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이 가야 할 길 - 산업을 넘어 문화로

날짜2015.02.27
조회수11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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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열악한 상황에서도 한국 대표 산업이 된 게임 산업
    • "한국은 스타크래프트 좀비이다." 아래는 페이스북에 떠돌던 국가별 이미지에 대한 유머를 담은 인포그래피입니다.
    • 국가별 이미지에 대한 유머를 담은 인포그래피
    • 이렇게 전세계인들에게 대한민국은 게임 강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초고속 인터넷으로 대변되는 IT강국을 만든 것도 스타크래프트 붐이 한몫을 했다는 것은 익히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러나, 한국은 단순히 게임을 잘하는 국가를 넘어, e스포츠를 확산시켰고, 온라인 MMORPG 시장을 리드했으며, 최근에는 모바일 메신저 기반의 국산 게임 플랫폼은 전세계 시장을 흔들어 놓고 있습니다.
    • 이렇듯 한국 게임 산업은 자타가 공인하는 전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그러나 , 한국 게임이 처음부터 이렇게 큰 성장을 거두었던 것은 아닙니다. 전자오락으로 대변 되었던 과거의 게임에 대한 인식은 불량 청소년들이나 하는 것으로 인식 되었습니다. 불법복제로 인하여 한국 최고의 게임개발사도 어려움에 처했던 적이 있었으며. 이렇게 낮은 게임에 대한 인식 바탕 하에서, 비교적 정부의 투자나 관심 없이 큰 성공과 성장을 거두었습니다.
    • Google Play Revenue
  • 2. 규제와 문화 사이에서의 게임
    • (1) 아직 끝나지 않은 논란, 게임 중독의 원인이 게임인가?
    • 눈부신 게임 산업 발전의 그늘에는 몇가지 사회문제가 지적 되기도 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요즘 화재가 되고 있는 '게임 중독'의 문제입니다. 하루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게임에 몰입하는 사람을 중독자라고 칭한다면, 그런 사람들은 있으므로, 분명히 게임 중독은 존재 합니다.
    • 그러나, 게임이 중독의 원인이 직접적으로 "게임" 인가에 관한 논란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게임이 중독의 원인이라는 인과관계가 성립 되어야만 규제에 관한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 게임의 가장 기본적인 목적은 사용자를 "재미"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 "재미"라는 요소는 게임 플레이 시간이 길어지면, 몰입도가 낮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동일한 자극에 무뎌지거나, 혹은 스토리성이 있는 콘텐츠이기 때문에 이야기의 구조가 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게임 기획자들은 사용자들에게 지속적인 재미를 제공하기 위해 콘텐츠를 업데이트 하거나, 시간이 지나면 보상을 늘려주는 방식으로 게임의 재미를 유지시키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합니다. 이러한 게임의 속성은 일정 이상 사용자에게 공급하면 사용자가 스스로 끊지 못하게 되는 술이나 향정신적 약품이 가진 "중독" 성격과는 정 반대되는 “한계 효용의 체감법칙”의 성격을 가진 것을 의미합니다.
    • 또한, 이러한 속성은 모든 엔터테인먼트 콘텐츠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속성으로 "영화", "드라마", "음악"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속성입니다. 어떤 가수나 혹은 연인을 너무 좋아해서 생기는 문제가 과연 그 가수나 연인의 직접적인 책임일까요? 너무 노래를 잘 불러서나 사랑스러운 것이 문제라고는 할 수 없는 것이 아닐까요?
    • 한국에서 주로 이야기 되는 게임이 두뇌발달에 해로운 영향을 준다는 의견과 달리, 오히려 해외에서는 게이머가 더 사회적이거나 두뇌가 발달 했다는 과학적인 의견도 있습니다.
    • 여러분들이 얼마나 잘 집중하느냐가 사실 그런 갈등을 얼마나 잘 해결하는가를 결정합니다. 그래서 아마도, 자기가 하는 게임에서 최고점을 기록하는 남자들이, 마찬가지로, 나이든 우리들보다 조금 더 잘 했습니다. 저희가 보여드릴 수 있는 것은 여러분들이 액션 게임을 많이 하는 사람들과 함께 이런 종류의 일을 하게 되면 그 사람들이 실제로 갈등을 더 빨리 해결한다는 점 입니다. 그러니까 액션 게임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분명 주의력 문제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 다프네 바벨리어(Daphne Bavelier): 비디오 게임을 하는 당신의 두뇌
    • http://me2.do/FMb18SIO (TED 2012-07)
    • 왜, 똑같은 게임을 하고도, 어떤 이들은 집착하고, 어떤 이들은 집착을 하지 않는 것일 까요? 게임에 집착을 보이는 이들은 다른 사회적 문제를 겪고 있으며, 도피처로 게임을 선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견들도 있는데, 규제를 위해서는 보다 실증적이고 과학적인 데이터가 먼저 선결되어야 사회적 합의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 (2) 효용성은 낮고, 산업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규제
    • 법으로 입안되는 규제는 모든 이들에게 공평해야 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실효성이 유지되야 합니다.
    • 인터넷에 기반을 둔 게임 산업은 국내 서비스에 대한 명확한 경계가 없어, 사용자들은 손쉽게 법의 테두리에 벗어나서 해외의 서비스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규제를 지키는 국내 업체들에게는 역차별로 동작하여 산업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 또한, 인터넷에 연결되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거나, 사용자가 직접 올리는 콘텐츠들로 구성된 서비스는 "검수"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누구나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되고, 이로 인해 게임의 형태변화는 예측하기 어려워지는데, 게임의 형태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규제를 하는 것의 실질적 효용성은 낮습니다.
    • 이렇듯 게임 규제는 효율은 낮고, 국내 게임 산업의 경쟁력만 악화 시킬 수도 있습니다.
    • (3) 문화 콘텐츠로서의 게임
    • 문화와 산업과의 차이점을 이야기하라면, 문화는 상업성 뿐만 아니라 예술성도 함께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게임은 게임 자체로 스토리성이나, 그래픽과 음악으로서의 예술성을 가집니다. 때문에 게임의 많은 소재는 다른 문학 작품에서 차용해왔으며, 게임의 음악이 대중들에게 큰 인기를 누리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게임을 두고 종합 예술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 예술은 외설과의 경계에 대한 이야기가 전통적으로 많이 있어 왔습니다. 이 경계를 이야기할 때는 단순히 어떤 것을 표현 했느냐라는 것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닌 작품 안에 흐르고 있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판단을 하게 됩니다.
    • 문화 콘텐츠로서의 게임 역시, 단순히 연령 등급을 나누어서 접근금지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연령별 등급 평가가 아닌 문화 콘텐츠로서의 평가도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 21세기 예술계에서 가장 뜨겁게 떠오른 신소재가 디지털 아트, 그중에서도 '인터렉티브 아트(interactive art)다. 완성된 하나의 형체로서 가치가 고정되는 기존 예술을 탈피해, 객체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비로소 그 작품이 완성되는 것이다. 이런 작품의 본질은 극도로 유동적이다. 천 명의 문화 소비자가 있다면, 인터렉티브 아트는 천 가지 다른 존재로 탈바꿈할 수 있다.
    • 이런 인터렉티브 요소로 인해 탄생한, 그리고 그것이 가장 큰 정체성인 미디어가 무엇인지는 모두 잘 알고 있다. 게임이다.
    • "게임은 당연히 예술이다" USTWO게임즈의 'Neil McFarland'
    • http://me2.do/GphfkKA9 (inven 2014-04-18)
  • 3. 문화 콘텐츠가 되기 위해 한국 게임이 가야 할 길
    • 게임은 문화 콘텐츠 라고 말씀 드렸지만, 한국 게임 산업은 척박한 토양에서 시장의 요구사항에 맞춰 성장해 왔기 때문에, 많은 부분에서 예술성 보다는 상업성이 부각되었고 대중들에게는 문화라고 인식되고 있지 못합니다.
    • (1) 스스로의 자정 능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 게임에서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인식이 생기자, 많은 신규 개발사들이 생겨났고, 그들은 스스로의 철학과 문화를 만들기 보다는 많은 부분에서 유행과 자극을 쫓았습니다. 그러한 가운데 게임성 보다는 아이템 현금거래등의 사행성을 위주의 문제들도 생겼고, 보다 많은 사용자 확보를 위해 연령대는 낮추고, 표현 수위를 높이는 일부의 사례가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 여성의 가슴과 엉덩이를 선정적으로 노출한 게임이 청소년들에게 버젓이 서비스 돼 논란이 예상된다. 이 회사는 게임을 알리기 위해 소맥잔과 지포라이터 등 청소년과 무관한 물건들까지 경품으로 내거는 등 도를 넘은 마케팅까지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 [이슈] 게임이야? 야동이야?, ‘몬타워즈’ 15세 게임 맞아?
    • http://me2.do/FQsRrCI9 (Daily Game 2014-06-12)
    • 한국 게임시장이 협소 하던 시절, 개발자들은 일본 비디오 게임 시장에 영향을 받아 성장했고, 일본 콘텐츠를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게임 사용자들과는 문화적 눈높이가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한국 사회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콘텐츠들로 인하여, 게임에 대한 나쁜 인상이 퍼져나가고, 게임 규제에 대한 여론이 힘을 얻기도 합니다.
    • 따라서, 정부나 시민단체들이 나서기 전에 게임 산업계 스스로가 보다 주체적인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사용자를 수익의 목적으로만 보지 않으며, 산업계가 스스로 문화를 이끌어 가고, 콘텐츠 수위의 자정능력을 직접 증명해 주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 (2) 인디게임 지원으로 작품성과 다양함 확보 필요
    • 한국 게임 순위와 해외의 게임 순위를 비교해보자면, 한국 게임 순위는 비교적 게임 전문 회사들이 만든 대작 위주로 되어있으며, 게임의 장르가 매우 한정적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앞서 이야기했듯이 한국 게임시장은 성공한 게임의 공식을 쫓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고, 게임을 개발하는 개발자 계층이 전문 게임회사들 외에는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편중현상은 문화 콘텐츠로서 다양하고 심도 있는 작품들이 나오는데 환경의 한계를 만들고 있으며, 자칫하면 변화하는 국제 트랜드에서 한국 개발사들이 한꺼번에 도태될 위험성도 가집니다.
    • 영화에도 블랙버스터와 소규모 인디영화가 있는 것 처럼, 게임시장도 소규모의 인원이 수익보다는 작품성에 집중해서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어보는 것을 "인디게임" 이라고 통칭합니다.
    • 한국은 해외에 비해 이런 인디게임 개발자의 층은 매우 얇으며, 일자리 창출의 시점에서 거쳐 가는 소규모기업의 형태로 "인디게임" 보았지, 이들이 만든 콘텐츠의 문화적 성격에 집중했던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 심지어는 구글과 네이버를 비롯한 인터넷 회사들은 개발자들을 위한 행사와 투자를 많이 하는데, 게임 산업의 주체인 게임 기업들은 아직 이러한 부분에 대해 스스로의 움직임이 비교적 부족해 보입니다. 이러한 기업들이 하는 외부 개발자의 지원은 당장 자사의 이익을 만들어 줄 것을 기대하기 보다는, 자유로운 아이디어를 시연하고 경쟁하면서 생태계를 풍부하게 만들고, 우수인력을 뽑는데 도움이 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게임 생태계에 대한 투자와 지원이 활발하게 이루어져, 다양한 콘텐츠가 많이 나오고, 게임 개발자 생태계를 뿌리부터 튼튼하게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양적으로 성장한 한국 게임 기업들과 정부의 정책, 국내 게임 개발자들이 다 같이 힘을 합해서 풍부한 문화 게임 콘텐츠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 4. 인류와 함께 해 온 놀이, 게임이 이어 받다.
    • (1) 한국의 게임 산업에게 주어진 기회
    • 유아는 성장기에 놀이를 통해 학습하며, 인류의 역사 또한 놀이와 함께 성장해왔습니다. 21세기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한가운데에는 컴퓨팅 기술과 소프트웨어가 있습니다. 21세기 이후 인류는 소프트웨어로 놀이를 하는 세대입니다. 갑작스럽게 문명의 종말을 맞아 기술을 잃어버리기 전 까지는 게임 소프트웨어는 인류의 가장 중요한 놀이 생활 중에 하나로 지속 되고 확산될 것입니다. 이러한 패러다임의 시작을 한국이 주도하고 있는 것은 매우 큰 다행이고, 기회입니다. 이 기회를 살려 21세기에는 대한민국의 게임이 전세계에 문화적 영향을 미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