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빈 민스키의 죽음과 인공지능의 부활

날짜2016.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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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의 ‘대부’ 마빈 민스키(Marvin Lee Minsky) 가 지난 1월 24일 88세의 일기로 타계했다. 그가 존 매카시와 함께 1956년 개최한 "다트머스 회의"에서 인공지능을 세상에 소개한 후, 인류는 컴퓨터가 인간의 복잡한 문제들을 조만간 해결해 줄 수 있다는 희망으로 들떴다. 부푼 기대는 곧 실망으로 변했다. 연구는 부진했고 성과는 미미했다.
    • 사람들은 인공지능기술을 컴퓨터 과학자들의 놀이거리로 치부했다. 인공지능연구는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고 대대적인 연구비 감축은 인공지능을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게 했다. PC시대에 돌입하기 시작한 1980년대, 전문가 시스템이란 이름으로 잠깐 주목을 받긴 했지만, 여전히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인공지능연구는 또 다시 겨울을 맞이하게 된다. 두 세대에 걸쳐 인공지능 연구의 봄과 겨울을 보낸 이 선구자는 이제 영면에 들었다.
    • 그가 별세한 3일 후인 지난 1월 27일, 구글 공식 블로그에 흥미로운 공지가 떴다. 알파고(AlphaGo)라는 바둑인공지능에 관련된 것이었다. 구글은 자체 연구를 통해 바둑 인공지능을 개발했고, 유럽 바둑 대회 3회 우승 출신의 프로기사를 5대 0으로 완파하며 그 성능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알파고를 소개한 논문은 같은 날 세계적 권위의 과학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되었다. 알파고는 올 3월, 세계 최정상 프로 기사인 이세돌 9단과 서울에서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 IBM의 슈퍼컴퓨터 딥블루가 세계 체스 챔피언 카스파로프를 꺾은 것이 거의 20년 전 일이고, 지난 2011년에는 ‘왓슨(Watson)’이라는 인공지능이 미국의 인기 퀴즈쇼에서 퀴즈의 달인들과 겨뤄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바둑만큼은 말 그대로 컴퓨터가 넘볼 수 없는 영역으로 여겨졌다. 계산해야할 경우의 수만 우주 전체의 원자수보다 많은 10의 170제곱이다. 이제, 인공지능이 신들의 게임이라는 바둑의 왕좌에 정면 도전하고 있다.
    • 마빈 민스키가 뿌린 씨앗은 게임을 너머, 자율주행차, 로봇의 모습으로 실생활에 나타나고 있다. 한때 아이들의 장난감 수준으로 치부 받던 기술은 이제 정보화 사회를 넘어 지능사회를 열고 있다. 인간과 인공지능이 공존하는 시대의 초입에서 또 다시 선구자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