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4th Industrial revolution and role of regulation : trap, sail, or anchor?

 

 제4차 산업혁명을 얘기할 때마다 '규제'는 항상 움츠러 든다. 혁명을 논하는데 기존의 제도는 혁신의 덫이라는 지적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 규제는 해소, 타파, 그 자체로 혁신의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필요에 의해 생긴 규제일텐데 어느새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 것이다.


덫이 되는 규제

 규제가 덫이 되는 경우는 사회적으로 편익이 큰 신기술이나 신사업이 규제로 인해 좌절될 때다. 규제란 무엇인가? 일정한 한도를 정하거나 정한 한도를 넘지 못하게 막는 규칙이나 규정을 말한다. 포지티브 규제 체계에서는 허용하지 않은 사업은 불법으로 규정하여, 신기술과 이의 파생 사업들이 속속 등장하는 최근에는 규제가 덫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차량 공유 서비스인 우버(Uber)는 국내 여객 운송 사업법에 가로막혀 우리나라에서 사업을 철수했다. 관광숙박업으로 등록하지 않은 거주 공간을 중개하는 에어비앤비(AirBnB)도 우리나라에서는 불법이다. 드론(drone) 역시 항공법에 묶여 군사적 목적 이외의 사용은 제한되어 있어 아마존(Amazon)과 같이 드론을 이용한 물류 혁신은 엄두도 못내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작년 헤이딜러 사건은 사후적으로 규제를 만들어 스타트업의 발목을 잡은사례로 유명하다. 온라인 비교견적 방식으로 중고 자동차를 중개하며 창업 1년 만에 거래실적 300억을 돌파하던 헤이딜러는 어느날 개정된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불법 서비스가 되었다. 개정법은 “온라인 경매업체들이 중고차 시장 질서를 교란하고 기존 자동차경매장과의 형평성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온라인 업체도 1,000평 이상의 주차장, 각종 시설과 인력들을 갖 추도록 규정하였다. 이후 이 법안은 재개정되어 헤이딜러 사업은 재개되었지만 규제가 신산업의 덫이 되는 대표적인 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돛이 되는 규제

 한편, 포지티브 규제는 돛이 되기도 한다. 000진흥법, 육성법, 또는 특별법 형태로 제정된 법안들은 특정 기술과 산업을 지원하는 법적 근거를 제공한다. 사물인터넷 특별법, 삼차원 프린팅 진흥법, 클라우드 발전법 등 신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관련 기술의 육성법들이 발의되는 것이 이 때문이다. 특정 영역에 정부가 예산을 지원하고 집중적으로 산업을 키운다는 점에서는 장점이지만 기술 지원에 따른 형평성 문제가 있고, 신기술의 등장과 변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한계는 여전하다.

 규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논쟁을 통해 오랜 기간 진화해 온 사회적 합의의 산물이다. 규제 역시 생명 주기가 있다. 낡고 필요가 없어진 것은 소멸되고 새로운 규제들이 그 자리를 대체한다. 지금은 제4차 산업혁명으로 가는 초입이다. 구태한 규제에 대한 철회, 새로운 규제의 도입은 자연스러운 과정이 또 매우 필요한 일이다. 제4차 산업혁명을 새로운 경제 도약의 기회로 삼기 위해서는 우선 규제가 덫이냐 돛이냐의 이분법적 논쟁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덫과 돛을 넘어 닻이 되는 규제로

 배가 닻을 내릴 때는 정박할 항구에 도달했거나 잠시 배를 정비하기 위해서다. 규제가 닻이 된다는 것은 규제가 정확한 목표점을 알려주고 국가와 기업이 그 목표점을 지향해 나가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는 의미다.

 환경, 안전 지침이 대표적 닻으로서 규제다.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인 유로6은 1992년 유로1에서 점진적으로 강화된 기준으로 2014년 9월 제정되었다. 22년에 걸쳐 배기가스를 80%이상 감축하도록 하였다. 이를 만족하지 못하는 자동차 제조업체는 국제 시장에서 퇴출될 수 밖에 없다. 작년 9월 미국 도록교통안전국에서는 116페이지 분량의 자율주행차의 안전심사 가이드를 공개했다. 자동차 산업에서 자율 주행 소프트웨어 안전 규제가 새로운 경쟁력의 축이 되고 있다. 인구는 7백만밖에 안되지만 양식산업을 일으켜 세계 2위 수산 수출국으로 발돋움한 노르웨이는 양식 산업에서 높은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연어 기생충의 일종인 바다이(sea lice)의 수치를 획기적으로 낮추는 기업에게 녹색면허(green license)를 추가적으로 발급하는 방식으로 기술혁신을 유도하고 있다. 면허를 더 받아 생산량을 늘이고 싶은 기업은 바다이를 센싱하고 퇴치할 수 있는 정보기술, 바이오기술에 투자할 수 밖에 없다.

 

닻으로서의 규제는 기업과 산업의 혁신 역량 강화에 초점

 제4차 산업혁명이 촉발하는 다양한 신산업을 선점하고 선도하기 위해 덫을 거두고 돛을 올려주는 규제를 누구나 바랄 것이다. 하지만, 동서남북 방향도 못잡고 무작정 닻을 들어 올린다면 망망대해를 표류하다 동력마저 상실 할 수 있다. 규제를 무조건적으로 풀어야 한다 또는 막아야 한다는 이분법적 논쟁을 떠나 기업과 산업의 혁신 역량을 극대화 시킬 수 있도록 규제의 시기와 속도를 지혜롭게 결정하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

 우버가 한국의 택시 사업자들과 논쟁하는 사이, 카카오는 카카오택시서비스를 1년 6개월 만에 준비해 출시했다. 오프라인 택시사업자들과 협력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만든 것이다. 사회적 갈등 비용을 최소화하면서도 공유경제의 사회적 가치를 달성하고 있다. 또, 가상현실 게임인 포켓몬고 열풍이 휩쓴 작년, 국내 지도의 해외 반출 문제가 이슈가 되었다. 보안상 문제가 될 수 도 있는 국내 지도의 해외 반출 문제를 두고 격론이 이뤄졌고 결론은 하지 않는 것으로 났다. 올해 1월 개발사 나이앤틱은 ‘대중적으로 입수가능한 (publicly accessible)’ 한 지도를 이용해 '로컬라이제이션' 과정을 거쳐 국내 서비스를 출시했다.

 

제4차 혁명 시대, 안정과 신뢰라는 닻이 되는 규제 필요

 제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면, 기술과 역량의 양극화도 가속화 될 것이다. GE는 사물인터넷 플랫폼인 프레딕스를 구축하고, 전세계 1만대 이상의 발전소의 가스 터빈, 6만 8천대의 항공기 제트 엔진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려고 한다. 이를 통해 고장이나 파손으로 인한 잠재적 손실과 피해를 최소화시킨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주식시장에서 사람의 개입 없이 스스로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매매를 자동으로 수행하면서 알고리즘 최적화하고 최고의 수익률을 찾아낸다. 얼마 전 우리나라에도 도입된 IBM의 인공지능 의료 서비스인 닥터왓슨의 암진단 정확도는 90%를 넘고 있다. 앞으로 시스템의 정확성을 높임으로써 서비스의 신뢰성을 극대화 시키는 것이 제4차 산업혁명 기업의 핵심 과제다.

 제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상대적 등급보다 절대적 우위가 보다 중요해 진다. 가장 정확하고 안전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가 선택될 것이다. 99.9%와 99%의 신뢰성 사이에선 선택의 여지가 없다. 제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규제는 국민의 안전에 최우선에 두고 닻을 내려야 한다. 그리고 규제라는 제약조건을 지혜롭게 극복한 기업에게 그에 부응하는 보상을 주어야 한다. 제4차 산업혁명의 과실은 신뢰라는 가치를 만들에는 데 끊임없이 정주한 기업들의 몫이 되어야 한다.

 

 

제4차산업혁명 규제 월간SW중심사회2017년3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