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안전 산업육성의 출발점은 SW 안전 등급평가 체계 (다운로드 : 140회)

자율주행차가 자율모드로 주행 중에 보행자와 충돌하여 보행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사고, 추락방지 SW가 오작동하여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항공기 사고 등 최근까지도 지속적으로 SW 안전 문제로 인한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SW 안전(SW Safety) 개념은 SW운영 중 발생 가능한 다양한 위험요소(Hazard)의 제거를 통해 시스템 내부적 위험으로부터 사람의 신체, 생명을 보호하는 일체의 활동을 일컫는다. 작게는 SW 자체의 안전 활동에서 크게는 SW가 연결된 대규모 시스템 수준의 안전 확보까지 광범위한 활동을 포함한다.

국가 기간시스템을 비롯하여 산업·사회 전반에 SW 의존도가 증대되고 이에 적용되는 SW 자체의 복잡성도 함께 증가하고 있어서 이와 같은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사고발생 빈도와 피해규모도 확대될 것은 자명하다. 따라서 SW의 오류나 오작동으로 인한 치명적인 사고발생 가능성을 낮추고자 하는 국가 차원의 SW 안전에 관한 대책이 매우 필요한 시점이다.

한편, 국내 상황은 SW로 인한 사고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사례가 적고, 그것이 SW로 인한 것이라는 인식 자체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SW 안전 산업 자체가 형성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SW 안전 확보를 위한 정책은 아직은 시장주도보다는 정부주도로 추진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SW안전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시장주도로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다. 먼저, SW 안전시장의 규모 자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정부가 투입하는 정책 자원을 시장이 활용하여 도출해 내는 효과가 미미할 수 있다. 또한 SW가 포함된 기기를 생산하고 공급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SW 안전 확보라는 것은 전통적으로 규제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밖에 없기에, 자발적으로 피 규제의 장으로 들어갈 것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 더욱이 정보보호 분야에서와 마찬가지로 SW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크지 않기도 하다.

그렇다면, 정부주도로 SW 안전 확보를 활성화할 수 있을지 살펴 보자. 필자는 국민의 안전한 삶의 영위가 국가존립의 이유라는 관점에서 선제적이고 예방적 차원의 SW 안전 확보 의무화 수단을 공공부문에 우선 적용하는 방안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본다. SW 안전 수요기업으로 하여금 SW 안전을 강제하지 않으면서, 공공부문 기반시스템에 대한 SW 안전을 확보하도록 하여 SW 안전 공급시장의 육성을 도모할 수 있다. 댐, 발전소, 교통망 등 국가 기반시설에 대한 SW 안전 신뢰를 향상시키고 이를 기반으로 국민의 SW 안전 인식수준을 제고함으로써 관련 산업 및 국민 생활안전을 위해 기업이 SW 안전 확보에 자발적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후자를 채택한다고 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보다 공공부문 기반시설에 대한 SW 안전 확보 활동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다. 이를 근거로 주요 국가 기반시설의 안전을 행정기관이 공통적으로 참조할 수 있게 하는 SW 안전 확보지침을 마련해야 한다. 여기에는 SW 안전관리를 위한 등급 및 평가체계에 관한 내용이 반드시 포함되도록 한다. 이는 SW 안전을 체계적으로 확보하고 지속적인 유지를 가능케하는 제도적 핵심이기 때문이다.

법적 근거의 마련과 등급 및 평가체계의 구축은 SW 안전 산업의 육성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일으킬 것이다. 먼저, SW 안전 확보 및 관리가 필요한 대상 기반시설에 대해 SW 안전등급이 부여되고, 이에 따라 적절한 안전조치에 대한 계획수립 등을 추진할 수 있는 담당 전문인력의 충원이 수반될 것이다. 이것은 공공부문의 일자리 확대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둘째, 공공부문이 관리하고 있는 국가 주요 기반시설에 대해 SW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역량이 충분치 않다는 현실을 감안하면, SW 안전 기술적용 및 개발, 적절한 조치를 위한 컨설팅 등을 제공하는 전문기업의 육성이 수반될 것이다. SW 안전 전문기업은 공공부문의 기반시설에 대한 SW 안전 확보에 기여함과 동시에 사업실적의 주요 레퍼런스를 축적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 해외 진출 등 SW 안전 전문기업 역량 강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셋째, 공공부문으로부터 SW 안전 수요가 증가하고 이를 수행하기 위한 전문기업이 확충되면, 시장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SW 안전 전문인력의 양성이 요구된다. 현재 SW 안전에 특화된 교육체계가 부재하여 전문인력 양성에는 미흡한 측면이 있다. 이러한 상황도 개선될 것이다. 이를 통해 양성된 전문인력은 SW안전 전문기업 즉, 공급기업뿐만 아니라, SW 안전 수요기업으로 진출하는 효과가 있다.

SW 안전 확보를 위한 근거를 마련하고 등급 및 평가체계를 구축하는 일은 SW 안전산업 생태계를 이루는 핵심인 산업, 기업, 전문인력, 정부가 생태계의 선순환 속에서 함께 활발히 역할함으로써 국가 전반의 안전성을 제고하는 출발점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키워드 SW 안전 월간SW중심사회 2020년 2월호