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ture School(2)

■ 각본, 2004년

  오늘 오전에는 미래고등학교 1학년 2학기 재학 중인 김길동이 담임선생님을 만나 지난 한 달 동안 집중적으로 공부하였던 국어, 영어, 수학 그리고 과학에 대한 중간점검을 하는 날이다. 한 달 전에 주어진 학습계획대로 학습이 성취되었는지 과제물을 확인하고 나선 간단한 시험을 면담 형식으로 치를 것이다. 제대로 성취되었으면 다음 학습 계획을 세우고, 문제점이 발견되면 학습이 미진한 부분을 검토하여 필요하다면 과목별 전문 교사와 면담 일정을 오후에 잡을 것이다.

  길동은 수학과 과학에 소질이 있어서 이번 학기에 계획대로 제대로 수학하면 고등학교 2학년 과정을 마칠 수 있다. 그런데 그가 어렸을 때, 아버지를 따라서 2년 동안 외국 생활을 하는 바람에 한국 문학 등을 읽는 독서량이 다른 학생들에 비해 부족하고 글쓰기도 잘 못하므로 이번 학기에는 중학교 3학년 과정을 다시 밞기로 했다.

  그리고 체육이 전공인 담임선생님이 몸이 약한 길동에게 기계체조를 권유하여 학습 계획에 체육 프로그램을 강화하여 이번 학기에 체력을 다지고 있다. 고등학교 1학년에 다진 체력은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 본격적으로 대학입시 준비를 할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길동은 영어는 잘 하므로 국어만 제대로 따라가 준다면, 수학과 과학 성취도가 우수하므로 3학년 초 반에 과학기술대학교 수 시 모 집에 응 시할 수 도 있을 터인데 이 모 든 결정은 담임선생님의 관찰과 결론에 따를 것이다.


■ 10여 년 만에 다시 꺼낸 ‘미래의 학교’

  위 각본은 2004년 한국경제신문에 실은 같은 제목의 특별기고문에서 다시 가져온 것이다. 나의 큰아이가 고 등학교에 진학하면서 본격 대학입시 준비를 시작하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면서 미래의 학교를 제안한 것이다. 그래서 이 글의 제목을 ‘미래의 학교(2)’라고 붙인다.

  위 각본을 쓴 배경은 교사는 학생의 교육 매니저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유명 연예인이 활동하려면, 매니저가 연예활동에 필요한 일들을 관리하여준다. 일정 관리는 물론이고, 수입 관리, 화장이나 옷 입는 관리를 위한 전문가 고용, 이미지 관리, 홍보까지 담당한다. 미래 교육 방법에서도 교사의 역할은 학생의 매니저가 되고 그 결과 교사의 위치가 지금보다 더 중요하게 되어야 한다. 이는 마치 3중 장애인이었던 헬렌 켈러를 종합적으로 가르쳤던 설리번 선생님의 역할을 하는 교사가 미래 교사일 것이다.

  13년이 지난 2017년 현재도 대학입시 위주의 고등학교 교육은 거의 변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슬픈 마음이 들어서 그 때 썼던 기고문을 다시 고쳐 쓰고자 한다.

[그림 1] 교육 매니저


■‘ 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치는’교 육환경으로 지속적인 변화

  우리나라 교 육의 가장 큰 문 제점은 대학입시를 대비하는 교 육 때문에 주 입식 교육에 치중하고 있는 것이다.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지적재산의 창의적 생산능력은 전혀 배양하지 못하는 교육 환경이다. 그러나 교육환경의 패러다임은 이미 변화하기 시작한지 오래이다.

  지식 습득 교육에서 지식 습득 방법 교육으로 변한다. 먹을 물고기를 잡아주기보다 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지식 자체를 외워서 많은 지식을 축적하기보다는 어디에서 어떻게 필요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지를 가르쳐야 한다.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매일 매일 한 사람이 도저히 소화할 수 없는 대량의 정보가 인터넷에 축적된다. 인간이 지난 삼, 사십 세기에 거쳐 축적한 기록된 정보의 양을, 인터넷상에서는 앞으로 몇 십 년 안에 그 양을 초과한다고 한다. 검색엔진 기술도 급격히 발달하여 필요한 지식을 점점 더 정확하게 찾아다 준다.

  기존의 지식교육에서는 지식을 미리 축적하고 있는 교사가 교육의 중심이었지만, 이제 지식은 온 천지에 얼마든지 널려있기 때문에 어떤 주어진 문제를 풀기 위하여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려는 학습자 중심의 교육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제 정보사회에 적응하는 능력을 함양하고 정보를 잘 이용하는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이와 같은 교육 패러다임 변화를 다시 정리하면, 주입식 교육에서 지식습득 방법 교육으로, 교사 중심 교육에서 학습자 중심 교육으로 그리고 무엇을(know-what)을 가르치기보다 어떻게(know-how)를 가르쳐야 한다.

  여기까지는 2004년도 이야기였다. 지금도 아직 유용한 이야기이다. 이제 한 가지를 덧붙여야 한다. 왜냐하면 인공지능이‘ 어떻게’도 많이 가르쳐준다. 학습자 수준이 아니라 직업인 수준의‘ 어떻게’를 인공지능이 대체하고 있다. 증권 투자가, 의사, 변호사/판사 등이 인공지능을 보조자로 활용하고 있는 수준이다. 그래서 이제는‘ 고기를 왜 잡는냐’(knowwhy) 를 가르치기 시작할 때이다. 그리고 인공지능에 끌려가지 않으려면 인공지능의 원리를 이해하고 조정할 능력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 즉 소프트웨어 교육이 필수 과목이다.


■ 에듀테크(Edutech)로의 교육방법의 진화

  과거 칠판과 백묵 그리고 교과서를 이용한 교육이 교사를 중심으로 한 집단교육이었다면 1970년대 말부터 시작한 시청각 교육은 이용 매체가 칠판과 백묵 대신, 차트나 환등기, 오버헤드 프로젝터(OHP) 그리고 영화를 틀어주는 VTR을 이용했을 뿐 교육 방법은 여전히 같았다.

[그림 2] 교육 방법의 진화

  1980년 후반부터 개인용 컴퓨터에서 CD-ROM 타이틀을 사용한 교육이 시작되면서 개인교육이 시작되었다. 한 번 듣는 교육에서 숙지할 때까지 반복하여 학습할 수 있고, 자기의 능력에 따라 진도도 빨리 나갈 수 있으며 타이틀에 따라서는 개인의 능력에 맞는 지능적인 진도 관리를 제공하였다. 지금까지는 인터넷을 통한 교육도 CD-ROM 타이틀 대신 인터넷에 올려놓은 각종 디지털 콘텐츠가 대신하였을 뿐이다. 진정한 새로운 교육 방법은 마치 학생 한 사람마다 개인교사가 붙어서 맞춤 교육을 해주는 방법이다. 이는 인터넷을 매체로 이용하여 기존 학교 시스템을 향상시켜야만 가능하다.

  여기까지는 2004년도 이야기이다. 다행스럽게 2017년 현재는 교육산업이 에듀테크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교육을 뜻하는‘ Education’과 기술을 뜻하는‘ Technology’가 합쳐진 개념인‘ Edutech’는 정보통신 기술을 바탕으로 한 교육산업을 뜻한다. 예를 들어 온라인 강의, 학습 앱(App), 교육형 사회망 서비스(SNS), 개인 맞춤형 스마트 교육 등 교육 콘텐츠를 일컫는다. 임재환 한국에듀테크산업협회장은 2017년 10월 10일자 전자신문 제3면‘ 오늘의 CEO’란에서 이전 이러닝(e-learning) 산업과 에듀테크 산업이 다른 점은 “ 이러닝이 온라인 대량소비에 초점을 맞춘 기술이라면 에듀테크는 개별화에 중점을 둔다. 그리고 세계 교육 시장이 에듀테크를 통해 개별화 교육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에듀테크가 개인 특성에 맞춘 개별화 교육을 위한 기술이라면, 내가 2004년에 썼던 각본이 이제야 에듀테크로써 실현되어 간다. 그런데 에듀테크가 공교육과 접목되지 않고 사교육 시장만으로만 남을까봐 크게 걱정된다.


■ 중요한 소프트웨어 교육을 에듀테크 클라우드로 

  다가오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읽고, 쓰고, 셈하기와 같이 컴퓨터 프로그래밍 능력, 즉 소프트웨어 교육이 필수 소양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는 인공지능, 자율주행자동차,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로봇 등은 산업과 사회 전반의 체제(System)를 바꿀 것인데, 이들의 공통분모는 소프트웨어이다. 즉 소프트웨어 역량이 다가올 미래의 개인, 기업 그리고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2018년 내년부터 중학교에서, 2019년부터는 초등학교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을 시작한다. 고등학교에선 현재 심화선택 정보과목을 일반선택으로 바꿔서 기술이나 가정 대신 수강할 수 있게 된다. 정보과목을 선택하면 8 5시간 수강한다. 그런데 교육시간 수를 보면 초등학교는 17시간 이상을 실과 과목에 배정했고, 중학교는 독립 필수과목으로 34시간 이상을 배정했다. 턱 없이 모자란 시간 수이다. 영국에선 2014년 9월부터 초, 중, 고등학교 정규 교과과정에 컴퓨팅 과목을 필수로 지정했고 만 5세부터 주당 1시간 이상 수업을 권고하고 있다. 그 중요도는 영어, 수학, 과학, 그리고 체육과 같다.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방안으로 에듀테크 클라우드를 기대한다. 내년에 정부가 클라우드로 개방 시장(open market)을 열고, 민간이 교육 콘텐츠, 교육 도구(tools), 학습관리 시스템 그리고 교육 성과 데이터 분석 서비스 등을 공급하면 교사나 학생이 이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에듀테크 클라우드이다. 그래서 교사는 에듀테크 클라우드를 활용해서 학생들에게 개인 맞춤형 소프트웨어 교육을 시킬 수 있기를 기대한다.

  소프트웨어 교육을 앞두고 현재 문제점으로 지적하는 것을 열거한다. 교육과정을 다시 살펴보면, 초등학교 소프트웨어 수업 시간은 총 교육시간의 0.2%이고 중학교는 1.0%에 해당하므로 실습 중 심의 수업을 운영하기 힘들다. 교 육환경을 보면 5년 이상 된 교 육용 PC 비율이 34%(2015년 조 사, 부 산 제 외)나 되고 컴퓨터 실 습실이 없는 초 , 중 학교가 172개교(2016년 조 사)나 된다. 정보컴퓨터 중 학교 교 사 수 는 2015년 조 사된 것을 보면 933명인데 중학교 숫자는 3,204개교이다. 또 하나 걱정은 조기 교육에 대한 오해로 사교육이 확산될 조짐도 있다. 이 모든 문제를 단번에 해결하는 수단이 에듀테크 클라우드이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이 칼럼은 공학교육정보센터에서 발간하는 인재니움(Ingenium) 2017년 9월호에 실린 내용입니다.
http://www.eeic.or.kr/www/ingenium/eduList.do?type=list2


 

학교 교육 월간SW중심사회2017년1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