 없이 거대하거나 위험한 사업인 경우입니다.
국방이 대표적인 예고, 과거에는 고속도로 개발, 오늘날에는 우주개발 사업들이 이런 예가 되죠.

역할을 구분하던 영역의 지도가 변화하고 있다. 위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공공의 역할은 국민들이 필요로 하나 민간이 하지 못하는 영역을 메워주는 일입니다.
그런데, 소프트웨어 분야를 보면, 민간의 영역이 확대되면서 상대적으로 공공의 영역이 줄고 있습니다. 그것이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민간과 공공의 충돌이 잦아지고 있는 원인 중 하나입니다.
이는 소프트웨어가 가지고 있는 기술발전에 기인한 혁신성과 경제발전으로 인한 결과입니다.
혁신적 소프트웨어 기술은 높은 비용을 감소시키거나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들었고 민간의 영역을 확대시켰으며, 인터넷은 기업의 글로벌화를 쉽게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민간 영역 확장의 이유와 예시>

- 민간 기업 규모의 성장
페이스북 활성 사용자 수는 12억으로 세계 2위인 인도 인구와 맞먹고, 네이버가 개발한 라인의 활성 사용자수는 1.7억 명으로 한국과 일본의 인구를 합친 수와 맞먹습니다. 인터넷 기업인 구글은 인공위성을 180개나 띄우겠다고 말할 수 있는 규모의 기업이 되었습니다.

- 기술발전으로 낮아진 비용과 우수해진 품질
최근 팅크웨어에서 나온 3D지도는 정부에서 주도한 3D지도였던 브이월드 수준을 훨씬 뛰어넘을 뿐만 아니라 낮은 비용으로 제작했습니다. 브이월드의 3D지도는 위성사진으로 맵핑소스를 덮은 후, 각각의 모델링을 사람들이 올리도록 되어있지만, 아이나비의 3D지도는 비행기가 레이저로 측정하고, 사진을 찍어 만들어 더 정밀하고 값싼 지도를 만들어냈습니다.

-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 등장
경제발전으로 비즈니스모델이 다양해지면서, 공공의 영역이 민간에서 시장을 만들 수 있는 영역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투입한 돈에 비해 이익이 나지 않던 지도는 네이버나 구글 같은 인터넷 소프트웨어 회사가 무료로 제공하면서 지도 플랫폼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구글이 인수한 리캡차는 어느 국가의 정부도 하지 못했던 전 세계의 오래된 책들을 자동가입방지 프로그램을 통해 디지털화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더 많은 공공적인 역할을 민간 기업들이 수행하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물론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민간기업들의 활동이 때로는 부정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부정적인 문제가 예상된다고 시장형성을 막는 것은 결코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소프트웨어 기술은 국경이 없고, 그러한 혁신적 기술들은 해외에서 이런 부정적인 문제들을 해결한 이후에 한국 시장의 문을 두드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시장에서 공공의 역할은 직접 참여하는 것이 아닌 공정하고 견실한 생태계를 만드는 것 한국의 경제 규모는 이미 국가주도로 무엇을 하기에는 너무 커져버렸으며 민간의 기술들도 성숙했습니다.

사회의 변화로 인해 민간의 영역이 커지고 있다면, 공공은 그 자리를 내주어야 합니다.

공공의 올바른 역할은 공정하고 견실한 생태계를 만들고, 취약계층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국가의 제한된 리소스를 가지고 할 수 있는 최선 일입니다.

대한민국은 2013년 GDP 기준 13위 경제대국이며 정치적으로도 자유민주화 된 국가입니다.
이런 나라에서 주인공과 리더들은 당연히 정부가 아니라 국민과 국민들이 모여 만든 기업들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